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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된 기술로 '더 작게, 더 가볍게', 제조사 다운사이징에 주력

이문규

[IT동아]

제조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 들어 각 제조 분야에 '다운사이징(Down-sizing)' 바람이 불고 있다. 다운사이징은 사물의 소형화 또는 규모의 축소를 말하는데, 최근에는 단순히 축소의 개념을 넘어, 좀더 폭 넓은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그저 제품 크기를 줄이는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제품의 기능과 효율은 높이면서 제품 크기 또는 무게를 줄이는 방식을 취한다. 이는 주로 최첨단 기술 집약 산업인 IT, 자동차, 카메라, 오디오 제품 등에서 발견된다. 성공적인 다운사이징을 위해서는 제품의 고유 기능을 유지하면서, 핵심 부품을 축소할 수 있는 진보적인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모터 소형화로 무게 균형과 가벼움 잡은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일반적으로 헤어 드라이어의 모터는 제품 본체에 들어간다. 때문에 제품 부피가 크고 무게도 무거울 수 밖에 없어, 오래 사용하면 손목과 팔에 통증이 느껴곤 한다. 모발을 건조하거나 스타일링할 때, 본체 필터 구멍으로 자칫 모발이 빨려 들어갈 수도 있다.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영국의 기술기업 다이슨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를 개발했다. 슈퍼소닉은 모터가 손잡이에 달린 현존 유일한 헤어 드라이어이며, 다이슨의 핵심 기술을 소형 제품에 집약한 결과다.

다이슨은 진공청소기에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여기서 비롯된 기술적 도약은 무선 기술이었고, 이를 위해 모터 효율을 개선해야 했다. 선풍기, 공기청정기 등에 적용한 에어플로우와 모터 기술을 작게 패키지화한 것으로, 핵심은 다이슨 디지털 모터 'V9'이다.

모털 개발에만 3년이 걸렸다. 슈퍼소닉 프로젝트의 연구개발 기간은 총 4년이지만, 1999년부터 자석 스위치로 모터를 돌리는 디지털 모터를 꾸준히 연구했다. 이에 투자한 비용만 1억 7천만 파운드(한화 약 2,500억)에 달한다. 디지털 모터는 회전수를 높이고 크기를 줄일 수 있으며, 풍량이나 속도도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V9은 디지털 모터를 소형화한 것인데, 이 덕분에 손잡이에 들어갈 정도로 크기를 줄일 수 있었다. 이로써 헤어 드라이어의 헤드 부분을 비울 수 있었고, 그 공간에 다이슨의 '에어멀티플라이어' 기술을 적용했다. 이후 V9 모터의 강점을 활용한 또 다른 헤어 스타일링 제품인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도 개발, 출시했다.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

앰프 공간을 줄인 뱅앤올룹슨 '디지털 앰프 아이스파워(ICE Power)', 노트북용 사운드 개혁 주도

음악 애호가들이 꼽는 훌륭한 리스닝 룸으로 자동차 실내가 있다. 차내 전후방에 배치된 스테레오 스피커와 함께, 창문을 닫으면 완전히 밀폐되어 소리가 바깥으로 새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고급 승용차의 경우 아예 제품 제조 시 고가의 카오디오 시스템을 기본으로 탑재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런 사운드 개혁이 노트북에서도 일어나고 있는데, 뱅앤올룹슨의 디지털 앰프 '아이스파워(ICE Power)가 그것이다. 뱅앤올룹슨은 지난 45~50년간 아름다운 디자인을 위해 앰프 축소 등 새로운 음향 기술을 개발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디지털 앰프 아이스파워다.

뱅앤올룹슨 베오랩 18

이 앰프는 뱅앤올룹슨 제품 특유의 얇고 좁은 스피커에 앰프 공간을 줄이면서 강력한 앰프 출력을 발휘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손바닥만 한 크기로 수백 와트 이상의 출력을 자랑하고, 과열을 방지해 냉각에 필요한 전력을 줄여 효율성을 높인다. 또한, 고효율 스위칭 전원부를 탑재해 소비전력이 낮음에도 에너지 효율이 90%에 달한다.

세계 최초의 펜슬 형태의 라우드 스피커 '베오랩 8002'는 디지털앰프 아이스파워를 탑재해, 라우드 스피커임에도 불구하고 제품 크기가 작고 슬림한 디자인을 유지했다.

에이수스 노트북 NX90

에이수스 N 시리즈 노트북(N43, N53, N73, NX90)의 스피커는 뱅앤올룹슨 수석 디자이너인 데이빗 루이스가 제품 디자인부터 직접 참여했고, 뱅앤올룹슨의 아이스파워 외에 에이수스와 공동 개발한 소닉마스터 사운드 기술도 탑재해, 노트북 사운드의 태생적, 구성적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고성능 플라스틱의 잠재력에 집중한 랑세스의 '듀레탄(Durethan)', 자동차 연비 효율 높이는데 일조

자동차 연비를 조금이라도 향상시키려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는 가벼운 차를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 차량 무게를 10% 줄이면 연비는 약 3%, 가속 성능은 약 8%가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엔진 다운사이징은 물론, 차량 무게를 줄이는 방안도 활발히 모색 중인데, 랑세스가 개발한 '고성능 플라스틱'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각광 받는 신소재 중 하나다.

랑세스 유리섬유 강화 폴리아미드 듀레탄으로 제조된 스코다 옥타비아의 프론트엔드

랑세스의 고성능 플라스틱은 드론에서부터 자동차 부품까지 무게 경량화를 위해 쓰이며, 금속을 대체하는 경량화 소재로 개발되어 자동차의 엔진룸, 프런트엔드, 루프 구조물, 브레이크 페달, 오일 팬 등에 들어가 금속 대비 최대 50% 가량 무게 절감을 실현했다.

사출 성형이 용이하고 가볍고, 뛰어난 강성과 내열성, 내구성을 지녀 스마트폰, 노트북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 산업에도 고성능 플라스틱을 활용한 경량 솔루션을 제공해, 드론 프로펠러 및 본체와 랜딩기어에 적용함으로써 체공 시간을 연장하고 진동과 소음 감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일반 범용 플라스틱에 비해 안전강도와 내열성, 굴곡 탄성률 등이 우수해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랑세스는 플라스틱과 금속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기술을 신형 아우디 A8 자동차의 프론트엔드 모듈에 적용했는데, 이전 알루미늄 제품보다 무게를 약 20% 줄이는데 성공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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