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코리아] 체인로지스 : 당일 택배로 기업과 개인을 연결하는 물류 혁신 기업

지난 1월 실시한 '2019 스케일업 코리아 기업 공모'에는 50여개의 기업이 응모한 바 있습니다. 대부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었지만 이들 모두를 지원하기에는 프로젝트 팀의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프로젝트 팀은 최종적으로 5개 기업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응모 기업 중 아깝게 함께 하지 못한 일부 기업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오늘도 현장에서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신 이 기업들을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소개할 스타트업은 '당일 배송'을 목표로 물류(배송) 서비스에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는 체인로지스입니다.

체인로지스 김동현(좌), 전일현(우)
공동대표
체인로지스 김동현(좌), 전일현(우) 공동대표

< 체인로지스 김동현(좌), 전일현(우) 공동대표 >

'당일배송'을 꿈꾸는 물류 배송 서비스

"기업과 고객을 3시간 안에 잇는 고리"

체인로지스의 목표다. 김동현, 전일현 공동대표는 마치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처럼 새로운 물류 서비스를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로 뭉쳤다. 두 공동대표가 합의점을 찾은 것은 '당일배송'이다. 현재 국내 배송시장은 '빠르게'라는 이슈가 가장 큰 화두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쿠팡의 로켓배송, 대형마트의 당일배송 등 국내 물류 서비스의 흐름은 고객에게 물품을 빠르게 전달하는 것에 있다. 특히, 간편식을 포함한 신선식품의 온라인 판매량이 급등하면서 이제 빠른 배송은 온/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았다.

새벽배송을 대중들에게 알린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출처:
마켓컬리
새벽배송을 대중들에게 알린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출처: 마켓컬리

< 새벽배송을 대중들에게 알린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출처: 마켓컬리 >

하지만, 일부 대형 업체를 제외하면 물품을 당일 안에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체인로지스는 여기에 집중했다. 당일배송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기 어려운 커머스 업체에게 물류망을 제공하겠다는 것. 그렇게 선보인 것이 '인타임퀵' 서비스다.

체인로지스는 인타임퀵 서비스를 퀵서비스와 택배서비스의 장점을 더해 체계화된 당일배송 서비스라고 설명한다. 택배서비스보다 좀더 빠른 고객 배송 서비스가 필요한 커머스 업체와 퀵서비스 비용 부담이 큰 업체에게 대안을 제공하는, 틈새 시장을 노린다. 빠르지만 비싼 퀵서비스와 싸지만 느린 택배서비스, 그 중간에 위치한 서비스가 인타임퀵 서비스다.

퀵서비스와 택배서비스의 차이점, 출처:
체인로지스
퀵서비스와 택배서비스의 차이점, 출처: 체인로지스

< 퀵서비스와 택배서비스의 차이점, 출처: 체인로지스 >

2018년 4월 체인로지스를 설립한 뒤, 한달 뒤인 5월부터 인타임퀵 서비스를 시작했다. 같은해 8월 고객사에 픽업배송 서비스를 시작, 2019년 1월 고객사 반품 서비스로 확장했다. 이어서 4월 경기도 과천시와 안양시, 6월 고양시로 배송 지역을 확대했으며, 7월 월 배송 2만 5,000건을 달성했다. 오는 8월이면 성남시까지 배송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81년생 동갑내기 두 공동대표의 만남

체인로지스 김동현, 전일현 공동대표는 동갑내기다. 생일도 일주일 차이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두 공동대표의 성향 자체는 상당히 다르다. 걸어온 길 자체가 워낙 달랐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지금까지 퀵서비스 및 이륜차(오토바이)배송업에서만 15년을 일했다. 20대 초반이었던 2000년대 초반 용산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기사님들과 함께 뛰었다. 이어서 2007년부터 서울 전역으로 퀵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 화물차, 탑차 등을 임대해 전국 단위 화물 주선업도 진행했었다. 한때 100여명의 기사님들과 최대 18톤 화물차까지 소개하는 물류 현장을 누볐다. 이후 오래도록 현장을 함께한 택배기사들과 2016년 함께 서울 지역을 커버하는 ㈜핫라인퀵서비스를 창업했다.

