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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고음질에 필요한 것만 착실히, 코원 플레뉴 2

강형석

코원 플레뉴 2.

[IT동아 강형석 기자] 규모는 작지만 우리나라 고해상 음원 시장에 몰리는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더 좋은 음질의 음원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욕망은 점차 대중에게도 영향을 주는 느낌이다. 스마트폰도 본격적인 고해상 음원 재생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고,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된 고해상 음원 재생 플레이어(DAP)도 조금씩 세를 넓혀가는 중이다.

하지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아무래도 성능과 기능이 제대로 갖춰진 플래그십 DAP라 하겠다. 보급형 DAP도 좋지만 가격적인 부분을 만족하려면 일부 가격 상승 요인을 없애거나 축소해야 된다. 사실 조금 줄여도 일반 스마트폰이나 음원 재생 플레이어 대비 좋은 소리를 들려주지만 까다로운 황금귀들의 욕망을 채워주기에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코원 플레뉴 2는 더 좋은 소리를 갈망하는 황금귀들을 겨냥해 내놓은 고해상 음원 재생 플레이어다. 대표적인 경쟁 제품으로는 아스텔앤컨을 꼽을 수 있겠지만 요 근래 화끈하게 가격을 올린 그들과 달리 코원은 내실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췄다. 149만 원. 플레뉴 2가 제시한 가격표다. 300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타 제품들과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하지만 고성능 앰프에 채용되는 아사히화성(旭化成, Asahi Kasei) 마이크로디바이스사의 AK4497EQ 디지털 아날로그 변환기(DAC)를 탑재한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간결하지만 포인트는 확실하게...

단순하지만 곳곳에 포인트가 있다. 플레뉴 2는 구조와 공간이 주는 대비를 강조하고자 했다. 제조사 측은 솔리드 앤 보이드 디자인(Solid & Void Design)이라고 부른다. 주요 실루엣에는 굵은 직선을 사용해 강한 느낌을 주고 모서리와 면 일부는 대각선으로 깎아 빛에 따른 입체감을 제공한다. 코원이 말하는 건축물까지는 아니지만 잘 다듬어진 공예품의 느낌은 있다. 아스텔앤컨의 기하학적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매력은 존재한다.

하우징 재질은 고강도 알루미늄을 채용했다. 이음새 없는 프레임 구조를 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제품 외부에는 부품을 고정하기 위한 나사 2개 외에는 어떠한 나사도 볼 수 없다. 모서리 사이에는 이음새 없이 연결된 형태다. 고성능 DAP에서 예민하게 여기는 진동이나 외부 환경을 최대한 억제하고자 하는 설계 단계에서의 고민이 담겨 있다.

아이폰 3GS 보다 조금 큰 정도지만 재질로 인해 묵직하다.

크기는 폭 67.9mm, 높이 116.7mm, 두께 16.5mm로 아이폰 3GS보다 조금 크고 두꺼운 정도다. 무게는 192g. 때문에 작지만 손에 쥐었을 때의 묵직함이 전해진다.

디스플레이는 3.7인치 크기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기반이다. 다른 조작 기능이 없기 때문에 주요 설정은 터치로 이뤄진다. 반응은 정확하지만 화면 전환 자체는 부드러운 맛이 떨어진다. 이는 대부분의 DAP들이 안고 있는 아쉬움이다. 운영체제는 자체 개발한 임베디드 리눅스를 쓰고 있다.

조작은 양손 모두 사용 가능하지만 휠 다이얼이 우측에 있는 구조 덕에 왼손에 쥐고 사용하는 것이 더 편했다. 손에 쥐는 맛 또한 왼손이 조금 더 낫다. 이는 기기 우측면을 사선으로 깎았기 때문. 이 부분이 자연스레 손에 쥐는 그립이 되는 구조다.

좌측과 우측 상단에 조작 버튼과 다이얼이 제공된다. 주요 조작은 3.7인치 AMOLED 터치스크린에서 이뤄진다.

조작은 액정을 정면으로 보는 것을 전제로 왼쪽 버튼과 우측 상단에 있는 두 개의 다이얼로 이뤄진다. 다이얼은 기본적으로 왼쪽이 음장효과(제트오디오) 조절, 우측이 음량 조절이다. 다이얼은 적당히 걸리는 느낌을 줘 다루는 맛이 좋다.

