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DONGA

아마존, MS 같은 '슈퍼 을(乙)' 클라우드 업체에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인프라 도입에 필요한 비용과 인력을 절감하고, 신규 서비스(사업)를 더욱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클라우드는 이제 기업 비즈니스에 필수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은행이 기업의 신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본을 제공'하는 것처럼 '클라우드는 기업의 신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의 비즈니스에 은행 못지않게 클라우드가 중요한 시대가 열린 것이다.

때문에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그들은 전형적인 '슈퍼 을'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자본과 IT 기술면에서 다른 기업들을 압도하고 있다. 아마존(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구글 등이 바로 자본과 IT 기술면에서 다른 기업을 압도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다. 이들은 전 세계 5위 내에 꼽히는 시총과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클라우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다른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인프라와 IT 기술을 확보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
<아마존, MS, 구글 등은 갑보다 강한 '슈퍼 을'이다>

슈퍼 을이란?
계약서 상에서는 을(乙)이지만, 갑(甲)의 영향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을을 뜻한다. 일반 비즈니스에서는 구매자(갑)가 판매자(을)보다 '거래에서 우위(비즈니스 파워)'를 차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돈을 쓰는 사람이 돈을 벌려는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체재가 없는 독과점 시장에선 이러한 상황이 역전된다. 구매자는 다른 곳에서 재화를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돈을 쓰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판매자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둘의 비즈니스 파워가 역전되는 이러한 현상을 '슈퍼 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클라우드 도입에 따른 기회와 위기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기업은 기회와 위기를 함께 맞닥뜨리게 된다. 클라우드는 기업에게 어떤 기회를 가져다주고 있을까? 클라우드는 기업이 자사의 핵심 비즈니스와 서비스 발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 및 서비스와 관계없는 인프라 도입, 관리 등은 클라우드에 맡기면 된다. 클라우드 도입으로 절감한 비용과 역량을 다시 핵심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발전시키는데 투입해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클라우드 서비스로 비용, 시간, 인력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스타트업의 경우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서비스 개발 같은 핵심 부분에만 회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그 외 부분에 들어가는 인력과 비용은 최소화해야 한다.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인프라 도입 및 관리에 들어가는 인력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때문에 스타트업에게 클라우드 도입은 필수라고 여겨지고 있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시장의 변화에 맞춰 신규 사업과 서비스를 추진하려면 이를 지탱할 인프라와 IT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처음부터 인프라 도입과 IT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를 하던 기업이면 모를까 일반 기업이 인프라와 IT 기술을 직접 개발해서 확보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앞선 인프라와 IT 기술을 보유한 클라우드에서 빌려오면 더욱 빠르게 신규 사업과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다. 클라우드 사업자의 전 세계 데이터 센터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서비스 출시도 한층 쉬워진다. 때문에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많은 국내 대기업이 클라우드를 도입해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클라우드·빅데이터 전성시대다

하지만 비즈니스에 속도를 더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도입하면 할수록 기업은 '특정 클라우드에 종속(Cloud Lock-in)'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클라우드 도입에 따른 위기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이용할수록 그들이 제공하는 인프라와 IT 기술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다. 이용 중인 클라우드를 바꾸려 해도 이미 서비스가 해당 클라우드에 맞춰 최적화되어 있다 보니 옮기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협업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계속 해당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과거 수많은 기업이 데이터 보관 및 분석을 위해 DBMS(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를 도입한 후 점점 특정 DBMS 및 업체에 종속되어 높은 비용을 지출해야 했던 일이 클라우드에서도 재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클라우드 종속을 피할 수 있는 방법: 멀티 클라우드 전략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는 기업 액티언의 최고경영자 로힛 디 소우자(Rohit De Souza)는 포브스에 기고한 '클라우드 종속을 피하는 5가지 방법(Five Ways To Avoid Cloud Lock-in)'이라는 글을 통해 기업이 클라우드 종속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기술적으로 조금 어려운 글이라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소우자 액티언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기업의 클라우드 종속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하지만 과거 많은 기업이 DBMS 업체와 협상에서 슬기롭게 대처한 것처럼 클라우드 업체와도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종속을 최소화해야 한다. 현재 사용 중인 클라우드 업체를 대신할 최선의 대안을 언제나 고려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클라우드 업체가 갑작스러운 이용 요금 상승 등을 추진해도 해당 요금제를 따르지 않고 더 나은 서비스 이용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즉,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멀티 클라우드란 기업이 하나의 클라우드만 이용하지 않고 여러 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하는 전략이다. A 클라우드에선 인프라를, B 클라우드에서는 IT 기술을 제공받는 형태일 수도 있고, 두 클라우드에서 인프라를 제공받아 서비스별로 나눠서 활용하는 형태일 수도 있다. 서비스 이용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기업이 하나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하고 있으면 멀티 클라우드라고 부른다.

