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이밍 프로젝터의 가능성, 벤큐 W1210ST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등장 초기에는 기업용, 사무용으로만 이용하다가 나중에는 가정용으로도 영역을 넓힌 제품이 몇 가지 있다. 프린터나 복합기, NAS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프로젝터 역시 가정용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크하고 있다.

가정용 프로젝터라면 영화나 게임과 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얼마나 만족스러운 화질로 즐길 수 있는지, 그리고 좁은 공간에서도 큰 화면을 구현할 수 있도록 스크린과 프로젝터 사이의 초점거리가 얼마나 짧은 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게임의 재미를 더하는 빠른 반응속도까지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벤큐 W1210ST
벤큐 W1210ST

벤큐의 신제품인 W1210ST는 이러한 가정용 프로젝터의 정의에 충실한 제품이다. 대부분의 콘텐츠를 만족스러운 화질로 볼 수 있는 풀HD급(1920 x 1080) 해상도, 1.5미터의 거리에서 100인치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단초점 기능, 그리고 인풋랙(입력지연)을 감소시키는 게임 모드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벤큐의 홈씨어터용 라인업인 W 시리즈의 최신작인 W1210ST의 면모를 살펴보자.

역동적인 콘텐츠에 최적화된 6분할 컬러휠 기반 DLP 프로젝터

벤큐 W1210ST의 디자인이나 크기는 이전에 나왔던 벤큐 W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본체는 381 x 122 x 277(너비 x 높이 x 길이)mm의 크기에 3.6kg의 무게를 갖췄다. 휴대성은 높지 없지만, 배치를 변경하기 위해 들고 이동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벤큐 W1210ST 전면
벤큐 W1210ST 전면

전면에 위치한 투사용 렌즈는 1920 x 1080의 풀HD급 해상도에 2200 안시루멘의 밝기를 발휘한다. 가정에서 콘텐츠를 재생하는 홈씨어터용으로 적합한 사양이며, 특히 DLP 프로젝터 특유의 15000 : 1의 높은 명암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명암비란 화면의 가장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전반적으로 또렷한 화면을 볼 수 있어 움직임이 빠른 영화나 게임 등의 역동적인 콘텐츠를 감상하는 데 유리하다.

벤큐 W1210ST 측후면
벤큐 W1210ST 측후면

참고로, DLP 프로젝터는 대개 LCD 프로젝터 대비 컬러 표현능력이 떨어진다는 평을 듣곤 했지만, 벤큐 W1210ST의 경우는 좀 다르다. 6분할(RGBRGB) 방식의 컬러휠을 탑재해 10억개 이상의 컬러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 외에도 벤큐 W1210ST는 전용 안경(별매)을 착용하면 3D 영상의 투사도 가능하다.

상단 커버를 열면 줌 링과 초점 링이
나타난다
상단 커버를 열면 줌 링과 초점 링이 나타난다

렌즈 위쪽에는 화면 크기를 조절하는 줌 링 및 초점을 조절하는 초점 링이 달려있다. 먼지 유입을 막기 위해 평상시에는 커버로 닫아 둘 수도 있다. 본체 상단 뒤쪽에는 기본적인 조작 인터페이스가 위치한다. 전원 및 메뉴, 이동, 소스 전환, 결정, 뒤로 가기 버튼 등으로 구성되었다. 화면이 찌그러졌을 때 이를 조정하는 키스톤 보정도 할 수 있는데, 상하 키스톤만 지원하고 좌우 키스톤 보정은 지원하지 않는다.

본체 상단 인터페이스와 리모컨
본체 상단 인터페이스와 리모컨

본체의 조작 인터페이스가 간결한 대신, 동봉된 무선 리모컨이 충실한 편이다. 밝기, 명암, 색온도, 감마값과 같은 특정한 기능을 따로 조정할 수 있는 다수의 버튼을 갖추고 있는 데다 어두운 곳에서 유용한 버튼 백라이트(조명) 기능도 갖췄다. 덤으로 이전 제품들에 비해 리모컨 자체의 디자인도 세련된 편이다.

최근의 추세에 맞춘 후면 인터페이스 구성

본체 후면의 외부기기 연결용 인터페이스는 최근의 추세에 맞게 HDMI 포트를 2개 갖추고 있으며, 그 중 1개는 별도의 전원 공급 없이 1개의 케이블로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MHL 규격을 지원한다.

구형 PC 연결용으로 주로 쓰이는 D-Sub(VGA) 포트 및 외부 제어 케이블 연결용 RS-232 포트, 그리고 전기 스크린이나 조명 컨트롤과 같은 외부 장비 연결용 12V 트리커 포트도 1개씩 갖췄다. 참고로, 컴포지트나 컴포넌트 포트는 없기 때문에 구형 AV기기(DVD 플레이어나 VCR 등)를 연결하기는 어렵다. 구매 전에 꼭 기억해두자.

본체 후면 인터페이스
본체 후면 인터페이스

USB 포트 2개(A타입, 미니 B타입)를 갖추고 있는데, 이는 별도로 판매되는 무선 FHD 키트(무선 영상 전송장치)를 연결하거나 외부기기 전원 공급용으로 쓴다. 아쉽게도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를 연결해 저장된 콘텐츠를 자체 재생하는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그 외에 음성 입력용 및 출력용 3.5mm 포트 2개도 갖췄다. 프로텍터 자체적으로 10W(x2) 출력의 스테레오 스피커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터에 내장된 스피커라서 당초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소리를 들어보니 출력이나 음질이 기대보다 훨씬 좋다. 본격적인 홈씨어터 시스템을 갖춘 사용자가 아니라면 벤큐 W1210ST에 내장된 스피커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업무용 프로젝터에 주로 탑재되는 네트워크 기능(유선랜, 와이파이)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정 환경에서 여러 사용자가 프로젝터를 이용해 협업을 할 일은 그다지 없으니 이를 단점이라고 할 순 없을 것 같다.

