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VR 테마파크 '몬스터 VR'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IT동아 권명관 기자] 2017년 8월 4일, 국내 최대 규모 도심형 VR 테마파크 '몬스터 VR'이 인천 송도의 복합몰 트리플 스트리트 D동 6층에 자리 잡았다. 몬스터 VR은 총 400여평 규모로 국내 VR 업체들이 개발한 VR 콘텐츠 25종과 체험형 어트랙션 15종이 관람객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 생겨난 VR 테마파크는 10종 미만의 어트랙션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에 비해, 몬스터 VR은 총 40여 VR 콘텐츠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테마파크다.
특히, 몬스터 VR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직무대행 강만석, 이하 한콘진)이 미래 먹거리와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을 위해 추진한 '2017 VR 콘텐츠 체험존 구축 지원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해당 지원사업은 가상현실(VR) 콘텐츠 체험 기회 확산을 통해 VR 콘텐츠 유통과 수요를 촉진하고, 우수 콘텐츠의 홍보와 사업화 기회를 확대해 VR 산업 전반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원대상은 VR 개발과 체험존 구축 능력을 보유한 법인사업자로, 사업 선정 기업은 총 사업비의 50%를 지원 받을 수 있다. 이번 몬스터 VR의 총 사업지는 22억 4,000만 원으로 정부지원금은 50%에 해당하는 11억 2,000만 원이다.
몬스터 VR은 (주)GPM(대표: 박성준)이 주관기업으로 (주)비브스튜디오스(대표: 김세규), (주)미디어프론트(대표: 박홍규), 모션디바이스(대표: 이종찬), 피앤아이시스템(대표: 신재중) 등 국내 기업이 협업, 8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개관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문체부 김상욱 국장, 한콘진 강만석 원장 직무대행, 인천시 조동암 정무경제부시장, GPM 박성준 대표, 미디어프론트 박홍규 대표, 비브스튜디오 김세규 대표, 모션디바이스 이종찬 대표, 피앤아이시스템 신재중 대표 등이 참여해 공식 오픈식을 진행했다.
몬스터 VR, VR 게임과 콘텐츠 산업 허브 역할에 힘쓴다
몬스터 VR의 장점은 유니버셜 스튜디오,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와 비교해 경제적 측면과 실용성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점이다. 기존 테마파크는 수조원대의 시설투자비와 수 만평의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VR을 활용한 도심형 테마파크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 비용과 적은 공간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 운영 비용도 기존 테마파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또한, 새로운 어트랙션을 개발하고 설치/교체하는데 용이하며, 오래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다른 어트랙션을 타러 이동하는데 시간을 소모할 필요도 없다.
몬스터 VR 내부는 오픈형으로 되어 있으며, 크게 '정글존'과 '시네마 VR존', '큐브 VR존', '익스트림 VR존' 등 총 4개의 테마존으로 나뉘어져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좌측에 정글존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반긴다. 열기구와 번지점프대, 외다리 건너기, 래프팅 등을 VR로 체험할 수 있는 어트랙션이 자리한다. 정글존 참여업체 미디어프론트의 박홍규 대표는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초기에 접어든 시점으로, 다양한 기술의 발전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몬스터 VR은 VR과 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한 첫 발걸음이다. 앞으로 새로운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정글존의 반대편, 입구 우측에는 익스트림존으로, 총 11대의 어트랙션이 관람객을 반긴다. 우주 공간에서 전투기 조종사가 되어 적을 물리치는 '탑 발칸'과 '스페이스 발칸', 롤러코스터를 차고 만리장성을 누비거나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탑 어드벤처', 자동차 드라이버가 되어 친구들과 실제 레이싱을 하는 'VR 레이싱', 봅슬레이 선수가 되어 직접 조정하며 코인을 모으는 '봅슬레이 VR' 등이다. 익스트림존을 참여업체 모션디바이스의 이종찬 대표는 "몬스터 VR은 오늘 정식 오픈했지만, 지난주 수요일부터 진행한 가오픈 기간에 1,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아직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주변에서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관람객이 예상 이상이다"라며, "국내에 이정도 규모의 도심형 테마파크는 이곳이 유일하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몬스터 VR을 통해 쌓는 경험을 바탕으로 VR 콘텐츠와 어트랙션 개발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글존과 익스트림존을 지나치면, 테마파크 중앙에 위치한 큐브 VR존이 나타난다. 큐브 VR존은 GPM이 개발한 가로세로 3.3m, 높이 2.7m의 큐브 5개가 자리잡고 있다. 각 큐브 내부는 마치 노래방과 같은 공간으로 꾸며져 있으며, HTC 바이브를 이용해 사격와 축구, 활쏘기, 좀비 탈출, 관광 영상 등 총 25종의 다양한 VR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GPM은 큐브를 활용해 콘텐츠 개발자에게 콘텐츠 소비자를 연결하는 유통 플램폼을 제공해 주목받는다. VR 제작사와 상생을 위한 서비스 인프라, 투명한 정산 시스템 등을 제공해 VR 산업을 이끌겠다는 것.
국내 VR 테마파크, 성공 여부에 주목해야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국내외 IT 업계는 VR을 미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했다. 'CES 2016'을 시작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한 VR/AR 관련 기기(HMD, VR 인증 데스크탑PC, VR 인증 그래픽카드 등)를 선보이며, VR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았다. 삼성전자의 기어VR, 페이스북 오큘러스 리프트 등을 비롯해, 폭풍마경과 같은 중국의 저가형 VR HMD도 대거 등장했다. 소니는 PS VR을, HTC와 밸브는 바이브를 출시하는 등 기존 게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VR HMD도 등장했다. VR과 함께 AR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구글 자회사 나이안틱 랩스와 닌텐도 포켓몬스터가 공동 개발한 AR 모바일 게임 '포켓몬GO' 열풍은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를 강타하며 꽃피웠다.
하지만, 실제로 일반인들이 VR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일부 업체들이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VR 영상과 체험 이벤트로 알리는데 그쳤고, 유명 가수나 연기자들이 360도 동영상으로 콘텐츠를 제작했지만, 일반인들에게 높은 관심을 얻지는 못했다. 특히, VR 게임, 영상과 같은 콘텐츠를 개발하는 중소 규모 업체들은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채널조차 마땅하지 않았다. 개관식에 축사로 참여한, SBS에서 '스타킹', '있다! 없다?', '오마이베이비' 등을 연출하고 기획한 배성우 PD도 "아이돌과 함께 360도 드라마 7편을 제작하고 완성했지만, 이 콘텐츠를 어디에서 대중에게 보여줘야 할지 마땅찮았다"라고 말했을 정도.
몬스터 VR은 그래서 주목받아야 한다.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일반인과의 접점을 유지, 유통플랫폼으로서 자리를 잡는다면, 국내 VR 시장 및 산업 발전에 영향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GPM의 박성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몬스터 VR은 게임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한 청년들의 피와 땀이 모인 결과물이다. 앞으로 대한민국 게임과 VR 산업의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그의 다짐이 현실이 되기를 희망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