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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은행, 클라우드 컴퓨팅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이하 클라우드)'의 시대다. 전 세계 수 많은 기업과 스타트업이 클라우드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기업 활동에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데이터 중심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은행의 역할을 하는 클라우드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클라우드란 데이터센터 속에 미리 구축되어 있는 대규모 컴퓨팅 자원(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을 인터넷을 통해 임대한 후, 이를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현존하는 IT 서비스 대부분이 클라우드를 활용해 개발되어 서비스되고 있다. 차세대 IT 기술도 예외는 아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이 클라우드 위에서 개발되어 구동되는 대표적인 기술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전경<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전경>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6년 클라우드 시장 규모를 서비스형 인프라형 서비스(IaaS) 252억 9,000만 달러, 플랫폼형 서비스(PaaS) 71억 6,900만 달러,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 385억 6,700만 달러 등 총 2,092억 달러로 추산했다. 2017년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이보다 18% 더 성장한 2,468억 달러에 이를 것이고,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 역시 작년보다 14.8% 성장한 4조 2,979억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궁극적으로 2020년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3,833억 달러,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7조 2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IDC 역시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연평균 20.4%씩 성장해 2020년에는 1,95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두 시장조사기관의 예측이 차이나는 이유가 뭘까? 가트너 조사 결과는 비즈니스 앱과 클라우드 광고 등 클라우드에 연관된 모둔 분야를 포함한 수치이기 때문이고, IDC의 조사 결과는 둘을 제외하고 인프라, 서비스, 소프트웨어, 앱 등 클라우드의 필수 요소만 집계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은행

클라우드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사용자를 위해 좀 더 쉬운 예시를 들어보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클라우드는 정보화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은행이다. 자본주의 시대의 총아가 은행이었다면, 정보화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가 바로 클라우드다.

자본주의의 시대가 열린 후 은행의 중요성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지금도 기업에게 은행만큼 중요한 서비스가 없다.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은행에게 대규모 자금을 빌리는 것이 기업 활동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은행이 활성화되기 전에는 기업이 사업을 진행하려면 직접 자금을 모아야만 했다. 그만큼 기업이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 속도와 전체 경제 규모의 발달 속도도 느릴 수밖에 없었다. 은행이 활성화되자 기업의 신규 사업 확장은 탄력을 받았고, 그만큼 전체 경제 규모도 급속히 확장될 수 있었다.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다. 정보화 시대가 열리자 기업에게 클라우드는 은행만큼 중요한 서비스가 되었다.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은행에게 돈을 임대하는 것처럼, 클라우드에게 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임대하는 것이다.

클라우드가 활성화되기 전에는 기업이 앱과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직접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구축해야 했다. 그만큼 앱 개발 속도가 더디고, 신규 서비스 출시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클라우드가 활성화되자 기업은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어졌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빠르게 앱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구축에 대한 고민 없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스타트업(아이디어만으로 시작한 초기 기업) 창업 열풍 역시 클라우드가 없었다면 현실화될 수 없었을 것이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기존의 대기업이든,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든 동일한 인프라,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앱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를 창업한 스티브 첸(Steve Chen)은 "과거에는 서버(인프라)를 확충하려면 이에 대한 수요를 예측하고 최소 3주 전에 주문을 넣어야 했다. 그마저도 예측이 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현재는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1시간도 안돼 인프라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그만큼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 된 것이다"고 클라우드의 의의를 평가했다.

데이터 중심 경영(기업의 과거 데이터와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인사이트를 추출한 후 이를 기업 경영의 지표로 삼는 것)이 각광받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클라우드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인프라과 애널리틱스 도구가 필요한데, 클라우드가 이러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은행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춘 500대 기업 대다수가 클라우드를 활용해 데이터를 보관하고 분석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기업 경영의 디지털화, 직관에 의존하는 기존의 아날로그식 경영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이를 분석한 결과를 활용해 기업을 경영하는 것)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프라만 클라우드?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도 클라우드

클라우드는 인프라형 서비스, 플랫폼형 서비스, 소프트웨어형 서비스 등 크게 세 가지 형태로 제공된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종류<클라우드 서비스의 구조도>

인프라형 서비스는 서버, 네트워크 장비, 저장장치, 가상화 솔루션, 데이터베이스 등을 활용해 앱과 서비스를 구축하고 데이터를 저장 및 관리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빌려주는 형태의 서비스다. 쉽게 설명하자면 앱과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하드웨어만 빌리는 것이다. 인프라형 서비스는 기업이 원하는 규모와 형태의 서버를 1~3시간만에 제공받을 수 있으며, 기업은 이 인프라 위에 직접 개발한 앱 모델(패키지)을 올려 각종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모인 방대한 데이터를 인프라형 서비스에 저장한 후 관리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인프라형 서비스로 AWS(아마존웹서비스)의 아마존 EC2, 아마존 S3, 아마존 RDS,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컴퓨트, 애저 스토리지, 애저 네트워킹, 애저 데이터베이스, 구글의 컴퓨트 엔진 등을 들 수 있다.

