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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문턱 낮춘 분신술 공유기, 넷기어 오르비 마이크로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작년에 첫 출시된 넷기어의 오르비(Orbi) 시리즈는 상당히 인상적인 공유기였다. 공유기의 구성을 본체인 라우터와 분신인 새틀라이트로 나눈 후, 이를 각각 다른 장소에 배치하여 와이파이의 커버리지를 넓히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복수의 공유기를 조합해 커버리지를 넓힐 수 있는 제품이 있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부가기능의 일종이었다. 반면, 오르비 시리즈는 이러한 ‘분신술’이 정체성 그 자체라는 점이 다르다. 이러한 오르비의 콘셉트가 제법 호평을 받았는지 오르비의 기능 강화 모델인 '오르비 프로'도 출시된 상태다.

다만, 기존 오르비 시리즈를 누구에게나 추천하기는 다소 망설여졌는데, 일단 상당히 고가라는 점이 걸렸다. 라우터와 새틀라이트 각각 1개씩으로 구성된 원조 오르비(RBK50)는 약 60만원, 오르비 프로(SRK60)은 약 8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라우터와 새틀라이트의 덩치가 상당하다는 점 역시 경우에 따라서는 단점이 될 수 있었다.

넷기어 오르비 마이크로

넷기어에서 이런 소비자들의 요청을 확인했는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아담한 오르비를 새로 출시했다. 이번에 소개할 오르비 마이크로(Orbi Micro, RBK20)가 그 주인공이다. 성능은 약간 낮아졌지만 그 이상으로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는 오르비 마이크로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작아진 크기, 조정된 기능

넷기어 오르비 마이크로 기본 패키지는 라우터와 새틀라이트 각 1개, 그리고 전원 어댑터 및 랜 케이블로 구성되었다. 구성 자체는 기존 오르비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라우터와 새틀라이트의 크기가 확연하게 작아진 것이 눈에 띈다. 일반 오르비의 가로 길이가 170.3mm, 높이가 225.8mm인 반면, 오르비 마이크로의 가로 길이는 142mm, 높이는 167mm다. 당연히 공간 활용성이 훨씬 좋아졌다.

오르비 마이크로와 오르비 프로의 크기 비교

다만 크기가 작아진 탓에 축소된 기능도 있다. 우선 프린터 공유용 USB 포트가 없어졌고 유선랜 포트의 수도 절반으로 줄었다. 라우터와 새틀라이트 후면을 살펴보면 일반 오르비는 각각 4개씩의 유선랜 포트를 탑재하고 있어 라우터에 최대 3대, 새틀라이트에 최대 4대의 유선 단말기(PC 등)을 연결할 수 있었다.

제품 후면

반면 오르비 마이크로는 각각 2개씩의 유선랜 포트만 갖추고 있어 라우터에 최대 1대, 새틀라이트에 최대 2대까지의 유선 단말기만 연결할 수 있다. 요즘은 유선보다는 무선 연결을 더 많이 쓰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도 유선 기기를 많이 쓰는 환경이라면 구매 전에 잘 생각해 보자. 물론 모든 포트가 기가비트(1Gbps)를 지원하여 기가인터넷을 쓰는데 문제가 없다는 점은 동일하다.

AC2200 수준의 강력한 무선 성능

무선 성능의 경우, 4개의 내장형 안테나와 고출력 확장기를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다수의 사용자가 접속했을 때도 연결 품질의 저하를 최소화하는 MU-MIMO(Multi-User Multi Output) 기술, 그리고 사용자가 있는 방향을 파악해 그 쪽으로 무선 신호를 몰아주는 빔포밍+(Beamforming+) 기술을 탑재했다.

그리고 신형 공유기 답게 802.11ac 최신 와이파이 규격을 준수하며, 최대 400Mbps의 속도를 내는 2.4GHz 밴드, 최대 866Mbps의 속도를 내는 5.0GHz 밴드의 와이파이를 구현한다. 그리고 오르비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라우터와 새틀라이트 사이를 무선 연결하는 전용의 밴드를 따로 갖추고 있다는 점인데, 오르비 마이크로의 경우는 866(433+433)Mbps 대역폭의 전용 5GHz 밴드를 통해 라우터와 새틀라이트 사이에서 데이터를 교환한다.

