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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CEO 열전] 불편함에서 혁신을 찾다,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 발명자 제임스 다이슨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다이슨(Dyson)은 '날개 없는 선풍기'와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로 잘 알려진 영국의 가전제조사다. 사실 두 가지 독특한 제품 뿐만 아니라 헤어 드라이어, 온풍기, 가습기 등 다양한 생활가전을 함께 만드는 업체이기도 하다.

냉정히 평가하자면 생활가전은 그리 주목받는 사업이 아니다. 전 세계 많은 기업이 100여년 전에 고안된 원천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보다 원가 절감과 대량 생산을 중요시 여기는 전형적인 레드오션 시장이다.

이러한 생활가전 사업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회사가 바로 다이슨이다. 다이슨은 레드오션이라 영업이익률이 낮은 생활가전 분야에서 매년 큰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다. 2012년 12억 파운드였던 매출이 2016년에는 25억 파운드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러한 매출을 바탕으로 2016년 6억 3100만 파운드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1/4이 영업이익으로 돌아왔다. 1000원 어치 물건을 팔면 250원이 이익으로 남는 셈.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8~9%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제조업에 종사하는 다른 기업보다 3배 정도 효율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한 것이다.

다이슨이 이렇게 높은 영업이익률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정밀한 디자인 중심의 제품 설계'가 바로 그 비결이다. 다이슨의 경영 철학이면서 동시에 다이슨의 설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였던 제임스 다이슨(Sir. James Dyson)의 철학이기도 하다. 다이슨의 높은 영업이익률에 대한 비밀을 제임스 다이슨의 삶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자.

제임스 다이슨
<제임스 다이슨, 다이슨 창업자 겸 최고기술자>

디자인이란 일상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

제임스 다이슨은 일반적인 CEO와는 다른 조금은 독특한 커리어를 보유하고 있다. 바로 산업 디자이너 출신의 CEO라는 점이다. 디자인 중심의 제품 설계라는 다이슨의 경영 철학이 탄생한 것에는 이러한 비밀이 숨어 있다.

많은 사용자들이 산업 디자인에 대해 한 가지 큰 오해를 가지고 있다. 산업 디자인이 단지 제품의 외관만 예쁘게 만드는 작업이라는 오해다. 산업 디자인의 본질은 제품의 기능성(機能性)과 심미성(審美性)의 절충안을 내놓는 작업이다. 제품의 심미성에만 치중하면 제대로 동작할 수 없는 물건이 나오고, 기능성에만 치중하면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디자인의 제품이 나온다. 많은 산업 디자이너들이 제품을 디자인하면서 둘을 절충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때문에 산업 디자이너들은 디자이너면서 동시에 엔지니어(기술자)이기도 하다.

제임스 다이슨은 이렇게 디자이너면서 엔지니어여야 하는 산업 디자이너의 모범 사례다. 그는 산업 디자인의 핵심을 일상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이렇게 디자인을 통해 불편함을 해결한 대표 사례가 제임스 다이슨의 불세출의 히트작이자 다이슨의 대표 제품인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 '싸이클론 청소기'다.

제임스 다이슨은 1947년 영국 북 노포크의 중산층 교육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영국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후 엔지니어링 회사인 '로토크(Rotork)'에 취직해 무거운 화물을 신속하게 운반할 수 있는 고속 상륙선 '씨 트럭(Sea truck)'의 설계하면서 엔지니어링에 대한 감각을 쌓았다. 이렇게 4년 동안 회사에 근무하던 제임스 다이슨은 바퀴를 대신할만큼 혁신적인 운반수단을 개발한다는 꿈을 가지고 창업에 나섰다. 그는 공 모양의 바퀴에 물을 채워 넘어지지 않고 안정감을 얻는 정원용 수레 '볼배로우(Ballbarrow)'를 발명하고, 이를 판매하기 위해 1974년 전 직장 동료와 함께 '커크-다이슨'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볼배로우는 정원이 많은 영국에서 제법 괜찮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제임스 다이슨은 1977년 이 제품을 디자인한 공로로 '빌딩 디자인 이노베이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임스 다이슨
<볼배로우>