기업은 클라우드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멀티 클라우드를 고려해야 한다.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업체인 제트컨버터 민동준 대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처음에는 저렴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서비스의 규모가 커지고 이용하는 가상머신의 수가 늘어날수록 이용 비용도 계속 늘어난다. 추가적인 할인이 없으니 이용 요금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기업은 기존에 사용하던 클라우드 서비스의 대안으로 보다 저렴하고 뛰어난 경쟁 클라우드 서비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교해 더 좋은 쪽을 선택하거나, 두 서비스에 경쟁을 붙여 저렴한 이용비를 보장받으려는 것이다"라고 멀티 클라우드의 의의를 설명했다.

클라우드

소우자 액티언 최고경영자는 멀티 클라우드를 현실화하기 위해 기업은 5가지 준비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준비는 '계약 상의 문제로 기업의 데이터를 옮기는 작업이 제한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사용을 위해 처음 계약을 맺을 당시 계약서 등을 꼼꼼하게 읽고 클라우드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는데 필요한 접근 방법이나 관련 비용에 대한 제한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거의 대부분의 클라우드 업체가 계약서에 데이터 추출 방법 및 비용에 대한 내용을 상세히 적어두고 있다. 이를 토대로 데이터 추출 및 이동을 진행해 멀티 클라우드 전략에 차질이 없게 해야 한다.

두 번째는 '해당 클라우드 업체만의 독특한 데이터 보관 및 분석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업체는 다양하고 편리한 데이터 보관 및 분석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편리함에 취해 이를 너무 활용하다 보면 데이터 이동이 점점 어려워진다.

세 번째는 '데이터를 한 곳에 너무 많이 모아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데이터를 좀 더 편하게 관리하기 위해 특정 클라우드 업체에 모든 데이터를 모아서 관리하면 향후 서비스 및 데이터 이동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네 번째는 '해당 클라우드 업체가 제공하는 강력한 서비스와 API에 의존하는 것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업체는 기업이 보다 빠르고 편하게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개발 서비스와 API를 제공하고 있다. 기초 기술이 부족하거나 개발 기간이 촉박하다면 모를까 개발 기간 및 인력에 여유가 있는 상황임에도 지나치게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API에 의존하면 추후 서비스 이전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능과 기술에 맞춰 서비스를 지나치게 최적화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간에는 성능 차이가 존재한다. 이를 감안하지 않고 특정 클라우드의 성능에 맞춰 서비스를 개발하면 추후 서비스 이전시 서비스가 급격히 느려지거나 중단되는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멀티 클라우드 시대에 맞춰 기업이 여러 클라우드에 나눠 올린 서비스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멀티 클라우드 오케스트레이션' 서비스(글 하단 참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구글처럼 조금은 뒤처지는 클라우드 업체가 추가 고객 확보를 위해 제공하는 경우도 있고, 베스핀글로벌처럼 클라우드 SI 업체(시스템 통합 업체)가 고객을 위해 개발한 경우도 있다.

클라우드 업체가 제공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서비스는 도입 비용이 저렴하고 강력한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멀티 클라우드 환경 조성을 위해 하나하나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어느 정도 개발 인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에게 적합하다. 클라우드 SI 업체가 제공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서비스는 해당 SI 업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조성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개발 인력이 부족한 기업이 도입을 고려해 볼만한다.

멀티 클라우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과거 특정 DBMS에 종속되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기업들이 이때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멀티 클라우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도 미래를 위해 서비스 개발과 함께 멀티 클라우드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멀티 클라우드 오케스트레이션: AWS, 애저, GCP, 오픈스택 등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마치 처음부터 한 개의 서비스만 이용했던 것처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IT 기술 또는 서비스를 뜻한다. 여러 클라우드의 상태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도구와 한 번의 호출로 여러 클라우드를 동시에 조작할 수 있는 관리 콘솔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글 컨테이너 엔진, IBM 오케스트레이터, 락스페이스, 베스핀글로벌 BSP 옵스나우 등이 멀티 클라우드 오케스트레이션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다.

'클라우드(Cloud)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나아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최첨단 정보기술(IT) 클라우드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선 비즈니스 현장으로 들어가면 '과연 많은 돈을 들여 클라우드를 써야 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트와 IT동아는 클라우드가 미디어부터 제조업, 유통업, 금융업, 스타트업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향후 어떻게 비즈니스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인지에 관해 비즈니스맨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오늘부터 클라우드가 바꾸는 비즈니스 환경, 다시 말해 Biz on Cloud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비즈니스인사이트 바로가기(http://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usines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