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덩치 값 하는 고성능 프로젝터, 엡손 EH-TW8300W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강당이나 사무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프로젝터가 이제는 대중 곁으로 성큼 다가온 것 같다. 손바닥만한 피코 프로텍터,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중시하는 모바일 프로젝터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가격도 불과 수십만원 수준이고 휴대도 편해서 판매량이 꾸준하다.

하지만 이런 초소형 프로젝터를 쓰다 보면 불만도 생기기 마련이다. 밝기가 수십 안시루멘 수준이라 완전히 깜깜한 공간이 아니면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다 화질(해상도나 명암비)도 그다지 높지 않다. 그리고 모바일기기와의 연동만을 중시하기 때문에 그 외의 다양한 기기(PC, 게임기,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를 연결해서 쓰기에는 한계도 분명하다. 결국 진짜 '제대로 된' 프로젝터가 절실해진다는 의미다.

엡손 EH-TW8300W
엡손 EH-TW8300W

엡손의 EH-TW8300W 같은 제품이 그런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제품이다. 가정용 프로젝터로는 상위급의 성능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 3LCD 기반 엡손 프로젝터 특유의 우수한 색감에 4K Enhancement와 같은 화질 보정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다 유무선으로 다양한 기기의 연결이 가능하다. 2500안시 루멘의 밝은 밝기, 그리고 4K 인핸스먼트(4K Enhancement) 기능까지 더해 가정용으로 쓰기엔 더할 나위 없는 사양을 가진 엡손 EH-TW8300W의 면모를 살펴보자.

'덩치 값' 하는 최신 프로젝터?

엡손 EH-TW8300W의 크기는 520 x 450 x 170mm, 무게는 11.2Kg으로, 그다지 작고 가벼운 제품은 아니다. 가정용이라고 하기엔 좀 큰 편이고 강당용에 더 가까운 덩치인데, 제조사에선 가정용임을 강조하고 있다. 수시로 가지고 이동하기에는 크고 무겁기 때문에 천장이나 테이블에 고정시켜서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엡손 EH-TW8300W
엡손 EH-TW8300W

제품 전면의 렌즈는 전동 덮개를 갖추고 있으며 자동 조리개/전동조리개를 통해 편의성 및 화질까지 높였다. 밝기는 2500안시 루멘으로, 수십~수백 안시루멘에 그치는 소형 프로젝터와는 비교가 되지 않으며, 홈씨어터용으로 쓰기에 적합한 수준이다. 어느정도 밝은 공간에서도 비교적 또렷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전용 3D 안경을 구매한다면 3D 입체 영상 감상도 가능하다.

4K 보정기술, HDR 등 최신 기능 만재

이보다 더 주목할 만한 수치는 1,000,000 : 1에 달하는 명암비(콘트라스트)다. 명암비는 화면의 가장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구별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다양한 화면 내의 오브젝트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본래 LCD 방식의 프로젝터는 경쟁사에서 주로 채용하는 DLP 방식 프로젝터에 비해 색감은 좋은 반면, 명암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었다. 하지만 엡손 EH- TW8300W와 같은 경우를 보면 그런 선입견이 이젠 무색할 정도로 명암비가 우수한 것이 인상적이다.

본체 후면 상단에 표기된 주요
기술
본체 후면 상단에 표기된 주요 기술

또한 기본적으로 엡손 EH-TW8300W는 R(적), G(녹), B(청) 각각 1920 x 1080 해상도의 풀HD급 픽셀을 갖춘 프로젝터이지만, 내부적으로는 3840 x 2160, 4096 x 2160과 같은 4K(UHD) 해상도의 영상을 입력 받아 처리가 가능하다. 이를 엡손에서는 4K 인핸스먼트(4K Enhancement) 기술이라 하는데, 1개의 픽셀을 대각선으로 0.5 픽셀씩 이동시켜 해상도를 두 배로 높이는 원리다. 4K급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는 최근의 상황과 잘 어울린다.

4K와 함께 차세대 콘텐츠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도 지원한다. HDR을 적용하면 영상의 명암비(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의 구분되는 정도)을 세밀하게 분석, 보정하여 화면 전체의 컬러와 빛과 그림자 구현 능력, 그리고 세세한 표현력까지 높일 수 있다.

최근의 트랜드를 적용한 외부입력 인터페이스

외부기기와의 연결 방법도 다채롭다. 후면에 HDMI 포트 2개 및 AV 기기 연결용 광학 HDMI 포트 1개, PC 연결용 D-Sub(VGA) 포트 1개가 있으며, 외부기기(전동 스크린 등)와의 연동을 위한 트리거 아웃(Trigger Out) 포트, 그리고 프로젝터 제어용 장치를 연결하는 RS-232C 포트가 있다. 다만, 컴포지트(RCA) 포트는 없으니 구형 AV기기(VCR 등)를 연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엡손 EH-TW8300W 본체
후면
엡손 EH-TW8300W 본체 후면

특히 1번 HDMI 포트는 4K급 영상 콘텐츠를 위한 보안 규격인 HDCP 2.2를 지원한다. 폭스, 워너와 같은 헐리웃 큰손들은 자사의 4K급 VOD 콘텐츠 서비스에 HDCP 2.2 보안 규격을 걸어 서비스 하는 경우가 많다. 엡손 EH-TW8300W 역시 HDCP 2.2를 지원하니 차세대 4K 콘텐츠를 원활하기 즐기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 관련으로는 유선랜 포트가 있으며, 무선랜(와이파이) 카드를 접속하거나 펌웨어 업데이업데 할 때 쓰는 USB 포트도 있다. 무선랜 카드는 별매이며 전용 제품(ELPAP10)이 호환된다. 그 외의 시중에서 파는 일반 무선 랜카드는 호환을 보증하지 않으니 유의하자.

