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키워드: 블록체인] 블록체인 상용화 나선 삼성SDS... 넥스레저란?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최근 제2의 인터넷이라고 불릴 정도로 각광받고 있는 기술이 있다. 블록체인(Blockchain) 얘기다. 블록체인이란 거래의 모든 당사자가 거래 장부를 나눠 보관함으로써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분산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으로, 우리에게는 '비트코인' 덕에 익숙한 이름이 됐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정체불명의 개발자가 2009년 블록체인과 이를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개념을 처음 선보인 이후 많은 개발자와 기업이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블록체인 시스템 개량에 나섰다. 러시아 출신의 캐나다인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에 거래 장부뿐만 아니라 스마트 계약서를 첨부해 블록체인 기반의 거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이더리움'을 고안해냈다.

중국의 개발자인 슈아이 츄는 블록체인 위에서 앱을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퀀텀(Qtum)'이라는 이름으로 상용화에 나섰다. 이러한 개인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블록체인 연구와 상용화에 나섰다. 대표적인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하이퍼레저(Hyperledger)'와 'R3CEV'다. 하이퍼레저는 IT 기업을 중심으로, R3CEV는 은행을 중심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국내에서도 블록체인에 대한 연구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해외보다 한 발 앞서 블록체인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갖는 오해가 블록체인은 아직 개념에 불과하고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가 우리 곁에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개발과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인 삼성SDS 디지털금융전략팀의 김영권 팀장을 만나 우리가 블록체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궁금증에 대해 물어봤다.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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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 삼성SDS 디지털금융전략팀장>

Q. 삼성SDS 넥스레저 팀은 무엇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인가요?

A. 넥스레저는 차세대 거래 장부, 즉 차세대 블록체인이라는 뜻을 갖춘 삼성SDS의 블록체인 솔루션입니다. 넥스(Nex)는 삼성SDS의 브랜드입니다.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솔루션 넥스플랜트, 스마트 매장을 위한 솔루션 넥스샵 등 유통과 거래(리테일)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서비스에 넥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사실 넥스레저라는 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넥스레저 솔루션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부서가 여러 개 존재하고, 이들이 힘을 합쳐 넥스레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넥스레저에는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블록체인 사업팀,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는 블록체인 연구팀, 블록체인 보안을 강화하는 보안 연구팀, 물류에 블록체인을 접목시키는 물류 플랫폼팀, 금융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디지털 금융전략팀 등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넥스레저와 연관 있는 140여 명의 삼성SDS 인력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삼성SDS는 블록체인이 우리 삶에 미칠 영향력을 파악하고 처음부터 깊게 주시했습니다. 넥스레저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시점은 2015년 6월입니다. 우리는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고,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서비스 개발에 나섰습니다. 2016년 초부터 넥스레저 개발이 본격화되었고, 그해 7월 서비스가 시장에 출시되었습니다.

Q. 블록체인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넥스레저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삼성SDS는 블록체인 업계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넥스레저는 올해 초 상용화를 위한 완성도를 확보했습니다. 기업에게 블록체인 관련 컨설팅을 제공한 후 실제로 시스템에 도입해 성공리에 운영까지 마무리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카드입니다. 작년 10 ~ 12월까지 삼성카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블록체인 컨설팅을 수행한 후 올해 상반기 전자문서원본확인, FIDO(Fast IDentity Online)생체인증 보안강화, 제휴사 자동 로그인 서비스 등을 블록체인으로 구축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우수한 상용화 사례입니다. 홍원표 삼성SDS 사장은 지난 6월 유럽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핀테크 혁신 행사 Money 20/20 Europe에 기조연설자로 초빙되어 이러한 넥스레저의 사례를 전 세계 기업들에게 알리기도 했습니다.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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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는 전자문서원본확인, FIDO 생체인증 보안강화 등에 블록체인을 접목했다>

