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번째 스토어 '애플 가로수길', 애플이 사용자와 대화하는 방법

[IT동아 권명관 기자] 다가오는 1월 27일 토요일 오전 10시, 드디어 한국에 첫 애플스토어가 문을 엽니다. 정식 명칭은 '애플 가로수길(Apple Garosugil)'입니다. 애플 가로수길은 오픈과 함께 애플의 제품과 서비스, 스토어 내 다양한 프로그램을 국내 사용자들이 모두 체험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입니다. 얼마 전, 가림막을 치우고 '반가워요'라는 인사말을 전하며 오픈이 임박했음을 알리기도 했지요. 그리고 오늘 애플이 가로수길 문을 잠깐 열고, 손님을 맞이했습니다.

애플 가로수길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서울 강남 가로수길 한복판에 위치합니다. 스토어 전면은 약 7.6m의 유리 파사드(통유리)로 설계되었습니다. 외부에서 내부를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이며, 내부에는 애플스토어 특유의 넓은 직사각형 테이블이 위치합니다. 유리 안쪽에는 거리의 가로수를 반영한 고무나무가 배치되어 있고, 나무 주변으로 원형 의지를 배치했는데요. 가로수길을 걷다가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내부로 들어서길 바라는 메시지를 담았답니다.

가장 안쪽 벽에는 벽면 전체를 가리는 커다란 6K 디스플레이와 작은 의자들을 배치했습니다. 평소 제품 소개 영상, 사용 팁 등을 재생하는 용도로 사용하는데, 맥,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등 애플 제품 기능이나 서비스 등을 들을 수 있는 애플 교육 세션이나 이벤트 발표 등으로도 활용할 예정입니다. 애플은 이 공간을 '포럼'이라고 말하는데요. 오늘은 애플 시니어 마케팅 디렉터 '데니 투자(Denny Tuza)'가 애플 가로수길을 소개하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애플 가로수길, 자연스러운 방문을 바랍니다

데니 투자 디렉터는 "스토어 내부에 배치한 나무들은 외부 도로의 가로수와 어우러지도록 배치했습니다. 이는 가로수길 주변 거리와 스토어 사이에 경계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 결과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애플스토어는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합니다. 방문객과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인데요. 이는 애플이 추구하는 스토어의 방향입니다. 애플스토어는 제품을 판매하는 일반적인 '매장' 또는 '가게'와는 조금 다릅니다. 애플 제품을 체험하는 '경험'을 전달하고자 노력합니다. 이 '경험'은 방문하는 사용자에게 다가서는 '지니어스'가 담당하는데요. 파란색 반팔 티셔츠와 웃는 얼굴로 헐리우드 영화 속에 종종 등장하는, 애플스토어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다가와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는 사람이 바로 지니어스입니다.

지니어스는 방문객과 소통하기를 원합니다. 제품 선택, 구매 결정, 결제, 제품 초기 설정 등 애플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와 정보를 제공합니다. 지니어스의 웃는, 밝은 얼굴 표정은 애플스토어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습니다.

일본 후쿠오카 애플스토어에서 7년간 근무한 '경' 지니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일본에서 15년 살다가 최근 한국으로 돌아왔는데요. 한국에서 국악을 전공하고, 6개월 동안 일본에서 일본어를 공부하며, 예술공학을 전공했습니다. 당시 맥으로 음악을 작업하다가, 맥을 배워야겠다는 호기심에 후쿠오카 애플스토어가 제공한 교육 세션(워크샵, 1:1 상담지원 등)에 참여, 이후 자연스럽게 애플스토어 스페셜리스트와 지니어스로 근무한 특이한 경력자입니다.

"국내에서는 지니어스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설명하고 싶습니다. 지니어스는 어떤 특정한 업무를 진행하거나 고정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애플스토어에 방문객이 찾아오면, 자연스럽게 대화부터 시작합니다. 대화를 통해서 방문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데 노력하죠. 그것이 수리 상담일수도, 제품 판매일수도, 기능 설명일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다른 것이죠."

"이런 말이 있죠? 애플스토어는 단순하게 제품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니라고. 맞습니다. 제품을 체험하고, 기술을 체험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체험하는 장소입니다. 여러 체험 공간을 더한 '복합 체험 공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제품 경험을 전달하는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애플 가로수길 스토어매니저 '션'은 "커뮤니티를 애플스토어에서 제공하기 위해 다양하게 고민합니다. 주변과 어울리기 위한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담되지 않는, 너무 튀지 않는 공간을 원한 것인데요. 애플스토어는 지나가다가 그냥 들릴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합니다.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여기서 잠시 쉬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애플 가로수길을 약속장소로 정할 수도 있고요. 일상에서 친구, 지인들과 (애플 가로수길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애플 제품과 서비스, 체험으로 전달합니다