하지만 회사는 금방 위기에 처했다. 다른 회사가 볼배로우를 따라한 제품을 시중에 내놓으면서 정작 오리지널 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 문제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임스 다이슨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1979년 제임스 다이슨은 영국의 청소기 제조사 후버의 미니 진공청소기를 이용해서 자택 청소를 하던 도중 불편함을 느꼈다. 오래 사용하다 보니 처음보다 먼지 흡입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제품을 분해해서 흡입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먼지가 먼지봉투의 미세한 구멍을 막으면서 진공청소기의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제임스 다이슨은 이 문제에 집중했다. 오래 사용하면 흡입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개념의 진공청소기를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하고 5년 동안 연구와 개발을 진행했다. 그는 우연히 방문한 제재소에서 공기 회전을 이용해 공기와 톱밥을 분리하는 '싸이클론(Cyclone)' 기술을 보고 이를 진공청소기의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로 채택했다. 싸이클론 방식을 진공청소기에 접목시키기 위해 5년 동안 5127개의 시제품을 제작한 끝에 1984년 세계 최초로 먼지봉투가 없는 진공청소기를 발명했다.

그러나 그의 시련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그는 자신의 동업자에게 이 제품을 자랑스레 보여줬지만, 동업자는 이 제품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다. 동업자는 다이슨에게 "이런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통했다면 후버가 이미 채택했을 것"이라며 그의 아이디어를 거부했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자 다이슨은 자신이 설립한 회사 커크-다이슨에서 나온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여러 회사를 찾아다니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한 제품이 만들어지길 원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제임스 다이슨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한 진공청소기의 생산을 거절하고, 단지 싼 값에 특허만 취득하려 했다. 제임스 다이슨은 결국 1983년 지구 반바퀴를 돌아 일본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토대로한 제품을 생산해줄 기업을 찾았다. 일본의 소형 가전회사인 에이펙스가 다이슨에게 제품 판매액의 10%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특허를 구매해 싸이클론 청소기 ‘지포스(G-FORCE)’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포스는 작은 일본식 저택에서 사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제품이었고, 이를 통해 제법 괜찮은 판매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지포스라는 레퍼런스를 확보한 제임스 다이슨은 싸이클론 청소기의 특허와 원천 기술을 판톰 테크놀러지 등 여러 기업에게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제임스 다이슨의 야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만의 회사를 설립하고 더욱 진보한 싸이클론 청소기를 생산하길 원했다. 1993년 그는 다이슨을 설립하고 유럽 시장에 직접 제작한 싸이클론 청소기 'DC 01'의 판매에 나섰다. 외부에 뿌린 라이선스는 점진적으로 회수하기 시작했다. 그가 출시한 싸이클론 청소기는 출시 18개월 만에 영국 진공청소기 판매 1위를 차지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다이슨
<다이슨의 청소기>

당황한 경쟁사들은 그의 아이디어를 베끼기 시작했다. 다이슨의 싸이클론 청소기와 유사한 제품이 시중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가 싸이클론 청소기를 만들게되었던 계기였던 후버 미니의 제조사 후버가 다이슨의 아이디어를 베낀 대표적인 사례다. 1999년 다이슨은 후버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이러한 사실이 인정되어 후버는 다이슨에게 400만 파운드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만 했다.

이후에도 제임스 다이슨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개량해나갔다. 싸이클론 기술을 강화하고, 과거 자신이 발명한 볼배로우와 싸이클론 청소기를 통합한 새로운 디자인의 청소기 '다이슨 볼'을 만들기도 했다.

청소기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다양한 생활 가전을 직접 사용해보고 이를 개선할 아이디어를 떠올린 후 이를 바탕으로한 신 제품 개발에 나섰다. 날개 없는 청소기, 무소음 헤어 드라이어 등 제품이 처음 고안된 이래 100여년간 당연시 여겨졌던 것에 의문을 던진 제품을 속속 선보였다.