오르비 마이크로의 무선 구성

따라서 양쪽 사이의 통신량이 늘어나더라도 공유기에 접속한 무선 기기들의 속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만약 라우터와 새틀라이트 사이의 무선 통신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유선으로 양쪽을 연결해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렇게 이용하면 오르비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인 편의성을 최대한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방법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오르비 마이크로가 처리할 수 있는 총 무선 대역폭은 AC2200에 이른다. 일반 오르비(AC3000)에 비해 라우터와 새틀라이트 사이의 대역폭이 절반으로(1733->866MHz) 줄어들기는 했지만, 가정이나 중소기업 수준의 환경에서 쓰기엔 충분한 사양이며, 시중에 팔리는 유무선 공유기 중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한다.

일반 공유기 2대를 쓸 때와의 차이점은?

위와 같은 설명을 들어보면 오르비 마이크로의 대략적인 특징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냥 차라리 일반 공유기 2개를 각각 다른 곳에 설치해서 이용해도 효과는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더라도 와이파이의 커버리지는 확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 각 공유기에 따로 유선 인터넷을 연결해 줘야 하니 회선 추가가 필요하며, 각 공유기별로 별도의 핫스팟을 생성하게 되므로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SSID를 전환해 줘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새틀라이트 수가 늘어나도 1개의 SSID로 이용 가능하다

반면 오르비 마이크로의 경우에는 각 라우터와 새틀라이트 사이를 그물망처럼 연결해 자연스러운 와이파이 로밍을 구현하는 기술을 통해 몇 개의 새틀라이트를 쓰더라도 SSID 1개로 이용이 가능하다. 장소를 이동하더라도 꾸준히 접속이 이어지므로 기존 SSID를 끊고 해당 지역의 SSID로 재접속 해 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덕분에 편의성이 높고 안정적인 접속 품질도 기대할 수 있다.

초기 설정, 모바일 앱 이용하면 더욱 수월해

그렇다면 실제 성능은 어떨까? 우선 오르비 마이크로의 라우터에 전원과 유선 인터넷을 연결한 후, 초기 설정을 시작하자. 일반적으로 공유기의 초기 설정은 연결된 PC의 웹 브라우저에서 해당 공유기의 IP를 입력해 설정 메뉴로 접근해 이루어진다. 오르비 마이크로 역시 같은 방법으로 초기 설정을 할 수 있지만, 이밖에도 스마트폰용 모바일 앱을 이용하면 좀 더 편하게 초기 설정을 할 수 있다.

오르비 모바일 앱을 이용한 초기 설정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다운로드 가능한 오르비(orbi) 앱을 설치하고 실행하면 공유기의 감지 및 인터넷 연결, 암호 설정 및 새틀라이트 추가 등의 작업을 화면의 메시지에 따라 손쉽게 할 수 있다. 공유기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에게도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만족스런 와이파이 성능, 이층집 한 채 정도는 거뜬

약 100 제곱미터(약 30평) 남짓의 이층집의 1층에 라우터를, 그리고 2층에 새틀라이트를 설치한 후 집 곳곳을 돌아다니며 최대 433Mbps급 무선랜을 탑재한 노트북으로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봤다.

2층에 오르비 프로의 새틀라이트를 설치했다

테스트 결과, 1층에서의 인터넷 속도는 다운로드 300~400Mbps 남짓, 업로드 200~300Mbps 사이로 빠른 통신이 가능했으며, 2층의 경우 역시 다운로드 220~300Mbps, 업로드 150~180Mbps 정도로 원활한 수준이었다. 제조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최대 250 제곱미터(약 75평)의 공간을 커버할 수 있다고 하는데, 테스트 결과만 봐선 과장광고는 아닌 듯 하다. 1층과 2층을 오가며 속도를 측정하는 동안 끊김이나 급격한 속도 변화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던 점도 인상적이다.

기존 제품의 가격 부담스러웠던 중소기업에서 관심 가질 만

넷기어 오르비 시리즈는 한 대의 라우터와 복수의 새틀라이트를 조합, 하나의 인터넷 회선 및 SSID로 최대한의 커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다만 성능 면에서는 만족스러운 반면, 가격이 부담스러운 편이었다. 어지간히 규모의 기업이 아니고선 인터넷 공유기 한 세트를 사는데 60~80만원을 투자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르비 마이크로는 위와 같은 기존 제품의 부담을 상당수 던 제품이다. 이전에 나온 오르비 시리즈의 절반 정도 가격인 30만원에 라우터 + 새틀라이트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으며, 대당 16만원 정도의 새틀라이트 단품(RBS20)을 추가 구매해 커버리지를 더 확장할 수도 있다. 물론 기존 오르비나 오르비 프로에 비해 약간 성능이 하향되긴 했지만 SOHO나 중소기업에서 이용하기엔 충분한 수준이다. 오르비 시리즈를 도입하고 싶었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워 접근하지 못했던 기업 담당자라면 오르비 마이크로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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