이어서 데니 디렉터는 "스토어 내부에 위치한 '애비뉴(Avenue)'를 이용하면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볼 수도 있습니다. 애플 제품과 연결해 사용하는 서드파티 제품을 체험해볼 수도 있죠. 인터랙티브한 공간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애비뉴는, 방문객이 방해 받지 않고 혼자서 다양한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체험 공간입니다. 애플 전 제품과 선별된 액세서리 등을 만져볼 수 있는데요.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음악, 홈, 코딩 등을 위한 서드파티 제품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애플 스토어(Apple Store)' 앱을 통해서도 제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매도 할 수 있고, 교육 신청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스토어 가운데 위치한 테이블에서도 여러 제품을 체험하고,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배치된 다양한 제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보고, 몇 가지 테스트로 진행할 수 있죠.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애플워치 등 애플 전제품을 망라합니다. 특히, 애플스토어는 타 매장과 비교해 보다 넓은 테이블을 배치합니다. 말그대로 '전 제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데 집중합니다.

심지어 입구쪽에 아이폰을 배치한 테이블에는 제품을 테이블에 고정하는 '도난 방지 기능'도 없습니다. 자유롭게 들고 사용하는 제품 본연의 특징을 방문객에게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아, 행여나 몰래 제품을 들고 나갈 생각은 접는 것이 좋습니다. 스토어와 일정 거리 멀어지면, 자동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바뀌니까요.

코딩 교육부터 음악 작곡까지

애플스토어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합니다. 이중 매일 진행하는 'Today at Apple'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프로그램 참가자가 사진, 음악, 예술, 디자인, 코딩 등 다양한 분야를 선택해 배울 수 있습니다. 교육 세션은 각 분야 전문가인 '크리에이티브 프로(Creative Pro)'가 담당합니다. 애플 가로수길은 27일 오후 1시부터 인물 사진 찍는 방법을, 저녁 8시부터 음악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세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방문만 하면, 누구나 30분 가량 진행하는 '빠른 시작' 세션을 수강할 수 있으며,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포토 산책'이나, 창업가들을 위한 '노하우: 비즈니스 연결성 향상' 등과 같은 세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육자와 개발자는 '보드룸(Boardroom)'이라는 스토어 내 별도 전용 공간에서, 현업에 도움이 되는 조언과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보드룸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전면 대형 디스플레이 뒤편에 내려가는 계단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애플 가로수길 션 스토어매니저는 "애플스토어는 방문객과 대화하길 원합니다. 지니어스, 크리에이티브 프로 등이 진행하는 상담, 교육 프로그램도 대화의 연장선입니다. 평소 애플 제품을 사용하면서 겪은 문제를 이야기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어떻게 PC에 옮기는지, 어떻게 하면 더 밟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등입니다. 교육 프로그램 중간에도 이러한 대화는 계속됩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오늘 현장에는 아이패드를 이용해 로봇을 제어하는 간단한 코딩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스위프트를 사용하는 '플레이 그라운드(Play Ground)'를 사용해 로봇의 팔다리를 직접 제어하고, 몇 가지 정해진 동작을 연결지어 볼 수 있었는데요. 앞서 언급한 애비뉴를 이용해 다양한 서드파티와 함께하는 애플 관련 액세서리를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구매 옵션과 서비스

애플스토어는 다양한 구매 옵션도 제공합니다. 기존에 사용 중이던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보상 판매 프로그램, 신학기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교육자들을 위한 판매 프로그램 등을 제공합니다.

스토어에서 구매한 전 제품의 초기 설정 과정도 서비스 받을 수 있습니다. 평소 사용하는 이메일을 연결하거나, 유용한 앱도 추천 받을 수 있는데요. 이외에도 특정한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면, 스토어를 방문해 지니어스,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들을 만나면 됩니다. 또한, 새로 출시하는 애플 서포트 앱을 통해서도 가이드 형태로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고장나거나 파손된 제품도 수리 받을 수 있습니다. '지니어스바'를 예약해 이용할 수도 있죠.

전세계 500번째 애플스토어, 애플 가로수길

애플 가로수길은 전세계 500번째 애플스토어입니다. 타 지역의 다른 애플스토어와 비교해 서비스를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습니다. 의미 그대로 애플스토어입니다. 애플스토어가 제공하는 지니어스,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지니어스바, 보드룸 등 다양한 서비스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애플스토어가 없던 이전과 비교해 엄청난 것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좀더 편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사용하면서 궁금한 점이나 활용법을 배울 수 있는 것이죠.

애플 가로수길을 소개한 데니 투자 디렉터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정한 꿈과 같은 존재들이 이곳에 있는 팀원들입니다. 애플 가로수길을 준비하면서 140명이 트레이닝을 거쳐 이곳에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이분들이 구사할 수 있는 언어 수도 15개에 이릅니다. 해외 애플 스토어에서 근무하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근무하는 팀원도 있습니다"라고, 끝까지 지니어스와 스페셜리스트들을 언급했습니다. 애플스토어는 방문객과 이야기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죠.

애플 가로수길 '션' 스토어매니저와 '경'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도 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지나가다가 궁금한 것이 생기면 들어와서 그냥 물어보고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어떻게 찍어요?'라는 질문, 매우 환영합니다"라고.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