랜 연결을 통해 프로젝터와 네트워크를 공유하는(같은 공유기에 연결된) PC에서 별도의 케이블을 추가로 연결하지 않고 PC의 영상을 프로젝터로 전송할 수 있다. 이 때는 PC에 별도의 소프트웨어(EasyMP Network Projection)를 설치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는데, 스피커는 내장하고 있지 않으니 별도의 외부 스피커에 연결해야 한다.

천장 설치 프로젝터에도 간단히 무선 연결, 와이어리스HD 트랜스미터

이 정도의 후면 인터페이스만 갖춰도 크게 문제는 없겠지만 엡손 EH-TW8300W는 여기에 더해 별도의 입력 인터페이스 확장 장치인 '와이어리스HD 트랜스미터(WirelessHD Transmitter)'를 추가 제공한다. 와이어리스HD 트랜스미터 에는 4개의 HDMI 입력 포트 및 1개의 HDMI 출력 포트, 홈씨어터 접속용 광출력 포트 등이 달려있다.

와이어리스HD 트랜스미터
와이어리스HD 트랜스미터

와이어리스HD 트랜스미터
와이어리스HD 트랜스미터

와이어리스HD 트랜스미터 장치와 EH-TW8300W 본체는 무선으로 접속하므로 외부기기가 프로젝터 본체와 멀리 떨어져 있을 때, 특히 프로젝터가 천장에 달려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외부기기를 연결할 때 편리하다. 무선이지만 4K 고해상도 영상도 전송이 가능하며, 1번 HDMI 포트는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와 연결할 때 유용한 MHL 규격도 지원하므로 활용성도 높다.

이외 '엡손 아이프로젝션(Epson iProjection)' 앱을 통해 스마트폰을 프로젝터 리모컨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여러 기기의 이미지 파일을 프로젝터로 무선 전송해 출력할 수도 있다.

동봉된 리모컨
동봉된 리모컨

본체와 동봉된 리모컨은 무난하다. 각종 입력 소스를 버튼 하나로 전환할 수 있으며 각종 모드 전환 역시 원터치로 가능한 단축키 위주로 구성되었다. 프로젝터 본체뿐 아니라 와이어리스HD 트랜스미터의 조작도 가능하며, 어두운 곳에서 쓸 때를 대비해 리모컨 버튼 조명도 내장했다. 그 외에 프로젝터 렌즈의 초점이나 줌, 이동 등도 리모컨으로 할 수 있다.

가정용으로 쓰기엔 황송할 정도? 강당용으로도 무리 없어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 볼 차례다. 200석 규모의 강당을 이용, EH-TW8300W를 직접 구동해봤다. 엡손에서는 이 제품이 가정용 프로젝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사양을 고려해본다면 강당에서 쓰더라도 무리가 없었다. 가정용으로 쓰기엔 좀 황송한 느낌도 있다.

강당에서의 이용 예
강당에서의 이용 예

약 5~6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200인치 수준의 대화면을 구현할 수 있으며, 9미터 정도의 거리에서는 300인치의 화면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1.5미터 정도의 짧은 거리에선 50~60인치 정도의 화면을 구현할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어느정도 공간 여유가 있는 장소에서 쓰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표기 수치보다 우수한 체감 밝기, 색감과 선명도 인상적

밝은 곳에서의 활용 예
밝은 곳에서의 활용 예

2500안시 루멘이라는 밝기 수치만 봐선 가정용 프로젝터로 쓰기엔 밝은 편이고 강당용으로 쓰기엔 다소 어두운 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직접 제품을 구동해보니 강당에서 쓰기에도 충분한 밝기를 냈다. 강당 내의 조명을 절반 정도 켠 상태에서도 화면을 볼 만 했다. 수치에 비해 체감적인 밝기가 오히려 더 우수한 느낌이다.

엡손 EH-TW8300W 색감과 선명도는
우수하다
엡손 EH-TW8300W 색감과 선명도는 우수하다

밝기 이상으로 인상적인 점은 화질이다. 3LCD 방식의 프로젝터 답게 색체 표현 능력은 나무랄 데가 없고, 4K 인핸스먼트를 비롯한 화질 보정 기능 덕분에 선명도도 제법이다. 제품의 덩치와 다양한 기능, 그리고 화질까지 확인해 보니 단순히 가정용으로 쓰기엔 과한 제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비싸다, 하지만 돈 값은 한다

당초 기사를 쓸 때는 단순히 엡손 EH-TW8300W이 가정용 프로젝터라는 간단한 소개만 전달받았다. 때문에 최근 가정에서 인기를 끄는 초소형 모바일 프로젝터에 비해 어떤 면에서 강점을 가지는 지 정도를 이야기하려 했다. 하지만 실제로 제품을 체험해 보니 EH-TW8300W의 성능이나 기능은 가정용을 넘어 강당용이나 전문가용으로 쓰더라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었다.

특히 4K 인핸스먼트 화질 보정 기능이나 HDR 기능, 와이어리스HD 트랜스미터 무선 접속 기능 등, 최신 프로젝터로서 요구되는 대부분의 기능을 충족하며, 제조사에서 밝힌 수치(2500 안시 루멘) 이상으로 체감적인 밝기가 우수하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굳이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본체가 좀 크다는 것, 스피커를 내장하지 않은 것 정도다.

2017년 2월 현재 엡손 EH-TW8300W의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 440만원 정도다. 물론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돈 값을 한다면 문제가 될 건 없다. 넓은 거실을 가진 가정의 홈씨어터용, 혹은 소규모 강당용 등, 다양한 용도에 대응할 만한 제품이다. 소형 프로젝터, 혹은 구형 프로젝터의 한계를 느껴 '제대로 된' 최신 프로젝터를 장만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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