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DONGA

'온라인 구매 청약' 시도한 르노삼성, 자동차 판매 방식의 변화 가져올까?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QM6의 혁신은 차량 자체에 머물러 있지 않다. 우리는 업계 최초로 이-커머스(e-Commerce)를 도입하고자 한다. 이미 SM6 출시와 함께 홈페이지에서 구매 예약 방식을 도입했는데,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9월 2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QM6 구매 청약과 카카오페이를 통한 계약금 결제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VR 쇼룸과 견적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30~40대 고객층에게 더 편리하고 새로운 방식의 구매 경험을 제공하겠다."

지난 8월 31일, 방실 르노삼성차 마케팅 담당 이사는 QM6 관련 설명 말미에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경쟁 국산 자동차 브랜드 대비 부족한 전시장과 영업 인력 등 약점을 보완하고, 고객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점도 덧붙였다.

방실 르노삼성차 마케팅 담당 이사는 QM6를 시작으로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9월 2일, 르노삼성차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니 정말 QM6 온라인 예약 페이지가 개설됐다. 여기에서는 차량의 트림과 옵션, 색상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최종 결정된 차량에 대해서는 청약금(계약금) 결제까지 이뤄진다. 결제는 카카오페이를 활용한다. 최종 계약은 딜러와 만나 이뤄지지만 그 이전까지 과정은 철저히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15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53조 8,883억 원으로 이 중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구매하는 모바일 쇼핑 규모가 24조 4,645억 원에 달했다. 2015년 소매판매액이 369조 원 규모니까 이 중 15% 정도가 직접 찾아가지 않고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단순 비율만 보면 작아 보여도, 온라인 판매 시장은 지난 3년간 연평균 93.1% 수준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실제 우리는 많은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심지어 국내 대형마트는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도 제공한다. 필요한 상품이나 채소, 과일 등을 주문하면 가까운 매장에서 주문한 물품을 준비해 집으로 배송해 준다. 소셜커머스들도 당일배송이나 주말 배송 등 소비자 편의를 내세우는 분위기다.

QM6 온라인 구매청약 과정을 진행한 모습. 원하는 색상과 옵션, 전시장 등을 선택하면 예약금을 카카오페이로 결제하기 위한 메뉴가 나타난다.

이렇게 시대는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 온라인 판매 불모지는 존재한다. 자동차도 그 중 하나였다. 차량을 구매하고 싶다면 가까운 혹은 전시장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 영업사원과 차량에 대해 설명을 듣고 옵션이나 구매 혜택 등을 확인한 뒤 계약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최적의 구매 조건(프로모션)을 얻기 위해 영업사원과 눈치 싸움을 벌여야 했다.

물론, 일반 공산품이나 전자기기와 달리 자동차는 수천만 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구매과정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고, 자연스레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르노삼성차가 제시한 것도 차량을 아예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청약'이다. 구매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구매 전 예약인 셈이다. 원치 않으면 예약 철회하면 그만이다. 이 때 카카오페이로 결제한 계약금은 돌려 받을 수 있다.

저항도 있었지만 변화를 향한 시도는 종종 있었다

온라인 구매청약을 도입한 것은 르노삼성자동차가 처음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변화의 시작은 아니었다. 이전에도 형태는 달라도 판매 변화를 꾀한 시도는 종종 있었다. 그 창구는 홈쇼핑이었다. 최근 티켓몬스터를 통해 재규어 XE 판매가 이뤄진 바 있지만 격한 저항에 부딪히기도 했다.

홈쇼핑을 활용한 브랜드는 일단 혼다와 시트로엥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먼저 혼다는 2012년부터 시빅을 시작으로 파일럿, 오딧세이, 어코드, 크로스투어 등을 판매했다. 약 400만 원 가량을 할인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CR-Z를 판매했다. 당연히 차량 가격을 화끈하게 깎아줬고, 심지어 배터리 보증도 연장해줬다.

시트로엥도 2013년, DS4와 DS5를 홈쇼핑을 통해 판매했다. 차량에 따라 640~740만 원 가량을 할인해 줬다. 비록 보증 연장이나 서비스 쿠폰, 내비게이션 등이 빠졌으나 가격적인 매력은 존재했다. 따로 논하지 않았지만 크라이슬러도 홈쇼핑으로 차량을 판매한 바 있다.

홈쇼핑을 활용하는 것은 많이 팔리지 않은 차량의 재고처리 차원이다. 온라인 예약과는 다른 부분이지만 구매자가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딜러와 상담하고 계약하고 차량을 인도 받는 과정과 사뭇 다르다는 점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반면, 재규어는 타 기업이 차량을 수배하고 이를 소셜커머스에 판매했다는 점이 달랐다. 차이는 있어도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온라인 계약 및 판매 방식을 채택하며 판매 구조에 변화를 꾀했다고 볼 수 있다. 시도는 좋았으나 문제가 발생했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와 공식딜러인 아주네트웍스의 거센 반발이 있었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까지 나왔다. 두 기업은 이번 판매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 실추와 차량 잔존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도 반발의 이유였다.

국내 진출을 앞둔 테슬라는 온라인으로 차량 예약을 받고 있다.

후발주자이지만 새로운 장르이기에 참신함을 선택한 곳도 있다.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한국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국내 진출까지 앞두고 있는 테슬라는 현재 홈페이지에서 모델 S와 모델 X의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는 오프라인 매장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곧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옵션 및 구매 조건 등을 확인하고 차량 구매까지 지원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르노삼성의 시도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이 같은 시도는 흥미롭지만 한계는 있다. 일단 적용 대상이 QM6 한정이라는 부분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고객 반응을 살피고 차후 제도 보완이나 타 차종으로의 확대 시행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단 잘 팔릴 차량에 대한 판로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어도 다른 차량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은 결국 과거 방식으로 자동차를 구매해야 한다.

카카오페이-QM6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자동차 구매 과정이 딜러 중심이 아닌 소비자 판단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똑똑해졌다. 온라인을 통해 여러 정보를 습득하고 구매에 반영한다. 여기에는 차량에 대한 기본 정보부터 프로모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실제 QM6의 구매 청약이 이뤄지면 관련 정보가 가까운 전시장으로 전달된다. 이를 바탕으로 영업 담당자는 예약 고객을 찾아 구매에 필요한 계약서와 차량 판매 절차를 안내한다. 소비자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판매자가 찾아가는 것으로 주체가 바뀌는 셈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시장은 더 성장하고 변화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