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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단순한 외형에 감춘 화려함, 레이저 블랙위도우X 게이밍 키보드

이상우

[IT동아 이상우 기자] 게이밍 키보드는 일반적인 키보드와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무한 입력, 안티 고스팅, 키 입력 자동 반복(매크로), 화려한 색상의 후방 조명, 기능 설정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 등 일반 키보드와 비교해 다양한 기능과 높은 성1능을 갖췄다. 레이저가 출시한 게이밍 키보드, 블랙위도우X 토너먼트 크로마(Black Widow X Tournament Edition Chroma, 이하 블랙위도우X)는 이러한 게이밍 키보드의 특징을 잘 살린 제품이다. 어떤 제품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레이저 블랙위도우X 토너먼트 에디션 크로마

앞서 말한 것처럼. 게이밍 키보드는 인쇄회로기판에 실리콘 접점을 닿게 해 신호를 입력하는 일반 키보드와 달리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한다. 이 기계식 스위치는 제조사나 작동 방식에 따라서 누르는 느낌이나 소리 등이 조금씩 다르며, 이를 색깔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게이밍 키보드 제조사는 기계식 스위치 전문 제조사가 제작한 부품으로 키보드를 만든다.

레이저는 이러한 스위치를 직접 제조해서 사용한다. 레이저 블랙위도우X에는 흔히 알려진 적축 스위치나 청축 스위치와는 다르게 자체 생산한 녹(색)축 스위치를 사용한다. 키를 누르는 느낌과 소리는 C사의 클릭 스위치인 청축 스위치와 비슷하지만, 전반적으로 타건감이 조금 더 가볍다. 청축 스위치보다 글쇠를 누르는 힘이 조금 덜 들며, 더 얕게 눌러도 입력된다. 마치 청축과 적축을 잘 섞어놓은 느낌이다. 축 모양은 가장 널리 쓰이는 십자모양을 사용하기 때문에 C사 스위치용으로 나온 키 캡도 호환한다.

레이저 녹축 기계식 스위치

자판 크기는 다른 키보드와 비교해 미묘하게 작다. 각 글쇠의 폭이 0.5mm 정도 작지만, 다른 키보드와 함께 놓고 비교하지 않으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라 체감하기는 어렵다. 이밖에 특징적인 부분으로는 스페이스바가 일반 키보드보다 길어서 조금 더 쉽게 누를 수 있는 점이다. 필자가 사용한 제품의 경우 해외용 제품인 만큼 우측에 한/영 전환 키가 없지만, 이 기능은 우측 Alt 키로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버전으로 출시하더라도 별도로 한/영 전환 키를 추가하지는 않을 듯하다.

일반 키보드보다 스페이스바가 길다

좌측에 기능키가 없는 점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보통 키보드는 좌측 하단에 Ctrl, 윈도우, Alt, 기능(Fn)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게임 중에는 좌측에 하단에 있는 Ctrl키와 Alt키를 상당히 자주 사용하는 만큼, 좌측 기능키를 제거하면 키를 잘못 누를 우려를 줄일 수 있다.

좌측 하단에 기능키가 없다

상단에는 기능키를 눌렀을 때 작동하는 매크로 녹화 키와 게임모드 키가 있다. 매크로 녹화를 활성화하고 자판을 입력하면 사용자가 입력한 내용이 그대로 저장되 자동으로 반복된다. 게임모드는 게임 중 필요 없는 키를 비활성화 하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게임 중 화면이 갑자기 전환되거나 바탕화면으로 튕기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이 기능으로 잠글 수 있는 키는 윈도우키, Alt + Tab, Alt + F4 등이며,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능을 켰을 때 어떤 키를 잠글지 미리 설정해둘 수 있다.

매크로 키와 게임모드 키

블랙위도우X는 다른 키보드와 또 다른 차이점이 있다. 우측에 별도의 숫자 패드가 없는 일명 '텐 키 리스' 모델이다. 우측에 숫자 패드가 없는 만큼 키보드 전체 길이는 짧다. 덕분에 책상 위 공간을 덜 차지하기 때문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휴대 역시 더 간편하다. 짧은 만큼 백팩 등에 충분히 수납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손에 익숙해진 키보드를 다른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숫자패드가 꼭 필요한 게임이나 텐 키 리스 모델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조금 어색할 수도 있겠다. 혹시라도 숫자 패드가 필요하다면, 레이저 제품 중 '토너먼트 에디션'이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이 텐 키 리스 모델이니 같은 제품군 중 이러한 이름이 없는 모델로 구매하면 된다.

텐 키 리스

레이저 제품군 중 크로마(Chroma)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품은 RGB 조명을 갖춘 제품이다. 단색 조명을 갖춘 일반 제품과 달리 더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조명 색만 다양한 것이 아니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색상을 주기적으로 점멸하게 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가 자판을 치는 것에 맞춰 조명이 반응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크로마 워크샵이라는 페이지를 통해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 오버워치, 블레이드 앤 소울 등 레이저가 공식 지원하는 게임은 물론, 개인이 개발한 플러그인을 설치해 각 게임이나 소프트웨어(뮤직 플레이어 등)에 최적화한 조명 효과를 이용할 수도 있다.

RGB 조명을 갖췄다

사용자를 위해 케이블을 정리할 수 있도 있다. 보통 키보드는 고정된 방향으로 USB 케이블이 나와있지만, 블랙위도우X는 왼쪽, 가운데, 오른쪽 등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케이블을 뽑아 정리할 수 있다.

케이블 방향 조정 기능

전용 소프트웨어는 다른 레이저 게이밍 기기와 마찬가지로(히드라 같은 일부 특수한 장치를 제외하면…) 레이저 시냅스 2.0을 사용한다. 시냅스 2.0은 레이저가 제공하는 통합 하드웨어 관리 소프트웨어로 PC에 연결한 레이저 게이밍 기기의 기능을 모두 여기서 설정하고 변경할 수 있다. 여러 게이밍 기어 제조사의 소프트웨어와 비교해서 독특한 점은 본인의 레이저 계정을 통해 로그인해야 사용할 수 있는 점이다. 시냅스 2.0에서 설정한 내용은 클라우드 저장소에 동기화되고, 나중에 다른 PC에서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자신이 설정한 키보드/마우스 기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사실 키보드 내장 메모리에 이를 저장하는 것이 사용자 입장에서 간편하다. 하지만 사용하던 키보드나 마우스가 고장나서 같은 기종을 새로 구매해 사용하는 등 일부 경우에서는 클라우드 동기화 방식이 약간 유리한 측면도 있다(물론 드물겠지만…).

레이저 시냅스 2.0

블랙위도우X 출고가는 19만 9,000원이며 현재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약 18만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게이밍 키보드로 중에서도 상당히 비싼 축에 속한다. 사실 모든 사람에게 이런 제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게이밍 키보드로서 다양한 기능과 높은 성능을 갖췄고, 게이밍 기어 시장에서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은 레이저의 제품을 사용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으리라. 선택은 자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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