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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코리아] 피플카: 쏘카, 그린카 이기겠다는 대전의 당찬 카셰어링 청년 기업

권명관

국내 스타트업 정책은 주로 초기 창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 기업의 생존률은 5년차에 27%로 매우 낮습니다. 해외 선진국은 이미 'Scale up UK'. 'Scale up America' 등 초기 기업뿐만 아니라 스케일업 기업의 발굴과 성장 지원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초기 기업이 죽음의 계곡을 넘어 지속 성장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다윈의 바다를 건너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이에 지난 8월부터 달리셔스, 위키박스와 함께 성장의 실마리를 찾아 나선 스케일업 프로젝트팀이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 분석, 문제점 도출, 대응 방안 수립, 투자 유치 등을 지원하는 '2019 스케일업 코리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2019 스케일업 코리아와 첫 걸음을 함께할 스타트업은 2013년 12월 창업한 차량 공유 서비스 '피플카'입니다.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쏘카, 그린카와 경쟁하고 있는 피플카가 생각하는 차량 공유 플랫폼의 미래는 무엇일까요? 그들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앳된 청년 창업가에서 어엿한 기업인으로…

피플카의 강석현(좌), 안종형(우) 공동대표
< 피플카의 강석현(좌), 안종형(우) 공동대표 >

피플카를 이끌고 있는 강석현, 안종형 공동대표는 대전 국립 한밭대학교 기계공학과에 다니던 2008년 휴대용 신용카드 결제 POS 단말기 사업으로 시작앴다. 대학생 신분의 '앳된 청년 사업가'로 시작한 두 사람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POS 단말기 사업을 키워가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2012년 '소유의 종말' 저자 '제레미 레프킨'의 대전 지역 강연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자본주의 속에서 '소유'의 개념이 바뀌는 미래에 공유경제를 활용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

이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POS 단말기 사업을 떠나 피플카를 창업하기로 결심한다. 2013년 12월 피플카를 창업할 당시 그린카(2011년 설립)와 쏘카(2012년 설립)가 시장에 등장해 차량 공유(카셰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었다. 기계공학과에서 자동차 분야를 전공한 두 사람은 휴대용 POS 단말기 사업 경험과 자동차에 대한 전공 지식을 결합한다면 차량 공유 사업이 해볼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미국의 스타트업 집카(Zipcar)를 보고 소위 '꽂혔다'. 당시에는 '이렇게 하면 얼마를 벌겠다'는 명확한 사업 계획도 없었다. 그저 '이거면 되겠다!', '재미있겠는데?'라는 열정 하나로 피플카를 창업했다.

피플카 초기 창업 당시 사진, 출처: 피플카
< 피플카 초기 창업 당시 사진, 출처: 피플카 >

강 대표는 사업 기획과 영업, 안 대표는 경영관리 업무를 각각 맡기로 하고, 지인을 포함해 5명이 뜻을 모았다(현재 5명 모두 피플카에 남아 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차량 제어 단말기나 솔루션은 외주 개발로 가능했지만, 차량 공유 사업을 하려면 자동차 대여 사업자로서 많은 것을 갖춰야만 했다. 3개월간 밤을 새가며 준비하고, 50대의 차량을 할부 구매해 2014년 2월 무인렌터카로 사업을 시작했다.

문제는 마케팅. 처음 두달 동안은 아무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 대학가와 아파트 단지에 현수막을 걸고, 전단지를 배포하며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무수한 노력 끝에 5월부터 한두명씩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매출은 없는데 자동차 할부금은 꼬박 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견뎌야 했다. 마케팅 홍보 노력의 결과일까? 다행히 차량 수요가 많은 8월부터 고객이 늘기 시작했다.

수요에 대응해 3년간 무인렌터카 차량을 80대까지 조금씩 늘려가며 사업을 키웠다. 하지만, 쏘카와 그린카의 무서운 성장이 이들을 위협했다. 고작 80대 차량으로 공유경제 플랫폼을 꿈꾸기에는 경쟁자들이 너무 빨리 성장하고 있었다.