회사 설립 이래 줄곧 최고경영자 자리를 맡아왔던 제임스 다이슨은 2012년 신 제품 개발에만 전념하기 위해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난 후 수석 엔지니어로 자신의 직급을 변경했다. 그는 70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현업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신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물론 회사의 중요한 결정은 여전히 제임스 다이슨이 직접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얼마 전 발표한 전기차 사업 진출이다. 그는 직급만 엔지니어이지 실제 권한은 국내 기업으로 치면 회장과 다름 없다.)

디자인 중심의 사고가 바로 다이슨의 경쟁력

제임스 다이슨은 무소음 헤어드라이어를 시장에 출시하면서 자신의 제품 설계 철학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좋은 디자인은 어떻게 생겼는가가 아닌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고려할 때 나온다." ("Good design is about how something works, not just how it looks.")

이러한 설계 철학은 다이슨 내부에 고스란히 적용되어 있다. 다이슨의 제품은 우수한 성능과 함께 눈길을 사로잡는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애플이 그러하듯 '디자인이 기술을 따라 가는(Form follows function)' 철학을 바탕으로 제품을 설계한다.

제임스 다이슨

제임스 다이슨의 제품 설계 철학은 일상의 불편함을 살피고 소비자의 욕구를 확인하여,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구별할 수 없을 만큼 통합된 제품 설계로 핵심 기능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이슨의 연구개발 부서인 '디자인연구개발 센터(RDD, Research Design and Development)'에는 제품에 적용할 기술과 디자인을 동시에 고려하는 '디자인 엔지니어'가 근무하고 있다. 다이슨 제품 외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부분은 기능에 의해 디자인된 것으로, 이들 디자인 엔지니어들이 기능에 맞춰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

다이슨의 전 세계 직원 8500여 명 가운데 3500여 명이 이러한 디자인 엔지니어다. 산업 디자인, 기계공학, 유체공학, 화학, 전기공학, 미생물학, 음학공학, 소트으웨어 공학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이 디자인 엔지니어들이 자신의 장기를 살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품에 접목하고 있다. 이들의 가장 큰 목표는 일상으로부터의 발명이다. 기존 제품을 사용해보고 무엇이 불편한지 파악해서 이를 개선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제임스 다이슨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 없이 받아들이기 위해 대학교를 막 졸업한 학생들을 대거 채용한다. 대학생들의 유연하고 기발한 사고와 발상,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은 패기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이슨에 입사한 초년생들의 아이디어가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후 신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현재 다이슨 엔지니어의 평균 나이는 만 26세이며, 이 중 절반이 영국 본사 RDD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제임스 다이슨

같은 고통을 겪는 후학이 없길 바라며 지원에 나서

제임스 다이슨은 2002년 '제임스 다이슨 재단(James Dyson Foundation)'을 설립한 이후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James Dyson Award)'를 실시하는 등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제임스 다이슨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는 학생들이 불편함을 해결한 제품을 설계하는 것을 돕기 위한 국제 디자인/엔지니어링 대회다.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등 총 22개 국의 디자인/엔지니어링 전공 대학생(대학원생)이 발명한 창의적인 발명품을 엄선해 제임스 다이슨과 다이슨 엔지니어가 직접 우수작 및 대상작을 선정한다. 2016년부터는 한국 학생도 응모할 수 있게 되었다.

제임스 다이슨이 재단 운영과 어워드 실시에 매진하는 건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그는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사업화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인해 인해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때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이에 그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젊은 발명가들이 각자의 꿈을 계속 실현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지원하기로 결심했다. 어워드 우승자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는 재정 지원을 받게 된다. 물론 해당 아이디어와 제품에 대한 저작권과 판매권 등은 아이디어를 떠올린 당사자에게 있으며, 다이슨은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는다.

