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탄탄한 체력에 편의성을 더하다,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목에 걸어 무선으로 음악을 듣는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LG 톤플러스(TONE+)의 흥행 이후에 삼성 레벨 유(Level U), 소니 히어 인 와이어리스(h.ear in wireless) 등 전통적인 오디오 제조사는 물론이고 국내외 중소 유통사들까지 합세하면서 넥밴드형 무선 이어폰이 시장에 자주 등장하는 추세다.

넥밴드형 이어폰은 번거로운 선이 없는데다, 헤드폰처럼 크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배터리 지속 시간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뚜렷한 특징이 없으면 눈에 띄기 어렵다. 소니와 LG가 고해상 음원(HRA)를 앞세우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예다.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덴마크 통신기기 전문 브랜드 자브라(Jabra)도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HALO Smart wireless)가 그 주인공으로, 최근 다양한 방법으로 오디오 시장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정책에 맞춰 출시된 제품이 아닐까 평가해 본다.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는 요즘 흐름처럼 느껴지는 고해상 오디오(HRA)는 아니더라도 긴 배터리 지속시간과 통화 품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가격은 10만 9,000원인데, 과연 그 값어치를 할까?

반듯한 디자인, 디테일은 살아 있다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의 디자인은 심플함 그 자체다. 매우 단순해서 타 제품과 비교하면 밋밋해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니 같은 경우는 히어 인 와이어리스(h.ear in wireless)에서 다양한 색상으로 멋을 냈고, LG 톤플러스도 색상을 다양하게 구성해 선보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제품은 케이블 색상만 달리 구성되기에 눈에 띄는 부분에서의 경쟁력은 약간 아쉽다.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

크기는 어지간히 목이 두껍지 않은 이상, 대부분의 성인이 착용하기에 부담 없는 수준으로 완성되어 있다. 가장 넓은 곳의 길이가 12.5cm 가량이고 케이블이 시작되는 곳과 목 뒷부분이 닿는 곳까지의 거리는 13.5cm 가량이다. 무게는 38g으로 가볍게 만들어졌다. 재질은 유연한 플라스틱과 고무 재질을 사용한다. 색상은 레드와 블루, 블랙 세 가지로 케이블과 이어버드 일부에만 색이 적용된다.

잘 휘어지는 재질을 사용한다.
잘 휘어지는 재질을 사용한다.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디테일이 존재한다. 먼저 측면부를 부드럽게 설계해 격한 움직임이나 충격에도 잘 손상되지 않게 만들었다. 다른 넥밴드형 무선 이어폰은 목에 거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설계는 좋게 평가할 부분.

케이블 부분의 완성도도 높다. 흔히 칼국수라고 부르는 플랫 케이블을 적용해 줄이 쉽게 꼬이지 않게 했다. 보관에 대한 장점은 있지만 착용 시에 무게감이 느껴지거나 옷에 스칠 때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소리가 거슬릴 수 있음은 참고해야 한다. 케이블과 본체의 완성도는 제품 가격대를 고려하면 조금은 수긍이 되는 편이다.

이어폰 유닛은 측면에 대면 붙도록 했다. 이어폰 유닛끼리도 붙일 수
있다.
이어폰 유닛은 측면에 대면 붙도록 했다. 이어폰 유닛끼리도 붙일 수 있다.

보관에 대한 장점은 이어폰 유닛에서 극대화된다. 일부 제품은 케이블 보호 및 제품 보관성을 높이고자 자석 또는 릴레이 방식으로 이어폰 유닛을 고정한다.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는 기기 측면 또는 유닛끼리 자석으로 붙일 수 있다. 평소 사용하지 않을 때 기기 측면에 붙이거나, 목에 차고 음악은 안 듣고 있을 때에는 유닛끼리 붙여만 놓으면 된다.

조작은 기기 본체의 양 끝에서 지원한다. 목에 걸었을 때 기준으로 좌측에는 음량 조절과 전원/재생/통화 기능이 우측에는 스마트 기기 음성 명령을 활성화하는 버튼이 있다.

참고로 애플 시리와 구글 나우를 지원한다. 음성 버튼만 누르면 활성화되고 직접 말해 기능을 명령하면 실행되는 구조다. 마이크는 바람소리를 차단해 준다. 때문에 정확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이는 상대방과 통화하는 순간에도 적용된다.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

연결은 블루투스를 통해 이뤄진다. 기기는 블루투스 4.1을 지원하고 있으며, 해당 기술을 지원하는 스마트 기기나 플레이어는 연결 가능하다.

전원은 음량 조절 기능 가운데에 있는 점 형태의 버튼을 3초 정도 누르면 된다. 전원이 인가되면서 기기에 진동이 울리니 상태는 쉽게 인지할 수 있다. 블루투스 연결은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전원 버튼을 약 5초 정도 누르고 있으면, 전원이 켜짐과 동시에 블루투스 연결 모드로 전환된다. 이 때 진동과 함께 이어폰에서는 블루투스 설정하라는 여성의 음성이 나온다. (Go ahead & Connect me, Use the Bluetooth setting on your phone 이라는 음성이 나온다.)

