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운을 컴팩트에서도? 캐논 파워샷 G1 X M3

강형석 redbk@itdonga.com

캐논 파워샷 G1 X M3.
캐논 파워샷 G1 X M3.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은 정말 좋아졌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판형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 이런 말이 있다. 같은 판형이라면 화소가 깡패요, 화소가 같다면 판형이 깡패라고. 그만큼 큰 이미지 센서가 주는 이점은 여럿 있다. 흔히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는 쌀알 하나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지만 프리미엄 컴팩트 카메라나 미러리스, 심지어 DSLR 카메라를 보면 이보다 비교를 거부하는 수준의 큰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출시된다.

이미지 센서가 커지면 심도 표현이 가능해진다. 예로 피사체 뒤가 흐려진다거나(배경 날림), 조리개 형태까지 도와준다면 초점을 맞춘 곳 주변으로 빛망울(보케)이 아름답게 표현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덩치는 조금 커지지만 사진 표현에 있어서는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보정과 다른 맛을 제공한다.

흔히 프리미엄 컴팩트 카메라라고 부르던 제품들은 이 한계를 극복해 인기를 얻었다. 작지만 큰 센서를 탑재해 들고 다니면서 제법 좋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기조는 유지하면서 센서를 더 키워 화제가 됐던 카메라가 있으니 캐논 파워샷 G1 X였다. 여느 캐논 DSLR 카메라에 쓰던 APS-C 센서를 작은 본체에 넣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느덧 3세대가 되었다.

어느덧 3세대로 진화한 파워샷 G1 X

파워샷은 캐논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 라인업으로 G1 X는 그 중 프리미엄 라인업에 속한다. 그에 걸맞게 큼직한 이미지 센서와 밝은 조리개의 렌즈, 편의성이 뛰어난 기능들을 대거 적용했다. 디자인은 기존 파워샷들과 큰 차이가 없지만 캐논 카메라 특유의 클래식한 멋을 잘 강조해냈다. 이전 세대 동급 제품과 비교하면 조금 더 DSLR 카메라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크기는 폭 115mm, 높이 77.9mm, 두께 51.4mm 가량이다.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모두 품고도 399g에 불과하다. 대형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컴팩트 카메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법 가벼운 편. 실제로 손에 쥐고 사용하더라도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다. 손이 큰 사람에게는 크기로 인해 약간 불편할 수 있겠지만 그 외에는 조작에 문제가 없다.

캐논 파워샷 G1 X M3.
캐논 파워샷 G1 X M3.

전면 조작은 단순하다. 수동 시 셔터 속도 조작을 지원하는 보조 다이얼과 렌즈에 장착되어 있는 줌링 정도가 전부다. 일체형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당장 이렇게 보면 조작이 어려워 보이지만 막상 다루면 위화감 없이 간편하다. 보조 다이얼은 오른손 검지가 자연스레 위치하게 되는 구조라 빠른 조작에 도움을 준다. 줌링도 전원이 인가되면 렌즈가 돌출되는 구조라 적당히 손에 쥐고 돌릴 수 있다.

캐논 파워샷 G1 X M3.
캐논 파워샷 G1 X M3.

주요 조작은 상단과 후면에서 이뤄진다 먼저 좌측 상단에는 모드 다이얼이 자리하게 된다. 조리개/셔터 속도 우선이냐 수동이냐 등을 결정하는 P/S/A/M 모드도 제공된다. 캐논은 이 용어가 다소 다른데, M이 수동이고 Av는 조리개 우선, Tv는 셔터속도 우선, P는 자동 모드를 말한다.

이 외에도 장면에 맞춰 카메라가 스스로 설정을 맞추는 모드와 함께 동영상, 사용자 지정 모드 등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편의에 따라 다이얼을 돌려 사용하면 되겠다.

우측에는 카메라 노출 다이얼이 있다. -3에서 +3까지 1/3 스텝 단위로 조절된다. 미세하게 적정 노출을 맞추기 위해 존재하는 기능이다. 여기에 셔터 버튼과, 줌 스위치, 전원 버튼이 위치한다. 다양한 기능을 다룰 수 있지만 버튼은 간소화해 누구나 다루기 쉽도록 만들었다.

후면 조작도 간편하다. 동영상 녹화 버튼을 시작으로 메뉴, 초점이나 정보 표시를 위한 버튼, 플래시, 연사 속도 조절 버튼 등이 있다. 중앙에는 버튼 같아 보이지만 보조 다이얼도 함께 달아 조리개나 셔터 속도 등을 조절하도록 지원한다.

캐논 파워샷 G1 X M3.
캐논 파워샷 G1 X M3.

이 외에도 후면에는 회전 가능한 액정 디스플레이와 전자식 뷰파인더 등을 제공한다. 후면으로 90도와 전면으로 180도, 수평 175도 회전이 가능하다. 이를 활용해 다양한 촬영 각도는 물론이고 셀프 촬영도 거뜬하다. 또한 쓰지 않을 때에는 뒤집어 덮을 수 있기 때문에 흠집에 대한 보호도 가능하다. 디스플레이는 터치를 지원해 초점 지정이나 화면 전환 등을 지원한다.