넥스레저는 경쟁 블록체인 솔루션보다 뛰어난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삼성SDS는 16곳의 국내 시중 은행이 거래 장부를 나눠 보관하는 은행연합회 공동인증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 3월에는 6개 은행이, 7월에는 전체 은행이 이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입니다. 은행은 조금만 서비스가 중단되어도 치명적인 금전적 손실이 야기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때문에 넥스레저를 가지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후 다양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은행 100곳이 참여한다 가정하고 클라우드 위에 100개의 풀 노드(블록체인 시스템의 백 엔드)를 만든 후 초당 수천 건 이상의 트랜젝션(거래 신호)을 성공적으로 처리하였습니다. 이러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넥스레저와 다른 업체의 블록체인 솔루션으로 진행했는데, 넥스레저가 속도, 거래 완결성, 품질, 확장성 면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SDS 스스로도 넥스레저의 수준이 매우 높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결과였습니다.

삼성SDS는 먼저 블록체인 솔루션을 완성한 후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상반기 삼성SDS는 삼성SDI와 협력해 삼성SDI 전자계약시스템에 넥스레저를 적용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계약시스템은 해외 계약시스템에 지난 10월 먼저 적용했습니다. 국내의 경우 공인인증서를 통해 계약을 진행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인증 수단이 모두 다릅니다. 전 세계 모든 기업이 이용할 수 있고 위변조가 불가능한 계약 플랫폼이 필요했는데, 올해 10월 넥스레저를 활용해 만들었습니다.

삼성SDS는 이렇게 블록체인을 활용해 만든 전자계약시스템을 다른 기업도 이용해볼 수 있도록 데모 시스템을 만들어서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위에 공개할 계획입니다. 기업이 자사 서비스가 블록체인 위에서 효율적으로 구동되는지 테스트해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블록체인은 계속 발전하는 기술입니다. 현재는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무르익었습니다. 삼성SDS는 여기서 블록체인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나갈 것입니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삼성SDS는 작년 하이퍼레저 컨소시엄에 가입했고, 올해 4월에는 이더리움에 가입했습니다. 글로벌 블록체인 얼라이언스와 협력해 블록체인의 글로벌 표준과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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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가운데 사용자가 직접 이용해볼 수 있는 서비스가 존재하나요? 그 완성도와 유용성은 얼마나 될까요?

A.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상용화하자 사용자 만족도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카드의 제휴사 자동 로그인 서비스입니다. 삼성카드와 버거킹이 협력해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가정해봅시다.

과거에는 삼성카드가 버거킹 할인 쿠폰을 발급하면 이를 이용하기 위해 삼성카드 앱에 로그인한 후 버거킹 앱으로 이용해 다시 로그인해야 했습니다. 이를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으로 변경하자 사용자가 삼성카드 앱에만 로그인하면 할인 쿠폰을 발급받아 버거킹 앱으로 이동해도 다시 로그인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블록체인을 통해 사용자 정보를 잠깐 버거킹에 제공했다가 바로 폐기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카드와 제휴사가 협력해서 블록체인 기반의 심리스(끊김 없는) 한 사용자 환경을 만든 것입니다. 사실 이 시스템 자체는 레거시(과거) 인프라와 데이터베이스에서도 가능하지만 블록체인 덕분에 더 심리스하고 안전하게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SDS는 서울시와 협력해 서울시 시정업무 혁신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는 선행적으로 청년수당과 장한평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청년수당의 경우 청년들이 보조금을 제대로 쓰는지 추적해서 제도의 효율성을 높일 예정입니다.

사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장한평 중고차 시장을 혁신하는 것입니다. 중고차 시장은 전형적인 *레몬 마켓입니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중고차의 품질을 사용자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온갖 위변조가 자행되고 있지요. 서울시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자동차의 수리 사고 이력을 투명하게 관리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이력서의 위변조를 막아 사용자가 중고차를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블록체인의 장점이 가장 두드러지는 사례입니다.

*레몬 마켓: 재화나 서비스의 품질을 구매자가 알 수 없기 때문에 불량품만 나돌아다니는 시장. 개살구 시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블록체인이 적용된 서비스가 늘어나면 사용자들은 금융, 물류, 제조, 공공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Q. 블록체인하면 많은 사람들이 가상화폐부터 떠올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블록체인이 가상화폐 이외에 어떤 서비스를 만드는데 쓰일 수 있을까요?

