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에 맞는 메인보드 고르기 2 - 인텔 칩셋 편
소켓은 이제 알겠는데 칩셋은 또 뭐야?
이전 기사에서 인텔 CPU를 꽂는 메인보드의 소켓(Socket) 규격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하지만 CPU 소켓이 맞더라도 메인보드의 핵심부품인 칩셋(Chipset)이 지원을 하지 않으면 해당 CPU를 꽂아도 PC가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메인보드를 새로 구매하거나 기존 PC를 업그레이드할 때 반드시 메인보드의 소켓뿐만 아니라 칩셋이 무엇인지도 꼭 확인해 봐야 한다.
다만, 같은 소켓에 칩셋을 쓴 메인보드라도 제조사나 모델에 따라 좀 더 특정 CPU를 지원해줄 때가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이는 애당초 그 메인보드를 설계할 때 그 메인보드가 지원하는 최대 FSB(Front Side Bus: PC 내부에서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로) 수치라든가 CPU에 공급해주는 전력의 수치 등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소켓이나 칩셋, FSB 등의 하드웨어적 사양이 상위 CPU를 지원하더라도 메인보드 내부의 바이오스(Bios: 메인보드의 기본적인 동작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에 그 CPU를 인식하는 정보가 들어 있지 않으면 역시 그 CPU를 사용하지 못한다. 특히, 해당 메인보드의 출시 이후에 나온 CPU로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반드시 그 CPU의 인식 정보가 추가된 메인보드 바이오스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따라서 CPU 업그레이드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라면 구형 메인보드에도 신형 CPU를 사용할 수 있도록 메인보드의 바이오스를 자주 업데이트해주는 제조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인텔 P945는 원래 펜티엄4 및 펜티엄D를 위해 만든 칩셋이었다. 하지만 일부 P945 메인보드는 바이오스만 업데이트해주면 코어2듀오도 사용할 수 있다. ECS의 945P-A나 기가바이트의 GA-945P-DS3 rev.2.0 같은 모델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지금 팔리는 메인보드가 아직 나오지도 않은 미래의 CPU를 확실히 지원할 수 있을지는 짐작할 수 없는 노릇이므로 사실 이런 것은 운에 맡겨야 한다. 물론, 그 메인보드의 FSB와 CPU 공급 전력 수치가 높다면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지긴 한다.
아무튼 이번에는 인텔 메인보드에 쓰이는 칩셋의 특징 및 지원 CPU에 대해서 알아보자. 물론, 과거에 나오던 칩셋들까지 전부 다루려면 한도 끝도 없으므로 일단은 현재(2010년 7월) 판매되고 있는 인텔 CPU용 칩셋들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주요 모델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본다(AMD CPU용은 차후에 다룰 예정이다).
그리고 아래 설명할 사항 중 일부는 개별 제품별로 약간의 다를 수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지원하는 최대 메모리의 용량, 최대 FSB 수치 등이다. 이런 것은 칩셋이 기본적으로 지원하더라도 각 메인보드 제조사의 독자적인 설계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는 부분이니 이를 반드시 염두에 두도록 하자.
1. 인텔 945GC (i945GC) - LGA775 소켓
원래 인텔 945 계열은 펜티엄4 및 펜티엄D를 위해 나온 칩셋이다. 하지만 일부 제품들은 바이오스만 업데이트해주면 코어2 듀오 시리즈를 지원했고, 후기에 나온 몇몇 945계열 제품들은 아예 처음부터 코어2 듀오 시리즈를 사용할 수 있게 구성해서 상위 계열 칩셋보다 저렴하게 코어2 듀오 PC를 구성할 수 있음을 중점적으로 홍보하여 팔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945GC는 내장 그래픽을 갖춘 보급형 칩셋으로, 저가형 PC에 많이 달려서 판매되었다. 모델 대부분이 콘로 계열의 구형 코어2 듀오(E2000 / E4000 / E6000 시리즈)를 꽂을 수 있으며, 후기에 나온 제품들은 거의 펜린 계열의 신형 코어2 듀오(E5000 / E7000 / E8000 시리즈)도 꽂을 수 있다. 참고로 넷북(미니 노트북)용 CPU로 유명한 인텔의 아톰(Atom)도 이 칩셋을 사용하는 일이 많았다.
