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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내 목소리 알아듣는 조명 '필립스 휴'

김태우

[IT동아 김태우 기자] 필립스는 꽤 일찌감치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발을 들인 기업이다. 바로 스마트 조명 '휴(hue)'가 그 주인공인데, 작년 해외에서 나온 2.0버젼이 국내서도 다소 늦게나마 출시가 됐다. 정확히 말하면 전구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주는 '브릿지'가 2.0이 된 것.

전구와 연결되는 브릿지

필립스 휴 전구의 작동 방식은 간단하다. 인터넷에 직접 연결되는 것은 브릿지다. 그리고 브릿지와 전구는 지그비(Zigbee) 신호를 쓴다. 지그비가 다소 생소할 수 있을 텐데, 10~20m 내외의 근거리 통신과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위한 기술이다. 전력소모를 최소화하는 대신 소량의 정보를 전달해준다.

필립스휴

스마트폰에는 전용 앱을 설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으면 별다른 설정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즉 브릿지를 공유기에 연결하고, 스마트폰을 공유기의 와이파이에 연결하면 끝. 이후 앱을 실행하면, 브릿지를 검색해 연결해 준다.

브릿지와 조명이 함께 판매되는 스타터킷을 구매했다면, 브릿지에 조명이 이미 등록되어 있다. 만약 등록되어 있지 않다면, 휴 앱 '환경설정 > 조명 설정'에서 직접 등록해야 한다. 조명을 켠 후 조명 설정에서 검색 버튼을 누르거나, 조명에 부여된 시리얼 번호를 직접 추가하면 된다.

필립스휴

외부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휴 계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PC 웹브라우저를 통해서도 조명을 제어할 수 있다. 다만 명령에서 수행까지 약간의 딜레이가 있다. 즉 와이파이 상에서 스마트폰으로 조명 점등을 실행하면, 즉각 꺼진다. 하지만 와이파이를 끄고 LTE로 조명 점등을 실행하면, 약간 시간이 흐른 뒤에 꺼진다.

전구는 E26 소켓을 쓴다. 흔히 화장실에 주로 쓰이는 백열전구 크기를 생각하면 된다. 국내는 형광등이 메인 조명으로 쓰이기 때문에 사용에 다소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색상은 1600만으로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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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알아듣는 스마트 전구

브릿지 2.0의 가장 큰 특징은 애플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홈킷(HomeKit)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즉 음성으로 조명을 끄고 켤 수 있다. 시리 호출 후 침실 조명 껴줘, 거실 조명 켜줘 등의 명령을 내리면 된다. 이뿐만 아니라 차기 버전인 iOS 10에 추가된 '홈' 앱도 쓸 수 있다. 다만 홈 앱은 와이파이가 아닌 LTE에서 작동이 되지는 않는다.

필립스휴

홈킷 지원외 브릿지 2.0은 내부 메모리를 올리고, 정보 처리속도도 향상했다. 브릿지 1.0과 2.0을 모두 써봤지만, 하드웨어 향상은 솔직히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전구를 끄고, 켜는 정도의 단순 작업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출근하면 꺼지고, 퇴근하면 켜지고

휴 앱에는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을 추가해 번거로움을 해결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아침 출근 시 조명을 모두 꺼야 하는데, 이를 휴가 대신해준다. 지오펜싱 기능을 사용해 집에서 멀어지면 조명이 꺼지는 것. 반대로 집에서 가까워지면 조명을 켠다. 매일 어두운 집에 들어가는 것이 싫은 싱글족이라면 눈여겨 볼만한 아이템인 셈.

다만 아이폰에서 지오펜싱 작동은 다소 아쉽다. 백그라운드로 작동에 주기가 있다 보니 집에 들어 왔음에도 위치 인식이 늦어 조명이 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iOS 자체의 구조적 문제다. 대안으로는 와이파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휴 앱은 와이파이가 연결되면 조명을 켜준다. iOS의 지오펜싱을 보완하고 있는 것. 아이폰의 와이파이를 켜놓고 집으로 들어오면, 집 근처에서 와이파이가 연결되고 조명을 켜게 된다.

필립스휴

수면 모드도 있다. 취침 시간을 정하고 수면 모드를 켜놓으며, 해당 시간이 되기 전 조명이 서서히 약해지다가 꺼진다. 잘 때 일일이 조명을 끌 필요가 없다. 반대로 기상 모드도 있다. 이외에도 특정 시간에 조명을 자동으로 끄고 켤 수 있다.

사용할 가치 있나?

필립스 휴 스타터킷은 26만 9000원. 조명 단품은 9만 5000원, 브릿지 2.0은 8만 8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조명 하나에 10만 원 가까이한다. 과연 이 정도 가격을 주고 살 가치가 있을까?

일단 조명은 LED다. 수명은 1만 5000시간으로 하루 8시간씩 사용해도 5년은 버틴다. 스타터킷에 3개의 조명이 들어 있으니 5년 동안 벽열 전구를 살 필요는 없다. 게다가 백열 전구에 비해 LED는 에너지 사용량도 적다. 그런데도 가격이 다소 비싸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조명 3개 쓰자고 27만 원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단순한 조명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조명을 끄고 켜는 단순한 일을 매일매일 반복하게 되는데, 필립스 휴를 사용하면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침대에 누워 있다가 잠이 오면 일어나 조명을 끌 필요가 없다. 그냥 자면 알아서 꺼준다. 바쁜 아침 출근길에도 그냥 조명을 켜고 나가도 된다. 집에서 멀어지면 알아서 꺼준다. 단순한 조명 하나지만 그냥 알아서 켜지고, 꺼지니 더할 나위 없이 편하다. 처음 구매 시에는 비싸 보일지 모르지만, 며칠 써보고 나면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제품이 아닐까 싶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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