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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코리아] "아직도 카톡 쓰니?" 업무용 메신저 '잔디'의 승부수

권명관

지난 1월 '2019 스케일업 코리아' 기업 공모에 50여개의 기업이 응모한 바 있습니다. 대부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었지만 이들 모두를 지원하기에는 프로젝트 팀의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최종적으로 5개 기업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응모 기업 중 아깝게 함께 하지 못한 일부 기업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오늘도 현장에서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신 이 기업들을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소개할 스타트업은 업무용 협업 솔루션 잔디(JANDI)를 제공하고 있는 '토스랩'입니다.

아직도 카톡으로 업무 보시나요?

기업에서 이용해온 소통 도구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가장 먼저 사내 메신저를 언급할 법하다. 장단점이 명확하다. 사내 조직도를 통해 업무 관련자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 개인 사생활과도 분리가 명확하다. 반면 외부 협력업체나 바이어 등과 소통은 별개로 해야 한다. 멀쩡한 사내 메신저 두고도 카카오톡을 쓰는 건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불편해서다.

이메일도 전통적인 소통 도구다. 장점은 적은 비용으로, 또 여러 대상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것. 회사 안과 밖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빠른 의사전달이 중요할 때에도 부적절했다. 상대적으로 소규모 그룹이 모여서 협업하는 기능도 기대하기 어렵다. 직장에서 쓸 만한 소통 도구는 없을까? 이런 문제의식이 업무용 메신저가 떠오르게 된 배경이다.

토스랩이 뛰어든 협업 시장... 드디어 열리는 분위기?

약 38조 원(345억 달러).

지난해 미국 시장조사 업체가 분석한 기업용 협업툴 시장 규모다. 글로벌 협업툴 중에서도 가장 각광받는 영역은 단연 업무용 메신저다. 이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로 꼽히는 클라우드 기반 사무용 메신저 업체 슬랙의 기업가치는 170억 달러(약 19조 7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용 협업툴이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일하는 방식이 변했다. 최근 트렌드는 크게 두 가지다. 1) 오래 일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 회사 입장에선 조직원들의 근로시간을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게 과제다. 2) 회사 안에 조직원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와도 일해야 한다. 시장환경이 급변하다 보니,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서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발굴하는 역량이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

한국도 이러한 트렌드에선 예외일 수 없다. 국내 스타트업 토스랩이 발견했던 기회도 여기에 있다. 협업툴이 주목받은 건 2010년대 초반부터다. 슬랙은 다양한 업무용 소프트웨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를 하나로 통합해주는 서비스로 등장했다.

토스랩 임직원들, 제공: 토스랩
< 토스랩 임직원들, 제공: 토스랩 >

분명 센세이셔널한 변화였지만, 국내선 글로벌 협업툴은 영어 기반이어서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2014년 이러한 틈새시장을 노려 시작한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가 토스랩이 만든 '잔디(JANDI)'다. 조직도 등을 중시하는 아시아 기업문화에 보다 적합한 협업툴을 만들어 대만, 일본, 동남아 시장까지도 아우른다는 구상도 내놨다.

4년이 지난 지금. 토스랩의 잔디는 국내 협업툴 시장은 개척했다는 평가 속에 누적 투자액은 130억 원을 넘겼다. 유료로 이를 쓰는 회사는 1000여 개(팀)에 이른다. 회사가 거둔 성과다.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협업툴 시장에서 선두업체이다 보니, 시장 전체가 커질 때마다 늘 최대 수혜업체로 꼽힌다.

회사는 성장했지만, 여전히 시장이 미약하다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와 달리 국내서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적용사례가 늘었을 뿐, 대기업 적용 사례가 드문 것은 사실이다. 대기업이 IT계열사를 통한 시스템통합(SI) 기능에 집중하면서 주로 자사에서 개발한 사내 메신저를 주로 쓰는 탓이다. 국내 시장환경에서 큰 변화를 주도하는 쪽은 역시 대기업이다.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는 가운데 협업툴 시장에 대한 의문부호는 여전하다.

토스랩 김대현 대표, 제공: 토스랩
< 토스랩 김대현 대표, 제공: 토스랩 >

"저희는 소프트웨어를 B2B 기업 시장에서 인지하고 도입을 검토하는 현 상황 자체가 성과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기업시장은 패키지 아니면 SI형태로 기업 고객별 요구사항에 맞춰서 개선하는 게 주를 이뤘죠. 잔디 이전만 하더라도 국내 시장서 기업에 패키지가 아닌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판다는 개념 자체가 익숙치 않았어요."