다만 싼 만큼 성능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내장그래픽에서 3D 그래픽 처리 성능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인텔 GMA950이고, 최대로 꽂을 수 있는 메모리가 2GB까지인데다가 메모리 속도 또한 최대 DDR2 667MHz(PC-5300)로 제한되어 있어서, 고성능 PC를 구성할 때에는 적합하지 않다. 게다가 코어2 쿼드 CPU는 예외 없이 지원하지 않는 것도 단점이다.
2. 인텔 P965 / G965 / Q965 - LGA775 소켓
인텔 965 계열은 코어2 듀오 CPU가 처음으로 발매된 2006년 즈음에 소개된 칩셋으로서, 당연히 코어2 듀오(콘로 계열)에 최적화되어 있는 메인보드 칩셋이라고 할 수 있다. 성능은 제법 우수해서 램 슬롯 4개 모델 기준으로 최대 8GB의 DDR2-800 메모리를 꽂을 수 있고, 모델에 따라서는 ATi 라데온 그래픽카드 2개를 꽂아 그래픽 성능을 높이는 크로스파이어(Crossfire) 모드도 지원한다.
일단 코어2 듀오 콘로 계열(E2000 / E4000 / E6000 시리즈)은 거의 다 지원한다고 볼 수 있고, 코어2 쿼드(Q6000 시리즈)도 지원하는 모델이 많다. 그리고 후기에 나온 제품 중에는 펜린 계열의 코어2 듀오(E5000 / E7000 / E8000 시리즈)를 지원하는 제품도 있다.
시리즈 중에서 P965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표준 메인보드이고, G965와 Q965는 내장 그래픽을 갖춘 모델이다. 내장 그래픽 성능은 G965가 조금 더 좋다.
3. 인텔 P35 / X38 - LGA775 소켓
965 계열의 후속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으로서 펜린 계열 코어2 시리즈 전반(45nm 공정의 코어2 듀오/쿼드, 펜티엄, 셀러론)을 지원하기 위해 나왔다(X38은 최상위급인 코어2 익스트림까지 지원). 전반적인 특성은 965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일단 DDR2뿐만 아니라 DDR3 메모리까지 지원하는 모델이 있는 점이 눈에 띄고, 1,333MHz의 FSB를 지원한다는 점도 965 시리즈와 구분되는 점이다. 최대 지원 메모리는 8GB다.
4. 인텔 Q33 / Q35 - LGA775 소켓
P35의 저가 버전 같은 존재다. 전반적인 특성은 비슷하지만 DDR3 메모리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Q33과 Q35는 거의 비슷한데, Q35는 가상화 지원 기능이 추가된 것이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5. 인텔 G31 / G33 / G35 - LGA775 소켓
세 제품 모두 Q33 / Q35와 비슷한 사양이지만 내장 그래픽을 갖췄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G31과 G33은 GMA3100 그래픽이며, G35는 GMA X3500 그래픽을 내장했다. 최대 지원 메모리는 G31이 4GB, G33 / G35는 8GB이다.
6. 인텔 P31 - LGA775 소켓
펜린 계열 CPU를 지원하는 인텔 3 계열의 칩셋 중에서 최저가형 모델이다. DDR2 메모리만 지원하며, 최대 용량은 4GB다. FSB 또한 1,066MHz까지만 지원하고 내장그래픽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메이커 PC에 단골로 사용된 메인보드 칩셋이기도 하다.
7. 인텔 P43 / P45 - LGA775 소켓
P35의 후속 모델로, 역시 펜린 계열 CPU를 위해 나온 칩셋이다. PCI 익스프레스 2.0을 지원하고, 최대로 꽂을 수 있는 메모리 용량이 16GB로 늘어난 것 외에는 P35와 크게 다른 것은 없다. 그리고 이 시리즈부터는 소켓 775 메인보드임에도 펜티엄4 및 펜티엄D를 지원하지 않게 되었다. P43과 P45의 차이점이라면, 크로스파이어의 지원 여부(P45만 지원함)와 최대 지원 메모리 속도(P43은 DDR3-1066까지, P45는 DDR3-1333까지 지원)의 차이 정도다. 그런데 몇몇 P43 메인보드의 경우, 제조사의 튜닝으로 인해 P45와 별 차이 없는 기능을 가지게 된 제품도 있다.
