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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선진국의 스타트업 정책, 이미 '스케일업'이 대세다 (1)

권명관

"창업(Start-Up)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장(Scale-Up)이다."

지난 2016년 11월, 창업진흥원 주최로 열린 '세계 기업가정신 주간(GEW)' 세미나에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세계적 전도사이자, 베스트셀러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 저자인 다니엘 아이젠버그(Daniel Isenberg) 박사가 건넨 말이다. 그는 창업과 성장을 언급하며, "아기를 낳는 것과 같은 창업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과정은 아이를 잘 키우도록 하는 성장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니엘 아이젠버그 박사의 모습(좌)과 그의 저서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우), 출처: 위키피디아, 동아닷컴
< 다니엘 아이젠버그 박사의 모습(좌)과 그의 저서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우), 출처: 위키피디아, 동아닷컴 >

이어서 그는 "창업 결과에 매달리다 보면, 기업 숫자에 연연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생각은 '많을수록 좋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진국들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사해보면 창업이 많아질수록 생태계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시장규모 성장의 80%는 결국 상품 판매에 따른 기업 성장에 의해서 결정된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데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창업 이후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017년 12월 아이젠버그가 인터뷰에서 "양육부담이 저출산을 야기하듯, 성장이 어려운 기업생태계는 창업을 위한 인재와 투자 유입에도 한계가 존재한다. 독일, 스위스, 영국 등 선진국은 종사자수 10인 미만 스타트업 일자리 비중이 20% 미만으로 스타트업이 고용에 기여하는 효과가 작다. 덴마크의 경우, 2000년대 초 창업 지원을 통해 창출된 벤처 중 5년 뒤 고성장한 기업은 1% 미만에 불과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중심이 아닌 스케일업 중심 정책으로 돌아선 대표적 국가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쫓아야 한다

많은 국가가 창업, 스타트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경제 성장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주체는 스타트업이나 자영업자가 아닌 성장하는 기업(스케일업)이라는 결과도 있다. 미국, 스위스, 독일 등 최상위권 경제대국의 경우, 초기 창업활동 비중이나 전체 기업 수 대비 소기업 비중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나타난다.

스타트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보다 기존 직장을 잃는 실업의 대안으로 작동하거나 실업률이 높아짐에 따라 창업활동이 활발해지는 경향도 있다. 이 같은 창업활동은 소기업 비중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진다. 문제는 여기서 나타난다. 다양한 연구와 통계들은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기업의 생산성, 임금 수준, 직업 안정성, 고용 여력은 떨어진다고 분석한다.

즉, 창업 위주 정책으로 생성된 스타트업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직접적 효과가 있다고 일반화할 수 없다. 때문에 실제적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스타트업의 성장(Scale-Up)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이러한 변화에 따라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 정책 중심을 스타트업에서 스케일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시작한 스타트업 중심의 정책 패러다임 확산은 2014년 이후 점차 경기회복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기업' 보다 '새로운 성장'을 추구하는 전환적 시각이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총 3차례에 걸친 혁신전략(2009~2015)을 통해 국가 성장을 꾀했다. 특히, 2011년 선포한 'Startup America Initiative(SAI)'는 고성장기업을 발굴하고, 이를 통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11년 스타트업 브리튼 계획(Startup Britain Initiative) 이후, 2014년 세계 최초로 스케일업 육성 전담기관 'Scale Up Institute'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지역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학교와 기업을 연결하는 인재교육 및 양성, 시장접근성 재고를 위한 자금 지원, 투자유치를 위한 플랫폼 구축 및 커뮤니티 형성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스케일업 기업정보 검색서비스, 스케일업 대사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스케일업 정책 지원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스케일업을 향한 주요 국가별 정책

미국, 영국 등은 이미 '소수의 스타트업 고성장(Scale-up)이 다수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인식 하에 스케일업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6%의 고성장기업이 54%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 독일, 프랑스도 스케일업 지원을 위한 정책과 금융 지원을 실시하고 있으며, 중국은 국가첨단기술산업개발구 단위로 가젤기업 육성정책을 추진했다.

영국의 창업가 Sherry Coutu의 모습, 출처 위키피디아
< 영국의 창업가 Sherry Coutu의 모습, 출처 위키피디아 >

스케일업을 해석하는 의미나 분석 결과 등은 지역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고성장'에 집중한다. 참고로 스케일업이라는 표현은 지난 2014년 영국의 창업가 'Sherry Coutu'가 고성장기업을 스케일업으로 명명하며 대중화되었다. EU는 이보다 세분화된 분류를 사용하는데, 2010년 이후 투자가치 1,000만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스케일업으로 정의하며, 1억 달러 이상을 스케일러(Scaler), 10억 달러 이상을 수퍼 스케일러(Super Scaler)로 정의한다. OECD의 경우, 기준년도 첫해 종업원수가 10명을 넘고, 3년 평균 매출액 증가율 20%를 초과하는 기업을 스케일업이라고 말한다.

