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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고급스러운 게이밍 키보드, 커세어 K70

이상우

[IT동아 이상우 기자]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방송인 서유리가 자신의 PC와 주변기기를 소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게임 애호가들이나 쓸법한 고가의 게이밍 기어 때문이다. 그는 조립PC 본체와 모니터를 구성하는 데만 약 300만 원을 투자했다. 특히 자신이 사용하는 기계식 키보드는 28만 원에 이르는 제품이라고 소개하며, 글쇠를 한꺼번에 눌러도 입력이 끊기지 않는다며 기계식 키보드의 특징을 소개한다.

기계식 키보드는 일반적인 키보드와 다르게 각 글쇠마다 입력을 담당하는 부품인 '스위치'가 별도로 존재한다. 그만큼 내구도가 높고, 빠른 입력이나 다중 입력도 놓치지 않고 인식한다. 또한, 이 스위치의 종류에 따라 자판을 치는 느낌이나 입력 강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스위치의 특성이 곧 키보드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반발력과 이를 통한 경쾌한 타건감은 일반 키보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대표적인 스위치 제조사 체리는 각 스위치의 특성을 색깔로 구분한다. 지금부터 소개할 키보드는 체리 스위치를 탑재한 게이밍 키보드 커세어 K70이다. 커세어 K70은 모델에 따라 청축, 갈축, 적축 등을 사용했으며, 필자가 이번 리뷰에 사용한 모델은 청축 스위치를 탑재했다. 이름 그대로 스위치의 축이 파란색이다. 적축 스위치와 달리 '클릭'스위치로 글쇠를 누를 때 딸깍 하는 느낌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글쇠를 누르면 이를 딸깍하는 진동이 손끝에 전해지며, 이 느낌으로 자신이 키를 입력했는지 아닌지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대전 액션 게임이나 리듬게임 등 입력이 중요한 게임에 유리하다.

커세어 K70

하지만 청축 키보드는 일반 사무용으로는 애매한 느낌이다. 누를 때마다 '찰각'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 때문에 마치 타자기를 치는 듯한 소리가 난다. 직접 사용하는 본인에게는 이 소리가 경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조용한 사무실에 찰각 찰각 소리가 울려퍼지면 주변 동료들의 짜증 섞인 반응을 볼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정 기계식 키보드를 업무용으로도 사용하고 싶다면 소리가 비교적 작은 갈축 스위치 모델이나 논클릭 스위치인 적축 스위치 모델을 사용하면 된다.

청축 스위치

단순히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했다고 해서 게이밍 키보드인 것은 아니다. K70은 게임 애호가가 좋아할 만한 기능을 대거 탑재한 제품이다. 대표적인 것이 LED다. 키캡의 글씨 부분은 반투명한 소재로 제작돼 안쪽에 있는 빨간색 조명이 통과돼 보인다. 이를 통해 어두운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상단에 있는 LED 밝기 변경 버튼을 누르면 최대 4단계로 밝기를 간편하게 조절할 수도 있다.

LED 조절 버튼

바로 옆에 있는 LED 프로그램 버튼을 누르면 다른 조명은 모두 꺼지고, 방향키와 WASD, 그리고 숫자 키 1~6에만 조명이 켜진다. 이 글쇠는 1인칭 슈터 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WASD는 이동에, 숫자 키는 무기 변경에 쓰인다. 이를 통해 자신이 게임에서 주로 사용할 수 있는 키에 집중할 수 있다. 참고로 이 LED 프로그램 버튼과 Ctrl 키를 3초 정도 꾹 누르,면 사용자가 누른 키에만 잠깐 조명이 들어오는 방식으로 변한다. 조금 더 독특한 LED 점멸 방식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이 기능을 활용해도 되겠다.

