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중소기업 UHD TV를 PC 모니터로 써도 되나요?
[IT동아 김영우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최근 기존의 풀HD급 대비 4배 더 해상도가 높은 UHD(4K)급 모니터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높은 제품 가격 때문에 구매를 주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와 관련, 저렴한 중소기업 브랜드의 UHD급 TV를 PC용 모니터로 대신 쓸 수 있는지를 묻는 문의가 왔네요. rounonxxx님이 보내주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자님 안녕하세요! 궁금한게 있어서 메일을 드립니다. 바쁘시겠지만 짧게라도 답변 부탁드려요!
제가 요즘 4K 모니터를 사려고 합니다. 지금 LG 27인치 제품(풀HD)을 쓰고 있으니 이것보단 컸으면 좋겠고요. 근데 32인치 4K 모니터를 보니 대기업 건 최소 60~70만원은 나가고 중소기업 제품도 40만원은 하는 거 같은데 솔직히 너무 비싼 거 같습니다.
근데 4K 제품이라도 TV는 모니터보다 화면도 더 큰데 값은 훨씬 싸더라고요. 와사비망고나 더함 같은 중소기업건 43인치 짜리인데 20만원 좀 넘는 걸 확인했습니다. 32인치 모니터 대신 차라리 저런 걸 사서 컴퓨터에 연결해서 쓸 수도 있나요? 혹시 주의사항이 있는지 그리고 혹시 추천할 만한 제품이 있는지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컴퓨터 사양은 i5 6600 / 16기가 / 라데온 290입니다. 이걸로 4K 게임이나 동영상 보는데 지장은 없는지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HDMI를 통해 연결 자체는 가능하지만 화질 저하 우려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질문 내용이 상당히 디테일하네요. 덕분에 좀 더 수월한 답변이 가능할 거 같습니다. 일단 최근 나오는 거의 모든 TV는 모니터와 마찬가지로 HDMI 포트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PC와의 연결이 가능합니다. 어찌되었던 TV로 PC 화면을 출력하는 건 가능하다는 의미죠.
다만, 같은 LCD 기반의 디스플레이 기기라도 TV와 모니터는 패널의 특성 및 이미지 처리 방식에 다소의 차이가 있습니다. PC용 모니터는 사용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이용하기 때문에 화면을 구성하는 픽셀(점)의 선명도를 중시합니다. 컬러 역시 원본의 것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목표고요.
반면, TV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감상하기 때문에 선명도가 덜 중요하죠. 그리고 컬러 역시 원본의 것을 그대로 살리는 것 보다는 좀더 보기 좋게 후처리를 해서 표시하는 경우가 많아요. 화면의 밝기 역시 TV가 모니터보다 훨씬 밝은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러다 보니 셋톱박스나 콘솔 게임기와 같은 TV용 소스 기기를 PC 모니터에 연결해 출력하면 색감이 약간 심심하긴 해도 감상하는 데 거의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PC를 TV에 연결해서 화면을 출력하면 같은 해상도라도 색이 번지거나 선명도가 확실히 떨어져 보이고 색감도 매우 과장되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밝기가 너무 밝아서 가까이에 두고 쓰기엔 눈이 아플 수도 있어요.
