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PC A/S는 정말 어려울까?
[IT동아 이상우 기자] 같은 게임이라도 콘솔 버전과 PC 버전은 그래픽 품질이 다르다. 성능이 제한적인 콘솔과 달리 PC는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그래픽 품질 역시 PC라는 플랫폼에 맞게 높아진다. 사용자가 그래픽 품질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요구하는 PC 사양도 달라진다. 특히 일명 '풀옵'이라 불리는 최고 품질의 그래픽 효과는 일반적인 PC에서 구동하기 어려울 정도다.
풀옵으로 게임을 구동하려면 고성능 부품을 탑재한 PC가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은 대부분 조립PC다. 브랜드PC의 경우 이런 고사양 제품군이 드물며, 있다 하더라도 비슷한 성능의 조립PC보다 가격이 비싸다.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사양대로 PC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이런 수요가 있는 만큼, 조립PC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장에서는 새로운 PC 게임이 등장할 때마다 해당 게임을 적절한 그래픽 품질로 구동할 수 있는 사양으로 부품을 구성하고, 여기에 해당 게임의 이름을 붙여서 판매한다.
PC 조립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원하는 부품을 직접 골라 스스로 조립하면 공임비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해진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PC를 손수 제작하기는 어렵다. 각 부품의 호환성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 오류 없이 조립하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롭고, 운영체제나 드라이버를 설치하는 초기 작업도 번거롭다. 그렇다고 이미 조립된 PC를 사려니 악덕 업자를 만나 바가지를 쓰거나 싸구려 부품으로 바꿔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번거로운 A/S 역시 조립PC를 구매하려는 사람에게 걸림돌이 된다.
최근에는 대형 PC부품 유통사를 중심으로 자체적인 조립PC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특히 제품 배송이나 A/S 같은 사후 관리를 브랜드PC 못지 않게 지원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이노베이션 티뮤가 내놓은 '맥시멈 기어'는 조립PC지만 브랜드PC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3년 무상 A/S를 지원하며, 제품 구매자에게 직접 제작한 드라이브 설치 CD, 복구 솔루션 등도 제공한다.
배송 시에는 일반 조립PC와 달리 전용 박스를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대부분의 조립PC 판매점은 제품 배송 시 PC 케이스가 담겨있던 박스에 조립PC를 재포장한다. 여러 부품을 조립하게 되면 그만큼 무게도 늘어나기 때문에 기존 박스에 재포장할 경우 배송 안정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맥시멈 기어 브랜드는 이러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 전용 박스와 완충재를 사용한다.
사양 역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게임, 전문가용 소프트웨어, 개인방송 등 용도에 맞는 사양으로 사전 조립된 모델은 물론, 사용자의 추가적인 요구에 맞춘 커스텀 모델도 있다. 특히 맥시멈 기어는 제품 판매 시 상담을 통해 사용자의 용도에 맞는 사양을 추천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불필요한 부품을 구매할 걱정도 줄일 수 있다.
PC 쇼핑몰인 컴퓨존은 '아이웍스'라는 이름의 조립PC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 컴퓨존은 조립PC 판매 시 무료 조립 및 배송, 출장 설치, 출장 A/S, 택배 배송을 통한 A/S 등 다양한 사후 지원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조립PC 분야에서 오랜 기간 노하우가 쌓인 만큼 제품 종류도 아주 다양하다. 인터넷 오피스용, 멀티미디어용, 3D게임/그래픽용, 고성능 전문가용 등 크게 4가지 카테고리에서 수 백 가지 모델로 나뉘어 있으며, 최신 부품뿐만 아니라 구형 부품을 사용한 모델, 예를 들면 하스웰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려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부품에 관한 신뢰도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컴퓨존은 인텔 공인 대리점에서 공급받은 정품 CPU를 판매하는 업체인 만큼 프로세서를 포함한 모든 부품은 정품을 사용한다.
조립 PC 판매점인 오피컴은 PC 조립 가이드를 제공한다. 조립 시 주의점은 물론, 필요한 부품이나 각 부품을 메인보드에 결합하는 방법까지 사진으로 설명해, PC 조립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도 큰 어려움 없이 따라할 수 있다. 또, 조립 사진을 요청하면 조립 된 제품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해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이밖에 3D마크를 통한 성능 테스트 및 고주파/열영상 사진 등을 제공해 구매자가 불량을 가늠할 수 있다. 분할 결제를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30만 원 이상 결제 시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것을 감안해, 공인인증서 없이 결제를 원하는 구매자를 위해 30만 원 미만의 금액을 서너 번 분납하는 방식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조립PC는 브랜드PC와 비교해 A/S가 번거롭다. 서비스 센터에 맡기면 되는 다른 제품과는 다르게, 문제가 있는 부품을 각 제조사에 별도로 맡겨야 한다. 게다가 PC에 관해 익숙하지 않다면 어떤 부품에 문제가 있는지 조차 알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조립PC의 단점을 해결하고 브랜드PC 수준의 서비스와 사후 지원을 제공하는 전문 판매점도 많으니 참고하자.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