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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 다른 기업 내 디지털 전환의 시작, 지능형 ERP

이문규

[IT동아]

디지털 경제는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필요할 때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의 요구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파악해 유연하게 제공해야 한다.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소비자 개개인의 성향을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 개인화하는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처럼 기업 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핵심은 넘쳐나는 각종 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더 잘' 활용할 수 있는가에 있다. 단순히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의미를 넘어서, 데이터 자체가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여러 기업이 디지털 전환에 나선다. 

새로 등장한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과거에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하던 방식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좀더 많은 최신 정보를 활용해 실시간 요구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핵심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전반에 걸쳐, 특히 플랫폼 단에서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데, 가장 빠른 변화를 보이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기업 자원 관리)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 특히 '지능형 ERP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지능형 ERP, 업무 프로세스의 절반을 자동화한다

지능형 ERP, 업무 프로세스의 50%를 자동화한다

시장은 너무나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예상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그만큼 미래에 대비하는데 얼마나 많이 투자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결정된다. 기업 내 규칙적인 반복 업무를 자동화한다면 절약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변화를 예측, 대비하는데 쓸 수 있다.

기업용 솔루션 전문 기업인 SAP는 앞으로 3년 이내에 지능형 ERP를 통해 전체 ERP 업무 프로세스의 50%를 자동화할 계획이다. 기존 ERP가 사람이 미리 설정한 규칙이나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부분만 자동화하고 지시사항만 단순 수행했다면, 지능형 ERP는 인공지능, 기계학습(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기술 등을 통해 회사에 어떤 데이터가 중요하고 업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을 스스로 학습하며 성장한다.

지능형 ERP는 인간이 일하는 방식을 배워 자동화한다. 거래 내역 기록, 데이터 추출 등 단순 반복 작업은 물론, 보상금 청구 심사, 부정 행위 탐지 및 조사, 공급자 선정 및 평가 등 복잡한 영역까지 머신러닝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토대로 인간과 기계의 공조를 통해 자동화할 수 있다.

단 사람이 하는 작업을 ERP가 단순히 '복제'하는 건 아니다. 일 처리 과정이나 방법을 좀더 창의적, 효율적인 방향으로 개선한다는 의미다. 마치 기업 전체가 자율주행차처럼 운영되는 그림이다. 세탁기와 냉장고가 발명되면서 여성이 가사일에서 벗어나 사회진출을 시작한 것처럼, 직원들이 좀더 고차원적이고 유의미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지능형 ERP, 미래에 대비한 운영이 현실로!

기업 내부의 데이터만 활용해 성공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소셜 채널 등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기존의 ERP로는 복잡한 테이블로 이루어진 기업 내부의 데이터를 처리하느라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성능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SAP의 지능형 ERP는 기존 ERP의 복잡한 구조를 단순화하고, 인메모리 데이터 처리 기술(시스템 메모리 내 데이터 처리로 속도가 빠름)을 통해 훨씬 많은 일을 동시에 처리한다. 마치 휘발유 차량이 주행할 때 2천 여개의 부품이 움직이지만, 테슬라 '모델S' 같은 전기차는 단 18개 부품만 움직이는 것과 같다. 지능형 ERP는 기존 제품에 비해 구조적으로 대폭 단순화된다.

그 대신, 절약되는 힘을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계획, 시뮬레이션, 예측 분석 등에 집중하도록 디자인됐다. 예측 분석을 통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외상황이나 문제가 예상되는 사항을 스스로 확인하고,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고려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까지 추천한다. 

지능형 ERP는 또한 직원이 어느 부서에서 일하건 어떤 직급이건 회사의 모든 업무 영역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직원들이 각자 맡은 바를 미리 예측해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관리자 역시 미래를 능동적으로 대비하는 경영법이 가능해진다.

지능형 ERP, 미래에 대비한

기존의 ERP는 물론 믿을 만하지만, 사용법을 배우지 않고는 제대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ERP 자체 구조가 복잡하기도 하지만, 주로 사람이 작업을 명령하고 ERP가 지시 받은 해당 작업만 수행하는 '일방향 상호작용' 때문이다.

지능형 ERP는 디지털 비서와 대화하는 듯한 대화형 방식(conversational UX)을 통해 이를 개선했다. 예를 들어, SAP 디지털 비서인 '코파일럿(SAP CoPilot)'은 사용자에게 집중하여 현재 상황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고, 관심이 필요한 사항이나 문제가 예상되는 사항을 알아서 확인하고 대안까지 제안한다. 

지능형 ERP, 미래에 대비한

실례로, 업무 경력이 비교적 짧은 직원에게 어떤 시그널을 눈 여겨 보아야 하는 지, 다음에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가 무엇인지 조언한다. 영업사원으로서 우선 연락할 고객은 누구인지, 또 어떤 제안을 하면 좋을지를 알려 주기도 한다.

사람을 닮은 지능형 ERP

머신러닝,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 기술 등등, 이제는 일반 단어가 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신기술을 도입하기만 하면 우리 회사 운영과 관련된 모든 문제가 하루 아침에 사라질까? 물론 그렇지 않다. 기술은 요술지팡이가 아니다.

기술 도입의 성패는 이들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달려 있다. 기술을 활용해서 우리 회사의 업무에 가장 잘 맞는 중요한 데이터를 찾아내고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능동적 자동화를 통해 직원의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지능형 ERP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차원이 다른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진정한 지능형 기업으로 가는 길이다.

SAP S/4HANA와 같은 지능형 ERP는 단순 반복 작업에서 직원들을 해방시켜, 미래의 성패를 좌우할 만한 고차원적 업무에 집중하게 한다. 직원들의 잡무를 줄여야 건설적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사람을 닮은 지능형 ERP는 단순히 최신 기술을 담은 신제품이 아니다. 회사 직원들 곁에서 반복 업무를 대신하면서 빠트리는 일 없이 꼼꼼히 챙기는 비서 역할도 하며, 앞으로 다가올 일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스마트한 제 3의 직원이 될 수 있다.

글 / SAP코리아 박범순 상무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한 후, 삼성SDI와 SAP에서 통역사로 활동했다. 2001년부터 9년 간 한국외대 통역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면서 산업경제, 과학기술 전문번역 등을 강의했다. 2003년부터는 SAP에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다(https://www.sap-cloud.co.kr:40015/home/).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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