전 대표는 대구 덕원고를 거쳐 서울대를 졸업한 뒤, 기획자의 길을 걸었다. 이후 몇 번의 창업과 작은(?) 실패를 거쳤다. 게임, 의료서비스 앱 등을 기획, 개발해 서비스를 런칭한 경험이 있다. 체인로지스 설립 전 선보인 서비스는 '바로택배'다. 바로택배는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의점 택배를 빠르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앱으로, CU, GS25 등과 연계해 지금도 서비스 중이다.

바로택배, 출처: 앱스토어
바로택배, 출처: 앱스토어

< 바로택배, 출처: 앱스토어 >

정리하자면, 김 대표는 택배 기사님들과 몸을 부딪히는 현장에 있었고, 전 대표는 PC, 모바일 기반 앱 기획 및 개발자로 활동하며 바로택배를 선보인 것. 그렇게 같지만 다른 물류 서비스 현장에서 만난 두 대표는 대화를 나눈 뒤, 지금의 체인로지스를 설립했다. 서울 전역으로 퀵서비스를 확장하면서 물류 전산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김 대표와 편의점에 종속적인 앱 서비스에서 벗어나 자체 물류 서비스를 원했던 전 대표의 요구사항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2018년 1월 만나 4월 체인로지스를 설립했다. 불과 3개월만에 말이다.

김 대표는 물류/배송 조직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스템이 필요했고, 전 대표는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지만, 물류/배송 조직이 필요했다. 두 공동대표는 고민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당시 각자 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매출과 이익 구조 등이 달랐지만, 몇 번의 만남을 통해 바로 결정했다. 서로의 가치를 따지며 시간을 보내기 보다 바로 서비스를 확장해야 한다고.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체인로지스 물류센터, 오전 배송을 끝낸 배송기사들이 오후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체인로지스 물류센터, 오전 배송을 끝낸 배송기사들이 오후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체인로지스 물류센터, 오전 배송을 끝낸 배송기사들이 오후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

'이륜차'를 활용한 당일배송 서비스를 만들다

체인로지스를 설립하며, 두 공동대표는 당일배송에 초점을 맞췄다. 앞서 언급한 퀵서비스와 택배서비스의 중간선이다. 퀵서비스와 택배서비스는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서비스다. 퀵서비스는 바로 이용할 수 있고, 최소한 3시간 내 배송을 완료한다. 다만, 거리에 따라 요금이 천차만별이다. 반대로 택배서비스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짧게는 하루, 길게는 3일 정도 배송시간이 필요하다.

두 서비스의 차이는 배송 차량에도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퀵서비스를 이륜차를 이용하고, 택배서비스를 차량(1톤트럭)을 주로 이용한다. 또한, 기존 퀵서비스는 기점과 기점을 연결하고, 택배서비스는 물류센터를 통해 기점으로 분산된다. 이에 체인로지스는 서울 중심(용산구 한남동)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트럭이 아닌 이륜차 중심으로, 퀵서비스 속도에 준하는 당일배송 조직과 시스템을 구축했다. 두 공동대표가 지닌 장점을 녹인 셈이다.

인타임퀵 배송 프로세스, 출처:
체인로지스
인타임퀵 배송 프로세스, 출처: 체인로지스

< 인타임퀵 배송 프로세스, 출처: 체인로지스 >

이 서비스가 인타임퀵이다. 인타임퀵은 4,000원대로 당일 4시간내 배송을 보장한다. 일일 3회 지정된 시간에 물품을 방문 수거해 물류센터로 가져온 뒤, 이륜차 배송기사가 서울 전역으로 흩어져 4시간내 배송을 완료한다. 배송과 물류에 필요한 관제시스템과 배송기사용 앱, 고객 사이트 등도 개발했다. 2018년 5월 정식 런칭한 뒤, KTM모바일, 미디어로그, 에이더, 프레쉬코드, 타임메카, 스냅스 등 고객사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수익모델은 명확하다. 배송 수익이다. 1) 현장 배송기사 의견을 꾸준하게 받아들여 배송 시스템 자동화를 도입해 효율을 향상시키고, 2) 당일배송을 필요로 하는 커머스 업체에 기존 택배사와 동일한 API 연동을 제공해 물량을 확보한다. 1), 2) 과정을 거쳐 쌓이는 물류 데이터를 바탕으로 '물류 배차 시스템'과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한 당일배송 서비스를 확대한다.