버튼은 왼쪽에 총 4개로 전원과 앞/뒤 재생, 재생/정지 기능을 한다. 버튼은 적당히 나와 있어 누르기 좋고 재질을 본체와 통일해 일체감을 준다. 버튼 아래에는 마이크로 SD 메모리카드를 꽂을 수 있는 슬롯이 자리해 있다. 최대 256GB까지 연결 가능하다.

하단에는 충전을 위한 마이크로 USB 단자와 2.5mm 밸런스드, 3.5mm 언밸런스드 단자가 한 개씩 제공된다. 2.5mm는 좌우 분리 출력이 가능한 단자로 많은 고급 오디오 기기들이 이 규격을 채택한다. 최근 소니와 기타 오디오 제조사들이 4.3mm를 앞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2.5mm 규격의 기기들 또한 규모가 만만치 않으므로 당장 세대교체가 이뤄지지는 않아 보인다. 3.5mm 단자는 일반 오디오 연결 단자로 사용된다. 대부분 헤드폰/이어폰은 이 단자에 연결한다.

후면 강화유리에는 플레뉴 로고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후면은 강화유리가 부착되어 있다. 그냥 강화유리가 아니라 플레뉴 로고를 세밀하게 새겨 놓았다. 자세히 보면 로고의 선이 가로와 세로가 섞여 있다. 코원은 이 심벌 패턴을 미세 공정으로 부조 조각해 넣었다. 때문에 후면은 빛의 각도에 따라 로고가 반사되어 독특한 재질감과 느낌을 전달한다. 하지만 패키지에 제공되는 가죽 케이스를 사용하면 이 또한 일회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다.

자연스럽고 세밀한 표현력에 귀는 즐겁다

코원 플레뉴 2의 소리를 들어볼 차례. 음향효과는 적용하지 않은 기본 상태에서 청음을 시작했다. 음원은 기본적으로 24비트 96kHz 사양의 파일(FLAC)을 활용했지만 때에 따라 16비트 44.1kHz, 24비트 48kHz 대역의 음원들도 다양하게 활용했다. 청음에는 헤드폰을 사용했는데 기자가 보유한 베이어다이나믹 T5p와 소니 MDR-1000X를 번갈아 사용했다.

두 헤드폰으로 번갈아 들어보니 플레뉴 2와의 조합은 가급적 일정 수준의 헤드폰과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MDR-1000X에서도 악기의 세밀함과 가수의 숨결을 느끼기에 충분하지만 T5p에서는 이것이 더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이미 플레뉴 2 정도의 DAP를 선택한다면 수준급 제품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처음 접근하는 소비자라면 헤드폰/이어폰에도 신경을 써야겠다.

코원 플레뉴 2.

음질 자체로 마주한 플레뉴 2의 재생 실력은 엄지를 들어올려도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헤드폰/이어폰의 성능만 충분하다면 음원이 품은 질감을 최대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이 부분에서는 취향이 엇갈릴 수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청음을 권장하고 싶다.

플레뉴 2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풍부함이다. 음원이 재생되는 동안 가수의 목소리는 중앙에 배치되어 강한 소리를 내어주고 주변 악기는 좌우에 잘 배치되어 입체감 넘치는 멜로디를 들려준다. 마치 준비가 잘 된 소규모 홀 안에 혼자 앉아 밴드의 연주를 감상하는 느낌이다. 각 악기의 질감을 느끼기에도 충분하고 보컬의 작은 숨결까지도 잘 전달해준다. 다시 한 번 더 언급하지만 헤드폰/이어폰의 성능도 중요하다.

AKM사의 AK4497EQ 디지털 아날로그 변환기(DAC). AK4490의 상위 라인업으로 사운드 노이즈와 왜곡을 최소화한 설계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24비트/192kHz 재생이 가능해졌다. 신호대 잡음비(SNR)는 123데시벨(dB), 전고조파 왜곡과 노이즈(THD+N – Total Harmonic Distortion+Noise)는 0.0005%로 억제했다. 가격이 높은 타 제품과 비교해 아쉬움 없는 수준이다.

코원 플레뉴 2.

코원은 AK4497EQ 칩을 활용해 자체 기술로 신호를 세밀히 조율했다. 이를 활용해 다양한 디지털 필터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설정 내에 제공되는 이 기능은 총 6가지로 Short delay sharp, Short delay slow, Sharp, Slow, Low dispersion short delay, Super slow 등이다.

