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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화웨이 보이콧 움직임.. 해법은 기술력?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통신장비) 기업 화웨이(Huawei)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고위 임원 기소, 특정 국가의 보이콧, 악화되는 여론 등 화웨이에 대한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화웨이 로고

당장 화웨이에게 가장 큰 위협은 미국 정부의 압박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 달 28일 멍완저우 화웨이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를 국제 긴급 경제권법 위반, 국제 송금 사기, 대 이란제재 위반, 미국 이통사의 기술을 훔친 혐의 등 총 23건의 혐의를 토대로 기소했다. 멍 부사장은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런정페이의 장녀로 화웨이를 물려받을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캐나다에 사업차 방문했다가 구금되어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되었다.

화웨이에 대한 보이콧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화웨이의 장비를 이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고, 이에 호주, 뉴질랜드 등이 자사 이동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관공서와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화웨이 보이콧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화웨이에 대한 여론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폴란드 등에선 전직 화웨이 직원이 간첩 혐의로 기소되었고, 국내에서도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를 두고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망에 불신감을 보내는 사용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화웨이

나날이 증가하는 화웨이의 영향력.. 비결은 기술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5G 시장에서 화웨이의 영향력은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5G 장비를 이동통신사의 주문에 맞춰 실제로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현재 화웨이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현재까지 약 30건의 5G 장비 공급계약을 맺었고, 2만 5000여개의 기지국 장비를 전 세계에 판매했다. 생산된 기지국 장비 가운데 절반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꾀하는 국내 업체들에게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력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달 24일 더 적은 5G 네트워크 기지국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는 5G용 핵심 부품인 '텐강'을 공개했다. 텐강은 5G 기지국의 핵심 칩셋으로, 기존 칩셋보다 데이터 처리용량이 2.5배 늘어났고, 최신 알고리즘을 활용해 하나의 칩셋으로 64개의 채널을 관리할 수 있다. 전력 증폭기와 안테나 배열을 1개의 소형 안테나로 통합할 수 있고, 200Mhz대의 넓은 대역폭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동통신사는 기존보다 50% 작고 23% 가벼우며, 전력 소비량은 21% 줄어든 소형 기지국을 설치할 수 있어 유지 관리비까지 절감할 수 있다. 화웨이는 오는 2월 말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 행사에서 해당 칩셋과 칩셋을 활용한 기지국을 전시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술력 때문에 관의 보이콧과 달리 민간 이동통신사는 화웨이를 채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의 이동통신사들은 화웨이 장비를 적극 활용해 차세대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화웨이는 브리티시 텔레콤, 보다폰 등 영국 주요 이통사 4곳과 5G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스페인 텔레포니카, 포르투갈 알티스 등과도 협력해 5G 상용화를 위한 협력 및 네트워크 장비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화웨이 5G 고객 자택용 설치 장치<화웨이의 5G 장비>

한편, 미국 내에서도 무작정 화웨이를 보이콧하면 5G 구축 경쟁에서 밀려 미국의 이동통신 사업이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전 크로퍼드 하버드 법대 교수는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타사 대비 20~30% 이상 저렴하고 성능도 더 좋은 상태에서 미국이 나서 이를 일방적으로 못 사게 막는 것은 미국에 대한 충성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보이콧에 따른 후속 대책 없이 무작정 화웨이를 막으면 미국의 네트워크 환경이 더욱 낙후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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