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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성능과 화질의 적절한 조화, 소니 A7M3

강형석

소니 A7M3.

[IT동아 강형석 기자] 알파7(A7)은 소니에게 있어 여러 의미 있는 라인업이다. 본격적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시대를 활짝 열었기 때문이다. 소니의 디지털 이미징 기술도 타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은 2012년 10월에 선보인 일안투과식(DSLT) 풀프레임 카메라, A99를 통해 어느 정도 증명했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는 크기까지 줄인 A7까지 선보이며 기술력까지 과시했다.

이후 A7 라인업은 나름대로 승승장구했다. 화질을 앞세운 A7R, 고감도와 영상에 초점을 맞춘 A7S를 투입하며 성격도 뚜렷하게 가져갔다. 게다가 2세대에 와서는 5축 손떨림 방지 기술과 나아진 초점 성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뿐만 아니라, 이제는 끝판왕까지 추가해 넣었다. A9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시장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A7 시리즈는 출시 시기가 오래되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니콘 D850을 겨냥한 듯한 A7RM3가 출시되면서 A7 풀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리고 2018년 3월, 대중을 겨냥한 A7의 3세대 제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A9 본체가 알차게 쓰였다

이제 A9이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 A7M3의 본체는 상위 라인업인 이 제품에 기반한다. 고화소 라인업인 A7RM3도 이 본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니 소니가 A9을 알차게 우려낸다는 인상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 기체마다 다른 디자인을 적용하면 설계와 이 틀을 만드는 과정(금형 제작)에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잘 설계된 본체 하나를 바탕으로 가지치기 라인업을 구성하면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과 동시에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

소니 입장에서 이득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동일한 디자인에 성능만 다른 무색무취 제품들과 조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생긴 것이 다 거기서 거기라 눈에 띄는 차별화 요소가 사라지기 때문. 게다가 이번에는 가격도 크게 올랐다. A7M2는 약 186만 원에 출시하던 것에서 이번에는 249만 9,900원이 된 것. 동일한 외형을 가져다 써 얻는 이득 중 하나인 가격적 이점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다. 어디까지나 이전 세대 카메라와 비교해서지 타 제품과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합리적인 것은 변함 없다.

소니 A7M3.

그래서 조작계는 정말 다른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A9, A7RM3와 전혀 다르지 않다. 기존 A7 시리즈를 접했던 사용자들도 아무 거부감 없이 접근 가능하다. 크기는 폭 126.9mm, 높이 95.6mm, 두께 73.7mm다.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를 포함해 약 650g. 기존 대비 두께가 13mm, 무게가 50g 가량 증가했다.

소니 A7M3의 조작 방식은 기존 A7/A9 등과 다르지 않다.

촬영에 필요한 조작은 여느 소니 카메라들과 마찬가지로 상단에 배치되어 있다. 모드 다이얼과 셔터 버튼, 조작 다이얼 2개와 노출 조절 다이얼 등 다양한 버튼과 다이얼이 배치되어 잇다. 모드 다이얼은 수동(M)부터 조리개 우선(A), 셔터 우선(S), 프로그램(P) 외에도 자동이나 동영상 촬영 모드 등으로 전환 가능하며 조작 다이얼은 수동 모드에서 조리개와 셔터 속도 조작을 담당한다. 노출 조절 다이얼은 -3부터 +3까지 1/3 단위로 조작 가능하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A7RM3는 모드 다이얼이 고정식으로 다이얼 중앙의 버튼을 누르면 움직이지 않고, 한 번 더 눌러야 조작 가능한 방식인데 A7M3는 기존처럼 일반 회전식이다. 고정식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아쉽겠지만 그 반대라면 자연스럽게 사용 가능하다.

소니 A7M3의 후면 액정은 기존 122만에서 줄어든 92만 화소 사양이다. 대신 터치 기능이 탑재됐다.

후면도 A7R3와 판박이다. 좌측 상단에 있는 ‘A7 III’ 레터링만 없다면 말이다. 구성도 큰 차이가 없다. 3인치 틸트 액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메뉴 버튼과 사용자 버튼, 휠 다이얼과 조작 컨트롤러 등이 배치된다.

액정과 뷰파인더는 원가절감(?)이 이뤄졌다. 먼저 액정은 3인치, 화소는 92만으로 A7RM3의 144만에서 사양이 하락했다. 심지어 A7M2의 122만과 비교해도 떨어지는 수치다. 실제 사용해 보면 큰 불만이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기존을 유지하거나 상향은 못해도 오히려 사양이 떨어졌다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그래도 나은 부분은 터치 조작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뷰파인더는 A7M2의 것을 썼다. 236만 화소 XGA OLED다. 해상도는 XGA(1,024 x 768)를 제공해 비교적 선명한 화면을 보여준다. 그나마 A7M2에 비하면 확대 배율이 0.71배에서 0.78배로 넓어졌다는 점에 위안을 삼자.

USB-C 단자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도 기본기는 확실히 갖췄다. 측면 단자만 해도 소니가 A7M3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우선 마이크 입출력 단자와 같은 영상 관련 단자를 시작으로 모니터 출력을 위한 미니-HDMI 단자, USB-C 단자와 마이크로-USB 단자 등이 제공된다. 특히 USB-C 단자는 PC와 연결한 테더링 촬영에 유용하다. 연결해 놓으면 촬영한 이미지가 PC로 원격 전송된다.