뷰파인더는 236만 화소다. 센서 영역을 모두 보여주기 때문에 시야율은 100%. 뷰파인더가 표시되는 거리가 22mm 정도이기 때문에 모니터에 코나 뺨이 닿는 현상을 최소화했다. 물론 안경 착용자도 안심하고 촬영할 수 있다. 이는 접안 센서가 있기에 가능한 기능. 또한 전자식 뷰파인더 특성상 특정 환경에서는 화면이 끊겨 보일 수 있는데 캐논은 디스플레이 지연 현상 억제 기술을 더해 자연스러움을 더했다.

APS-C 센서와 디직7 프로세서가 전하는 자연스러운 화질

캐논 파워샷 G1 X M3를 들고 촬영에 나섰다. 최적의 촬영 구성을 위해 설정은 수동(M) 모드에 맞췄고 상황에 따라 조리개와 셔터 속도, 감도를 조작했다. 화질은 기본 설정으로 다른 효과는 더하지 않았다. 렌즈는 캐논이 생산한 것으로 35mm 환산 기준 24mm에서 72mm 초점거리 사양을 제공한다. 조리개는 최대 광각에서 f/2.8, 최대 망원에서 f/5.6이다.

캐논 파워샷 G1 X M3로 촬영한 결과물. 명암차가 다소 있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캐논 파워샷 G1 X M3로 촬영한 결과물. 명암차가 다소 있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화질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자사 미러리스 및 일부 DSLR 카메라에 쓰는 APS-C 규격 센서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35mm 필름 대비 1.6배 환산이 이뤄지는 이 센서는 흔히 크롭 센서라 부르기도 한다.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 다음으로 큰 면적을 제공하는 이유에서다. 35mm 대비 1.3배 환산이 이뤄지는 APS-H 규격이 있기는 하지만 EOS-1D M4 이후로 보기 어려운 상황.

여기에 이미지 프로세서를 디직(DiGiC) 7을 배치해 최적의 화질을 구현한다. 감도 역시 ISO 100부터 2만 5,600까지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ISO 3,200까지는 좋은 화질을 유지해주고 그 이상 영역에서는 노이즈는 증가하고 선명함은 감소한다.

초점을 잡아내는 실력도 발군이다. 초점을 잡기 위해 반셔터를 누르면 빠르게 반응한다. 듀얼-픽셀 자동초점 기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저조도 상황에서도 실력은 그대로 이어진다. 최소 10cm 가량의 근접 촬영 기능도 돋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근접 촬영을 위해 관련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점은 조금 귀찮음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연사는 초당 9매 가량인데 이는 초점과 노출이 고정된 상황이어야 구현되고, 일반 상황에서는 초당 7매 연사가 이뤄진다. 사실 이 정도만 되어도 수준급에 해당한다.

캐논 파워샷 G1 X M3.
캐논 파워샷 G1 X M3.

손떨림 방지 기능도 인상적이다. 캐논은 IS(Image Stabilization)라는 이름의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건 렌즈 보정 기반인데, G1X M3에는 듀얼 센싱 IS 기술까지 더해져 성능을 강화했다. 렌즈 보정 기술은 기본이고 이미지 프로세서가 센서의 흔들림을 감지, 흔들림을 정밀하게 제어하게 된다. 물론 모든 흔들림에 100%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 제품에서는 약 4스텝 가량의 보정 효과가 있다.

추가로 손떨림 방지는 5축에 기반한다. 상하좌우 축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방향의 회전 축까지 감지해 이를 보정하는 구조다. 고의로 심하게 떨거나 셔터 속도가 과하게 부족한 경우가 아니라면 촬영 시 흔들린 결과물을 얻기란 힘들 정도다.

캐논 파워샷 G1 X M3로 촬영한 결과물. APS-C 규격 센서 채용으로 타 소형 카메라 대비 계조 표현에서 유리한 성향을
보인다.
캐논 파워샷 G1 X M3로 촬영한 결과물. APS-C 규격 센서 채용으로 타 소형 카메라 대비 계조 표현에서 유리한 성향을 보인다.

영상은 풀HD까지 대응한다. 4K가 아니라는 점이 못내 아쉽게 느껴진다. 센서는 작지만 비슷한 성격의 프리미엄 디지털 카메라는 4K 동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꼭 필요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있는데 쓰지 않는 것과 없어서 못 쓰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촬영 기능은 비교적 잘 갖춰져 있어 무난한 영상을 기록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L렌즈였다면 어땠을까?

캐논 파워샷 G1 X M3. 기본기도 뛰어나고 화질이나 결과물을 다양하게 만들어내는 요소들도 충실히 담아냈다. 스마트폰 연동성도 탄탄한 편. 와이파이, 근거리 무선통신(NFC), 블루투스 등 대부분의 무선 연결에 대응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무선 촬영이나 사진 관리 및 공유도 가능하다. 그러니까 이 카메라가 있으면 적어도 EOS 200D 또는 EOS M6 정도와 비슷한 사양으로 다룰 수 있다.

캐논 파워샷 G1 X M3.
캐논 파워샷 G1 X M3.

가격은 캐논 이스토어 기준 115만 9,000원. 렌즈 일체형이므로 따로 구성한다는 전제 하에서 보면 무난한 가격이다. 그러나 프리미엄 디지털 카메라라는 입장에서 바라보면 조금 아쉬운 요소가 하나 있다. 바로 렌즈다. 제품에는 15-45mm (35mm 환산 24-72mm) 사양의 렌즈가 탑재됐는데 배율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캐논 하이엔드 카메라라는 의미를 부여하기엔 조금 부족해 보인다. 차기 제품에는 L렌즈 도입을 검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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