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마존, 구글, MS... 미국 IT기업 줄줄이 시총 1조 달러 달성 예고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미국 IT기업의 대표주자인 애플은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시가총액이 우리돈으로 1000조 원(6월 5일 기준 9429억 달러. 약 1010조 원)을 넘겼다. 1조 달러(1071조 원) 달성도 코앞이다. 시총 1조 달러 클럽을 달성할 후보군은 애플 말고도 아마존, 구글(알파벳),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있다.

시총 1조 달러는 네덜란드, 스위스 등 일부 선진국의 연 국내 총생산(GDP)마저 넘어서는 수치다. 한국, 인도네시아 등 10위권에 턱걸이 하고 있는 국가의 GDP는 1조 5000억 달러 수준이며, 10위권 밖에 위치한 국가들의 연 GDP는 1조 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즉 시총 1조 달러란 소규모 국가의 경제력마저 뛰어넘은 초국가적 기업이 출현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사건인 셈이다.

현재 시가총액 순위는 2018년 6월 5일을 기준으로 애플이 선두를 지키고 있고 아마존(약 8080억 달러), 구글(약 7953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약 7811억 달러) 순이다. 과연 어떤 기업이 1조 달러의 고지를 최초로 밟을 수 있을까? 각 기업의 강점과 약점을 바탕으로 그 가능성을 점쳐보자.

워렌 버핏도 선택한 애플... 가장 유력한 1조 달러 후보

시총 1조 달러의 고지에 가장 가까운 기업은 역시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 5월 초 9450억 달러의 시총을 기록하며 정상에 거의 근접했다. 이날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애플 주식 7500만 주를 추가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애플 주가는 186달러까지 상승했다. 애플은 이와 함께 1000억 달러 규모의 자사 주식 재매입 계획을 발표해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애플
애플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원래 IT주를 기피하고 소비재, 금융 등에 장기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었다. IT주는 주가 변동이 심하고 시총에 거품이 끼었다는 게 그 이유다. 100년 넘게 사업을 이어온 IBM만이 유일하게 워렛 버핏이 투자하는 IT주였다.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2011년 100억 달러를 투자해 IBM 주식 6400만 주를 사들였고, 2016년 말에는 8100만주까지 보유량을 확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IBM 주식의 95%를 매각하고 대신 애플의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미국 증권거래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의 주식은 1억 6530만 주에 달한다. 투자의 귀재조차 100년 전통의 기업보다 애플이 훨씬 미래 전망이 밝다고 예측한 것이다.

애플의 가장 큰 강점은 누구도 흉내내지 못하는 모바일(스마트폰) 시장 장악력이다. iOS라는 모바일 운영체제와 아이폰이라는 히트 상품을 바탕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리서치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해 4분기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영업이익의 86%를 차지했다. 2위인 삼성전자는 5.6%에 불과했다. 애플, 삼성전자, 화웨이를 제외한 다른 기업은 스마트폰을 판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X
아이폰X

<애플의 최신 플래그십 휴대전화 모델인 '아이폰X', 출처 애플>

애플은 판매 중인 대부분의 제품이 마진이 매우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동통신사에 마케팅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 타사가 흉내낼 수 없는 스마트폰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프리미엄 제품인 아이폰X의 경우 마진율이 35%, 주력 제품인 아이폰8의 경우 19.1%에 달하는 등 제조업 마진율 평균인 5~1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부품 발주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슈퍼 을'이라는 점을 이용해 대규모 발주를 미끼로 부품 단가를 크게 낮췄고, 제품 생산을 외주로 맡겨 제조 공장 운영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애플의 또 다른 강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 가치와 이에 따른 높은 브랜드 충성도다. 브랜드 평가기관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애플은 2013년 코카콜라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브랜드에 오른 이래 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조사기관에 따라 아마존이나 구글에 밀려 2위로 밀려나는 경우가 가끔 있지만, 어디까지나 일부 결과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3위권으로 밀려나본 적이 없다.