마이크로-USB 단자로 충전이 가능하지만 USB-C 단자를 활용하면 더 빠른 충전이 이뤄진다. 더 높은 전압과 전류를 전달하기 때문. 외부에서 장시간 촬영한다면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3세대로 진화한 A7, 완성도는 특별해

소니 A7M3의 성능을 확인해 봤다. 렌즈는 SEL24105G(FE 24-105mm F4 G OSS)를 사용했다. 초점거리 24-105mm, 조리개 f/4 고정 등 전반적인 사양이 뛰어난 줌렌즈다. 광각부터 준망원까지 대응하는 전천후 렌즈군이다. 촬영은 카메라 기본 상태에서 감도와 조리개만 조절했다는 점 참고하자. 색감이나 결과물 등에 영향을 줄 마이스타일 역시 기본(STD)에서 변경하지 않았다.

소니 A7M3로 촬영한 결과물. (▲초점거리 70mm ▲감도 ISO 100 ▲셔터 속도 1/250초 ▲조리개 f/8 ▲평균 측광)

기자는 A7M2를 이미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A7M3를 사용하니 완전 다른 카메라인 것처럼 느껴진다. 조작감만 보면 다를게 없는데 촬영하기 전부터 마무리를 짓는 그 순간까지는 전혀 다른 카메라가 아닌가 싶을 정도. 초점 반응은 빠르고 민첩하며, 촬영하고 결과물을 저장하는 과정은 자연스럽다. 전반적인 작업 속도가 크게 개선된 점이 이 카메라의 특징이다.

연사도 초당 10매 가량 가능해서 여러 환경에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사는 무압축(RAW) 기준으로 최대 49매, 압축(RAW) 기준 89매, 손실(JPEG)은 177매까지 가능하다. 물론, 이는 최대치로 메모리에 따라 성능이 달라짐을 참고하자.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샌디스크 익스트림 프로 32GB는 무압축 RAW 기준 약 22매 가량 연사가 가능했다.

결과물의 세밀함이나 화이트밸런스, 노출 검출 능력 등도 뛰어나다. 이제 카메라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논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특히 주간에 빛이 과도한 부분에서 제법 안정적인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A7M3는 약 15스탑에 달하는 계조표현 능력(다이내믹 레인지)을 갖췄다. 참고로 A7M2가 10스탑 가량이다. 그만큼 암부에서 명부 사이의 표현력이 좋아졌다. 어느 정도 촬영 능력을 갖췄다면 더 좋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어디서든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얻는게 가능해졌다. 말 그대로 전천후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가 되었다.

감도는 ISO 100부터 5만 1,200까지, 확장하면 ISO 50부터 20만 4,800까지 쓴다. 기존과 비교해 상용 및 확장감도 모두 개선됐다. 그만큼 활용력이 좋아졌고, 실제 사용해 보니 ISO 1만 2,800까지 사용해도 만족스러운 화질을 보여준다. 이후에는 노이즈가 증가하고 선명함이 떨어진다.

소니 A7M3로 촬영한 결과물. (▲초점거리 105mm ▲감도 ISO 125 ▲셔터 속도 1/125초 ▲조리개 f/5.6 ▲평균 측광)

초점 성능은 엄지를 들어줘도 아쉽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35mm 필름에 준하는 영역 내에서 센서 자체가 검출하는 측거점 수가 693개(위상차 검출)에 달한다. 명암 감지 방식 초점을 위한 측거점도 425개다. 거의 센서 대부분의 영역에 대응하기 때문에 빈틈 없는 초점 검출을 지원한다. 이는 센서의 93%에 해당하는 영역이다. 여기에 빛이 약간 부족한 상황(-3 EV)에서도 필요한 부분을 최대한 잡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소니 A7M3.

영상 촬영 성능도 최신 카메라답게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100Mbps 대역의 XAVC S 코덱을 바탕으로 S-로그(Log) 3와 하이브리드 로그-감마(HLG)를 지원한다. S-로그3를 활용하면 최대 14스탑 가량의 계조 범위를 기록하게 된다. 6K 오버샘플링 촬영도 가능하며, 풀HD 모드에서는 초당 1매부터 최대 120매 촬영을 조절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촬영 매수는 8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성능이 향상됐기 때문에 4K 영상과 저해상도 프록시 동영상을 동시에 녹화할 수 있다.

큰 폭의 가격 인상, 성능은 매력적

여러 부분에서 완성도를 높인 소니 A7M3. 하지만 아쉬운 요소들도 제법 눈에 띈다. 일단 가격. 249만 9,000원으로 기존 대비 가격 인상폭이 크다. 물론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배터리 용량도 본체도 A9에 기반한다. 생산이나 기능적 요소를 종합하면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을 것이다. 그런데 일부 사양은 이전과 비슷해 설득력이 조금 떨어진다.

소니 A7M3.

순수하게 카메라 자체만을 놓고 보면 상품성은 상당하다. 일부 기능을 고집해 굳이 A9을 떠올리지 않아도 될 정도다. 그만큼 균형을 잘 맞춘 전천후 카메라다. 이렇게 되니까 이제 마지막 형제 라인업인 A7S의 3세대가 기대될 정도다.

그런데 개인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면 최근 소니 카메라들은 미러리스의 본질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성능이나 화질은 분명 좋아졌다. 대신 그만큼 카메라와 렌즈는 무거워졌다. 이게 정말 미러리스 카메라가 추구했던 이상향인지 그들에게 한 번 묻고 싶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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