A. 매우 다양한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일단 금융의 경우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 이용될 것입니다. 은행연합회 거래 공동인증, 결제, 송금 등에도 이용할 수 있고, 해외 결제시 사용되는 네트워크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보험금 청구 자동 심사에도 적용할 수 있고, 해외 지점의 전산 시스템 구축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론 현금없는 사회에서 디지털 가치를 전달하는데 블록체인이 널리 이용될 것입니다.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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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을 가장 먼저 연관시킨다>

제조의 경우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을 혁신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사례를 들어보죠. 삼성전자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협력사들이 1차에서 10차까지 존재합니다. 현재는 10차 협력사가 9차 협력사로 제품을 보내면 6개월짜리 어음을 끊어줍니다. 이것이 2~3차까지 올라오면 30일짜리 어음으로 지급기한이 조금 짧아지죠. 물론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에게 대금으로 현금으로 즉시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로 내려갈 수록 현금은 유통되지 않고 어음 거래가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대기업이 현금 결제를 해도 최하단의 기업은 그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당장 돈이 급하니 10차 협력사는 어음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급 기한이 길고 그 신뢰성을 보장하기 힘든만큼 은행은 어음의 가치를 낮게 평가합니다. 어음 할인율이 20%인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러한 공급망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블록체인은 위변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은행이 그 내용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부터 10차 협력사까지 모든 공급망이 공유하는 블록체인 기반 거래 장부를 통해 10차 협력사가 자신이 삼성전자의 거래사라는 것을 쉽게 증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은행은 거래 루트를 추적해 그 끝에 삼성전자가 있다는 것만 확인하면 됩니다. 믿을 수 있는 블록체인 송장(Invoice)으로 매출채권을 할인한다면 높은 할인율을 적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10% 미만의 할인율로 어음을 융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만큼 밑의 협력사들도 자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생산망뿐만 아니라 유통판매망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블록체인을 통해 이해관계자끼리 믿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공공분야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작년 유엔은 유엔2050이라는 미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의 기록 시스템은 출생, 사망, 보조금 지급, 토지 관리 등 정부가 관리하는 모든 정보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이러한 공공 시스템을 위변조 없이 관리하기 위해 많은 인프라를 구매하고 보안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적은 인프라로 안전하게 국민들의 정보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투명성도 더욱 강화될 것이고요.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거래의 안정성 확보에도 블록체인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고, 산업간 경계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을 통해 물류, 금융, 제조 등이 융합된 신산업이 등장할 것입니다.

Q. 넥스레저는 어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개발되었나요?

A. 시장에 블록체인 관련 기술은 굉장히 많습니다. 하이퍼레저, 이더리움, 퀀텀 등이 대표적입니다. 삼성SDS는 블록체인 개발에 나서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에 맞는 오픈소스 블록체인 기술을 찾았습니다.

넥스레저는 특정 영역의 기술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특정 블록체인 기술과 플랫폼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시중의 오픈소스에서 유용한 기술만 추려내 삼성SDS가 최적화 시킨 기술입니다.

삼성SDS는 다양한 오픈소스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가입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발전, 표준화 및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오픈소스 기술 가운데 우수한 것을 넥스레저에 적용하기 위함입니다. 때문에 오픈소스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 넥스레저도 함께 발전할 것입니다.

넥스레저는 세 가지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개발되었습니다. 1) 신속한 대량 거래처리, 2) 자동화된 스마트 계약 적용, 3) 강력한 블록체인 시스템 모니터링 기능 등입니다. 기업이 자사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면 이 세 가지 기능이 반드시 담보되어야 합니다. 시중의 오픈소스 블록체인은 이 세 가지 기능이 아직 부족합니다. 넥스레저는 그런 면에서 시중의 블록체인 기술보다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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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가상화폐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술은 ‘느린 전체 데이터 동기화’와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어렵다’가 단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넥스레저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A.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넥스레저는 그러한 문제가 없습니다. 이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차이 때문입니다.

