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DONGA

[리뷰] 어느 공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상업용 프로젝터, 엡손 EV-100

이상우

[IT동아 이상우 기자] 보통 빔 프로젝터는 영화를 감상하거나 회의실에서 한 화면을 여러 사람이 함께 보는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단순히 화면을 대체하는 용도 외에도 쓰임새가 다양하다. 미디어 파사드 같은 예술에도 쓰이고, 조형물에 프로젝터로 영상을 쏴 표면을 입히는 프로젝션 매핑 등을 이용해 전시품을 만들기도 한다. 만약 플래그십 스토어라면 출시 예정인 상품을 소개할 때, 실제 제품을 가져다 놓지 않고도, 목업 위에 빔을 쏴 디자인을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엡손 EV-100은 이같은 전시미술 혹은 상업용으로 사용하기 좋은 빔 프로젝터다. 우선 외형을 보면 마치 만화 '간츠'에 등장하는 Z건이 떠오른다. 우리가 생각하는 프로젝터의 일반적인 외형은 직사각형 모양에 전면에 렌즈가 부착된 디자인으로, 이를 바닥이나 천장에 설치해 사용한다.

엡손 EV-100

이와 달리 엡손 EV-100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원통형으로 된 본체(메인유닛)다. 앞서 언급한 일반 프로젝터와 달리, 마치 무대에 설치된 스포트라이트 같은 느낌을 준다. 본체와 전원부(마운트 유닛)는 구형관절(볼헤드) 구조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본체를 상하 180도, 좌우 360도로 회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시 및 상업용으로 사용하는 프로젝터의 경우 다양한 각도에서 영상을 쏘는 경우가 많다. 일반 프로젝터의 경우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 적이며, 회전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엡손 EV-100은 마운트 유닛은 천장에 그대로 고정돼 있고, 빛이 나오는 메인 유닛을 여러 각도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설치 후 원하는 방향으로 돌려 사용할 수 있다.

구형 관절로 설치 후 상하/좌우 회전이 자유롭다

사실 빔 프로젝터로는 아주 독특한 디자인이지만, 천장에 설치할 경우 크게 어색하지 않으며, 특히 기존에 설치했던 스포트라이트와 아주 잘 어울린다. 보통 특정 상품이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에는 전시물을 강조하기 위해 상단이나 하단에 스포트라이트를 설치하기 마련인데, 엡손 EV-100은 마치 스포트라이트와 같은 원통형 디자인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인테리어의 일체감을 준다.

원통형의 독특한 디자인

풍부한 광량과 명암비 역시 마음에 든다. 광량은 2,000루멘으로 직사광선이 드는 곳이나 한낮의 야외에서는 부족하지만, 실내에서 사용하기에는 충분하다. 흰 벽에다 직접 영상을 비추면 마치 포스터나 사진을 붙인 듯한 느낌을 준다. 색감 역시 탁하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을 정도다.

밝기와 명암비가 우수하다

명암비는 250만:1로 밝기 단계를 아주 잘 표현한다. 보통 광량이 풍부한 프로젝터의 경우 좋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명암비가 100만:1 정도면 우수하다고 하지만, 이 제품은 이보다 2.5배 정도 더 세부적인 묘사가 가능하다. 그만큼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더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화면 밝기를 기본 설정된 값보다 더 낮춘다면 이러한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특히 자연스러운 어두운 색을 만들 수 있다.

일반 프로젝터와는 다르게 오버레이 기능이라는 것도 있다. 오버레이 기능을 쉽게 설명하자면, 창문에 붙이는 스티커다. 우리가 창문에 스티커를 붙이고 창밖을 보면, 창밖의 풍경 위에 스티커가 겹쳐진 상태로 보인다. 엡손 EV-100의 스포트라이트 기능은 이처럼 영사 중인 화면에 일종의 필터를 덧씌우는 기능이다. 원형, 사각형 등의 필터를 기본 제공해, 원래 화면에서 일부분만을 잘라내 보여주는 것이 가능하며, 이를 이용해 여러 효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구형의 흰색 조형물에 지구 모양을 원형으로 잘라서 영사할 경우 구체 표면을 마치 지구 표면 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흰색 조형물에 패턴을 입히는 프로젝션 매핑

사용자가 지정한 필터를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액자모양의 필터를 만들고, PC에서 사진 파일을 열어 오버레이 기능을 사용할 경우 마치 액자에 사진을 넣어 걸어 놓은 느낌이 든다. 또, 이 사용자 정의 필터는 회사의 로고나 특정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오버레이 기능을 사용할 경우, 높은 명암비를 이용해 검은색 배경이 거의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어둡게 표시되는 만큼, 전시 효과를 더 극대화 할 수도 있다.

오버레이 기능으로 일반 사진에 미리 설정해둔 필터를 추가했다

화면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 즉 PC 같은 소스기기를 연결하지 않고도 이 오버레이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검은 바탕에 하얀 원이 있는 오버레이를 사용할 경우 마치 스포트라이트처럼 특정 대상을 강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벽에 걸린 실제 사진 위에 액자 모양의 오버레이를 덧씌워 프레임을 넣은 듯한 효과를 낼 수도 있으며, 불투명한 스크린(얇은 천 등) 뒷면에서 영상을 쏴서 공연 등을 할 때 배경으로 사용해도 된다.

오버레이 기능을 잘 이용하면 EV-100을 스포트라이트 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미디어 파사드에 어울리는 기능도 있다. 두 대 이상의 EV-100을 사용할 경우 영상이 겹치는 끝부분을 합쳐, 하나의 거대한 화면을 만들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스케쥴을 설정하면 날짜에 따라서 미리 지정한 사진이나 영상이 자동으로 나오게 할 수도 있다.

사용법 역시 상대적으로 쉽다. 우선 키스톤 설정은 수평/수직으로 맞추는 기능 외에도 사각형의 각 꼭지점을 잡고 키스톤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빠르고 정확한 작업이 가능하다. 광학줌 및 디지털 줌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영상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것도 가능하며, 이러한 작업은 리모컨으로 쉽게 할 수 있다.

키스톤 설정

제품에 자체적인 스피커는 없으며, 오디오 출력 단자가 있어, 스피커와 직접 연결해야 소리를 낼 수 있다. 해상도는 약 HD급으로 우리가 영상 감상용으로 사용하는 프로젝터보다 낮은 편이다. 하지만 제품 용도를 생각하면 충분한 수준이다. 만약 홈씨어터용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이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해상도가 높은 제품이 많으니 굳이 엡손 EV-100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이 제품의 가장 큰 강점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매장이나 전시장을 그럴듯하게 꾸밀 수 있다는 점이다. 어도비 포토샵이나 프리미어 프로 같은 소프트웨어를 조금만 다룰 줄 안다면 나름의 전문 작업 중 하나인 프로젝션 매핑을 쉽게 할 수 있다. 또, 전문가라면 기존의 작업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존보다 한 층 더 발전한 작품을 만드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