애플의 이러한 브랜드 가치 약진은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가 추진한 애플의 명품화 전략에서 기인한다. 잡스는 애플 브랜드의 고급화와 사용자 경험 향상에 따른 브랜드 충성도 강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10년 넘게 차곡차곡 실행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의 오프라인 매장인 '애플스토어'다. 애플스토어는 단순히 애플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애플 제품에 대한 교육과 정보를 제공하고 애플 팬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 등을 개최함으로써 호평을 받았다. 팀 쿡이 이끄는 애플 역시 버버리 전 최고경영자를 주요 임원으로 영입하는 등 브랜드 가치 재고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
애플

애플은 뛰어난 제품 디자인, 사용자 중심의 제품 설계, 지속적인 업데이트 등으로 사용자들을 사로잡았다. 아이폰 사용자 10명 가운데 8명이 다음 스마트폰도 아이폰을 이용하겠다고 응답하는 등 지금도 확고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외국 기업의 무덤이라고 여겨지는 중국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해 두터운 사용자층을 확보한 점이 눈에 띈다.

막대한 현금 보유량도 눈에 띈다. 애플은 약 2500억 달러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영국과 캐나다의 외환보유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이며, 월마트의 시가총액과 대등한 수치다. 애플은 이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텍스처, 샤잠, 버바나 등 기업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겨지는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콘텐츠 시장 영향력 확보를 위해 넷플릭스를 인수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솔솔 흘러나올 정도다.

하지만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에 불안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애플의 가장 큰 약점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지나치게 B2C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캐시카우가 될 수 있는 B2B 영역에선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애플의 컴퓨터인 맥북을 일부 기업이 이용하는 것을 빼면 B2B 사업은 괴멸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째는 모바일에 이어 IT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여겨지는 ABC 영역(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도 경쟁사에 뒤쳐지고 있는 점이다.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 비서 서비스인 '시리'를 상용화했지만, 그 성능이 미흡해 구글, 아마존 등에게 선두주자 자리를 내주어야만 했다. 블록체인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선 존재감이 아예 없다. 현재 애플이 모바일의 뒤를 이을 새로운 먹거리로 여기고 있는 분야는 증강현실(AR)이다. 증강현실을 통한 쇼핑이나 새로운 컴퓨팅 경험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수익성도 확실치 않다.

월가의 트렌드 'BUY 아마존', 역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애플이 정상에 가장 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월가를 중심으로 아마존이 역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4월 투자회사 맥쿼리와 모네스크레스피하트는 아마존의 주가가 1년 내로 2100~2200 달러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종전 목표치보다 200~350 달러 정도를 높인 수치다. 이들의 예상이 현실화되면 아마존은 1년 내로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하게 된다. 애플의 시총이 계속 지금 수준에 머물면 약 6개월 내로 아마존이 애플을 앞지르고 시총 1조 달러 고지에 먼저 도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마존
아마존