플랫폼형 서비스는 서버, 네트워크 장비, 저장장치, 가상화 솔루션 등 인프라 위에 운영체제, 미들웨어(기업이 개발한 앱과 클라우드 내 서버 운영체제의 가교), 런타임(프로그래밍 언어가 구동되는 환경) 등 앱과 서비스를 더욱 빨리 구축할 수 있도록 개발환경까지 함께 제공하는 형태의 서비스다. 쉽게 설명하자면 앱과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개발도구까지 함께 빌리는 것이다. 개발도구를 따로 갖춰야하는 수고마저 줄어들기 때문에 더욱 빠르게 앱과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기업에게 각광받고 있다. 과거에는 제공하는 개발도구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어 개발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으나, 최근 플랫폼형 서비스 사업자들은 시중에 존재하는 운영체제와 오픈소스 대부분을 지원함으로써 개발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플랫폼형 서비스로 아마존 람다, 애저 인텔리전스 및 IoT, 구글 앱 엔진 등을 들 수 있다.

소프트웨어형 서비스는 클라우드내 인프라와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된 소프트웨어(앱, 서비스)를 임대받는 형태의 서비스다. 쉽게 말해 기업이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업용 앱을 빌려와 자사의 다른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활용하거나, 기업 내 업무를 처리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SaaS는 이미 완성되어 있는 서비스를 웹 브라우저를 통해 접근해 이용하는 로그인형 서비스와 API를 통해 기업내 앱에 접목시키는 오픈 API형 서비스로 구분할 수 있다.

대표적인 소프트웨어형 서비스로 MS 오피스365, MS 다이나믹스365, 구글 지스위트(G Suite) 등을 들 수 있으며, 이외에도 수 많은 소프트웨어형 서비스가 존재한다. 상위 20개 사업자에게 수요가 몰려 있는 인프라형 서비스 및 플랫폼형 서비스와 달리 소프트웨어형 서비스는 수 많은 사업자가 다양한 형태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많은 기업과 스타트업이 클라우드라고 하면 인프라형 서비스만 떠올리나, 최근에는 플랫폼형 서비스와 소프트웨어형 서비스의 입지도 점점 강화되고 있다. 클라우드의 본래 목적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갖추는데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프라형 서비스보다 빠르게 앱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형 서비스와 소프트웨어형 서비스가 각광받는 것이 당연한 변화일지도 모른다.

2강 1중의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구도

특정 시장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가트너 매직쿼드런트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2강 1중의 형태를 띄고 있다. AWS와 MS가 기술력과 시장점유율 면에서 앞서나가는 리더 등급으로, 구글이 시장점유율은 조금 떨어지지만, 기술력은 리더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비저너리 등급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AWS와 MS는 잇따라 국내 데이터센터를 오픈하며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역시 AWS와 MS가 양분하며, IBM과 구글이 이를 뒤쫓는 모양새가 될 전망이다. 전통적인 국내 호스팅 시장의 강자였던 KT나 종합 IT 서비스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네이버도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전 세계 데이터센터<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가 국내 데이터센터를 오픈하며 국내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AWS는 인프라형 서비스 시장의 최강자다. 올해로 12년째를 맞이한 AWS는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 리전(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복수의 데이터센터)을 확충하며 서비스 지역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트너의 인프라형 서비스 품질 조사에 따르면 AWS는 필수 서비스 92%, 선호 서비스 71%, 옵션 서비스 61%를 갖추고 있다. MS의 필수 서비스 88%, 선호 서비스 57%, 옵션 서비스 47%, 구글의 필수 서비스 70%, 선호 서비스 41%, 옵션 서비스 24%보다 앞선 인프라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개발 자동화를 위한 아마존 람다나 인공지능 서비스를 위한 아마존 폴리, 렉스, 레코그니션 등 차세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AWS는 지난 해 1월 서울 리전을 개시하고 국내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처음 서울 리전이 개시되었을 때에는 다른 리전보다 제공하는 기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현재는 아시아 지역의 핵심인 도쿄 리전보다는 조금 떨어지지만, 싱가포르, 시드니 리전과는 대등한 수준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MS는 전체 클라우드 시장의 최강자다. 인프라형 서비스는 AWS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만, 플랫폼형 서비스나 소프트웨어형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테크놀러지 비즈니스 리서치는 클라우드 시장을 인프라형 서비스로 한정하면 앞으로도 한동안 AWS가 1위 자리를 굳게 지킬 것이지만, 플랫폼이나 소프트웨어형 서비스까지 클라우드 시장을 확대하면 2016년부터 MS가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했고, 향후에도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MS는 애저(인프라형 서비스+플랫폼형 서비스), 오피스365(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형 서비스), 다이나믹스365(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기반의 CRM/ERP), 코타나 애널리틱스(인공지능 분석) 등 기업이 원하는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 포트폴리오를 갖춘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MS는 올해 2월 서울 리전과 부산 리전을 동시에 개시하고 AWS 못지 않게 적극적으로 국내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MS는 인프라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단순히 임대하는 것에서 벗어나 부산 지역에 직접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해 애저뿐만 아니라 오피스365, 다이나믹스365 등 소프트웨어형 서비스의 역량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MS는 국내 관공서와 공기업의 클라우드 활용을 위해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가운데 최초로 KISA의 클라우드 보안 인증도 받을 예정이다.

구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자체 인프라와 서비스 기술을 갖춘 도전자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자체 인프라를 지금까지는 구글 검색, 유튜브 등 자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이용해왔지만, 이제 그 인프라와 기술을 모두 공개해 클라우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3사 가운데 가장 저렴한 이용 요금과 백그라운드형 서비스(BaaS, 서비스 개발을 돕는 각종 API를 한 군데 모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같은 독창적인 서비스를 내세우며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국내 리전 설립에 관한 얘기가 없는 등 국내 시장에서 활동이 다소 소극적인 점이 아쉽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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