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 스마트폰 경쟁의 시작, LG V50 씽큐 vs. 삼성 갤럭시 폴드
[IT동아 이상우 기자] 휴대폰 크기는 정말 다양하게 바뀌었다. 무전기처럼 커다란 휴대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전화기를 휴대할 수 있다는 정도에 만족했으며, 당시 가격으로 100만 원이 넘는 휴대폰은 그야말로 부의 상징과도 같았기에, 오히려 부피가 커서 다른 사람 눈에 잘 띄는 것을 원하는 사람도 있었다.
휴대폰과 2G 이동통신이 대중화되면서, 휴대폰은 점점 더 작고 가볍게 바뀌며 손바닥 안에 들어올 정도로 작아졌지만, 3G 이동통신과 애플 아이폰이 등장한 시점을 기준으로 휴대폰 화면은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웹 서핑, 게임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기면서 본체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았졌다. 좌우 베젤(가장자리)이 줄이고, 홈 버튼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전면 스피커와 카메라만 남기고 모두 빼서 화면을 넓힌 스마트폰도 등장했다. 이 덕분에 과거와 비교하면 전체 부피는 비슷하나, 화면 크기는 6인치에 이를 만큼 큰 스마트폰도 흔해졌다.
<6.4인치 대화면을 채택한 LG전자 V50 씽큐>
그래도 큰 화면에 대한 요구는 점점 더 커지는 듯하다. 올해 초 'MWC(모바일월드콩스레스) 2019' 전시에서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기존 스마트폰 화면을 확장해 쓸 수 있는 제품을 공개했다. LG전자 'V50 씽큐와 듀얼 스크린',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가 그 주인공이다.
두 제품은 '화면을 확장'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확장하는 방식이나 이를 활용하는 방법 등은 완전히 다르다. LG전자 듀얼 스크린(V50 씽큐 전용)은 화면이 부착된 일종의 스마트폰 케이스로, 마치 PC에서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는 디스플레이 자체를 접었다 펴면서, 스마트폰을 마치 태블릿PC 같은 큰 화면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이다.
LG전자가 이 듀얼 스크린을 처음 공개했을 때,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았기 때문에, 화면이 두 개인 듀얼 스크린은 '폰더블'이라는 우스개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분류가 전혀 다른 제품이다. 뿐만 아니라 '폴더블은 시기상조'라는 LG전자측 의견처럼, 폴더블 스마트폰은 출시를 앞둔 시점에 내구성 문제 등으로 출시 일정이 잠정 연기됐다.
<듀얼 스크린을 장착한 V50 씽큐>
듀얼 스크린은 V50 씽큐에 장착하는 케이스 형태의 제품으로, 본 화면 크기는 6.4인치, 보조화면의 크기는 6.2인치로, 이 두 화면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멀티 태스킹이 강점이다. PC에서 듀얼 모니터를 사용할 때, 각각의 화면에 여러 소프트웨어/프로그램 창을 띄워 사용하는 것처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두 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해 각각 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싱글 스크린 스마트폰이라면 다른 앱을 실행하려면, 무조건 홈 버튼을 눌러 바탕화면으로 돌아간 뒤 해당 앱을 실행해야 한다. 이때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앱은 일시정지된다. 이와 달리 듀얼 스크린에서는, 동시에 두 개의 앱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활용 가능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중 메시지를 받으면 동영상을 잠깐 정지하고 메신저 앱을 실행해 답장을 보낸다. 이와 달리 듀얼 스크린은 한 화면에는 동영상을 계속 실행한 상태에서 다른 화면으로 메신저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업무에서도 유용하다. 각 화면에 엑셀과 워드를 동시에 열어 내용을 비교하며 확인할 수도 있고, 문서를 작성할 때 웹 브라우저를 열어 필요한 내용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멀티태스킹을 강조한 V50 싱큐와 듀얼 스크린>
이 밖에도 키보드를 사용하는 앱에서는 화면 하나 전체에 키보드를 적용해 작업 생산성을 높일 수도 있고, 게임 시에는 한 쪽 화면을 게임 패드처럼 사용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서 키보드를 쓸 경우 화면의 1/3 정도를 가리는 소프트웨어 키보드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화면이 줄어들기도 하며, 이 작은 화면에 QWERTY 키보드를 넣은 만큼 버튼도 작아서 오타 발생율도 높다.
