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스타트업을 이해하는 방법 - <하드웨어 스타트업>, <스타트업 코리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이문규 기자] 스타트업(start-up)은 '시작'을 의미하는 단어로, 지금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기업으로 통용된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전략으로 기존에는 없던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어 낸 기업이 이에 해당된다. 스타트업 기업 육성이 이제는 국가 및 기업의 든든한 성장동력이 되고 있음이 여러 국가의 사례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국내에도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 졌다. 스타트업 창업과 관련한 다양한 강연과 세미나, 교육, 컨설팅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창업자 혹은 예비창업자를 돕고 있다.

그들을 위한 참고 서적도 하나 둘 출간되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 중 눈 여겨 볼 스타트업 서적 두 권을 소개한다. 스타트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눈 여겨 보기만 하지 말고 계산대로 들고 가거나 온라인 결제 버튼을 눌러도 좋다. (스타트업 창업이 아니더라도 그들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엿보고 싶다면 선택!)

우선, 20여 년 동안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얻은 하드웨어 기획/제작 경험을 토대로, 현재 하드웨어 스타트업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며 스타트업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김영준 대표가 발간한 <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다. 본지에도 스타트업 창업 관련 연재물을 기고하고 있는 그는, 그 누구보다 하드웨어에 관한 풍부한 실전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제품으로 구현하고, 이를 어떻게 '상품'으로 다듬어 출시하는지, 그리고 그러기 위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고, 어떤 정보를 알아야 하는 지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하드웨어 스타트업> 표지
<하드웨어 스타트업> 표지

그는 또한 이 책 전반에 걸쳐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왜 중요하고 왜 이들을 육성해야 하는 지를 무던히 강조하고 있다. 스타트업이라 하면 대개 소프트웨어나 게임, 솔루션 등을 떠올리는데, 이 대표는 이제 하드웨어 스타트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하드웨어는 '플랫폼'을 형성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그의 이런 주장에 충분히 납득이 가는 건 그가 하드웨어 기획/제조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과 통찰력을 이 책에서 남김 없이 체계적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기술 수요/공급의 다양성이 존재해야 그 바탕으로 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타트업 지원과 육성은 대기업이 주도해야
한다
스타트업 지원과 육성은 대기업이 주도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국내외 다양한 하드웨어 스타트업 성공 사례를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설명으로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샤오미'와 같이 이미 잘 알려진 기업부터, 기발한 아이디어로 현재 활발하게 투자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신생 기업도 자주 등장한다. 여기에서 저자가 특히 힘줘 강조하는 건,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성공한 기업이 다른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아낌 없이 투자함으로써, 유망한 스타트업의 자양분이 되어 주는 해외 기업의 선순환 사례다. 국내의 경우 주로 각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나 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 등 정부기관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추진하지만, 해외는 스타트업 출신의 기업은 물론, 비-IT 대기업까지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양한 해외 스타트업 성공
사례
다양한 해외 스타트업 성공 사례

저자는 이렇듯 전세계 국가기관과 글로벌 대기업이 스타트업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 몇 가지로 요약했다. 하드웨어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 하나의 완전한 시장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 결국 소비자,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절반은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아낌 없는 조언과 소중한 견해를 담았다.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사업화하는데 있어 알면 좋은 것과 반드시 알아야 할 것, 특히 주의해야 할 것, 결정적으로 스타트업으로서 경계해야 할 것과 지양해야 할 것을 명확하고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나머지 절반에 걸쳐 스타트업 창업에 따른 실무적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상세히 수록했다. 즉 유용한 아이디어를 1) 탐색한 다음 적합한 것을 2) 발굴한 후, 자신만의 성공 요인을 비즈니스 모델로 정립하여 3) 사업화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스타트업 창업에 있어서는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절대 신봉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그 이유는 책을 통해 확인하기 바란다.