지난 해 4분기부터 월가의 투자자들 사이에선 기회가 되는 대로 아마존 주식을 사는 것이 유행일 정도였다. 이른바 'BUY 아마존' 현상이다. 그만큼 아마존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아마존의 강점은 크게 두 가지다. 막강한 상품, 콘텐츠 유통력과 전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장악했다는 점이다. 아마존은 북미(미국, 캐나다) 온라인 상품, 콘텐츠 유통 시장을 장악했다. 빌 게이츠를 제치고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지속적인 최저가 전략으로 온오프라인의 경쟁자들을 몰아내고 사용자들을 아마존의 품으로 끌어들였다. 미국 전체 온라인 소비의 40%를 장악했고, 미국 가정의 54%가 아마존의 유료 회원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해 아마존이 제공하는 할인 혜택과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오죽하면 아마존이 당신의 사업영역에 진출했으니 이제 당신에게 남은 것은 망할 일뿐이다는 뜻을 담은 신조어 '아마존되다(To be amazoned)'까지 등장할 정도다. 실제로 토이저러스, 시어스, 메이시스 등 많은 미국의 온오프라인 매장이 아마존에 밀려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약 1억 2000만 명의 전 세계 가입자수를 확보하며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조차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을 앞세워 콘텐츠 유통에 진출하는 것을 두고 "아마존은 모든 영역에서 못하는 것이 없는 정말 두려운 회사다. 아마존의 목표는 월마트이지만 넷플릭스의 목표는 스타벅스다. 우리만의 특색있는 콘텐츠로 아마존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아마존은 유통 뿐만 아니라 IT 시장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을 앞세워 강한 영향력을 회두르고 있다. 제프 베조스의 지시로 2006년 등장한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제 기업 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요소가 되었다. 많은 기업과 스타트업이 자체 IT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인프라를 빌려와 서비스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러한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약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1위 업체다. 2, 3, 4위 업체의 점유율을 모두 합해도 아마존의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 삼성전자, LG전자, 넥슨, NC소프트, 블루홀 등 국내의 주요 IT 업체들도 아마존 클라우드 컴퓨팅의 주요 고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베조스가 지속적으로 최저가 전략과 유통 혁신을 추구할 수 있도록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마존의 다음 목표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유통 혁명이다. 각 가정마다 인공지능 비서를 배치한 후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음성 쇼핑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이 냉장고 속 식품의 재고를 확인한 후 특정 식품이 떨어지면 알아서 주문해주는 자동 쇼핑 기능까지 상용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반의 쇼핑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될 수록 사용자들의 아마존 의존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제프 베조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출처 제프 베조스 페이스북 계정>

아마존에도 불안한 점이 없잖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지속적인 마찰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를 겨냥한 트윗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아마존을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올 정도다. 둘의 악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는 자신에 대한 안 좋은 내용을 담은 기사를 쏟아내는 워싱턴 포스트와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베조스를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 아마존의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될 것이라고 공격했고, 이에 베조스는 '도널드를 우주로'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자신이 보유한 민간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우주선 발사 영상을 게재하는 식으로 응수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아마존의 주요 물품 배송 수단인 미국 우정청의 운송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고, 아마존이 다른 오프라인 매장을 파산하게 만드는 것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며 이를 바로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미 국방부가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는 것을 중단하고, 각 주 정부가 아마존의 부당한 사업, 노동 관행을 조사하라고 지시하는 등의 압력을 넣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 때문에 지난 3월 말 아마존의 주가는 200달러 가까이 추락하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불합리한 노동관행이다. 아마존은 최악의 근로 환경으로 유명한 회사다.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막대한 업무 강도로, 물류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저임금과 오랜 노동 시간으로 고통받고 있다. 또, 북미, 영국, 독일, 일본 등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제대로된 유통망을 갖추지 못한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다만 온라인 유통 기업 가운데 아마존만큼 많은 국가에서 영업을 진행하는 업체도 드문 것이 사실이다.)

인공지능 혁명의 주역 구글... 개인정보보호 이슈가 복병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 구글 역시 곧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할 유력한 후보다.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는 우리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다. 인공지능이 SF가 아닌 현실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뿐만 아니라 구글은 수 년 전부터 자율주행차를 연구해 현재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전 세계 인공지능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기업이라고 평가받을 정도다.

