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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in IT] 인공지능 기업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로 사는 법

권명관

인공지능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이를 개발하는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글로벌 IT의 중심이라 불리던 실리콘밸리를 포함해 중국에서도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엔지니어에게 기존 연봉의 2~3배를 제공하는, '인재 쟁탈전'에 돌입했다. 암흑기라 불릴 정도로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했던 과거 일은 어느새 기억 속에서 잊혀질만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교과 과정에 코딩 교육 의무화를 논의하는 단계다.

AI 전문인력이란, 대게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학문적인 연구를 하는 리서치 인력을 많이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은 하드웨어 엔지니어다. 일반적으로 하드웨어 엔지니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납땜을 하고, 모터를 돌리는 등 '기계'를 만지는 엔지니어를 떠올리지만(물론 이 역시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하는 일 중 하나다), 요즘처럼 인공지능이 적용되지 않은 곳이 없는 세상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 역할은 그 이상이다.

모두의 이해를 돕고, 인공지능 기술을 만드는 회사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도록, 스켈터랩스 사내에서 시니어 하드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오혁님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스켈터랩스 오혁 하드웨어 엔지니어
< 스켈터랩스 오혁 하드웨어 엔지니어 >

하드웨어 엔지니어로서 주로 하고 있는 일은?

사용자가 실제로 만질 수 있는 기기, NVIDIA에서 생산하는 하드웨어 플랫폼과 운영체제(OS) 등을 막론하고,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실제 프로덕트로 구현하는 일을 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서포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더욱 더 심층적으로 인공지능을 연구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하드웨어의 발전 때문이다.

'구글I/O 2017'에서 차세대 인공지능 전용 칩 'TPU'를 발표하는 모습, 출처: 구글
< '구글I/O 2017'에서 차세대 인공지능 전용 칩 'TPU'를 발표하는 모습, 출처: 구글 >

예를 들어보자. 프로세서(CPU) 연산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고, 그래픽 프로세서(GPU)가 프로세서 역할을 일부 담당하고 있으며, 대용량 메모리, 인공지능 가속기 등 모든 면에서 하드웨어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드웨어가 없다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열심히 만들어도 실제 구현하기가 어렵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하드웨어 엔지니어로서 리서처 역할을 하고, 눈으로 보이는 하드웨어도 만든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과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일반적으로 하드웨어 엔지니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빛을 내거나, 모터를 돌리고, 부품을 조립하는 등 물리적인 제품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것을 컨트롤하기 위한 펌웨어, 미들웨어, OS, 디바이스 드라이버 등 소프트웨어가 돌아가기 바로 직전 단계까지,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담당한다. 또한, 실제 제품 구현도 우리가 맡는다. 때문에, 놀랍게도 하드웨어 엔지니어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지는 코딩을 많이 한다.

'GTC 2017'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고성능 GPU 아키텍쳐 '볼타'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동아일보
< 'GTC 2017'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고성능 GPU 아키텍쳐 '볼타'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동아일보 >

인공지능 붐이 일어나면서 어떤 점이 달라졌는가?

인공지능 열풍이 불기 전 하드웨어 엔지니어는 제품을 목적에 맞게 실행하는 역할을 주로 했다. 제품을 구동되기 위해서는 대부분 순차적으로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땜질하고, 코딩하고, 각 부품에 연동하면 완성되는 형태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기본적인 프로세스 외에도 기계학습에 대한 알고리즘이나 인공지능 기술 전반에 걸쳐 소프트웨어적인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로 원활하게 제품을 구현할 수 없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서포트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인공지능 기술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이해해야 적합한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제는 펌웨어를 코딩하는 것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결과물만 놓고 보면, 모터를 돌리는 것은 같을 수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로봇 팔을 만들어 무언가를 잡기 위해, A 모터와 B 모터를 순차적으로 돌려서 잡는 것에 그쳤다면, 이제는 기계학습을 적용해 어떤 종류의 컵이라도 스스로 알아서 잡을 수 있도록 제작한다. 하나하나 펌웨어로 낮은 레벨에서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팔이 잡았을 때 이에 맞는 조건을 제공, 코드 하나로 학습하는 커스터마이징을 적용하는 것이다.

국산 복강경 로봇수술기기 '레보아이'의 모습, 출처: 동아일보
< 국산 복강경 로봇수술기기 '레보아이'의 모습, 출처: 동아일보 >

인공지능 기업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로서 가장 재미있는 점은?

인공지능을 적용하면서 굉장히 재미있는 것을 많이 시도할 수 있다. 아이디어를 내고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면, 최종 제품으로 가는 길에 있어 여러 옵션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유하자면, 지금까지 손으로 직접 돌리는 드라이버를 사용했다면, 이제는 앞의 부품을 언제든 바꿔낄 수 있는 전동드릴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반대로 힘든 점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인공지능이 너무 핫하다 보니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다. 인공지능 업계에서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신기술을 공부하고 연구해야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이 열심히 만든 결과물이 너무나도 빠른 기술 발전속도로 잠시 거쳐가는 것에 불과할까 걱정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앞으로 기대되는 점은 무엇인가?

하드웨어 엔지니어로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제품을 더 많이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이 못 하는 영역도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로봇 쪽에 관심이 많다. 기술 발전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다양한 제품이 등장해 사람들의 삶에 많은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예를 들면, 청각 장애인을 위해 음성인식을 시각적으로 바꿔주는 제품이나,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을 돕기 위한 기술 등이 있다.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점점 더 쉬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많이 기대하는 중이다. 어떤 형태가 될 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커다란 인공지능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호진, 스켈터랩스 마케팅 매니저

조원규 전 구글코리아 R&D총괄 사장을 주축으로 구글, 삼성, 카이스트 AI 랩 출신들로 구성된 인공지능 기술 기업 스켈터랩스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본 칼럼은 IT동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 스켈터랩스 이호진 마케팅매니저
편집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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