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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투랩은 왜 '크롬북'을 택했나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많은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아이디어만으로 회사를 세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스타트업 창업에도 엄연히 한계가 존재한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은 자본으로도 창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O2O로 비중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포인투랩(Poin2 Lab)은 이러한 스타트업 창업 경향과 조금 다른 회사다. 국내에서 매우 보기 힘든 하드웨어 제작 중심의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다. 포인투랩은 구글 크롬북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이다.

크롬북은 어떤 제품일까? 사용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포인투랩이 크롬북 제작이라는 독특한 분야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포인투랩의 공동창업자이며, 마케팅을 총괄하는 이진우 팀장을 만나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했다.

포인투랩 이진우 마케팅 총괄<포인투랩 이진우 마케팅 총괄>

크롬북이란?

인터뷰에 들어가기 앞서 크롬북이 무엇인지 잠깐 알아보자. 크롬북은 구글이 제작한 컴퓨터 운영체제 '크롬OS'로 실행되는 노트북이다. 크롬OS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크롬 웹 브라우저만 실행할 수 있도록 커스텀한 운영체제다. 때문에 PC용 크롬 웹 브라우저로 할 수 있는 일은 크롬OS와 크롬북으로도 모두 할 수 있다.

크롬북은 클라우드와 인터넷 서비스 시대를 대비한 운영체제다. 많은 기업과 스타트업이 자사의 모든 업무를 클라우드와 인터넷만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메일을 보내고, 문서를 작성하고, 그룹웨어를 통해 업무를 보고하고. 이 모든 작업을 따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웹 브라우저만으로 해결하고 있다. 크롬북은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맞춰 등장한 제품이다. 게다가 고사양의 프로세서와 윈도우 운영체제 라이선스 비용이 필요없기 때문에 크롬북은 윈도우가 설치된 PC보다 저렴하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크롬북은 미국 커머셜(기업+교육)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윈도우PC 못지 않은 수요가 생겨났다. 특히 교육용 시장의 경우 크롬북의 점유율이 윈도우PC의 점유율을 넘어서기에 이른다. 또, 보다 다양한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를 위해 크롬 익스텐션(크롬 웹 브라우저 성능 강화를 위한 확장 프로그램)과 크롬OS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앱'을 설치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크롬북은 생소하기 짝이 없는 제품이다. 지난 2011년 삼성전자가 크롬북을 국내에 출시했지만,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후 국내에서 크롬북의 명맥은 끊기고 만다.

포인투 크롬북11<포인투 크롬북11>

Q. 포인투랩은 어떤 회사인가?

A. 삼성전자에서 PC와 크롬북을 제작했던 관련 인력 4명이 퇴사한 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삼성전자 사내에서 크롬북이 지원을 제대로 못받는 상황이 아쉬워, 밖에 나가서 크롬북을 제대로 만들면 시장에서 통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의기투합해서 회사를 설립했다. 2010년부터 크롬북을 제작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니, 아마 만들어본 경험만 놓고보면 세계에서 제일 오래되었을 것이다.

크롬북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구글의 라이선스와 지원이 필요하다. 구글이 모든 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크롬북을 생산하는 회사의 면면을 보면 레노버, 에이서, 삼성전자 등 주요 PC 제작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세계 스타트업 가운데 크롬북 제작사는 포인투랩이 유일하다. 세계 최초로 크롬북을 만든 경력이 있기 때문에 구글이 (포인투랩에) 믿고 크롬북 제작을 맡겼다.

자체 개발한 크롬북 '포인투 크롬북11'을 작년 8월 아마존을 통해 미국 시장에 출시했고, 국내에는 2월에 선보였다.

Q. 크롬북이란 아이템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A. 시장에서 통할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나날이 감소하는 PC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크롬북 자체에 진입장벽이 있기 때문에 우리처럼 관련 노하우가 있는 기업이 아니면 진입하기 어렵다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왔다.

지금은 서비스와 클라우드의 시대다.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은 너무 낡은 방식이다. 크롬북처럼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는 컴퓨터가 대세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시장의 반응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Q. 사용자들이 왜 크롬북을 구매해야 하는가?

