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바로 알기] 2부: 400kWh 넘으면 요금폭탄? 누진제 이모저모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연일 폭염이다. 8월 8일 기준, 최저 기온 25도 이상인 무더운 밤, 열대야는 서울 18일, 광주와 대전 19일, 여수 21일 연속 기록 중이다. 연일 기록되는 폭염은 2018년의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기상관측소 95곳 중 57곳(60%)이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치웠고, 폭염이 절정에 이른 지난 1일에는 28곳에서 최고기온 신기록을 세웠다. 당일 강원도 홍천은 기상 관측 이후 최고기온인 41도를 기록하며 1942년 대구 40도의 기록을 76년만에 경신하기도 했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냉방 기기 사용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냉방 기기 사용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지속되는 더위에 전기요금 부담도 늘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더위에 에어컨 전원을 누르며 ‘전기요금은 얼마나 나오려나’라는 걱정이 뒤따른다. 대다수 일반인은 에어컨을 많이 켜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전기요금 폭탄 걱정은 기우일 수 있다. 우리집 가전 제품을 바로 알고, 한달 사용하는 전력량을 파악하면, 전기요금은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이에 IT동아는 ‘[전기요금 바로 알기]’ 기획을 통해 전기요금에 대한 오해를 풀고, 걱정을 덜어 주고자 한다.

200kWh마다 부담 2~3배? 전기요금 누진제란?

단순히 쓰는 만큼만 전기요금을 더 낸다면 그나마 덜 억울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가정용 전력에 적용되는 전기요금 누진제라는 제도가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 혹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추가 건립을 억제하기 위해 이런 전기요금 누진제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훨씬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산업용 전기는 놔두고 가정용 전기에만 적용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논쟁이 분분하긴 하지만 아무튼 지금 당장 이를 피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행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출처=한전)
현행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출처=한전)

현행 전기요금 누진제 하에서 한 달에 200kWh 이하의 전력을 쓴다면 kWh당 93.3원이 부과되어 그리 부담이 없지만, 누적 사용량이 200kWh를 넘어선 구간부터는 약 2배인 kWh당 187.9원, 400kWh 이후부터는 약 3배인 wWh당 280.6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그리고 전력 소모량과 상관 없이 부가되는 기본 요금 역시 910원(200kWh 이하)에서 1,600원(400kWh 이하), 그리고 7,300원(400kWh 초과)으로 높아진다.

400kWh 넘는다고 곧장 총요금이 3배로 오르지는 않아

우리나라 4인 가구의 평균 전력 소비량은 월 350kWh 정도인데, 여름철에는 여기에 더해 100kWh 정도의 소비량이 추가될 수 있다. 한 집에서 에어컨을 어느정도 구동하려면 월 450kWh는 써야 한다는 뜻인데, 이렇게 하면 (450 x 280.6) + 7300 = 11만 9,540원(부가가치세 등 제외)의 요금이 나오게 되는 것일까? 이게 사실이라면 면 진짜 '요금 폭탄' 수준이 맞다.

그런데 실은 그렇지 않다. 누진제 구간이 최고 단계에 진입했다 하여 그 달에 이용한 모든 전력에 대해 최고 수준의 누진제가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낮은 단계부터 200kWh 구간씩 각기 다른 kWh당 요금이 적용된다. 따라서 월 450kWh를 이용할 경우, 부과되는 전기 요금은 (200 x 93.3) + (200 x 187.9) + (50 x 280.6) + 7300 = 7만 7,570원이다(부가가치세 등 제외). 누진제 구간을 1kWh만 넘는다고 하여 갑자기 요금 폭탄이 쏟아지는 것은 아니므로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올 여름 정부에서 쏜 월 2만원 어치 '한 턱'의 효과는?

그리고 지난 7일, 정부는 올해 7, 8월에 한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200kWh, 400kWh 였던 누진제 구간을 100kWh씩 올리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300kWh 까지는 93.3원, 300kWh 이상부터 187.9원 500kWh 이후부터 280.6원의 kWh당 요금이 적용되므로 가구당 19.5%의 전기요금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부는 발표한 바 있다.

올 7,8월 한정으로 적용되는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출처=동아닷컴)
올 7,8월 한정으로 적용되는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출처=동아닷컴)
< 올 7,8월 한정으로 적용되는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출처=동아닷컴)>

위 기준을 적용해 올 여름 월 450kWh를 이용한 가정의 전기요금을 계산해 보면 (300 x 93.3) + (150 x 187.9) + 1,600 = 5만 7,775원(부가가치세 등 제외)의 월 전기요금을 예상할 수 있다. 특히 3단계 누진제 구간이 500kWh로 높아져 상당수 가정에선 기존보다 낮은 kWh당 요금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가정에서 요금을 거두어야 하는 정부 및 한전 입장에선 그게 '한 턱'을 쏜 셈이지만, 월 2만원 정도의 요금 인하를 두고 각 가정에서 느끼는 체감 효과는 어느 정도가 될지 의견이 분분하다. 최대한 전기를 효율적으로 쓰면서 최대의 냉방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이용자들 스스로 고민 해 볼 필요가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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