1.5미터 거리에서 100인치 구현 만족스러워

1.5 미터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100인치 화면을
구현한다
1.5 미터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100인치 화면을 구현한다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볼 차례다. 가장 인상적인 건 화면 크기 대비 짧은 투사 거리다. 일반적인 프로젝터에서 100 인치 정도의 화면을 투사하기 위해선 약 2.5 미터 정도의 거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벤큐 W1210ST는 불과 1.5 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100인치 화면을 구사하는 것을 확인했다. 공간의 한계가 분명한 가정 환경에서 환영 받을 만 하다.

강당에서 이용하는 모습
강당에서 이용하는 모습

PC 및 게임기 등을 연결해 각종 콘텐츠를 구동해봤다. 풀 HD급 해상도를 지원하는 덕분에 대부분의 영화나 게임을 화질저하 없이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으며, DLP 프로젝터임에도 색감이 상당히 화사하다. DLP가 LCD 방식보다 컬러 표현능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옛말인 듯 하다

화질 저하 없이 소비 전력 줄이는 스마트 에코 기능 인상적

벤큐 W1210ST의 기능 중 주목할 만한 건 소비전력 절감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에코(Smart Eco) 모드다. 대개 이런 기능은 화질이나 밝기를 낮춰서 전기를 아끼곤 하는데, 벤큐 W1210ST의 스마트 에코 모드는 좀 다르다.

스마트 에코 기능 OFF
스마트 에코 기능 OFF
< 스마트 에코 기능 OFF>

스마트 에코 기능 ON
스마트 에코 기능 ON
< 스마트 에코 기능 ON>

현재 표시되는 영상의 특성을 분석, 검정색이 강한 영역은 부분적으로 빛을 차단해 전력을 아낌과 동시에 한층 진한 블랙을 표현한다. LCD 방식 대비 검정색 표현에 유리한 DLP 방식 프로젝터의 특성을 극대화한 것인데, 실제로 벤큐 W1210ST 이용 중 스마트 에코 모드를 실행해도 화질이 저하된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친환경성과 화면 품질을 동시에 추구한 좋은 아이디어다.

인풋렉(입력 지연) 감소시키는 게임 모드의 효용성은?

벤큐에서는 W1210ST가 게임을 즐기는데 최적화 되어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화면의 전반적인 명암비를 높여 명료함을 강화하고 인풋렉(입력지연)을 감소시키는 게임 모드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W1210ST의 게임 모드는 어두운 곳에서 이용하는 'Game' 모드와 다소 밝은 곳에서 이용하는 'Game(Bright)' 모드로 나뉘니 자신의 환경에 맞는 모드를 고르자.

PS4를 이용해 게임 구동 테스트를 진행했다
PS4를 이용해 게임 구동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제로 비디오 게임기(PS4)를 연결해 움직임이 빠른 액션 게임 몇 가지를 구동해 봤다. 다만, 필자는 게임을 하면서 응답 속도 저하나 입력 지연 현상을 그다지 느껴 본 적이 없는 둔감한 게이머다. 때문에 W1210ST의 게임 모드에서 얼마나 인풋렉이 개선되었는지를 가늠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평소에 게임을 많이 접하는 게임동아 편집부 기자의 경우, W1210ST의 게임 모드가 전반적인 조작 반응 속도를 높이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감상을 전하기도 했다. 기능의 특성상, 개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게임 모드에서는 인풋렉이 감소한다
게임 모드에서는 인풋렉이 감소한다

필자 입장에서 게임 모드에서 인풋렉 감소 기능 이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명암비와 색감의 개선이다. 특히 배경이 어두운 콘텐츠를 감상할 때 다른 모드에 비해 각종 오브젝트가 한층 명확하게 보인다. 게임 외에 영화를 감상할 때도 활용할 만한 모드다.

일반(VIVID) 모드
일반(VIVID) 모드
< 일반(VIVID) 모드>

Game(Bright) 모드
Game(Bright) 모드

< Game(Bright) 모드>

게이머들이 관심 가질 만한 가정용 프로젝터

최근 벤큐는 홈씨어터 환경에 최적화된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수년 전부터 꾸준하게 신제품을 출시해 온 W 시리즈는 시장 반응도 좋다. 밝기는 보통 수준이고 협업을 위한 네트워크 기능 등의 기업에서 선호하는 일부 사양이 적용되지 않은 대신, 해상도나 명암비, 초점 거리, 스피커 등과 같이 가정에서 콘텐츠를 감상할 때 중시되는 사양이 충실한 것이 장점이다.

최신 제품인 W1210ST의 경우, 기존 벤큐 W 시리즈의 장점을 한층 세련되게 다듬었다. 특히 인풋렉을 줄이고 화면 명암비를 향상시키기 위한 게임 모드는 비디오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 만 하다. 그 외에 내장 스피커의 음질이나 출력이 만족스럽고 본체의 구동 소음이 비교적 조용한 점 등, 세세하게 신경 쓴 부분이 제법 있다. 2017년 5월 현재 벤큐 W1210ST의 인터넷 최저가는 145만 원 정도다. 영화와 게임에 최적화된 프로젝터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관심을 가질 만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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