연결은 큰 절차 없이 간단하게 이뤄지며, 한 번 연결되면 이후에는 전원만 켜고 끄는 것으로 블루투스 연결과 차단이 이뤄진다. 블루투스가 차단된 상태에서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는 스스로 전원을 끊고 종료해 배터리 지속 시간을 확보한다.

가격대비 만족스러운 음질, 배터리 지속 시간도 인상적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의 음질을 경험해 볼 차례다. 재생은 블루투스로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 갤럭시 S7 엣지에 연결했다. 플레이어는 네이버 뮤직에서 320Kbps MP3 음원을, 별도로 설치한 온쿄 HF 플레이어에서는 24bit, 96KHz FLAC 고해상 음원을 각각 재생해 들었다.

음질은 가격대를 고려하면 무난하다.
음질은 가격대를 고려하면 무난하다.

참고로 음향기기는 사용자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개입되는 부분이므로, 내용을 맹신하기 보다는 참고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소비자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 여부는 가급적 청음 매장이나 자브라 전시장 등을 방문해 직접 청음해 보는 것이 좋다.

소리 자체는 무난하다. 이 제품의 가격은 10만 9,000원인데, 가격만큼의 음질은 보장한다. 소리 자체는 선명하다고 하기에 무리가 있지만 보컬은 잘 표현해 준다. 대신 밴드의 표현이 약하게 다가온다. 이 부분이 뭉개져서 표현되니까 전반적으로 흐릿한 인상이다. 마치 습기 가득한 목욕탕에 앉아 음악을 듣는 느낌이랄까?

저음은 잘 표현해낸다. 펀치력이 느껴진다는 정도까지 아니어도 울리는 현상을 최대한 잡으려 노력해 준다. 아무래도 디테일을 즐기는 사람 보다는 느낌 자체를 즐기는 사람에게 알맞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제법 큰 마이크는 바람소리를 걸러내는 능력을
담았다.
제법 큰 마이크는 바람소리를 걸러내는 능력을 담았다.

통화 품질은 타 제품 대비 앞서는 요소 중 하나다. 큰 마이크를 채택했고 바람소리를 걸러주는 기능도 넣었다. 이어폰 너머로 들리는 상대방 음성도 만족스럽게 표현해 준다. 물론, 통화 상태 자체가 좋지 않으면 모두 의미 없는 것들이다.

이 제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배터리 지속 시간이다. 자브라는 최대 17시간 통화와 최대 15시간 음악 재생을 지원한다고 한다. 실제 블루투스 연결 상태에서 음량을 최대에 맞춰 계속 재생해 두니 13시간 정도에서 배터리가 모두 소모됐다. 일반적인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이 약 최대 5~8시간 가량의 배터리 시간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약간 투박하지만 가격대 성능은 만족

투박하지만 가격대 성능을 보면 대항마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완성도를 갖췄다.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는 10만 9,000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다. 실제 구매가격은 달라지겠지만 10만 원대 전후의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배터리 성능과 적당한 음질, 부가 기능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아마 당분간은 찾기 어렵지 않나 예상해 본다. 참고로 최근 출시한 톤플러스(HBS-1100)가 21만 9,000원이고, 소니 히어 인 와이어리스(MDR-EX750BT)가 24만 9,000원이다. 음질은 밀리지만 기능만 보면 저 두 제품에 밀리지 않을 매력을 품었다.

아쉬운 점도 있다. 마감이다. 가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전반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진다. 깔끔한 디자인인 것은 맞지만, 재질이 약간 가치를 깎는 느낌이다. 여기에 목에 걸었을 때, 옷 위에 올리면 제품이 뒤로 밀려 벗겨지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특정 재질의 옷에서 발생되는 부분이다.

자브라 어시스트 앱은 초기 구성이 조금
번거롭다.
자브라 어시스트 앱은 초기 구성이 조금 번거롭다.

여전히 불편한 자브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를 사용하려면 자브라 어시스트(Jabra Assist)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게 좋다. 그런데 이걸 내려 받아 설치하면 자브라 서비스(Jabra Service)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이걸 또 앱스토어 가서 내려 받아 설치해야 한다.

이 것으로 끝이 아니다. 자브라 어시스트를 실행하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연결하면 안내에 따라 다시 연결해야 된다. 이미 한 번 블루투스로 연결한 상태라면 다시 페어링 모드로 바꾼 다음에 앱으로 재연결해야 정상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한 번 연결된 상태에서는 쓸 수 없었던걸까? 연결되면 이어폰의 위치를 찾거나 문자를 보여주는 등의 참신한(?) 기능을 쓸 수 있다.

무엇보다, 앱이 한글화 되지 않았다. 전부 영문이다. 자브라가 요즘 소비자들 영어 못하는 사람 없을 거라 굳게 믿고 있었거나, 시장이 작으니 그냥 내자고 결정했거나 어쩌면 둘 다 일수도 있겠다.

하소연이 조금 길어졌는데, 자브라 할로 스마트 와이어리스는 그 자체의 완성도만 보면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 12시간 이상 지속되는 배터리 시간부터 적당한 음질, 통화 성능 등이 매력 포인트다. 이런 점으로 미뤄 봤을 때, 음질에 민감한 소비자보다는 통화가 잦거나 장시간 블루투스 이어폰 사용을 원하는 직장인에게 잘 어울리지 않나 평가해 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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