김대현 토스랩 대표(36)의 설명이다. 변화가 생각보다 늦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늦긴 하지만 분명히 변하고 있다고.

"더 느리거나 빠르거나 할 것 없이 딱 예상한대로예요. 대기업도 최근 문의가 늘어나고 있어요. 언제까지 업무를 사내 메신저만으로도, 카톡만으로도 할 수 없어요. 늘 물어보시죠. 카톡으로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요. 메신저가 직장에서 쓰이는 게 싫어서 만든 서비스잖아요. 카톡이 사용자를 중심으로 지인을 이어주는 형태라면, 업무용 협업툴인 잔디는 팀을 중심으로 봐요."

그의 말마따나 지난해 말부터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예컨대 디지털 전환이 화두가 됐고, 이후 금융권에서 문의가 늘어나는 식이다. 주마다 평균 50~60개 정도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문의를 받고 있다고 했다.

잔디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다. 최근 정부서도 핀테크 사업 육성을 위해 금융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을 권장한다. 토스랩은 잔디의 편의성, 사용성 등 서비스의 본질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서비스에 대한 인식과는 별개로 클라우드라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호재인 셈이다. 정책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기업 차원의 변화도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들어 대기업도 사무실을 개방형 공간으로 만들고, 협업을 강조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협업툴 시장 성장에 있어선 긍정적인 측면이다.

"우리 회사는 왜 이렇게 일하지?" 협업툴이 필요한 이유

패스트파이브 선릉점 내 토스랩 사무실에서 김대현 대표(우), 제공: 토스랩
< 패스트파이브 선릉점 내 토스랩 사무실에서 김대현 대표(우), 제공: 토스랩 >

토스랩 김 대표는 서울대 도시공학 석사를 거쳐 대기업에서 사회생활 첫발을 뗐다. "사원 땐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왜 이렇게 회사가 업무를 비효율적으로 하냐고요. 제가 낸 기획안이나 아이디어가 과장에게 보고하고, 다시 과장은 팀장에게 보고해야 하고. 팀장은 본부장에게. 본부장은 임원들에게 보고하는 방식이죠. 지시가 내려오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이 과정에서 피드백이 본래 뜻에 맞게 제대로 내려오는 경우가 드물죠. 흔히 '삽질'한다는 것도 이런 불투명한 의사소통 체계 때문이라는 게 제 문제의식이었어요."

그는 회사를 나온 뒤엔 티켓몬스터(티몬)에서 사원부터 이사까지 빠르게 승진하면서 직급별로 생각이 다르다는 점도 깨달았다고. "각 직급마다 생각하는 관점이 다르고, 일하는 방식이 다른더라고요. 다 다른 생각과 관점이 모인 조직에서 최상의 성과를 내려면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티몬에서 이사로 재직중이던 김 대표는 서비스를 연구하면서 해외에 있는 사업모델 중 아시아 시장과 국내 시장에서 먹힐 만한 아이템을 찾았다고. 그때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게 바로 슬랙이었다. 여전히 한국에선 카카오톡이나 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협업을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이 다르다는 점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개인 메신저와 다른 협업툴만의 장점이 눈에 띄었다.

1) 프라이버시 분리
2) 자료 저장과 관리 편의성: 수월한 파일 자산화(잔디는 파일 다운로드 제한시기가 걸려있지 않다).
3) 프로젝트를 위한 협업 개념: 개개인을 지정해서 업무할당 및 조직도 반영, 할 일 관리 메모 기록 등을 지원한다.

업무상 필요한 자료를 찾느라 애먹을 때가 많다, 출처: 잔디 공식 유튜브
< 업무상 필요한 자료를 찾느라 애먹을 때가 많다, 출처: 잔디 공식 유튜브 >

예컨대 카카오톡으로 별도 단톡방을 만들어서 관리할 경우, 누구 하나 빠질 때마다 누군가 해당 채팅창에서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공유한 파일을 찾는 것도 오래 걸린다. 이런 상황이 누적되면 인수인계도 어려워진다. "자료 저장하고 검색하기도 쉬워야 해요. 윗선에서 파일 하나 찾아달라고 하면, 회사에서 보통 15분 정도 걸리지 않나요? 그게 빈번하게 일어나는 날이면, 파일만 찾다가 시간 다 보내는 거죠. 이런 비효율을 없애고 싶었어요."

잔디는 시작부터 한국과 동시에 아시아 시장 공략 의사를 밝혔다. 매출 비중은 국내와 해외 시장이 각각 9:1 정도. 최근엔 글로벌 시장에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는 게 토스랩 측 설명이다.

