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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번거로운 튀김 요리도 전문가 처럼,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HD9743/45

이상우

[IT동아 이상우 기자]

튀김은 맛있다. 오죽했으면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말까지 있겠는가.

세상에는 다양한 조리 방법이 존재한다. 날것으로 먹는 것부터 시작해 삶고, 찌고, 볶고, 굽는 것은 물론, 요리와 과학을 접목한 분자요리법까지 셀 수도 없이 많은 방법이 있다. 하지만 튀김 만큼 후각과 촉각(식감), 그리고 노릇한 색으로 우리를 자극하는 조리법은 없다. 170~180도 정도의 뜨거운 기름을 이용해 순식간에 재료의 수분을 날려버리고 바삭한 식감을 만든다. 특히 재료에서 흘러나온 아미노산과 당분이 170~180도의 열과 반응해(마이야르 반응) 만드는 감칠맛은 그 어떤 감탄사를 붙여도 아깝지 않다. 삶거나 찌는 정도의 온도로(100도)는 이러한 감칠맛을 만들 수 없는 만큼 무쇠 팬을 달궈 굽거나 뜨거운 기름에 튀기는 것이 재료의 숨은 맛을 찾아내는 조리법이라 할 수 있다.

튀김은 재료의 숨은 맛을 살려내는 조리 방법이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튀김 요리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튀김옷을 만들다가 주방이 밀가루 범벅이 되기도 하고, 여기저기 튄 기름은 바로 닦지 않으면 노랗게 말라붙어버린다. 맛은 있지만, 먹고 나면 내 심혈관에 죄스러운 마음도 든다.

'에어 프라이어'는 이러한 걱정을 덜어주는 가전 제품이다. 에어프라이어와 오븐은 비슷한 면이 있지만, 작동하는 매커니즘에서 차이가 있다. 오븐의 경우 주로 복사열로 음식을 조리하는 반면, 에어 프라이어는 대류열을 이용한다. 기름 대신 뜨거운 바람을 내뿜고, 이를 이용해 튀김처럼 재료의 수분을 증발시킨다. 재료 자체의 기름(혹은 약간의 추가 기름)을 이용해 조리하는 만큼 튀김보다 열량이 낮다. 필립스가 이러한 제품을 처음 개발한 이후, 오늘날 여러 기업이 기능이나 용량을 더해가며 제품군을 발전시키고 있다. 애어 프라이어의 원조인 필립스가 새롭게 출시한 HD9743/45 역시 기존 제품의 기능과 성능을 한 층 더 발전시킨 제품이다.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HD9743/45

전체적인 외형은 기본적인 에어프라이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단에는 재료를 넣는 통(바스켓)이 있고, 상단에는 각종 조작 메뉴가 있다. 온도나 작동 상태 등은 디지털로 표시된다. 전면에 있는 다이얼을 눌러 조리 시간이나 온도를 설정할 수 있고, 다이얼을 눌러 조리를 시작한다.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HD9743/45

바스켓의 바닥은 2중 구조로 돼 있다. 내부에서 공기가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회오리 모양의 구조로 돼 있으며, 2중 구조를 통해 바닥에 고인 기름이 튀어오르는 것을 막아준다. 이전 세대 제품의 경우 삼겹살 처럼 기름이 많은 재료를 조리할 경우 기름이 상단에 있는 열선에 튀어 연기가 심하게 났지만, HD9743/45 모델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일이 적다.

바스켓 바닥은 열이 순환하면서 기름이 튀지 않도록 설계했다

바스켓의 손잡이는 탈부착이 가능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사용이 끝나면 손잡이를 분리해 식기 세척기에 넣는 것도 가능하다. 바스켓에 장착하는 트레이(그릴) 역시 분리할 수 있어 조리하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며, 조리가 끝나고 세척할 때도 용이하다.