스타트업에게 '시작은 반'이
아니다
스타트업에게 '시작은 반'이 아니다

기자는 책을 읽을 때 의미 있는 문구를 발견하면 밑줄을 치거나 책장을 접어 놓는데, 이 책은 그래서 장마다 밑줄이 죽죽 그어졌고, 장 모서리는 서너 장마다 접혀졌다. 스타트업 창업자가 아니더라도, 스타트업과 무관하다 하더라도 충분히 읽어 볼 가치가 넘치는 책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20여 년 간 쌓은 하드웨어 기획/제조 경험과 스타트업 멘토로서 활동하며 접한 트렌드 정보를, 그 어느 스타트업 관련 책보다 현실적으로 차근차근, 마치 전문가의 조언을 얻으려는 이에게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듯 씌여졌기 때문이다.

'과연 스타트업을 왜 하야
하는가'
'과연 스타트업을 왜 하야 하는가'

또 한 권의 스타트업 서적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국내에서 안정적 궤도에 진입한 스타트업 15개를 소개하는 < 스타트업 코리아>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겼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도 형성됐다. 책 속에 나와 있는 대로, '단군 이래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이 책에는, 전에 없는 독보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기존에 있던 아이디어를 개선하고 보완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국내 대표 스타트업 15곳의 성공 스토리가 담겨 있다(물론 앞으로의 성공 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스타트업 코리아> 표지
<스타트업 코리아> 표지

스타트업 분야에 따라 커머스(쇼핑, 거래 등), O2O(온/오프라인 연동 구매 등), 콘텐츠(영상, 음악 등), 커뮤니케이션(SNS 등), 하드웨어(사물인터넷 등)로 나누고, '농사펀드', '식권대장', '도떼기마켓', '스트라입스', '직방', '서울데이트팝', '비트' ,'레진코믹스', '트레져헌터', '잔디', '잡플래닛', '어라운드', 'ALOOH', '유니크온' ,'DOT' 등의 시작과 진행, 발전, 안착까지의 단계를 수록했다. 아울러 대표 스타트업 CEO의 인터뷰 전문을 통해 창업과 관련된 생생한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유망 스타트업 CEO의 인터뷰를
수록했다
유망 스타트업 CEO의 인터뷰를 수록했다

이 책은 네이버, 카카오, KT, 현대오토에버, 용인디지털산업진흥원 등 각계, 각 업체에서 기획/분석/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들이 공동 집필해 정보의 공신력을 높였다. 해당 분야의 현재 트렌드와 현황, 전망 등을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해당 스타트업의 성공 기반을 이해하도록 했다. 따라서 스타트업 성공 스토리이긴 하지만, 현재 각광을 받고 있는 IT 트렌드를 훑어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스타트업 분야별 최신 트렌드를
설명한다
스타트업 분야별 최신 트렌드를 설명한다

이 책 표지에도 씌여 있지만, 여기 소개된 스타트업은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안해 낸 게 아니라, 기존 시장의 '틈새와 기회를 발견'해 이를 실현한 기업들이다. 누구라도 그런 아이디어를 생각할 수 있고, 또 실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누가 시장의 본질, 비즈니스의 본질을 다시 깨닫고 과감히 실행하느냐가 관건이다.

ICT 분야 최대의 다크호스
'중국'
ICT 분야 최대의 다크호스 '중국'

이 책에 수록된 15개 스타트업 외에도 국내에는 고정 투자를 유치하여 안정된 기반을 마련한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 저자들이 책에서 지적한 대로, 각자 나름의 분야에서 틈새와 기회를 발견해 점차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유망한 스타트업이 꾸준히 출현한다는 건 대단히 반가운 일이지만, 그것이 국가 주도나 대기업 주도가 아닌, 아직까지는 개인(혹은 소수)이 모든 걸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하드웨어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코리아> 두 책 모두 우리나라의 장래는 스타트업에 달려 있고, 그 스타트업의 미래는 국가와 대기업이 주도, 지원, 육성해야 함에 동의하고 있다. 머지 않아 스타트업 관련 책자나 문헌에서, 전세계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정부주도형/대기업지원형 한국산 스타트업이 많이 보이길 바라본다.

<하드웨어 스타트업>
저자: 김영준 (3dbiz@naver.com)
출판사: 한스미디어
분량: 242쪽
가격: 15,000원

<스타트업 코리아>
저자: 편석준, 신지만, 전일균, 허경석, 최기영, 이정용, 윤성훈 그리고 오컴(occam@occam.kr)
출판사: 미래의창
분량: 248쪽
가격: 14,000원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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