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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내가 이걸 언제 충전했더라...' 화웨이 워치 GT 클래식

강형석

화웨이 워치 GT 클래식. 시계줄이 실리콘이면 '스포츠'라는 이름이 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 시계. 처음에는 그 존재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시계를 잘 쓰지 않았던 개인적 취향도 있었지만 “요즘 스마트폰 화면만 보면 시간을 즉시 알 수 있는데 굳이 손목에 시계 아닌 시계를 차 사용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존재 자체는 의미가 있다. 시계를 찬 것처럼 멋을 낼 수도 있거니와 심박 및 이동거리 측정 등 부가적인 기능도 충실하니 말이다.

초기에는 무늬만 시계였지 밴드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화면에는 시계가 나오는데 손목에 차는 줄은 마치 입대할 때 차는 돌핀 시계줄 비슷한 실리콘 재질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나중에야 시계 흉내를 조금 내보겠다고 금속 재질의 본체와 가죽 느낌을 살린 줄을 조합한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 소개할 화웨이 워치 GT 클래식도 그런 스마트 시계 중 하나다. 금속 재질의 본체와 가죽 느낌을 살린 줄을 조합해 그럴듯한 시계의 형상을 갖췄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스마트 시계가 얼마나 많은 기능적 이점을 사용자에게 줄 수 있느냐다.

외모는 일단 시계입니다

외모는 정말 시계와 다를 게 없다. 그냥 분침과 시침 등 기계적인 부분이 원형 디스플레이가 대신할 뿐이다. LG 워치 W7처럼 물리적인 부품의 조합인 무브먼트(시계 핵심 부품)이 없다는 이야기. 전형적인 디지털 시계라고 할 수 있다. 기판과 디스플레이, 센서, 배터리 등 부품을 탑재해야 하기에 두께와 무게는 증가하겠지만 편의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하는 부분이다.

1.39인치 AM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 화질은 선명하다.

크기는 지름 46.5mm, 두께 10.6mm 정도다. 본체 두께는 약 46g 정도. 의외로 가볍기 때문에 부담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디스플레이는 원형 1.39인치로 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AM-OLED)를 채용했다. 해상도는 454 x 454(지름)에 달한다. 디스플레이 특성상 화면이 켜지면 시인성이 매우 높으며, 밝기가 부담스럽다면 이를 조절해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

재질은 스테인레스 금속과 플라스틱, 세라믹을 적절히 섞었다. 화면 테두리를 세라믹, 본체는 스테인레스, 바닥은 플라스틱으로 마무리 되어 있다. 본체 전체를 금속 재질로 만들어 무게와 비용을 늘리는 것보다 멋과 가격, 무게 등 효율적인 면을 고려한 결정으로 예상해 본다.

화면 테두리 주변에는 05부터 60까지 원형으로 인쇄되어 있다. 시간을 표시하는 것인데,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면 내에 표시되는 시계로 충분히 확인 가능하기 때문. 이를 선택 사양으로 만들어 주었으면 만족감이 더 높아질 듯하다.

본체 우측에 있는 버튼 2개와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하게 된다.

본체 우측에는 버튼 2개가 제공된다. 용두는 제공되지 않고 이 두 버튼만으로 기기를 조작하게 된다. 주 조작은 터치 스크린을 활용하기 때문에 굳이 용두를 넣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가격 상승 요인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우측 상단에 있는 버튼으로 주요 메뉴를 불러온다.

버튼은 크게 두 가지 기능을 한다. 상단의 버튼을 누르면 기본 메뉴들이 나타나며, 하단의 버튼을 누르면 운동 관련 메뉴들이 나타난다. 기본 메뉴에서는 운동 기록을 시작으로 상태, 심박수, 활동 기록, 기압계, 나침반, 스톱워치, 내 휴대전화 찾기, 설정 등 16가지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운동 관련 메뉴로는 달리기 코스, 야외 달리기, 실내 달리기, 크로스 컨트리, 실내 사이클 등 12가지 메뉴가 제공된다.

운동 관련 기능은 잘 마련되어 있는데,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때문에 단순히 디지털 시계 개념으로 이 제품에 접근한다면 의외로 기능이 많지 않아 실망할 수 있다. 사전에 목적을 분명히 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운동 관련 기능이 가득하다.