가상화폐를 지탱하는 블록체인은 퍼블릭 블록체인입니다. 중앙관제자가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누구나 참여해 자신의 인프라를 보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참여자가 워낙 많다보니 전체 데이터 동기화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사용자의 데이터만 일치해도 거래를 승인해주고 있지만, 수천 건의 거래를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느린 것이 사실입니다. 대신 중앙관제자가 없는 인프라리스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은 높게 평가받아야 하겠지요.

넥스레저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입니다. 기업이 이용할 수 있도록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많은 점이 변경되었습니다. 블록체인에 참여할 자격 있는 허가된 참여자(퍼미션드)의 데이터(노드)만 검증하면 되기 때문에 매우 빠릅니다. 여기에 삼성SDS의 독자 알고리즘을 적용해 처리 속도를 향상시켰습니다. 현재 넥스레저는 초당 수천 건의 트랜젝션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모든 노드가 실시간으로 동기화되는 것입니다. 은행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려면 이정도 성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참여자 한 명당 1개의 노드를 갖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넥스레저는 참여자가 여러 개의 노드를 보유할 수도 있습니다. 은행연합회의 경우 하나의 은행 당 한 개의 노드만 보유합니다. 반면 삼성카드 블록체인 시스템의 경우 한 곳이 여러 개의 노드를 보유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삼성SDS가 퍼블릭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더리움의 경우 퍼블릭 블록체인임에도 거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이러한 모델을 관심있게 분석해서 넥스레저에 적용할 점이 있는지 찾고 있습니다.

대규모 시스템 구축의 경우, 아직은 블록체인만으로 전체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하기는 어렵습니다. 블록체인이 만능은 아닙니다. 아직은 전체 IT 시스템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한동안 기존 중앙집권형 시스템과 블록체인이 공존할 것입니다. 서로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삼성SDS는 블록체인으로도 대규모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도록 유기적이고 빠른 인터페이스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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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 삼성SDS 디지털금융전략팀장>

Q. 넥스레저를 함께 진행하기 위한 클라우드 파트너로 AWS를 선택했습니다. AWS는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와 달리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미온적인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인프라로 AWS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클라우드는 블록체인 구현에 가장 적합한 환경입니다. 레거시 인프라의 경우 혹시라도 시스템이 다운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인프라나 데이터센터의 이중화를 해둬야 합니다. 이게 다 비용입니다. 반면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저렴하게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클라우드 업계 1위 사업자인 AWS를 블록체인 파트너로 선택했습니다. 가격대 성능비, 확장성, 개발자 친화성 등 모든 점을 검토해본 결과 넥스레저를 구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클라우드 서비스였습니다.

삼성카드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사례의 경우 원래 삼성카드는 자체 인프라(온프레미스)에 서비스를 구축하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삼성SDS는 클라우드에 서비스를 올려야 블록체인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삼성카드도 이에 동의했고, 클라우드와 넥스레저를 함께 활용해 서비스를 완성했습니다.

클라우드는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앞에서 설명한 은행연합회 사례의 경우 넥스레저의 성능을 검증하고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넥스레저를 반드시 클라우드에서 실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넥스레저는 삼성SDS의 솔루션입니다. 기업이나 관공서가 원하면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기업의 인프라나 삼성SDS의 데이터센터에도 구축해드리고 있습니다. 삼성SDS는 온프레미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퍼블릭 클라우드 등 다양한 환경에 넥스레저를 구축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SDS는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을 상용화해 기업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든 선도적인 회사입니다. 삼성SDS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경쟁사의 경우 개념 증명만 수천 건이지 실제로 상용화한 사례가 없습니다. 스타트업이 진행하는 블록체인 솔루션은 감당할 수 있는 서비스의 규모가 작습니다. 삼성SDS는 현재 블록체인 컨설팅, 구축, 운영까지 모든 것을 해본 회사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SDS는 금융, 제조, 물류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혁신을 이끌어낼 계획입니다. 지금까지는 국내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지만, 내년 1월부터는 해외에서도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입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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