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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살을 빼주는 세상? 이제 꿈 아닌 현실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이 당장 모든 일을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이 실수를 하지 않도록 비서 역할을 할만큼 인공지능 기술이 무르익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인공지능은 전적으로 사람의 감에 의존하던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현대의학이다. 과학적 방법론을 추구하는 현대의학의 목표와 달리 치료의 많은 부분을 의사의 경험과 감에 의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대의학도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을 도입해 보다 안전한 진료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

현대의학과 인공지능의 결합은 예산과 인력면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형병원 위주로 진행되고 있었으나, 이제 그 바람이 중견 병원에까지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만 전문 클리닉으로 유명한 365mc다. 지난 9월 365mc네트웍스는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 코어사이트, 라온비트 등과 협력해 지방흡입 수술을 도와주는 인공지능 '메일 시스템(M.A.I.L System·Motion Captur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assisted Liposuction System)'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메일 시스템은 의사의 수술 동작을 분석한 후 이에 따른 수술 진행 결과를 평가하고, 만에 하나 수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탐지해주는 인공지능 기반의 수술 보조 시스템이다. 수술 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함으로써 의사에 감에 의존하던 기존 지방흡입 수술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365mc의 설명이다. 대전365mc 이선호 원장(전문의)과 김주일 코어사이트 대표를 만나 메일 시스템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봤다.

의료 인공지능의 궁극적인 목표 세 가지

대전 365mc 이선호 원장
<대전 365mc 이선호 원장>

이선호 원장은 대전 365mc에서 지방흡입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비만 전문 치료는 보통 가정의학과에서 담당한다.) 미용 목적뿐만 아니라 고도 비만 같은 고난이도 비만 치료를 담당하며 지금까지 1만 5000건 이상의 지방흡입 수술을 집도했다. 비공식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지방흡입 수술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다.

Q. 365mc는 어떤 병원인가요?

A. 다른 치료는 하지 않고 오직 비만 관련 치료만 하는 비만 전문 클리닉입니다. 지방흡입 수술뿐만 아니라 고도 비만까지 비만에 관련된 모든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03년 저를 포함한 4명의 원장들이 모여 시작한 365mc는 현재 전국에 17개 지점을 보유한 병원 연합체로 성장했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내원한 진료 고객의 수는 300만 명에 이르고, 연 1만 5000 건 이상의 지방흡입 수술을 집도했습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 중동 등에서도 방문해주시는 고객분들도 있습니다. 현재 400여명의 직원이 전국 365mc에서 일하고 있고, 이 가운데 비만 치료를 전담하는 의사의 수는 60여명에 이릅니다.

Q. 메일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다른 수술도 마찬가지이지만, 지방흡입 수술은 집도한 의사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옵니다. 어떤 수술은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만, 어떤 수술은 (고객 입장에서)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집도한 의사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면 고객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수술을 했으면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결과를 통일할 수 있어야 고객 경험이 향상됩니다.

지방흡입 수술은 환자의 피하 지방층에 '캐뉼라(약물 주입 또는 체액 추출을 위한 관)'를 삽입해 지방을 뽑아내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체내 지방세포는 알갱이처럼 되어 있기 때문에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단번에 뽑아낼 수 없습니다. 숙련된 의사가 특정 지방세포만 정확하게 추출하는 '스트로크(Stroke, 타격)'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방층에만 스트로크가 가해져야 하는데, 환자별로 지방층의 위치와 형태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캐뉼라를 너무 얇게 삽입하면 지방흡입이 제대로 되지 않고, 너무 깊이 삽입하면 출혈이나 장기손상 등의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지금까지의 지방흡입 수술은 의사의 경험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떻게 해야 의사마다 다른 수술 결과를 통일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수술 결과를 평가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 데이터를 수집해서 이를 수치화하는 '수술의 계량화' 뿐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수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까요? 365mc는 의사의 손에 감지 센서를 달아서 의사가 지방흡입 수술을 얼마나 촘촘히 빈틈없이 하는지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이를 평가하는 방법을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사후 평가를 통해 의사는 자신이 무엇을 수정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지방흡입 수술에서 사고가 종종 일어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보통 지방흡입 수술을 시작한지 1년 이내인 경험 없는 의사들이 수술을 집도하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365mc는 메일 시스템을 통해 수술에서 일어난 문제를 찾고 이를 교정해줌으로써 의사들이 진정한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365mc병원