게임을 즐길 때도 아래 화면에 나타난 게임패드를 이용할 경우, 손가락이 게임 화면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휴대성에 대화면까지 챙긴 갤럭시 폴드>
조만간 재출시될 갤럭시 폴드는 이름 그대로 '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이다. LG전자의 듀얼 스크린이 추가 화면을 이용한 멀티 태스킹에 특화돼 있다면, 갤럭시 폴드는 주머니에 넣어 휴대할 수 있는 대화면 태블릿PC다. 화면이 접힌 상태에서는 일반 스마트폰보다 약간 두꺼운 정도지만, 화면을 펴면 7.3인치 크기의 태블릿PC가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5.5인치~6인치 정도의 화면 크기는, 쉽게 휴대할 수 있으면서 화면을 최대한 크게 할 수 있는 한계점이다. 갤럭시 폴드는 화면을 접는 디자인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접힌 화면을 펴는 방식이기 때문에 화면 비율은 흔히 아는 16:9나 18:9(2:1) 대신 12.6:9(4.2:3)이 된다. 이 비율은 과거에 사용하던 4:3 비율 모니터(브라운관식)와 비슷한 비율이다. 스마트폰을 가로로 사용할 때 가로 길이는 조금 더 짧아지지만, 세로 길이가 대폭 길어지기 때문에 한 화면에서 세로로 볼 수 있는 정보가 훨씬 많아진다. 예를 들어, A4용지 형태로 제작된 문서를 볼 때, 세로로 더 긴 화면을 사용한다면 스크롤을 아래로 많이 내리지 않고도 문서를 읽을 수 있다.
가독성이 높은 화면 비율인 만큼, 웹 페이지나 워드/엑셀 문서, PDF파일 등 '읽어야'하는 콘텐츠에 적절하다. 기존 스마트폰보다 한 화면에서 가로로 보이는 폭이 넓어, 읽기 편하다는 의미다. 특히 이는 PC버전의 웹 페이지를 읽을 때 더 부각되며, 가로 사용 시 글자를 입력할 때도 화면이 보이는 영역이 넓기 때문에 일반 스마트폰보다 편하게 쓸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대분의 동영상은 16:9 비율로 제작된다. 이 때문에 4:3 비율에서 동영상을 전체 화면으로 볼 경우 위아래로 검은 여백(레터박스)이 생기게 된다. 대신 갤럭시 폴드는 화면 분할 기능을 통해 여백을 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한 화면에 마치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창을 여러 개 띄우듯, 두 개의 앱을 이러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화면 전성시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2017년 일명 '패블릿'이라 칭하는 5.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이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스마트폰 크기는 화면 크기와 휴대성을 고려한 최대한의 타협점으로, 큰 화면에 대한 요구를 충족함과 동시에 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있는 한계까지 크기를 키운 셈이다.
LG전자 듀얼 스크린(V50 씽큐)과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는 이처럼 좀더 큰 화면에 대한 요구를 색다른 방법으로 충족시키는 제품이다. 특히 두 제품 모두 5G를 지원한다. 5G는 기존보다 빠른 무선 인터넷 속도와 낮은 지연시간을 통해, 이전까지는 무선 이통통신으로 전송하기 어려웠던 VR(가상현실), UHD 화질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 그 만큼 단순한 스마트폰 화면 대신 이처럼 독특한 화면을 채택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LG전자의 경우 LG유플러스와 협력해 듀얼 스크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5G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유플러스 '아이돌 라이브', 유플러스 '프로야구' 등의 앱을 통해, 한 쪽 화면으로 야구 중계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듀얼 스크린 화면으로는 타석이나 주자 모습을 확대해 볼 수 있다. 아이돌 공연을 볼 때도 보조화면에 아이돌 그룹 전체 모습을 열어놓고, 주화면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만 골라 클로즈업해서 볼 수 있는 기능도 넣었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는 아직 공식 출시된 제품이 아닌 만큼, 어떠한 형태의 5G 서비스를 제공할지 알 수 없지만, 5G와 독특한 화면비율, 7인치를 넘는 대화면 등을 이용해 기존과는 새로운 사용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