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7·엣지 카메라 왜곡, 무엇이 문제인가?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7·엣지의 카메라 왜곡 문제가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결과물에 특이한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주 내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광각렌즈를 채택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갤럭시 S7·엣지는 방수나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카메라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고 있다. 빠른 초점 검출이 가능한 1,200만 화소 듀얼픽셀 이미지 센서와 조리개 값 f/1.7의 렌즈로 ‘어두워도 마음껏, 움직여도 마음껏’이라는 문구로 카메라 성능이 뛰어남을 적극 알리고 있는 것.

갤럭시 S7 홍보영상
갤럭시 S7 홍보영상

심지어 광고 영상 속 주인공들은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되기도 전, 열정 가득한 축제의 나라(프랑스)와 세상에서 가장 긴 밤 속(아이슬란드)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 공유하고 갤럭시 S7 시리즈의 특징들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 중 대부분은 사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데 그런 사진을 기록하는 카메라에 문제가 있단다.

정말 광각렌즈 때문에?

기이한 형태의 왜곡은 정말 광각렌즈 때문일까? 갤럭시 S7·엣지의 카메라에 탑재된 렌즈는 초점거리 4mm 사양이다. 이미지 센서 크기는 1/2.6인치이므로 35mm 필름 규격으로 환산(4.5배)하면 약 26mm에 해당한다. 렌즈가 담는 시야를 의미하는 화각은 약 78~80도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28mm 렌즈의 화각이 75도다.

렌즈에서 흔히 초점거리 24mm 이하는 초광각 영역으로 보고 24~35mm 사이를 광각 영역으로 본다. 35mm 필름 판형에서 표준 초점거리는50mm를 기준으로 한다. 화각은 사람의 시야인 약 50도를 기준으로 표준은 44~55도, 광각은 60~80도, 망원은 30도 이하를 기준으로 삼는다.

갤럭시 S7 엣지 후면 카메라 촬영 결과물
갤럭시 S7 엣지 후면 카메라 촬영 결과물

실제 기자가 보유한 갤럭시 S7 엣지를 가지고 가로, 세로 직선이 그려진 모눈종이를 촬영해 봤다. 결과물을 확인한 결과, 기이한 왜곡이 나타났다. 가로축 직선이 중앙부 일정 영역에 걸쳐 물결 형태를 그린 것. 마치 가운데가 살짝 들어간 듯한 형상이었다. 반면, 주변부로는 세로축 직선이 C자 형태로 휘는 전형적인 광각 렌즈의 왜곡 형태를 보였다.

렌즈 왜곡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광각으로 갈수록 볼록한 형태를 띄는 원통형 왜곡(Barrel Distortion)과 망원으로 갈수록 오목한 형태를 띄는 실패형 왜곡(Pincushion Distortion)이 그것이다.

왜곡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왜곡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하지만 갤럭시 S7 엣지의 결과물은 둘 다 해당되지 않는다. 두 형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파도형 왜곡(Moustache Distortion) 현상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 예상된다. 심하지 않지만 이 결과물의 형상을 잘 설명해 주는 듯 하다.

일반 렌즈교환식 카메라로 촬영한 광각 결과물
일반 렌즈교환식 카메라로 촬영한 광각 결과물

비교를 위해 일반 렌즈교환식 카메라로 광각 촬영을 해봤다. 35mm 필름보다 작은 APS-C 규격 이미지 센서로 초점거리 16mm(환산 24mm)에 해당한다. 갤럭시 S7 엣지의 26mm보다 2mm 더 짧은 초점거리로 화각은 83도다.

결과물을 확인한 결과, 더 넓은 광각 영역에서의 촬영임에도 왜곡 현상을 찾기 어렵다. 더 큰 대구경 렌즈와 함께 왜곡 보정 기술이 들어 갔겠지만 주변부나 중앙부의 직선이 곧게 뻗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일반 스마트폰의 결과물
일반 스마트폰의 결과물

다른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을 해봤다. 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가 탑재된 카메라의 초점거리는 3mm지만 이미지 센서가 작아 환산하면 약 28mm 상당의 광각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에서도 왜곡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 정도라면 갤럭시 S7·엣지의 결과물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더 광각인 전면 카메라는요?

왜곡은 후면 카메라에 집중되어 나타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전면 카메라의 상태는? 후면 카메라의 4mm 렌즈보다 더 광각인 2mm 렌즈를 탑재한 전면 카메라는 후면 못지 않은 왜곡이 발생해야 할 것이다. 촬영 정보를 보니, 전면 카메라의 초점거리는 22mm로 5mm 더 짧은 초점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화각은 90도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DSLR 카메라의 24mm 렌즈 화각이 84도라는 점을 감안해 계산했다.

갤럭시 S7 전면 카메라
촬영물
갤럭시 S7 전면 카메라 촬영물

전면 카메라로 모눈종이를 촬영하니 후면 카메라와 같은 왜곡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광각임에도 왜곡이 거의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광학 및 디지털 이미징 기술의 발달로 인해 원통형이나 실패형 왜곡을 극복하고 있다. 왜곡 억제를 위해 다양한 특수 렌즈를 사용하고, 소프트웨어를 통한 왜곡 보정까지 이뤄지고 있어서다.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왜곡이 적은 결과물을 보여준다.

갤럭시 S7·엣지의 후면 카메라는 전면 카메라와 다른 결과물을 보여준다. 초점거리가 더 짧은 광각렌즈를 탑재한 전면 카메라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왜곡이 후면 카메라에서 두드러진다.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라고 가정하면 왜곡을 보정하는 소프트웨어가 완전하지 않을 수 있다. 그 반대라면 삼성전자의 성의 있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사소해 보여도 사소하지 않은 문제

스마트폰으로 사진만 찍거나 하진 않는다. 음악을 듣고, 인터넷 검색을 하고 영화 및 전자 서적을 보기도 한다. 한 기기로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 사진도 그 중 하나다. 오히려 빨리 기록한 다음, 온라인으로 즉시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전통적인 콤팩트 카메라를 침체의 늪으로 밀어내기도 했다. 이제 스마트폰 카메라는 이를 대체할 수준의 화질과 성능을 제공하고 있다.

갤럭시 S7·엣지도 그 중 하나다. 수 많은 기능들 중에 카메라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렇다면 성능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 아니겠는가? 하지만 일부라 할지라도 카메라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됐다면 “광각 렌즈라 그렇다”라거나 “촬영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라는 답변보다, 그에 합당한 대응을 하는 것이 기업의 도의적 측면에서 옳은 것이리라 하겠다. 제조사 측면에서 사소해 보일 수 있어도 비용을 지불해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소하지 않은 문제이니 말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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