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효과, 국내 IT/가전 시장 영향 미미할 듯

김영우 pengo@itdonga.com

한국 IT/가전 시장에서 영국 기업 영향력 크지 않아

활동 중인 영국계 가전업체들도 대부분 중국/동남아에서 제품 생산

[IT동아 김영우 기자] 현지 시간 지난 23일, 영국에서 국민투표를 통해 EU(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었다. 브렉시트(BREXIT: BRitain + EXIT)가 현실화 된 것이다. 영국은 EU 회원 28개국 중 두번째로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을 정도로 유럽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영국이 모든 절차를 완료하고 EU를 완전히 탈퇴할 때까지는 2년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벌써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브렉시트가 결정되던 날, 세계 주요국의 증시가 폭락하고 환율이 크게 출렁거리는 등의 큰 혼란이 있었으며 그 여파는 며칠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브렉시트로 인해 예상되는 가장 대표적인 혼란은 관세 관련이다. 한국과 EU는 지난 2010년, FTA(자유무역협정)에 정식 서명했고 이듬해인 2011년부터 발효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양자의 주요 교역제품에 대한 관세가 면제, 혹은 최소화되어 한국에 수입되는 유럽산 제품의 가격 인하효과를 볼 수 있었다. 한-EU FTA 체결 전에 자동차에는 10~16%, 진공청소기에는 8%의 관세가 매겨지는 등, 대부분의 제품에 상당히 높은 관세가 부과되곤 했다.

하지만 영국이 EU에서 탈퇴한다면 당연히 한국과 영국 사이의 교역에서 한-EU FTA의 면세 효과는 없어진다. 특히 영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나 주류, 그리고 일부 사치품의 수입 가격이 비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브렉시트가 국내 IT/가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IT/가전 시장에서 영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IT기업인 보다폰(Vodafone)이나 BT 등이 한국 시장에서 그다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영국계 기업인 다이슨과 켄우드의
제품
영국계 기업인 다이슨과 켄우드의 제품

진공청소기 제조사인 다이슨(dyson)이나 주방가전 업체인 켄우드(KENWOOD) 등은 한국 시장에서 비교적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중이지만, 이들이 파는 제품의 상당수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므로 이 역시 브렉시트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직도 영국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고급 오디오 업체들의 경우는 사정이 좀 다를 수 있다. 탄노이(Tannoy), 하베스(Harbeth), B&W, KEF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에서 생산하는 영국제 스피커나 앰프, 플레이어 중에는 고가 제품이 많아 세금 부과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폭 역시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중에도 상당수는 주력 공장을 이미 해외로 옮겼거나 향후 옮길 계획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탄노이는 영국 공장을 폐쇄하고 중국으로 생산라인을 옮긴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사안은 한국내 소비시장에 미칠 영향으로 한정한 것이다. 한국에서 영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 입장에선 가격 경쟁력 약화에 따른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향후 2년 정도로 예상되는 EU 탈퇴 협상 기간 동안 한국과 영국정부 사이에 별도의 FTA를 체결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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