시장에선 토스랩을 어떻게 볼까. 잔디를 메신저로 검토했다는 한 금융권 대기업 관계자는 "결국 좋은 레퍼런스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평을 내놨다. 보수적인 대기업 정서상 쉽게 서비스를 도입하진 않지만, 어떤 기업에서 움직임을 보이면 빠르게 변화하는 게 이쪽 B2B 시장이라는 것.

이 관계자는 "업계의 대표 기업을 뚫는 순간 게임이 바뀔 것"이라며 "어떤 협력툴 업체가 먼저 좋은 실적을 쌓느냐에 따라 판도가 쉽게 넘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토스랩이 현재까진 앞서 있는 분위기지만 안심할 순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협업툴 잔디 실행화면, 출처: 잔디 공식 유튜브
< 협업툴 잔디 실행화면, 출처: 잔디 공식 유튜브 >

현재 국내 협업툴 시장에서 잔디는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앱 다운로드수(잔디가 현재 10만 건, 경쟁업체는 1만 건 수준) 등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쟁은 의미있는 시장이 열리는 지금부터일지도 모른다. 글로벌 진출 성과는 실적과 레퍼런스 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

차별화는 어떻게? 잔디가 던진 승부수

Q. 사업에 뛰어들 당시, 이미 슬랙도 있었던 상황이었고요. 라인웍스가 그렇듯 기존 메신저 서비스도 협업툴 시장에 나설 수 있는 환경입니다. 차별화 전략이 무엇인가요?

"그래서 현지화에 집중합니다."

A.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고민했던 부분이죠. '구글은 전세계에서 사용하는데 우리는 왜 네이버를 쓸까' '우버가 먼저 들어갔는데 왜 그랩이 동남아 시장에서 먹혔을까' 라는 고민이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해외에서 잘나가는 서비스가 그대로 들어온다고 해서 잘된다는 보장이 없어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끌어왔고. 국내에서는 잔디의 트래픽이 슬랙을 넘어섰고. 금융권에서 협업툴에 관한 보고서를 냈는데 '잔디가 국내 시장에서 1위다' 라는 것이 명시됐고요. 작년부터 우리 믿음이 틀리지 않았구나 생각해요. 앞으로도 해외툴과 경쟁이 있겠지만, 모수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갈 수 있다는 믿음도 있고. 철저한 고객관리와 현지화 UX가 믿음의 근간이고요.

"개인용 메신저 같은 경우에는…."

개인용 메신저 실행화면(좌), 잔디 실행화면(우), 출처: 잔디 공식 사이트
< 개인용 메신저 실행화면(좌), 잔디 실행화면(우), 출처: 잔디 공식 사이트 >

메신저가 주는 프레임에 갇혀있으면 모두가 경쟁자기는 한데. 개인용 메신저는 '나' 라는 사용자를 기반으로 '나의 친구들'과 연결해주는 커머스가 뻗쳐가는 형태죠. 잔디는 워크플레이스에 전용된 툴로 '팀' '조직'을 중심으로 봐요. 협업에 최적화된 UX죠. 그걸 중심으로 UX를 발전시키기 때문에 굉장히 다른 영역을 구축하고 있어요. 개인용 메신저 시장과 업무용 협업툴. 굉장히 다른 시장이죠. 거기서 진입 장벽이 자연스럽게 쌓인다고 보고 있고요.

"회사의 리소스 차원에서도."

직원이 정말 많은 대기업에 가면 다들 그래요. 모든 직원들이 '일손이 부족합니다. 일이 많아요.' 라고. 카카오나 라인도 지금의 서비스를 운영 하는 것만으로도 인재와 자원 등 리소스가 많이 들어가고. 거기서 승부를 보고 유지, 발전시켜야 하는 상황이죠. 그런 상황에서 또 하나의 큰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게 녹록치 않을 거예요. 스타트업과 공룡 기업이 경쟁할 수 있는 이유는 스타트업이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저희 회사측 목표는 우리 서비스를 1달 안에 1년 내에 4-5년 내에 못 쫓아오도록 하는 거죠.

'잔디'를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최근 고민예요. 생산적인 업무 효율적인 업무를 가능하게 하고, 더 나은 팀을 만들어 드릴 수 있는 협업툴로서의 브랜딩.

Q. 시작부터 아시아 시장 공략 의사를 밝혔죠.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뒀습니다. 현재 성과는 어떻습니까?

"해외서 성장세가 빨라요."