체인로지스의 수익모델, 출처: 체인로지스
체인로지스의 수익모델, 출처: 체인로지스

< 체인로지스의 수익모델, 출처: 체인로지스 >

두 공동대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현장 배송기사와 데이터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다. 배송기사의 불편함을 직접 듣고, 시스템을 보완해 효율을 높이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현재 용산구 한남동에 구축한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서울 전지역과 안양, 과천, 고양으로 확장했으며, 다음 목표는 서울시 인근 11개 위성도시다.

이를 위해 다음 물류센터 또는 거점 확보를 위해 데이터를 모으는 단계다. 이륜차로 당일배송할 수 있는 거리와 시간을 분석하는 이유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물망과 같은 점 조직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 각 지역구마다 하나씩 설치할 수도 있다는 것. 수도권 도심내 당일배송을 위한 이륜차 물류 길을 만드는 작업이다.

체인로지스 인타임퀵 구성도, 출처:
체인로지스
체인로지스 인타임퀵 구성도, 출처: 체인로지스

< 체인로지스 인타임퀵 구성도, 출처: 체인로지스 >

배송기사와 함께 그려가는 미래

현재 체인로지스 조직은 배송서비스팀 34명과 개발/기획/마케팅팀 4명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배송서비스팀은 배송팀 32명과 관제/물류팀 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많은 32명이 배송기사다. 부정할 수 없는 체인로지스의 근간이고, 핵심이다. 김 대표는 현 배송기사들 모두 베테랑이라고 말한다. 물류 배차 시스템, 배송 이동경로 등 아직 배송기사의 스킬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배송, 물류 시스템은 차량 위주였다. 이륜차 기반의 당일배송 시스템은 이제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다.

한가지 위안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배송기사의 수익과 효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더 많은 물량을 더 빠르게 처리하고 있다. 초기 배송기사당 하루 30건 처리하던 물량은 현재 50건 내외로 상승했다. 그리고 각 배송기사당 차별되지 않도록 균등하게 배분된다. 완료된 배송에 대해 고객에게 보내는 알림톡, 사진 전송 등도 시스템으로 보완했다. 조금씩 발전하는 중이다.

체인로지스 물류센터에서 오후 당일배송을 위해 배송기사가 물품을 옮기고
있다
체인로지스 물류센터에서 오후 당일배송을 위해 배송기사가 물품을 옮기고 있다

< 체인로지스 물류센터에서 오후 당일배송을 위해 배송기사가 물품을 옮기고 있다 >

두 공동대표는 배송기사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전 퀵서비스는 각 배송기사가 얼마나 많이 뛰느냐에 수익이 결정됐다. 택배도 마찬가지다. 소위 말하는 '건수'에 따라 벌이가 달랐다. 하지만, 체인로지스는 고객사로부터 안정된 물량을 받아 공급하고, 각 배송기사에게 균등하게 배분한다. 원한다면, 안정적인 월급에 가까운 계약도 맺는다.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근간을 만들어 협력하는 것이 목표다.

물량 확보는 당일배송이라는 특성에 맞춰 문의가 늘고 있다. 화장품, 의류, 패션잡화, 헬스케어 제품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제품의 고객사 및 소비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HMR(간편식), 반찬, 간식 등 신선식품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생각하지 못했던 휴대폰 유심, 동물 검체 등 외부 의뢰 및 새로운 아이디어도 들어오고 있다.

배송기사와 시스템, 물류 거점 확보, 이륜차 적재함 개선 등 구체적인 개선사항도 찾았다. 올해 하반기 배송기사 45명 확대, 월간 BEP 달성 등 다음 단계 목표로 설정했다. 또한, 2021년까지 택배/퀵 시장 6% 점유율, 연간 2,000만 건 배송을 책임지는, 새로운 물류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자부한다.

배송기사 1명당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배송물량 목표, 출처:
체인로지스
배송기사 1명당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배송물량 목표, 출처: 체인로지스

< 배송기사 1명당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배송물량 목표, 출처: 체인로지스 >

마지막으로 두 공동대표는 "체인로지스는 대형 물류 서비스로 발전하기 위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필요한 기본 조직을 구축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인력 확장과 함께 물류 서비스, 그리고 영업적인 측면입니다. 단계별 성장 목표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며,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명확합니다. 이 단계만 넘어선다면, 분명히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앞으로도 체인로지스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 기자(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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