또한 그는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135억 원을 투자해 미래 엔지니어들을 위한 발명기관 '다이슨 센터(Dyson Centre)'를 설립했다. 다이슨 센터는 케임브리지 대학교 학생들과 학계 연구진들의 창의적 재능을 끌어내고 혁신적인 발명을 돕는 작업 공간이다. 다이슨은 학생들과 연구진들을 위해 다양한 기계 및 장비를 제공한다.

제임스 다이슨<케임브리지 대학교 다이슨 센터>

다이슨 센터는 수준 높은 엔지니어링 개발을 위해 인쇄 기계, 스캐너, 레이저 라우터의 설계 프로세스 교육에 중점을 둔다. 이를 통해 1,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이슨 센터에서 태양열 전기차, 북극 빙하용 차량, 쿼드로터 드론, 헬륨 기구 기반의 우주비행 시스템 등 미래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명문 대학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에 '다이슨 디자인 엔지니어링 스쿨(The Dyson School of Design Engineering)'도 설립했다. 다이슨 스쿨은 4년제 디자인 공학석사 과정으로 구성되며, 첫 해에는 40명의 학부생들이 입학했다. 교육 과정에는 다이슨 엔지니어들이 직접 참여해 실제 산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기도 했다.

멈추지 않는 창업가의 꿈, 전기자동차

청소기, 헤어 드라이어, 선풍기 등 생활가전을 생산하던 다이슨은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다이슨은 오는 2020년부터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제임스 다이슨은 지난 9월 26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와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다이슨

현재 약 400명의 다이슨 디자인 엔지니어들이 전기차를 설계하고 있고, 다이슨은 이 프로젝트에 20억 파운드를 투입할 계획이다. 투입된 비용의 절반은 전기자동차 제품 설계에, 나머지 절반은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전기자동차에서도 다이슨의 목표는 명확하다. 현재 시중에 속속 상용화되고 있는 전기자동차의 불편함을 분석해, 이를 개선한 제품을 출시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제임스 다이슨은 이메일을 통해 "우리가 개발하는 전기자동차는 현재 시중의 전기자동차와 전혀 다른 혁신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급 시장을 겨냥해 높은 영업 이익을 내던 다이슨의 기존 시장 포지셔닝을 감안해 볼 때 다이슨의 전기자동차도 테슬라모터스처럼 보급형 시장이 아닌 고급형 시장을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30년 전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만들던 제임스 다이슨의 두 번째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심미성 너무 추구한 나머지 기능성 떨어져… 조화 추구하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지금까지 제임스 다이슨에 대한 긍정적인 얘기를 했다면, 이제 조금 불편한 얘기를 해야겠다. 최근 제임스 다이슨과 다이슨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들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나머지 실용성이라는 가전의 핵심 철학을 잊어버렸다는 비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날개 없는 선풍기와 무소음 헤어 드라이어다. 두 제품은 분명 시장에 충격을 줄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제품이었지만, 정작 사용자들이 실제로 이용해보니 소음이 너무 난다거나 건조 능력이 떨어지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부각되었다. 심지어 가격도 같은 기능을 갖춘 제품보다 5~10배 가량 비싸다.

핵심 사업인 청소기 영역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심미성에 치중한 나머지 기능성에 대한 연구 개발을 소홀히해 경쟁사의 동급 제품보다 흡입 능력이 떨어지고 소음도 더 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거 다이슨의 제품이 각광받았던 것은 심미성과 기능성의 완벽한 조화에 있었다. 제임스 다이슨이 이 두 요소를 적절하게 조합해서 설계한 제품은 기능성에 치중한 나머지 주 고객인 주부들을 만족시켜주지 못할 디자인으로 만들어지던 과거 생활가전을 제치고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다. 다이슨이 추구하고 있는 명품 가전 전략의 핵심은 심미성이 아니라 조화다. 심미성과 기능성이라는 두 요소가 완벽하게 조화되어야 진정한 명품 가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이슨에게 지금 필요한 전략은 디자인적 사고로 사용자의 불편함을 제거한다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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