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가 다시 돌아왔다", 다이슨 무선 청소기 V11
[IT동아]
'프리미엄 무선 진공청소기' 시장의 절대 아이콘, '다이슨'이 국내 대형 가전사의 공세에 잠시 멈칫하는가 싶더니, 며칠 전 진공청소기 V 시리즈의 새 제품 'V11'을 출시하며 '제왕의 귀환'을 알렸다.
우선 가격부터 짚고 간다. 다이슨 제품이라면 '그래서 일단 얼만데?'가 가장 일반적인 반응일 테니. V11 시리즈는 3개 모델로 출시됐으며, 각 모델은 청소용 구성품 포함 개수만 다르고 본체 자체는 동일하다. '토탈 클린', '컴플리트', '플러피'로 나뉘며, 구성품은 각각 15개, 12개, 11개고, 가격은 124만 원, 119만 원, 109만 원이다(다이슨 홈페이지 기준). 참고로 이들 본체는 동일하지만, 각 모델 별로 본체나 청소봉의 색깔이 다르다.
각 구성품은 청소 장소나 방식 등에 따라 각각 필요하거나 유용한 것이고, 그런 만큼 청소기 곁에 두는 게 좋다. 자주 사용할 구성품은 클립으로 본체나 거치대에 부착해 둘 수 있다(두 개까지).
구성품이 많기도 하다. 리뷰에 사용된 컴플리트만 해도 청소 헤드 2개, 용도별 청소 툴 4개, 용도별 브러시 2개 등 총 12개다. 구석구석 청소를 자주 하는 이들에게는 유용할 구성품이다. 일반 가정이라면 플러피 모델 구성으로도 그리 부족하지 않을 듯하지만, 구매 전 모델별 구성품 차이를 확인하는 게 좋다.
고급 청소기인만큼 각 구성품 하나하나가 야무지게 만들어졌다. 제품 포장마저도 이들 구성품을 단단히 잡아주도록 꼼꼼하게 처리돼 있다.
본체는 이전 모델보다 모터부도 커졌고, 먼지 흡입 구조도 바뀌었다. 배터리도 수명과 성능이 개선됐고, 먼지를 빨아들이는 '싸이클론'은 14개가 내장됐다. (싸이클론은 자동차의 엔진인 셈이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V 시리즈의 전통과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어, 누가 보더라도 다이슨 제품인지 알 수 있다. 청소봉을 연결하지 않은 본체 만의 무게는 약 1.9kg이고, 청소 헤드와 봉 등을 부착해도 3kg을 넘지 않는다. 몇 시간 내내 청소할 게 아니니, 사용 시 무게로 인한 부담은 그리 크지 않겠다. 봉 없이 청소 헤드나 툴만 장착해 사용하는 경우(예, 차량 실내 청소)에는 무게 부담이 한결 적다.
전 제품 V10처럼 모터부와 먼지통이 손잡이 상단에 배치됐다. 이 먼지통 아랫부분의 (빨간색) 레버를 앞쪽으로 밀면 먼지통이 일부 밀려 나오면서 뚜껑이 툭 열려 젖혀진다. 먼지통을 비울 때 먼지나 오물 등에 손이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다이슨은 이를 '포인트 앤 슛' 매커니즘이라 부른다.)
뚜껑이 열리면 그대로 먼지통 내용물을 쏟아 버리면 된다. (뚜겅 닫을 때는 손으로 닫아야 한다.) 물론 긴 머리카락 등이 겹겹이 둘둘 말려 있다면 어쩔 수 없이 손으로 떼 내야 한다. 먼지통을 자주 비워야 하는 환경이라면 은근히 간편하고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다만 먼지통이 손잡이 아래가 아닌 앞쪽에 있다 보니, 먼지통을 비우려면 청소봉을 먼저 빼야 한다.
배터리는 손잡이 아래에 받침대 형태로 있으며, 충전 단자도 여기에 있다. 배터리는 내장 고정형이라 착탈은 안되며,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7셀 배터리가 적용됐다. 배터리 사용시간은 청소 모드(일반/미디엄/부스트)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일반 모드로 최대 1시간 정도 연속 사용 가능하다. 참고로 아쉽게도 충전할 때는 청소기를 사용할 수 없다.
본체 뒷 부분에는 모드 버튼과 작동 상태창이 있다. 모드 버튼을 눌러 청소 모드를 변경할 수 있고, 청소 중 상태창에는 남은 배터리 시간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배터리 사용시간을 바로바로 알 수 있으니 좋다. 더불어 필터 상태와 막힘 상태 등도 이 상태창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청소 시 소음은 다른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모터가 분당 12만 5,000번 회전한다니 어느 정도의 소음은 인정해야 겠다. 그런 만큼 먼지, 오물, 쓰레기 흡입 성능은 믿을 만하다. 청소 헤드의 브러시도 분당 21,000번 이상 동시에 돌며 빨아들인다.
청소 성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고, 틈새 청소용 크레비스 툴을 장착해 부스트 모드로 돌리면 어지간한 틈새(창틀, 가구 구석 등)의 오물은 다 잡아 올린다. 솔이 단단한 스터번 더트 브러시를 끼우면, 바닥이나 표면에 달라 붙은 오물도 살살 긁어내 며 청소할 수 있다.
먼지통을 비우며 확인하니 5분~10분을 청소해도 미세한 먼지나 오물이 상당히 많이 쌓인 걸로 보아, 소파나 침구류, 창(특히 방충망)에 붙어 있는 미세먼지를 제법 잘 빨아들이는 듯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각 청소용 구성품은 용도, 기능, 환경에 따라 다 쓸모 있으니 V11을 구매했다면 모두 활용하여 구석구석 말끔히 청소해 보길 권한다. (봄이잖은가)
여담으로, 작동 방아쇠를 놓으면 '둥~'하는 멈춤 소리가 들리는데, 이 소리에 참 묘한 중독성이 있다.
청소는 늘 하던 대로 하면 되고, 청소 후 먼지통 레버를 밀어 간단히 먼지/오물을 쏟아 버릴 수 있고, 먼지통을 본체에서 완전히 분리해 세척할 수도 있다. 본체 뒷 부분 필터는 살짝 돌려 빼내어 물로 헹구면 된다(충분히 말린 후 다시 장착한다).
충전은 본체에 바로 충전 케이블을 꽂거나, 스탠드형 거치대에 거치하면 된다. 스탠드형 거치대가 아닌 벽면 부착형 도킹 스테이션으로도 충전할 수 있다(충전 케이블은 하나만 들어있어, 스탠드형 거치대나 도킹 스테이션 둘 중 하나에만 사용할 수 있다).
사실상 다이슨이 물코를 튼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은 현재, 국내 양대 가전사는 물론 해외 유명 제조사 제품까지 가세하면서 중저가 제품보다 경쟁이 더 치열하다. 그만큼 소비자들도 비싸긴 하지만 브랜드와 제품을 인정하고 그에 만족하고 있다는 뜻이다. 무선청소기 한 대에 100만 원 가량 지불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다이슨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한 '청소' 그 이상의 의미나 가치를 원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다이슨은 국내에서 대우전자 서비스와 유베이스 서비스 등의 전문업체를 통해 전국으로 AS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대형 가전자와 같은 촘촘한 지원과 대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국내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불편/불만 없는 사후 대응이 가능하길 기대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