A. 세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첫째, 가격적인 측면이다. 크롬북은 윈도우PC와 비교해 매우 저렴하다. 포인투 크롬북11만 해도 21만 9,000원에 불과하다. 물론 비슷한 가격대의 윈도우PC가 존재하긴 한다. 하지만 이렇게 저렴한 윈도우PC는 사양이 낮고, 때문에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다. 저장공간이 부족하고, 성능이 떨어진다. 반면 크롬북은 저렴한 제품을 선택해도 충분히 빠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운영체제가 가벼운데다가, 모든 서비스 제공을 인터넷 상에서 진행하기 때문이다.

둘째, 보안이 뛰어나다. 크롬북은 백신이란 개념이 없다. 애당초 악성코드가 운영체제에 간섭할 수 없도록 운영체제 속에 악성코드 방비가 철저하게 되어있다. 구글은 이를 '빌트 인 시큐리티'라고 부른다. 크롬북을 사용하면 지금 한창 난리인 랜섬웨어 같은 악성코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셋째, 유지 및 관리가 편리하다. 크롬북은 6주마다 최신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성능이 개선되고, 다양한 신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업데이트 설치 속도도 매우 빠르다. 사용자가 업데이트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다. 즉, 크롬북은 저렴한 가격에 빠르고 안전하게 모든 소프트웨어를 최신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노트북으로 3D 그래픽 제작이나 게임 같은 무거운 작업을 하는 사용자는 극히 일부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인터넷을 하고, 문서를 작성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노트북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가벼운 작업은 모두 크롬북으로도 가능하다. 가벼운 작업을 하기 위해 비싼 윈도우PC를 구매할 이유가 없다. 크롬북으로 충분하다.

Q. 그렇다면 사용자들은 왜 다른 제조사 대신 포인투랩의 크롬북을 선택해야 하는가?

A. (웃음) 사실 최근 국내에 정식 발매된 크롬북은 포인투 크롬북11 뿐이기 때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진지하게 말하자면 사후지원과 한국어 자판 때문이다. 해외에서 크롬북을 구매하면 A/S를 받기 어렵다. 제품에 이상이 생기면 다시 해외로 보내야하는데, 크롬북의 저렴한 가격을 감안하면 그냥 새로 구매하는 것이 더 쌀 지경이다. 포인투 크롬북11은 우리가 직접 A/S를 제공하기 때문에 제품에 문제가 생겨도 빠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또, 해외 제품은 자판이 영문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한/영 입력 전환이 매우 불편하다. 반면 포인투 크롬북11은 한국어 키보드에 한/영 전환키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한국 사용자들의 사용 빈도가 높은 오른쪽 시프트키도 큼직하게 설계되어 있다.

중소기업의 브랜드를 달고 국내에 유통되는 PC 대부분이 사실 해외 공장에서 설계/제작된 후 이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것에 불과하다. 반면 포인투 크롬북11은 우리가 직접 R&D를 진행하고 설계한 제품이다. 생산만 중국 파트너가 할 뿐이다. 때문에 한국 사용자의 취향을 철저하게 분석한 후 제작했다.

Q. A/S를 직접 제공한다고 했는데, 부담이 크지 않겠는가?

A. 크롬북 같은 PC 계열 제품은 초기 불량을 제외하면 하드웨어 고장이 극히 드물다. 거의 대부분의 문제가 소프트웨어 또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충돌에서 발생한다. 크롬북은 구글의 철저한 관리와 규격화 때문에 S/W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때문에 A/S에 별다른 부담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A/S를 직접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추후 판매량이 늘어나면 서울 외 사용자를 위한 광역시 및 지방 A/S 거점을 추가할 계획이다.

포인투 크롬북11<포인투 크롬북11>

Q. 포인투 크롬북11은 11.6인치의 제품 크기에 1.15kg의 무게를 갖춘 것으로 안다. 더 가볍게 제작하는 것은 불가능했는가?

A. 그것은 매우 어렵다. 가격과 타협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얇고 가볍게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너무 얇으면 그 넓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뒤틀린다. 때문에 얇은 노트북을 만들려면 반드시 금속 재질을 채택해야 한다. 그러면 가격이 올라간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크롬북 본연의 목적과 거리가 멀다.

포인투 크롬북11은 ARM 기반의 쿼드코어 락칩을 탑재했다. 프로세서 성능에 관한 문제는 전혀 없다. 애당초 크롬OS가 가벼운 이유도 있고, 락칩 자체의 성능도 발전했기 때문이다. 4K 해상도의 동영상도 원할하게 재생할 수 있다.

