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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콘서트]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어렵지만 가야할 길, 엔피프틴 허제 대표

이상우

[IT동아 이상우 기자]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TEC 콘서트는 창업 전문가를 초청해 이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노하우를 전달하는 행사다. 지난 2년간 총 24회에 걸친 강연을 진행하며, 1,520여명이 청중으로 참여한 바 있으며, 올해 7월 2일부터 세 번째 시즌을 시작해 11월까지 지역별 강연을 진행한다. 강연 주제는 지역별 특색과 대상을 살려 고양(뉴미디어 및 모바일), 광교(가상/증강현실), 시흥(사물인터넷), 부천(하드웨어), 의정부(디자인) 등을 특화해 진행한다.

7월 26일 경콘진 부천 클러스터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열린 TEC 콘서트에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N15(엔피프틴) 허제 대표가 참석해 '글로벌 하드웨어 스타트업 및 성공방정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엔피프틴 허제 대표

그는 "트위터 창립자인 잭 도시가 하드웨어 스타트업 '스퀘어'를 설립하기 위해 투자받는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을 세우는 데는 그리 많은 자본이 필요하지 않지만,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실제 제품을 보여주기 전까지 투자자가 움직이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에서 메이커 스페이스라는 공간이 등장했으며, 이를 통해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크라우드 펀딩 등을 진행하며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라는 표현은 조금 생소하지만, 이미 전세계 많은 기업이 이러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자사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제공하며 사용자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대기업이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엑셀러레이터 역시 이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와 비교해 하드웨어 기반 창업 환경 역시 개선됐다. 국내에도 정부 주도로 메이커 스페이스를 세웠으며, 유망한 기업을 발굴하고 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오프라인 플랫폼이 늘어나는 만큼, 카카오 메이커스나 와디즈 같은 온라인 연계 플랫폼 역시 성장하며 스타트업과 소비자가 만날 수 있는 창구가 되고 있다.

허제 대표는 "이러한 인프라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3D 프린팅이나 금형 같은 것을 생각하지만, 스스로 제품을 만드는 누구나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선입견을 버려야 이 분야를 정의하고 발전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무료 플랫폼이 잘 발달해 있어 외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접근도 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엔피프틴 허제 대표

그가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육성하며 중요시 하는 관점은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하는 것보다는 자신과는 다른 분야에 강점이 있는 기업과 서로 협력해 더 나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 많은 대기업이 내부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이제는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그는 "스타트업은 당연히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매출을 낸다는 의지다. 투자받은 돈은 결국 사라진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스타트업이 매출을 낼 수 있는 자생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또,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소프트웨어 기업과 비교해 자본도 많이 필요하고, 필요한 부품을 수급하는 데도 어려움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것들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있다면 크게 성장할 수 있다. 한국은 이미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강점을 갖춘 분야는 소프트웨어보다는 제조업이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진입이 어렵지만, 한 번 진입하면 전망도 밝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 1세대 벤처기업인 HP는 드릴프레스와 500달러의 자본금을 가지고 작은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해 오늘과 같은 성공을 거뒀다. 뿐만 아니라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일론 머스크 역시 테슬라, 스페이스X, 솔라시티 같은 하드웨어 기반 스타트업을 세웠다. 이 밖에도 DJI, 핏비트, 조본 등 수많은 기업이 이름을 알리고 있다.

HP는 실리콘벨리의 작은 창고에서 시작한 하드웨어 벤처 기업이다

반면, 국내에서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아직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허제 대표는 "앱과 서비스는 노트북 하나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반면, 하드웨어는 모델링 작업, 3D 프린팅, 강도 높은 프로토타입 제작을 위한 CNC 등 초기 비용이 필요한 것은 물론, 기술자나 안전인증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 장벽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젊은이들이 도전할 수 있게 할 계획이며, 인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 역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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