TV의 크로마 서브샘플링 4:4:4 지원 여부 확인해야
그리고 기존 TV는 데이터 용량을 줄이기 위해 원본 영상 데이터에서 일부 신호를 누락시켜 추출(샘플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원본 영상의 밝기, 색상1, 색상2 비율이 4:4:4 였다면 이를 4:2:2나 4:2:0으로 줄여 표시했다는 거죠. 이게 저해상도 환경에서 TV용 콘텐츠를 감상할 때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UHD급 초고해상도 환경에서, 더욱이 선명도를 중시하는 PC용 콘텐츠를 볼 때는 화질이 눈에 띄게 저하되는 단점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 크로마 서브샘플링 4:4:4 지원을 강조하는 제품 홍보문구 (출처=와사비망고)>
그래서 요즘은 이러한 현상을 최소화하는 '크로마 서브샘플링 4:4:4' 지원 TV가 나오기 시작했고요. 질문자님 역시 TV를 PC 모니터 대용으로 쓰신다면 그 제품이 크로마 서브샘플링 4:4:4 규격을 지원하는지를 꼭 제조사에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중소기업 TV 특유의 미흡한 설정 기능, A/S 감안해야
그리고 이건 중소기업 TV에서 자주 드러나는 문제이기도 한데, UHD급 고해상도를 지원하고 크로마 서브샘플링 4:4:4을 지원하는 제품이라도 출고시의 화면 설정 값이 이상해서 화질이 좋지 않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몇몇 제품의 경우는 사용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는 설정 메뉴가 몇 개 없어서 화질 개선이 어려운 경우도 있고요. 이런 건 사실 제조사에서 공개하는 자료만 봐선 알 수 없는 것이라서 블로그나 SNS에 올라오는 다른 사용자들의 사용 후기를 참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A/S 문제 역시 대기업 수준을 기대할 수는 없으니 해당 제조사가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지, 그리고 사용자들 사이의 평판이 어떤 지도 미리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대기업 제품에 비해 여러모로 귀찮기는 한데 어차피 싸고 좋은 건 없는 법입니다. 물론 위와 같은 사항을 미리 알고 산다면 의외로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도 있을 겁니다.
TV와 PC의 HDMI 2.0 지원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그리고 UHD급 TV나 모니터의 구매를 고려하신다면 해당 TV나 모니터, 그리고 현재 이용중인 소스기기(PC, 콘솔 게임기, 셋톱박스 등)에 HDMI 2.0 버전, 혹은 DP 1.2 버전 이상의 포트가 달려있는지도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HDMI 2.0이나 DP 1.2 보다 버전이 낮은 포트는 UHD(4K) 해상도 모드에서 60Hz 주사율(1초당 영상의 전환 빈도)을 지원하지 못해서 30Hz 주사율로 영상을 표시하게 되는데, 움직임이 부드럽지 못하고 뚝뚝 끊어집니다. 요즘 나오는 UHD TV는 대부분 HDMI 2.0 포트는 달려 나옵니다. 문제는 PC 쪽이겠군요.
질문자님께서 라데온 R9 290 그래픽카드 탑재 PC를 쓰고 있으시다고 했는데, 라데온 200 시리즈는 DP 1.2는 지원하지만, HDMI가 1.4 규격이라는 것이 단점입니다. DP가 사실상 PC 전용 규격이라 TV에는 달려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질문자님은 HDMI로 TV와 연결을 해야 하는데, 이러자면 UHD 모드에서 60Hz 주사율을 표시할 수 없지요.
때문에 질문자님은 UHD TV를 포기하고 그냥 DP가 달린 UHD급 모니터를 선택하시던가, 아니면 DP 1.2 포트를 HDMI 2.0 포트로 바꿔주는 젠더나 변환 케이블을 이용해 TV와 연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DP-HDMI 변환 젠더 중에는 HDMI 2.0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있으므로 구매시에 유의하시고요. 물론 PC에 달린 그래픽카드를 신형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이긴 한데 이건 추가 비용이 많이 들 것 같네요.
내용 요약
정리하자면
1. UHD TV를 PC 모니터 대용으로 쓸 수 있으나 화질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2. 크로마 서브샘플링 4:4:4 지원 TV라면 위와 같은 우려를 덜 수 있다
3. 중소기업 TV는 초기 설정이나 A/S가 미흡한 경우가 있으므로 구매 전에 충분히 확인하자
4. TV 및 PC(그래픽카드)의 HDMI 2.0 포트 지원 여부를 확인하자.
이 외에도 TV를 PC용 모니터로 쓰는 경우는 화면 밝기를 약간 낮추고 어느정도 거리를 둔 상태에서 쓰는 것이 좋다는 점도 말씀드립니다. 이 정도면 충분한 답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위와 같은 점을 충분히 고려하시어 본인에게 적합한 선택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