구글
구글

냉정하게 말해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는 회사 재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미래 시장 확보를 위한 R&D라고 평가하는 것이 옳다. 구글은 올해부터 인공지능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구글의 핵심 사업은 구글 검색과 유튜브를 이용한 인터넷 광고다. 과거에는 구글 검색이 주력이었으나, 이제는 전 세계 동영상 콘텐츠 시장을 장악한 유튜브가 주력이다. 중국 등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일부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사용자들이 구글 검색과 유튜브를 이용해 정보와 동영상을 찾고 있다. 전 세계 모바일 시장의 86%를 장악한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도 빼놓을 수 없다. 안드로이드 자체는 구글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하지만, 안드로이드에 선탑재된 구글의 앱과 서비스에서 막대한 영업 이익을 발생하고 있다. 구글 검색, 유튜브, 구글 플레이스토어 앱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죽하면 재주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넘고 돈은 구글이 챙긴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렇게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구글이지만, 비즈니스 모델에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광고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다. 구글은 인터넷, 모바일 광고로만 이익을 내고 있고, 다른 사업에선 영업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인터넷 광고 시장을 페이스북과 양분한 상황이라 아직까진 큰 문제가 되고 있진 않지만 시장 상황이 변하면 회사가 급격히 흔들릴 수도 있다. 경쟁자들이 다방면에 진출해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구글 홈
구글 홈

<구글 홈. 출처 구글>

구글 광고는 개인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광고라는 점에서 기존 광고와 차별화된다.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를 수집한 후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 취향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 광고를 보여줘 실제 구매율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유럽 등 전 세계 각국이 구글 등 IT 기업이 개인 정보를 마음껏 수집하는 것을 막는 제도를 신설하고 있다는 점이다. EU의 GDPR(일반정보보호규정) 등이 대표적이다. 아시아의 국가들도 구글 겨냥한 다양한 제도 신설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제도가 구글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월가에서도 현재 구글의 성장세가 많이 둔화되었으며, 네 기업 가운데 시총 1조 달러를 가장 늦게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말 없이 강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도 꾸준히 상승세

한때 한물간 공룡으로 여겨졌던 마이크로소프트도 지속적인 자기 혁신으로 새롭게 태어나 시총 1조 달러에 도전하고 있다. 윈도우 중심의 사업 구조를 버리고 클라우드와 리눅스(오픈소스)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전 세계 B2B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확보했다. 전통적인 캐시카우인 오피스의 영향력도 건재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재 핵심 비즈니스는 기업 구성원을 위한 비즈니스 도구 '오피스'다. SW형 오피스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서비스형 '오피스 365'까지 출시해 약 31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과거 오피스는 문서 작성도구로 여겨졌으나, 현재 오피스는 문서 작성뿐만 아니라 협업까지 도와주는 서비스로 발전했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오피스 없이 기업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고 여겨질 정도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도 호조를 그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마존에 이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마존과 유의미하게 경쟁하는 유일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많은 기업이 아마존의 대안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선택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리눅스를 비롯한 오픈소스에 대한 지원을 전사 차원으로 확대한 점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를 사랑합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리눅스와 오픈소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고, 얼마 전 개발자들끼리 리눅스와 오픈소스 코드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 깃허브를 75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로써 한때 리눅스와 오픈소스 진영의 가장 큰 적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둘의 가장 큰 후원자가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리눅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리눅스와 오픈소스가 메인프레임, 유닉스 등을 제치고 기업용 인프라 운영체제의 대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운용되는 가상머신도 대부분 리눅스와 오픈소스를 이용하고 있다. 즉, 리눅스와 오픈소스는 B2B 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한물 갔다고 여겨지는 윈도우조차 전 세계 컴퓨터 시장의 90%를 점유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든든한 캐시카우가 되어주고 있다. 모바일 시대가 열렸다곤 하지만 여전히 컴퓨터와 윈도우의 영향력은 건재하다. 이러한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고, 얼마 전 구글을 따라잡기에 이른다. 현재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며 전 세계 시총 3위 자리를 두고 겨루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B2B 시장에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지만, B2C 시장에서 점점 영향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점이 문제다. 한때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1위를 차지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시리즈는 소니의 플레이 스테이션과 닌텐도 스위치에 밀려 3위 사업자로 내려 앉았고, 태블릿 PC 및 노트북 브랜드인 서피스는 경쟁 제품인 애플 맥북 시리즈와 비교해 제대로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업 내에서 윈도우에 대한 비중을 줄이면서 신규 B2C 서비스 및 브랜드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시장의 대세인 모바일에서 영향력이 전무한 것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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