A. 일단 저희 사업 비율 중 해외 사업 부문이 10% 이상을 차지하면서 성장하고 있어요. 진출 국가는 10개국 정도고요. 가장 신경쓰고 있는 시장은 작년 기준으로 한국, 대만, 일본. 올해는 북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고 있죠.

해외서 성장세가 빨라요. 연평균 2배 이상 성장하고 있죠. 대만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 협업툴로 성장했어요. 현재 유료 모델을 사용하는 회사가 100개가 넘어가는 상황이에요. 대만시장은 우리와 비슷해요. 개인 메신저를 업무용으로 사용하면서 느끼는 피로도가 있죠. 이점을 마케팅에서 파고들었어요. 시장에 대한 자원 투입과 응대를 중시했죠.

동남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해서.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이렇게 동남아 시장을 보고 있고요. 극동 아시아 같은 경우는 UAE. 두바이.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해서 진출하려 해요.

Q. 10개국요? 제 생각엔 많은 나라에 한꺼번에 진출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동시에 많은 시장을 공략하려는 이유가 있나요?

토스랩 김대현 대표, 제공: 토스랩
< 토스랩 김대현 대표, 제공: 토스랩 >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A. 소프트웨어 서비스로서 많은 나라에 진출하는 게 중요하고도 당연합니다.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의 가장 큰 장점이 지역에 큰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잖아요? 중앙 통제하에 서비스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그 서비스를 구축해놓으면 별다른 리소스 투입없이 쉽게 퍼트릴 수 있어요.

물론 국가별로 필요한 리소스들이 있겠지만. 전통적인 소프트웨어에 비해서는 쉬워요. 또 좋은 제품을 우리끼리만 알고 쓸 이유도 없고. 우리의 역량이 닿는 한 최대한 많이 퍼트리는게 목표에요.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빨리 나가 있을수록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고요.

어떤 곳은 우리의 역량을 다하지 못할 거 같으니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한 곳도 있어요. 예컨대 지난해부턴 일본시장에 뛰어들었어요. 굉장히 타이트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품만 확실하다면 진출 방법은 이렇게 할 수도 있죠.

현재 기준은 이렇습니다. 프로덕트에 대한 큰 변화 없이 타진해 볼 수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어요. 꼭 나라가 아니더라도, 언어권별로 묶어서 시장을 보기도 해요. 저희 제품이 한글 외에도 영어, 중국어로도 서비스되고 있죠. 이런 언어권은 저희가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소프트웨어 개발과 고객 관리를 나눠서 움직이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모든 제품 개발은 한국 지사에서 하고 있고, 해외 지사에서 들어가는 관리는 마케팅. 세일즈. 고객 관리 부분이거든요.

Q. 여러 국가로 진출하다 보면 고객 관리에서 빈틈이 생길 수도 있을 듯한데요.

A. 저희가 초기시장에서 고객 지원을 잘했다고 자부합니다. 처음에 접했던 유저들에게 정말 빠르게 응대해드렸어요. 처음 사용하신 분들이 입소문을 통해서 저희 서비스를 알려주시는 분들이니까요. 처음부터 철저한 고객 관리에 신경을 쓴 점이 유효했어요. 리소스를 고객 관리 쪽에 과감하게 쏟아 부었죠.

진출국가가 많아지면 비용이 막대하게 늘어나지 않느냐고 하는데요. 여기서 규모의 경제가 나와요. 고객 100명을 응대하나, 수만 명을 응대하나 인원 수로 따지면 들어가는 리소스는 같아요. 의외로요. 100명이고 1000명이고 간에 별로 질문이나 문의의 종류, 결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사실 저희에게 들어오는 질문 중 80%는 반복되는 질문이죠. 그런 부분에는 자동화 서비스를 갖추는 방식으로 대응했어요.

고객 응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그만큼 비례해서 고객 응대하는 데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는 방식이었다면 아마 이 부분을 외주로 돌렸어야겠죠. 하지만 저희는 자동화와 질문 분석에 공을 들이는 방식으로 내부화했습니다.

Q. 해외 시장에선 슬랙 등 영어권 메신저가 더 경쟁력이 있으리란 생각도 드는데요.

"우선 순위는 있어요."

A. 100% 영어권 문화인 홍콩, 싱가포르에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만 해도 '메이드 인 유에스' '메이드 인 타일랜드' 제품을 받아들이는 게 다르잖아요. 그 시장에서 한국 제품을 놓고 봤을 때에 회의적인 부분이 많아요. 언어 자체가 미국향에 가까우니까. 소비행태도 그렇고. 저희한테는 뒷순위인 시장이죠.

