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러들 가슴 떨리게 만드는 '애플스토어'가 가로수길에? 직접 가봤습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애플스토어 떡밥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에는 제법 신빙성 있는 자료가 제시됐다. 바로 토지에 대한 등기사항전부증명서(등기부등본)에 애플코리아가 임차보증금 16억 원을 들였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주소지는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34-19(지번)로 도로명주소는 강남구 압구정로 12길 48이다. 신사동 가로수길 중앙에 위치해 있어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다.
자료를 확인해 보니, 애플코리아는 그 주변에 있는 2필지를 공동담보로 설정해 놓고 있었다. 주소지로 보면 지번 기준으로 534-14와 534-18이다. 해당 토지를 두고 ㅗ자(비속어가 아니다)로 감싼 형태다. 지번을 모두 합치면 ㄴ자 형태가 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열린결말이다. 애플 스토어가 들어설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애플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왜 그런지 기자가 직접 파헤쳐 봤다.
실제로 가 봤습니다
해당 주소지를 가지고 직접 방문해 보니, 해당 토지에는 공사를 위한 차단막이 세워져 있었다. 사유지에는 들어갈 수 없으니, 밖에서 내부를 천천히 살펴봤다. 땅은 어느 정도 파놓은 상태로 약간의 공사는 이뤄져 있었지만 그 이상의 진전은 없어 보였다.
건축허가 표지판을 보니 건축주는 이영환씨, 설계는 종합건축사사무소 이웨스가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공사는 지난 8월 1일부터 내년 9월 30일까지 예정되어 있었으며, 건축면적 526.38 제곱미터, 총면적 2,638.75 제곱미터 규모의 지하 2층, 지상 5층 건물로 허가된 상태였다. 여기에는 차량 출입시설을 위한 진입로로 도로점용면적 13 제곱미터가 설정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이 건물은 일단 총 7층 규모의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예정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기자가 찾은 일본과 중국의 애플스토어를 떠올려보면 이 시설은 다소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주변 입지는 여러 말이 필요 없어 보인다. 맞은편에 가방 브랜드와 디저트 매장, 라인프렌즈 매장 등이 몰려 있다. 주변에는 여러 식당과 주점, 의류 매장 등이 즐비해 있음은 물론이다. 조금만 넘어가면 도산대로가 있으며, 한참을 가야하지만 압구정 로데오와 심지어는 간장게장골목도 있다.
기자가 해당 지역을 찾은 것은 오후 8시 무렵. 늦다면 늦은 시간이지만 수요일임에도 제법 많은 사람이 있었다. 1차로 도로이기에 교통도 혼잡했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쇼핑을 하러 온 국내 및 외국인들이었다. 주말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고 당연히 이 일대는 지옥으로 변하겠지.
차단막에 붙어 있던 현수막
기자 눈에 들어온 것은 공사를 위해 설치한 차단막에 붙은 현수막이었다. 그 현수막에는 파인드 카푸어(Find Kapoor)라는 브랜드의 홍보물이 붙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핸드백이나 어깨에 걸치는 가방의 스트랩(끈)과 가방 등을 판매하는 패션 및 생활 브랜드 같았다.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니 그 생각은 거의 들어 맞았다.
마치 해당 브랜드의 매장이 이 토지에 세워질 상가 건물에 입점할 듯한 느낌을 줬다. 때문에 22일 오전, 파인드 카푸어를 유통하는 플래툰 벤처스에 연락을 취했다. 담당자는 해당 토지에 입점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해당 현수막은 광고를 위해 걸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정말 애플스토어가?
파인드 카푸어 매장이 들어서는게 아니라면 정말 등기부등본 내용처럼 애플코리아가 그 자리에 애플스토어를 준비하는 것일까? 당연히 애플코리아 측의 답변은 뻔할 테니 건물 설계를 담당한 이웨스의 대답을 듣기로 결정하고 22일, 연락을 취했다. 이웨스 측 관계자는 "지하 2층, 지상 5층 설계가 맞지만 변경될 가능성은 있다"며 열린결말을 선사했다.
자, 자세히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자. 본래 해당 토지에는 건축사사무소(이웨스)가 있었다고 한다. 2014년에 이를 철거했는데 이후 시공사와의 문제로 인해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철거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기도 했지만 여기에서는 논외로 두자.
일단 설계로는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차량출입시설과 건축물 진입로는 주차타워를 위한 공간이라고 한다. 이웨스 측은 예정대로 건물이 들어서면 전체는 다 쓸 수 없고 저층은 상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애플스토어가 입점하거나 혹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확실한 점은 애플이 가로수길에 2036년 2월 29일까지 층당 526 제곱미터 규모의 땅을 임차했다. 그러나 그 곳은 일단 지하 2층, 지상 5층의 건물이 지어지는 것으로 허가를 받은 상태다. 대신 설계는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설계는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애플스토어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볼 수도 있겠다. 애플스토어가 들어서면 1차 출시국 반열에 오를 수도 있을거고, 애플케어와 같은 서비스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리라. 여기에 친절한 지니어스들과의 상담을 통해 '대접 받는' 소비자의 권리를 누릴 수도 있을거다. 그 동안 애플코리아는 국내 시장을 호구로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그 동안 나왔던 떡밥들 중에서는 제법 강력한 파괴력을 지녔다. 하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다. 애플스토어가 정말 가로수길에서 볼 수 있을지 없을지는 공사가 끝나는 2017년 9월 30일 이후에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그 때까지 인내를 가지고 천천히 지켜보자.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