트레이를 교체해 구이, 튀김 등 조리 목적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조리 방식은 크게 굽기, 튀기기, 제빵, 로스팅(오븐 방식으로 굽기) 등으로 나뉘며 이 역시 전면의 버튼을 눌러 선택할 수 있다. 사실 어떤 기능이 있는지, 혹은 성능은 어떤지는 명 만으로는 공감하기 어렵다. 때문에 몇 가지 음식을 만들며 얼마나 효율성이 있는지 살펴보자.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HD9743/45

가장 먼저 해본 요리는 호텔 조식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구운 채소다. 애호박, 파프리카, 양송이, 토마토, 아스파라거스 등을 적당한 크기로 자른 뒤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소금과 후추만으로 간단하게 간을 맞춰 180도/15분으로 조리했다. 이 상태에서는 채소의 달큰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느낌이지만, 표면에 예쁜 갈색이 나타나지 않아 5분 정도 추가로 조리했다. 표면은 갈색으로 변했고, 생으로 먹었을 때보다 단맛이 더 강해졌으며,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먹기도 편하다. 무엇보다 조리 과정에서 연기나 타는 냄새가 나지 않아서 만족스럽다.

다양한 채소에 올리브유와 소금 그리고 후추 등을 뿌려 굽기만 하면 된다

이미 했던 요리를 데우는 것은 어떨까?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남은 치킨 같은 튀김요리를 냉장/냉동 보관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를 다시 데우기 위해 후라이팬에 굽는다면 이전 같은 바삭함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다시 튀기자니 기름을 두 배로 쓰는 느낌이 들어 부담스럽다. 이 때 에어프라이를 사용해보자. 필자의 경우 냉장보관하던 하루 지난 치킨을 다시 180도/10분으로 다시 데웠다.

냉장보관해 눅눅해진 치킨도 다시 바삭하게 먹을 수 있다

생고기를 직접 조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선 공간이 넉넉해 6호닭(600그램 내외) 한 마리는 겹치지 않게 바스켓에 넣을 수 있으며, 마음만 막으면 8호닭(800그램 내외)도 충분히 넣을 수 있다. 특히 겹치지 않는 만큼, 조리 중간에 뒤집어줄 필요도 없다. 필자는 6호닭 한 마리에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 등을 뿌리고 180도로 35분간 조리했다. 처음 20분에 꺼냈을 때는 이미 속까지 익은 상태였지만, 표면이 노릇하지 않았다. 다시 15분을 가동하고 꺼내니 겉이 마치 반죽 없이 튀긴 닭처럼 바삭하고 노릇해졌으며, 속은 촉촉한 상태로 익었다. 별도의 조리 기술이나 특별한 재료가 없더라도 충분히 맛있는 닭튀김이 된 셈이다. 특히 올리브유는 발화점이 낮아 직접 튀김용으로 가열해 사용할 수 없지만,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조리할 때는 닭에 뿌려 충분히 좋은 향을 더할 수 있다.

반죽이나 가루 없이 생 닭만으로 바삭한 튀김이 된다

사용 하며 겪은 몇 가지 팁을 들자면, 우선 작동 중에는 제품 뒤로 뜨거운 바람이 계속 나오니 뒤에 어느 정도 공간을 두는 것이 좋다. 바스켓 바닥이 2중구조로 돼 있어 바닥에서 튀는 기름은 막을 수 있는 반면, 재료 자체에서 튄 기름이 열선에 닿으면 연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고기를 굽는다면 처음 20분 정도는 바스켓 뚜껑을 닫고 조리하고, 나머지 조리 시간(10~15분)은 뚜껑을 열어 열풍을 직접 쏘이게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연기와 냄새는 덜 나고, 겉이 바싹하게 익어 식감과 맛을 모두 살릴 수 있다.

제품 가격은 32만 9,000원으로 일반 가전과 비교해 조금 비싼 느낌이 든다. 하지만, 맛있는 구이와 튀김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점, 주방에 기름이 튀지 않고도 바삭한 요리를 할 수 있는 점, 요리 후 세척이 간편한 점 등 돈을 쓴 만큼 충분히 만족스러운 제품이 될 것이다.

필립스 에어프라이어 HD9743/45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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