우리는 사용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최선의 성능과 높은 휴대성을 제공하기 위한 합의점을 찾았다. 그 결과가 포인투 크롬북11이다.

Q. 포인투 크롬북11의 배터리 사용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A. 8.5시간이다. 실사용 시간 기준이란 점을 주목해야 한다. 윈도우PC는 모두 시뮬레이션2를 이용해 배터리 사용시간을 측정한다. 때문에 사용자들의 실제 배터리 사용시간은 표기된 시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4~5시간 정도만 사용해도 배터리 충전량이 바닥난다.

크롬북은 다르다. 구글이 사용자들의 실제 사용패턴을 분석해 만든 시나리오를 이용해 배터리 사용시간을 측정한다. 대략 웹 서핑 30%, 문서작성 30%, 동영상 재생 30%, 기타 10%의 비율로 잰다. 배터리 사용시간 측정도 제조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구글이 직접 재어 본 후 제조사에게 통보하는 것이다. 제조사는 이 배터리 사용시간을 표기해야 한다.

즉, 8.5시간이란 배터리 사용시간은 실제 배터리 사용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사용자들은 한 번 충전으로 전원 어댑터 없이 하루 종일 포인투 크롬북11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포인투 크롬북11의 어댑터는 스마트폰/태블릿PC용 충전기와 비슷한 휴대성을 제공한다. 제품과 함께 들고 다녀도 부담이 없다.

Q. 포인투 크롬북11의 목표는 무엇인가?

A. 일반 사용자(컨슈머) 뿐만 아니라 기업과 교육 시장(커머셜)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반 사용자 30%, 기업 30%, 교육 40%의 비율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교육 시장의 경우 크롬북이 50% 이상을 장악했다. 국내의 경우 스마트 교육이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으나, 크롬북 도입을 통해 스마트 교육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3개의 학교가 우리와 계약을 맺고 포인투 크롬북11을 공급받기로 결정했다. '구글앱스 포 에듀케이션'을 활용한 스마트 교육을 시행 중인데, 여기에 포인투 크롬북11이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교육에 자율성이 높은 사립학교가 크롬북을 통한 스마트 교육에 관심이 많다. 심지어 한 학교는 학생 2인당 1대씩 크롬북을 제공할 계획이었는데, 포인투 크롬북11이 저렴해 1인당 1대씩 지급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도 포인투 크롬북11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이름을 공개할 수 없는 한 기업은 구성원들에게 크롬북을 업무 전용 노트북으로 제공하고 있었는데, 기존에는 어쩔 수 없이 해외에서 구매한 크롬북을 나눠줬다. 때문에 사후지원이나 한글 입력에 관한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했다. 하지만 포인투 크롬북11이 등장함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해당 기업과 포인투 크롬북11 도입에 관한 얘기를 진행 중이다.

Q. 그동안 국내에서 크롬북이 기를 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A. 크롬북은 웹 브라우저와 인터넷만으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웹 표준이 보급되어야 빛을 보는 제품이다. 국내 인터넷 환경이 워낙 낙후되어 있어서 과거에는 크롬북이 큰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웹 환경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때문에 크롬북이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지만, 크롬북 사용자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웹 표준을 준수하는 홈페이지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포인투 크롬북11은 일반 사용자와 기업을 중심으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PC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Q. 크롬북 확산을 위한 구글의 도움이 있는가?

A. 많은 사용자가 크롬북이 무엇인지 자체를 모른다. 구글과 국내에 크롬북을 알리기 위한 광고, 마케팅, 이벤트를 협의 중이다. 구글도 지난해 12월부터 크롬북을 알리기 위한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국내에 크롬북을 알리기 위해 구글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우리도 같이 노력할 것이다.

포인투랩

어정선(현 포인투랩 CEO), 이진우(현 포인투랩 마케팅총괄), 윤상원(현 포인투랩 디자인총괄), 장윤철(현 포인투랩 엔지니어링 이사) 등 과거 삼성전자에서 PC와 크롬북을 설계한 4명의 개발자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크롬북을 개발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을 이해하고, 시장에 맞는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8월 미국 시장에 포인투 크롬북11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 2월 국내에도 해당 제품을 출시했다. 구글과 협력해 크롬북을 직접 설계하고, 중국 생산 공장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포인투랩이란 이름은 'We point to the future'의 줄임말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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