8. 인텔 G41 / G43 / G45 - LGA775 소켓
이름을 보면 짐작하겠지만, 그래픽 기능을 내장한 P43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G41, G43은 GMA X4500 그래픽을, G45에는 여기에 HD 동영상 가속 기능이 더해진 GMA X4500HD 그래픽을 내장한 것이 차이점이다. 메모리는 G41이 8GB, G43과 G54는 16GB까지 지원한다.
9. 인텔 X58 - LGA1366 소켓
LGA1366 소켓 규격의 코어 i7(코드명 블룸필드)을 위해 나온 최상위급 칩셋이다(당연히 LGA775 규격인 코어2 시리즈는 꽂지 못한다). 4개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동시에 꽂을 수 있는 크로스파이어X나 쿼드 SLI를 지원하며(메인보드 제조사의 설계에 따라 지원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3배수의 DDR3 메모리를 꽂아 대역폭을 향상시키는 트리플채널 기능도 지원한다. 메모리는 최대 24GB까지 장착 가능.
10. 인텔 P55 - LGA1156 소켓
LGA1366의 염가형이라고 할 수 있는 LGA1156 소켓용 코어 i7 / i5(코드명 린필드)를 위해 나온 메인보드 칩셋이다. 바이오스를 업데이트하면 후에 나온 클락데일 계열의 코어 i5와 i3도 사용이 가능하다(다만, P55 칩셋은 영상 출력 기능이 없으므로 클락데일의 내장 그래픽 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소켓의 변화 외에, 트리플채널 기능이 생략되어 듀얼채널 메모리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대표적인 차이점이다. 최대로 꽂을 수 있는 메모리는 16GB.
11. 인텔 H57 / H55 - LGA1156 소켓
P55에 이은 두 번째 LGA1156 규격의 메인보드 칩셋이다. CPU 안에 GPU를 내장한 코어 i5 및 코어 i3(코드명 클락데일)를 위해 나온 칩셋이라서 DVI 및 D-Sub, HDMI와 같은 그래픽 출력 포트를 갖추고 있다. 물론 린필드 계열의 코어 i7 / i5도 꽂을 수는 있지만, 이 경우 내장 그래픽 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H55는 H57에 비해 RAID 기능이 생략되고 최대 USB 2.0 포트가 14개에서 12개로 줄어든 것 외에 큰 차이가 없다. 최대로 꽂을 수 있는 메모리는 16GB.
소켓과 칩셋을 알면 메인보드가 보인다.
아무튼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인텔 계열 메인보드 칩셋은 대략 이와 같다. 이전 기사에서 소개한 CPU 소켓의 종류와 함께 위 내용을 함께 알아둔다면 인텔 기반 PC를 살 때 어떤 메인보드를 골라야 하는지, 혹은 기존 PC를 업그레이드할 때 어느 CPU를 꽂을 수 있는지 대략이나마 감이 올 것이다.
물론 같은 칩셋의 메인보드라고 해도 모델마다 각종 슬롯의 구성이나 세부기능이 조금씩 차이가 나며, CPU 지원 범위도 다를 수 있다. 이는 각 메인보드 제조사의 홈페이지에서 각 메인보드의 제품정보, 혹은 사후지원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해두자.
그리고 혹시나 자신이 현재 사용 중인 메인보드가 무엇인지 잘 모를 경우는 시스템 정보 분석 소프트웨어인 ‘CPU-Z’를 사용해보자. 이 프로그램은 현재 사용 중인 CPU, 메인보드, 메모리 등의 정보가 상세히 분석해 주므로 편리하며, 각종 포털 사이트의 자료실 등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므로 부담도 없다.
그리고 세상 모든 PC가 인텔의 CPU와 메인보드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2인자긴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시장 점유율을 가진 AMD 역시 독자적인 규격의 CPU 및 메인보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다음 기사에서는 AMD의 CPU 소켓 및 메인보드 규격에 대해서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