잔디 대만 지사의 직원들, 출처: 잔디 공식 블로그
< 잔디 대만 지사의 직원들, 출처: 잔디 공식 블로그 >

대신 다른 수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베트남어, 말레이어 같은 현지 언어에 대한 니즈가 높아요. 대만 시장을 예로 들면. 대만에서는 언어와 사용성 측면에서 슬랙은 굉장히 낯선 툴이에요. 시장 조사를 했더니, 직원들이 영어가 불편해서 슬랙을 안 쓴다고 하더라고요. 대만 시장에서 잔디의 UX가 훨씬 나았죠. 아시아 사용자들에게는 직관적인 것이 사용성이 좋아요. 잔디가 조직도를 제공하는 것도 아시아 기업 특성에 맞춘 거죠. 서구 기업과 달리 조직도가 중요한 문화가 있거든요.

Q. 해외 시장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쉽지는 않지만…"

A. 대기업도 몇 천억 원씩 해외 시장에서 까먹잖아요. 대기업도 돈을 버리는데, 우리 같은 회사의 규모에서 해외 사업을 하는 게 무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비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를 IT 강국이라고 하는데. 아직 MS나 페이스북, 구글 이런 기업이 나오지 않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왜 그런 기업이 나오지 못할까, 그런 갈증이 있었고. 내부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에도 해외 사업에 대한 비전이 있는 분들을 많이 모시려고 했어요.

현실적으론 시장규모에 대한 고민도 있어요. 사실 국내에서만 운영해도 충분히 잘 먹고 잘 살수 있죠. 하지만 그건 재미가 없잖아요. 게다가 한국은 B2B 시장이 굉장히 반응이 느려요. 확장성을 보여주기도 어렵고요. 해외에서는 작은 성과를 내도 그게 커 보이거든요. '어떻게 외향성을 키울 수 있을까'를 고민했을 때 글로벌 시장을 꼭 공략하고 싶었죠.

Q. 그러나 게임 등과 달리 한국에서 나온 서비스 중에 글로벌 시장을 공략에 성공한 서비스가 선뜻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A. 예전엔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어요.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비즈니스를 하려고 해도 현지 사용자를 먼저 이해하는 게 첫 번째 일인데. '한민족'인 우리로선 사용자를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 많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의 재능이나 감각이 글로벌 사업을 하는 데에 점점 더 적합해지고 있는 추세인 거 같아요. 이젠 잘 할 수 있는 역량이 쌓였어요.

이젠 현지화만 잘하면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봐요. 글로벌 시장에서도 협업툴을 도입하는 데에 있어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봐요. 우리도 카카오톡이 개인 사생활 침해, 업무의 연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문제로 불거졌잖아요. 잔디가 이런 사생활 침해를 줄여주는 툴이어서 주목받았죠. 해외에서도 이런 전략이 필요해요. 대만. 일본은 라인. 필리핀은 바버. 말레이시아는 왓츠앱. 등등 기존의 메신저를 업무 영역에서 사용했을 때 사용자가 느꼈던 불편을 짚어야 해요. 물론 사용자들한테 가닿는 포인트는 좀 다를 수 있겠지만 큰 맥락은 비슷하고요. 이에 맞춰서 마케팅 메시지나 세일즈 방법도 달라지겠죠. 결국 문화에 대한 이해 현지화를 얼마나 잘하는지가 중요하죠.

Q. 국내서 소프트웨어 B2B 서비스 시장이 열리는 속도가 지나치게 더디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업무 협업툴로 잔디를 사용하고 있는 동성코퍼레이션의 공지사항, 출처: 잔디 공식 블로그
< 업무 협업툴로 잔디를 사용하고 있는 동성코퍼레이션의 공지사항, 출처: 잔디 공식 블로그 >

A. 사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업무용 협업툴 도입 필요성을 느끼죠. 하지만 의사결정 구조는 아래에서 위로 가기 보다는, 위에서 내려오는 방식이다 보니 전환속도가 느린 거죠. 하지만 시대적으로 메가 트렌드가 바뀌고 있어요. 대기업서도 사내 벤처를 육성하고 사내문화를 혁신하자는 움직임이 있죠. 앞으론 일하는 방식도 결국 프로젝트 기반으로 구조가 바뀔 거라고 생각해요. 그룹웨어론 그러한 변화를 감당할 수 없어요. 혁신 분위기가 커질수록 협업툴에 대한 관심을 늘어날 겁니다.

글 / 인터비즈 임현석, 이슬지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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