음량을 높였을 때에는 헤드폰/이어폰이 무엇인가에 따라 신중히 선택해야 된다. 예로 저항이 높은(출력이 필요한) 제품이라면 음량을 높여야 자연스럽게 들리겠지만 반대로 저항이 낮은 제품은 플레뉴 2에 연결했을 때 부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높다. 갈라지는 느낌은 아니지만 출력 상승에 기기가 따라가지 못한다.

코원 플레뉴 2.

MDR-1000X 같은 경우 전원(소음 억제)을 끈 상태에서 들으면 음량 90~100 정도, 전원을 켜면 음량 120정도가 한계라 생각된다. 베이어다이나믹 T5p는 최대 약 110~115 정도의 음량이 적당해 보였다. 이들 제품의 저항은 14~50옴 사이인데, 만약 100옴 이상의 제품이라면 플레뉴 2의 기본 출력으로도 부족할지 모르겠다. 이 제품에도 2Vrms 출력이 가능한 사운드플러스(SoundPlus) 앰프를 채택하고 있지만 고저항 헤드폰/이어폰이라면 별도의 앰프를 연결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출력 저항은 0.6옴(3.5mm)과 1.2옴(2.5mm)이다. 이 외에 장시간 작동 시에도 오차 없는 소리를 구현하도록 온도 보상 수정 발진기(TCXO)를 두 개 구성해 정확한 사운드를 재생하도록 설계했다.

플레뉴 2의 인터페이스 완성도는 조금 아쉽다.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한 다양한 음장효과도 플레뉴 2의 큰 장점이다. 코원의 자랑인 제트오디오는 사용자 임의 설정 16개를 제외하고 50개가 마련됐다. 사용자 임의 설정에는 주파수 별로 세밀한 음향 조절이 가능한 10밴드 이퀄라이저 필터(EQ Filter)가 적용된다. 여기에 일반 이퀄라이저와 BBE+, SE 등을 설정해 필요한 효과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BBE+, 리저브, 코러스 등도 준비되어 있고 기본적인 락이나 재즈, 팝 등의 효과도 제공되니 취향에 따라 골라 듣는 맛 또한 일품이다. 무엇보다 휠 다이얼을 돌려 음장 효과를 즉시 적용해 들어볼 수 있으니 편안함까지 느껴진다.

140단계로 세밀하게 조절되는 음량도 플레뉴 2의 장점이다. 휠 다이얼을 돌러 한 단계씩 조절할 수 있으므로 편하다. 다이얼은 저항 없이 돌아가지 않고 한 번씩 걸리는 느낌을 줘 손 맛까지 고려한 인상이다. 마치 조작계 자체가 DAP지만 고급 아날로그 플레이어를 다루는 쪽에 가깝다.

가격이 아니라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말하는 듯

재질도 중요하지만 사실 타 제품들을 보면 기교에 더 부각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하우징의 재질이 그 대상이었다. 무산소동 구리를 통으로 깎았다고 말하거나 스테인리스 금속을 통으로 깎았다며 가격을 기존 대비 수백만 원을 올려버린다. 이렇게 DAP들은 자연스레 플래그십이 300만~600만 원대 사이로 상승했다. 주머니가 든든하다면 모르겠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허탈한 웃음만 나올 가격이다.

코원 플레뉴 2.

코원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듯한 느낌이다. 플레뉴 2의 가격은 149만 원으로 타 고성능 DAP에 비하면 절반 수준의 가격이다. 이런 가격이라도 사실 다른 중저가 DAP 대비 비싼 것은 사실이다. 다만, 구성과 성능 대비 가격을 보면 이 제품이 어떻게 합리적으로 접근하려 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기기 자체에 대한 점은 아니고 사소한 부분이다. 특히 인터페이스와 반응 속도가 대표적이다.

입력은 터치를 사용하는데, 인터페이스 구성은 복잡하게 꾸며져 있어 여러 번 손가락을 이용해야 된다. 즐겨찾기 등록은 번거롭고 설정 아이콘은 작다. 여기에 답답한 화면 전환이 더해지면서 전체적인 활용 프로세스를 더디게 만든다. 다른 스마트폰 플레이어 구성 또는 DAP 인터페이스 등을 참고할 필요가 느껴진다.

그럼에도 플레뉴 2의 가치는 돋보인다. 평상시에는 고해상 음원을 재생하는 플레이어로 때론 PC에서 화끈한 소리를 재생해주는 DAC로 활약할 수 있어서다. 이 시장에서 합리적이라는 말이 통할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있다. 플레뉴 2를 선택한다면 남은 비용으로 다른 곳에 더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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