2016년부터 이들은 반격을 준비했다.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해 펀딩을 받았고,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중소규모 렌터카 업체들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2017년 상반기부터 렌터카 업체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이는 쏘카, 그린카와 다른 피플카만의 차별점이다. 자사차량(이하 자차) 비중은 계속 줄이고, 중소렌터카 업체와 함께 서로 상생하는 플랫폼을 제공, 이용에 따른 매출 쉐어 구조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다행히 피플카는 꾸준히 성장 중이다. 2013년 50대였던 차량은 650대까지 늘어났으며, 중부권을 벗어나 서울과 6대 광역시 진출도 시작했다. 어느새 확보한 회원 수는 16만 명 이상. 매출 역시 2016년 11억 원, 2017년 23억 원, 2018년 35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초기 직원 5명에서 현재 50명을 바라보고 있는 피플카
< 초기 직원 5명에서 현재 50명을 바라보고 있는 피플카 >

중소 렌터카 업체와 '상생 협력'에서 답을 찾다

'Navigant Research'에 따르면, 전세계 카셰어링 시장 규모는 2024년에 약 65억 달러 수준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는 2012년 6억 원에서 2017년 기준 1,000억 원으로 성장했고, 향후 5년 내 1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다. 2030년 이후 자동차산업의 축은 '차량 소유'에서 '차량 공유'로 이동해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 이상은 차량공유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국내 카셰어링 사업은 아직 법제화된 규정이 없어 렌터카 규제를 따른다는 점이다. 전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등록대수는 2010년 20만 7,751대에서 2018년 85만 3,000대로 크게 늘었다. 이중 롯데렌터카, SK렌터카, AJ렌터카, 현대캐피탈 등 상위 4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55% 정도이며, 기타 업체 점유율이 41%에 이른다(2018년 6월 기준). 업체 수를 기준으로 보면 500대 이하 중소렌터카 업체는 전체의 95.6%를 차지한다.

렌터카 시장 점유율, 출처: 전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
< 렌터카 시장 점유율, 출처: 전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 >

피플카는 사업 초기에 자차 위주의 서비스만 제공했다. 수익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쏘카와 그린카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규모가 작은 카셰어링 업체들은 도태되고 사라져갔다. 시장 경쟁이 규모의 싸움으로 옮겨가며, 생존의 위기에 처한 상황이었다. 그때 몇몇 중소렌터카 업체가 찾아왔다. 렌터카 기장 역시 대형 업체로 재편되고 있어 중소렌터카 업체는 생존을 위한 솔루션이 필요했던 것이다.

피플카에게 변화가 찾아온 시점이다. 처음 함께하기로 약속한 중소렌터카 업체에 기존 시스템과 솔루션을 적용하면서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지금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총판, 대리점, 하부지사 등으로 구분 적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했고, 중앙에서 모든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협력하고 있는 중소렌터카 업체는 지난 1월 기준 25개 업체로 늘어났다.

차량 공유 사업 모델 비교, 출처: 피플카
< 차량 공유 사업 모델 비교, 출처: 피플카 >

중소렌터카 업체에게도 피플카와의 협력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작용했다. 주차장에 세워져 놀고 있던 여유 차량을 카셰어링으로 활용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 플랫폼의 긍정적인 효과가 등장한 셈이다.

다만, 피플카는 지금까지 중소렌터카 업체와의 협력을 대외적으로 알리며 추진하지 않았다. 공식적인 협력 선언은 아직 채 한달이 지나지 않았다. 찾아오는 모든 중소렌터카 업체와 협력할 경우,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이 아직은 부족했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량에 설치해야 하는 단말기 개발 비용, 신규 지역 마케팅 등 나가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강 대표는 "만약 피플카를 믿고 찾아온 모든 중소렌터카 업체와 협력했다면, 아마도 제풀에 쓰러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자신감이 생겼다. 현재 3명의 담당 직원이 전국을 다니며 중소렌터카 업체를 만나기 시작했다. 3일 동안 공략한 울산 지역에서 2~3개 업체가 모였을 정도로 반응도 좋다.