상단 버튼으로 제공되는 기능은 의외로 자주 사용하는 것들이라 큰 불만이 없는데, 하단 버튼으로 제공되는 기능은 해당 운동을 하지 않으면 굳이 쓰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차라리 메뉴를 이원화 하기 보다는 상단은 메뉴, 하단은 결정 등으로 쓰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아니면 해당 기능을 사용자가 임의로 설정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방법도 좋았을 것 같다.

화면을 손가락으로 상하좌우 슬라이드하면 다양한 정보가 나타난다.

화면은 손가락으로 상하좌우로 쓸어내면 변경되는 방식이다.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면 주 기능 아이콘들이 나타나고, 반대로 하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는 화면으로 전환된다. 메시지는 가장 최근에 온 것만 확인할 수 있다. 그마저도 폰에서 확인하면 사라진다는 점 참고하자.

좌우로 쓸어내리면 시계를 중심으로 심박수, 온도, 활동기록 순으로 화면이 전환된다. 화면 전환은 빠른 편이며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부하가 걸리면 조금 끊기기도 한다.

시계 자체를 꾸미는 기능은 조금 아쉽다.

시계이다 보니까 핸즈와 다이얼 등 정보를 꾸밀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설정 내 디스플레이에서 변경 가능한데, 종류는 많지만 화웨이 워치 GT 클래식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타 스마트 시계에서 한 번 봤을 법한 형태들이 많다. 그래도 정보 시인성이나 구성은 비교적 탄탄하다.

충전을 잠시 잊어도 좋습니다만...

화웨이 워치 GT 클래식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배터리 지속 능력이다. 화웨이는 약 2주 정도(최대) 충전 없이 사용 가능하다는데 거의 사실에 가깝다. 기자가 지난 5월 10일, 100% 충전 후에 기사가 작성 중인 5월 21일까지 약 11간 사용했는데 배터리 잔량이 약 17% 가량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완전히 2주간 사용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10일 이상 배터리 걱정 없이 사용 가능해 보였다.

10일 이상 사용했음에도 배터리가 10% 이상 남아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일반 스마트 시계는 길어봐야 1주일 남짓 사용 가능할 것이며, 대부분 2~3일 이내에 충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것과 비교하면 이 제품의 배터리 지속 시간은 우위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도 그럴 것이 LTE 통신이나 블루투스라도 기기와 통신하며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타 제품과 달리 제공되는 기능 자체가 단순하다.

절전을 위한 노력도 다양하다. 일단 화면이 빨리 꺼지도록 설정되어 있다. 5분 가량 움직임이 없으면 화면이 꺼지도록 바꿀 수는 있다. 그리고 손목이 확실히 돌아가야 시계가 켜지는 구조다. 그러니까 불필요하게 화면이 켜지는 것을 최대한 막아 전력 소모 시간을 늘렸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하지만 운동을 많이 하고 다양한 기능을 적극 활용한다면 배터리 소모가 빠를 수 있다. 반대로 단순히 걷고, 시간을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한다면 배터리를 많이 아낄 수 있을 것이다.

기기 연결은 구글이 아닌 화웨이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진다.

스마트폰과의 연결은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기기가 구글 웨어 운영체제(Wear OS)를 지원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쓰는 것일까? 화웨이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화웨이 건강(Huawei Health)'에서 이뤄진다. 플레이스토어에서 해당 검색어를 입력한 다음, 설치하면 된다. 모든 연결은 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 참고하자. 다른 애플리케이션도 많이 검색되지만 사용 가능한 것은 화웨이 건강(헬스) 뿐이다.

연결되면 화웨이 워치 GT 클래식의 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시계 관련 애플리케이션은 거의 없으며 운동 관련 메뉴만 가득하다. 기왕 '워치(Watch)'라는 이름을 붙였으면 조금 더 '꾸미는 즐거움'을 부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제품은 자체로만 보면 장점과 아쉬움이 뚜렷하게 공존한다. 만듦새 대비 저렴한 가격과 장시간 사용 가능한 배터리, 선명한 원형 디스플레이는 장점이지만 꾸미는 요소가 부족하고 운동 관련 부문 기능에 치중한 흔적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계로 접근하는 것보다 레저를 더 적극적으로 즐기는 소비자에게 어울린다. 그렇다면 가죽보다 실리콘 시계줄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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