Q. 메일 시스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통일성, 안정성, 정확성 등 세 가지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지방흡입 수술의 결과를 통일하고, 의사가 수술을 보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메일 시스템은 크게 1세대와 2세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세대의 목표는 모션 캡처와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수술 결과의 통일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 작업은 3년 전부터 시작했고 현재 상용화를 위해 인공지능 학습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365mc는 한국전자부품연구원과 협력해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고 업그레이드해왔습니다. 처음에는 센서를 유선으로 달았다가, 의사들이 수술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피드백을 받고 무선으로 개량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센서를 달아도 의사들이 아무런 불편없이 수술을 집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센서를 통해 수집한 수술 데이터를 사후에 분석합니다. 수술 데이터와 고객 상태 데이터를 비교해 수술 결과가 좋은 고객과 수술 결과가 나쁜 고객을 바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결과가 좋은 고객에겐 바로 상태를 통보해서 만족도를 올리고, 결과가 나쁜 고객에겐 사후 집중 보완 치료를 제공해 치료효과를 향상시킬 것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의사, 환자와 관계 없이 동일한 수술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세대의 목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기술을 도입해 수술의 안정성과 정확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코어사이트, 라온비트 등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기술을 제공하는 업체와 협력해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2세대 메일 시스템은 수술 도중 의사가 잘못된 움직임을 보이면 인공지능이 이를 감지해 바로 알림을 띄우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365mc는 인공지능이 사람이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를 대신 발견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100% 수술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일으킨 문제를 잘 파악하지 못합니다. 지방흡입 수술 도중 문제가 일어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문제가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신마취에 따른 부작용입니다. 이 부분은 지방흡입 수술과는 별개의 영역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부적절한 스트로크로 인한 소장 천공(장기에 구멍이 발생하는 문제)과 복막염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지방흡입에 따른 출혈과 쇼크입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이유는 이상을 빠르게 발견해 적절한 조취만 취해주면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2세대 메일 시스템은 이 두 가지 이유를 막아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메일 시스템에 도입된 인공지능이 의사의 움직임을 분석해 기준에서 어긋난 행위를 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알림을 띄워줄 것입니다. 또한 의사의 행위가 문제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한 치료를 즉시 진행해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수술장뿐만 아니라 사후에도 메일 시스템이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 추적할 계획입니다. 몇 가지 지표를 토대로 예후를 확인해서 멍, 출혈, 천공 등의 문제가 발생할지 사전에 예측한 후 이에 맞춰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메일 시스템의 다음 목표는 메일 시스템과 훈련도구(트레이닝 킷)를 하나로 합치는 것입니다. 메일 시스템과 사람의 지방층과 비슷한 구조를 갖춘 인형을 활용해 의사가 지방흡입 수술을 사전에 연습해볼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의료실습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많이 있습니다. 메일 시스템를 3단계로 고도화한 후 이를 전 세계에 수출할 계획입니다.

대전 365mc 이선호 원장
<M.A.I.L 시스템은 2세대에 들어서면서 수술의 안정성과 정확성이 더욱 확보되었다>

병원과 IT업체간 협력으로 의료 인공지능 개발에 나서

메일 시스템과 의료 인공지능은 365mc 홀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개발에 특화된 IT 업체인 코어사이트, 라온비트 등과 함께 만들고 있다. 병원은 의료 데이터 수집과 분석한 데이터가 임상에서 의미가 있는지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코어사이트와 라온비트는 병원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주일 대표는 이러한 코어사이트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Q. 365mc와 IT업체는 어떻게 협력하고 있나요?

A. 365mc는 이미 자체적으로 메일 시스템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센서 기술을 활용한 사물인터넷 시스템을 수술에 도입한 상태였습니다. 365mc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길 원했습니다. 때문에 365mc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한 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단순히 IT 업체 혼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분석한 데이터가 임상에서 의미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전문가(의사)가 필요합니다. 365mc는 이러한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었고, 저희는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개발에 관한 IT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손을 잡고 의료 인공지능 개발에 나선 것입니다.

코어사이트
<데이터 분석 기업 코어사이트 구성원>

Q. 인공지능 개발에 어떤 기술을 활용하고 있나요?

A. 현재 메일 시스템 개발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사물인터넷과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애저 IoT 허브를 활용해 센서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애저 머신러닝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희가 보유한 머신러닝 기술을 더해 인공지능 모델을 구체화했습니다. 또한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수술 데이터의 시각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의료 인공지능이 완성되면 수술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A. 수술의 안정성이 향상된다는 것은 전문가인 이선호 원장님이 설명해주셨기 때문에 넘어가겠습니다. 저는 인공지능이 학습을 통해 더욱 정교해진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스트로크를 진행할 때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감지해 알림을 띄우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사실 생각보다 쉬운 일입니다.

인공지능은 그런 간단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의 성능을 개선하는게 바로 인공지능의 핵심 능력입니다. 의사가 의외의 움직임을 보이더라도 수술 전체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데이터가 수집되면 인공지능이 이를 학습해 이상을 일으키는 움직임과 이상을 일으키지 않는 움직임을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정보가 축적되면서 나중에는 대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의외의 움직임은 알림을 띄우지 않고 넘어갈 것이고, 정상적인 움직임이라도 이 움직임을 통해 이상이 발생하리라 의심되면 알림을 띄울 것입니다. 의료 인공지능이 고도화되면 의사의 개별 움직임뿐만 아니라 수술 전체를 크게 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 조수로 거듭날 것입니다.

'클라우드(Cloud)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나아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최첨단 정보기술(IT) 클라우드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선 비즈니스 현장으로 들어가면 '과연 많은 돈을 들여 클라우드를 써야 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트와 IT동아는 클라우드가 미디어부터 제조업, 유통업, 금융업, 스타트업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향후 어떻게 비즈니스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인지에 관해 비즈니스맨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오늘부터 클라우드가 바꾸는 비즈니스 환경, 다시 말해 Biz on Cloud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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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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