대전 지역에서 쌓은 경험을 전국으로

피플카 창업 후 쌓은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대전 지역을 바탕으로 중부권 일대에 거점을 확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중소렌터카 업체에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서로가 쌓은 경험을 더해 사용자에게 고퀄리티 서비스를 제공, 지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피플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는 강석현 공동대표
< 피플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는 강석현 공동대표 >

각 지역 중소렌터카 업체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마케팅 채널도 확보했다. 예를 들어, 한 지역에서 렌터카 사업을 오래한 업체의 경우, 사람들이 자주 모이는 지역 이른바 핫플레이스와 유휴 주차 공간 데이터 등을 누구보다 잘 안다. 안 대표는 "여기 차 좀 세운다", "여기 포스터 좀 붙일께"라는 중소렌터카 사장님들의 입김은 최고라고 설명했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은 맨땅에 헤딩하며 하나씩 몸으로 체득한 경험이기에 누구보다 자신있다. 휴대폰을 이용해 사용자를 인증하고, 차량 문을 열고 닫는 단말기와 LTE 무선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장비까지. 물론, 쉽지 않았다. 사업 초기 개발실에서 잘 열리던 차량 문이 현장에만 나가면 열리지 않았던 것. 이에 한동안 차량을 세워 놓은 주차장 관리인에게 열쇠를 맡겨 문을 열어 달라고 부탁했던, 웃지 못할 경험은 피플카의 소중한 자산이다.

카셰어링과 렌트를 하나의 앱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피플카, 출처: 피플카
< 카셰어링과 렌트를 하나의 앱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피플카, 출처: 피플카 >

중소렌터카 업체와 협력하며 몇 가지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자차를 활용해 카셰어링 서비스는 차량 구매 및 관리 등으로 많은 비용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기술 개발과 서비스 고도화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향후 2020년까지 차량 대여 사업의 기본이자 핵심인 깨끗하고,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으며, 정비가 잘 된 차량을 2만 대 이상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도 이어졌다.

현재 피플카는 카셰어링 서비스뿐만 아니라, 단기렌트, 장기렌트 등 렌터카 사업 전반에 필요한 시스템을 확보했으며, 수요자(고객)과 공급자(중소렌터카)를 연결하는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다.

피플카의 주 사업 모델
< 피플카의 주 사업 모델 >

진정한 공유 경제 플랫폼이 되려면

강 대표는 피플카를 소개해달라는 말에 이렇게 말한다. 그는 "피플카가 추구하는 바는 직원 모두 같은 생각이다. 우리는 차량의 효율적인 대여를 추구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 동안,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용도에 맞게 차량을 대여하길 원한다. 그럴 때 피플카가 옆에서 도와줄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 "전국의 중소렌터카 업체와 함께하는, 상생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시장에서도 원하는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피플카의 강석현(우), 안종형(좌) 공동대표
< 피플카의 강석현(우), 안종형(좌) 공동대표 >

안 대표 역시 "대한민국의 수많은 카셰어링 업체들이 사업을 접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자금이 부족했고, 대형 경쟁자와 부딪히며 어려움도 겪었다. 하지만, 우리는 참 용감했다. 열정 하나로 부딪혀온 것 같다"라며,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고자 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가 좋아하는 상품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필요한 상품을 만들고 싶다. 피플카의 색깔은 여기에 있다"라고 자신했다.

지난 3월말, 3층 사옥으로 이전한 피플카
< 지난 3월말, 3층 사옥으로 이전한 피플카 >

피플카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스타트업과 중소렌터카 업체가 모여 작은 반란을 희망한다. 지난 3월말, 창업 초기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난 직원들과 함께 조금 더 여유로운 공간에서 근무할 수 있는 3층짜리 사옥으로 이전도 했다. 대전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그들의 발걸음은 이제 시작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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