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금 더 현실적인 5G 스마트폰, 갤럭시 A90 5G
[IT동아 이상우 기자] 5G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한 시기와 비교하면 가입자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5G에 접속할 수 있는 커버리지 역시 넓어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음영지역이 많고,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5G 스마트폰 역시 늘어나고 있다. 서비스 초기에 사용할 수 있는 5G 지원 스마트폰은 10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 때문에 구매가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가격도 조금 더 낮아진 5G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A90 5G(이하 A90)는 이러한 맥락의 스마트폰이다.
A90은 보급형 제품군인 A시리즈 제품이지만, 출고가가 89만 원에 이르기 때문에 보급형이라는 표현이 조금 어색한 느낌도 든다. 5G 기능 탑재로 전반적인 스마트폰 가격이 상승하고, 이제는 보급형 역시 프리미엄화 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플래그십 제품에만 집중돼 있던 5G 기능이 더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만족해야겠다.
가격 때문에 조금 거부감이 들 수는 있겠지만, 이 때문인지 전반적인 부품 구성은 우수하다. 프로세서는 갤럭시 S10 북미용 제품과 같은 스냅드래곤 855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메모리는 6GB로 4GB 미만을 탑재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내장 저장장치 용량 역시 128GB로 아주 넉넉하며, 여기에 마이크로 SD카드까지 지원해 용량에 대한 걱정까지 줄였다.
화면 크기는 6.7인치며, 해상도는 플래그십 제품과 비교하면 조금 낮은 2,400 x 1,080이다. 여기에 화면에서 지문을 인식하는 광학 방식 센서를 내장하고, 후면 카메라는 최대 4,800만 화소를 지원하는 등 우수한 성능을 갖췄다. 모바일 결제 기능인 삼성페이 역시 지원하지만, 차별화를 두기 위해 무선 충전 기능이나 완전방수 기능 등은 뺀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분류는 보급형이지만, 성능 자체는 LTE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유사한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A90은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으로, 5G 요금제 가입 시 이를 사용할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마포구 서교동 사무실 내부를 기준으로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358Mbps 정도로, 이는 초당 약 43.75MB를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측정 장소 등 주변 환경, 특히 실내에서 속도가 더 떨어질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LTE와 비교해 충분히 빠른 속도다. 물론 2.5GB 영화를 1초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시대까지는 멀었지만, 서비스 초기와 비교하면 안정성이나 속도는 꾸준히 향상된 셈이다.
전면에는 카메라 하나를, 후면에는 세 개를 탑재했다. 후면 카메라는 세 개 중 두 개는 일반 촬영과 광각 촬영에 쓰이고, 나머지 하나는 심도를 파악하는 데 쓰인다. 즉 촬영에 실제 사용하는 카메라는 셀피 촬영용 전면 카메라(3,200만 화소) 일반 촬영용 후면 카메라(4,800만 화소), 광각 카메라(800만 화소) 등이다.
갤럭시 S9에 탑재했던 슈퍼 슬로우모션 기능까지 지원한다. 슈퍼 슬로우모션은 일반 동영상 촬영(초당 60장)보다 더 많은, 초당 960장을 촬영하는 기능이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던 초고속 카메라와 같은 개념이다. 이를 이용해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세밀하게 촬영하거나 풍선이 터지는 순간 처럼 찰나에 일어나는 일을 동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가능하다.
A90은 삼성 덱스를 지원하는 최초의 A시리즈 스마트폰이다. 삼성 덱스는 스마트폰 화면을 확장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데스크톱과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장치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과 모니터를 케이블로 연결할 경우 스마트폰 화면이 그대로 모니터에 표시되는 '미러링'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방식은 단순히 스마트폰과 모니터에 동일한 화면이 나타나는 것에 불과해 큰 화면에서 동영상을 감상하는 등 활용이 제한적이다.
이와 달리 삼성 덱스를 이용해 갤럭시 A90을 모니터와 연결하면 기존 스마트폰 화면과 다른 인터페이스가 나타나며, 특히 2세대 제품인 덱스 패드와 연결할 경우 연결한 스마트폰 자체를 입력장치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동영상 감상이나 웹 서핑을 더 큰 화면에서 할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 문서 작성 등의 업무를 진행할 수도 있다.
가령 기본 탑재된 폴라리스오피스 for DeX 앱을 활용해 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등의 문서를 작성하거나, 구글 드라이브 같은 클라우드를 통해 내려받아 저장한 문서를 열어 확인 및 수정할 수 있고, 이렇게 작업을 마친 문서를 바로 이메일로 보낼 수도 있다. 사무실 모니터에 갤럭시 A90을 연결해 문서를 작성하다, 이동 시에는 스마트폰과 덱스 패드만 휴대하며 외부에서 작업을 이어갈 수 있고, 집에서 업무를 처리 할 때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TV나 모니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큰 화면을 통한 멀티 태스킹 역시 강점이다. 보통 스마트폰 화면에서는 앱 하나를 실행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멀티 윈도우 등 다중 화면을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이 있지만, 화면 비율이 달라지고, 여기에 문자 입력을 위한 가상 키보드 까지 열어 사용하면 화면이 지나치게 작아져 멀티 태스킹이 어렵다.
이와 달리 덱스 패드에서는 앱을 실행하면 마치 윈도우 운영 체제에서 소프트웨어를 실행한 것처럼 창 형태로 열린다. 이를 활용해 웹 검색을 하는 동시에 문서를 작성할 수 있고, 스프레드 시트 두 개를 열어 수치를 비교하며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갤럭시 A90 5G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쯤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비슷한 스펙을 갖춘 제품이다. 보급형 제품으로 분류하기에는 충분히 뛰어난 성능과 기능을 갖췄다는 의미다. 게다가 5G를 지원하는 만큼, 이전 세대의 제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대용량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전 세대에서 지원하지 않는 덱스를 지원하는 것 역시 장점이다. 덱스를 통해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확장하고, 엔터테인먼트 경험이나 업무 생산성 등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A시리즈 제품군으로서는 비싼 가격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인 만큼, 구매 후 손해봤다는 느낌은 들지 않을 듯하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