FPS 모드

기본 포함된 FPS 게임 전용 키캡을 이용해 글쇠를 교체하면 조금 더 FPS에 적절한 키보드가 된다. 키캡 자체가 검붉은 색이라 기본 키캡과 확실히 구분되며, 교체용 키 캡은 표면을 거칠게 제작해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여 키를 눌러도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특히 손가락을 올렸을 때 가장 바깥에 위치한 키캡은 끝부분이 일반 키캡보다 조금 더 높아서 손가락을 감싸는 형태가 된다. 이와 함께 FPS에서 점프 키로 자주 사용하는 스페이스 바는 기본적으로 미끄럼 방지 처리가 돼 있다.

FPS 전용 키보드

윈도우 키 잠금 버튼도 유용하다. 윈도우 키는 보통 Ctrl 키와 Alt 키 사이에 위치하는데, 이 두 키는 게임에서도 자주 쓰인다. 이 때문에 윈도우 키를 잘못 누르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는데, 게임 중 화면이 바탕화면으로 전환돼 시작 메뉴가 열리는 일도 있다. 일부 게이머는 이를 막기 위해 아예 윈도우 키 키캡을 빼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윈도우 키 잠금 버튼을 눌러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게임 중 윈도우 키를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화면이 전환돼 찰나의 순간을 놓칠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윈도우 버튼

우측 상단에는 미디어 컨트롤 버튼도 있다. 재생, 일시 정지, 이전곡, 다음곡 등의 기능을 미디어 플레이어  창에 있는 버튼을 클릭하지 않고도 키보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게임 중 음악을 듣는 사람이라면 게임을 하면서 화면을 전환하지 않고도 음량을 조절하거나 곡을 넘길 수 있다. 또, 음량 조절 버튼은 휠 형태로 키보드에 내장돼 있어 사용도 간편하다.

미디어 컨트롤 버튼

일반 키보드와 달리 고급스러운 모습도 있다. 우선 프레임이다. 키보드 상판을 빗살무늬가 들어간 금속 소재로 제작해 고급스러움을 주며, 비키타입 디자인을 통해 LED 조명이 아래로 퍼지는 듯한 효과를 준다. 기본 구성품으로 손목 받침대도 있다. 보통 키보드를 사용할 때 손목은 책상 위에 놓게 되는데, K70은 탈부착할 수 있는 손목 받침대를 기본 제공해 손목을 조금 더 편안하게 놓을 수 있다.

키보드 손목 받침대

PC와 연결하는 케이블은 직물 소재로 싸여있다. 긁히거나 꼬여도 내부의 피복을 조금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사실 키보드는 마우스와 달리 많이 움직이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직물 케이블의 필요성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PVC 피복과 비교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준다.

직물 케이블

케이블 끝에는 두 개의 USB 단자가 있다. 하나는 키보드를 PC와 연결하는 단자고, 다른 하나는 일종의 USB 연장 케이블이다. 이 단자를 PC에 연결하면 키보드 뒤에 내장된 USB 포트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USB 메모리, USB 헤드폰 등을 연결할 수 있다. 굳이 PC 뒤에 있는 포트를 찾느라 고생할 필요 없으며, 케이블이 짧아도 키보드의 포트에 연결해 사용하면 된다.

USB 단자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키보드의 기능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 전용 소프트웨어인 CUE(Corsair Utility Engine)은 이노베이션티뮤 혹은 커세어 공식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매크로, 조명 효과 조절 등 전반적인 설정과 함께 키보드 기능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으니 설치하는 것이 좋다.

이 소프트웨어에서는 크게 키보드의 전반적인 설정을 여러 유형으로 등록할 수 있는 프로파일, 키 입력을 미리 등록해 해당 동작을 자동으로 반복할 수 있는 매크로, 키보드 백라이트 작동을 꾸밀 수 있는 조명, 소프트웨어에 관한 전반적인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설정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기능이나 설정 등은 충실하지만,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설명서 등을 꼼꼼히 읽어가며 사용 방법을 익혀야 하겠다.

가격은 2016년 2월 초 기준으로 약 15만 원 정도며, 모델에 따라 1만 원 정도 차이날 수 있다. 5만 원 이하의 일반 키보드와 비교하면 상당히 비싼 물건이지만, 기계식 키보드의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값어치를 할 제품이다.

커세어 K70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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