미국

앞서 언급한대로, 미국은 총 3차례에 걸친 혁신전략(2009~2015)을 통해 국가 성장을 꾀하고 있으며, 2011년 선포한 Startup America Initiative(SAI)를 통해 고성장기업을 발굴하고 이를 통한 경제성 장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SAI의 5가지 주요 분야는 '자금 접근성', '멘토 연결', '장벽 제거', '기술 혁신', '공공분야 사업기회 제공'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연방정부를 스타트업 성장에 중요한 시장을 제공하는 국내 최대 제품 및 서비스 구매자로 보고, 복잡하고 어려운 스타트업의 공공조달 시스템을 혁신했다.

출처: 위키피디아, Mind The Bridge 공식 홈페이지
< 출처: 위키피디아, Mind The Bridge 공식 홈페이지 >

'Tech Scaleup Europe 2019 Report'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은 스케일업 기업 수 2만 2,910개 보유, 투자금액 $730.7B으로, GDP대비 3.58%를 달성했다.

유럽연합

EU의 'Startup and Scaleup Initiative'는 가장 큰 문제를 '금융접근성 및 규제, 행정'으로 보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소비자와 기업을 위한 기회 창출과 공정한 단일 마켓 구축 전략을 발표했다. 이니셔티브의 주요 목표는 '단일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위한 장벽 제거', '파트너십', '비즈니스 기회 및 기술을 통한 기회 창출', '금융에 대한 쉬운 접근성 제공'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스케일업의 주요 장애물로 '재정 접근 및 확대', '고용 및 유지', '규제 및 세금'을 제시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EU가 제시하는 스케일업 핵심 정책과 방법은 '거대 기업 과의 관계 구축', '고속 성장을 위한 지원서비스 제공', '스케일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정책 개발' 등이다. 스케일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스타트업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자본, 시장, 네트워크 등을 포함하는 '거대시장'과 '거대기업과의 연결', 그리고 '규제 해소'라고 볼 수 있다.

EU는 이러한 문제 및 방법을 반영해 스타트업이 유럽 전역에서 성장하고, 사업할 수 있도록 세가지 목표를 프레임워크로 구축했다.</>

첫번째는 '장벽 제거(Removing Barriers)'다. 이는 크게 정보(Information)와 규제(Regulatory)로 구분하고, 조세·행정·법 등을 간소화해 스타트업의 성장 비용과 경제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구체적으로 조세 측면은 CCCTB(Common Consolidated Corporate Tax Base) 도입, EU 내 부가가치세 제도 간소화, 타 회원국의 우수 벤처 캐피탈 조세제도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행정적 측면은 온라인 행정 플랫폼 'Single Digital Gateway'를 구축해 단일 시장 정보와 전자행정, 기타 지원 보조 업무 등을 제공하는 것이며, EU 단일 파산법안을 마련해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스타트업의 초기 회생을 지원했다.

출처: EU tax and customs 유튜브 채널
< 출처: EU tax and customs 유튜브 채널 >

두번째는 '기회 창출(Create Opportunity)'이다. 구체적으로 회원국 내 스타트업 클러스터, 혁신파트너(투자자 등) 등을 통한 지역생태계를 구축하고, 공공조달 구매자 네트워크를 구축해 회원국이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추진했다. 또한, 지적재산권(IP) 지원과 보호 방안 등을 마련했다. 이러한 지원 결과, 중소기업이 기존보다 2.5배 이상 더 많은 계약을 체결했으며, 평균보다 15배 더 많은 공공조달 계약을 체결했다.

세번째는 '금융 제공(Provide Finance)'이다. 스타트업 시장 확대를 위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유럽 VC 펀드, H2020, COSME 등과 융합, 크라우드 펀딩 등이 있다. 특히, 범유럽 벤처캐피탈 모태 펀드(Pan European Venture Capital Fund of Funds)를 출범해 최대 4억 유로의 초기 투자금을 제공한 바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최근 발표한 'Tech Scaleup Europe 2019 Report'에 따르면, 유럽 스케일업 수는 매년 평균 20%씩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 유럽 내에 약 1,400개의 스케일업이 등장했다.

- 2부에 계속

참고자료.
- 과학기술정책연구원(2018), 스케일업을 통한 지역중소도시 혁신 방안, STEPI Insight
- Tech Scaleup Europe Report(2019)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자문 / 동국대학교 기술창업 박사과정 홍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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