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5G에 대한 오해, "전송속도만 빠르면 5G인가요?"

[IT동아 권명관 기자]

"5G 이동통신은 지금의 4G LTE보다 얼마나 더 빨라지는 건가요?"

최근 주변인들로부터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스마트폰 출시 이후 집중된 이동통신의 데이터 전송속도에 대한 관심일 터. LTE-A, 광대역 LTE, 광대역 LTE-A, 3밴드 LTE-A 등 발전을 거듭해 온 지금의 이동통신은 지속적으로 더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앞세우고 있다. 실제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자사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홍보하며, 가장 앞세워 내세우는 것이 데이터 전송속도다. 아무래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1초만에 사진 몇 십장을 내려받을 수 있고, 1GB 이상 동영상도 몇 초만에 전송할 수 있다는 내용이 주효하기 때문이리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차세대 5G 이동통신의 전송속도는 지금의 4G LTE 이동통신 전송속도보다 빠르다. 당연한 얘기다. 그리고, 전송속도는, 차세대 이동통신이 갖춰야 할 중요한 조건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빠른 전송속도만이 5G의 요건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5G는 빠른 전송속도 이외에도 갖춰야 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핀란드에 위치한 노키아 네트웍스에 방문해 인터뷰했던 연구 기술팀 '라우리 옥사넨(Lauri Omksanen)'의 말을 빌려보자. 그는 "우리는 아직 5G가 무엇인지, 어떤 기술인지, 어떻게 사람들의 생활을 바꿔 놓을지 모른다. 지금은 그저 예측하는 단계일 뿐이다. 5G는 지금의 LTE 즉, 4G 이동통신과 성격이 다를 것이다. 4G는 사람을 위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5G는 사람 이외에 주변의 물건, 자동차 등 사물을 대상으로 하는, M2M 기술이 될 것이다"라며, "2020년에 이르면, 전세계 50억 명 이상이 통신(네트워크)에 연결할 것이다. 그리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기기는 500억 개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5G는,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키아 네트웍스 연구 기술팀 라우리 옥사넨
노키아 네트웍스 연구 기술팀 라우리 옥사넨

이어서 그는 "5G는 기가비트 단위의 전송속도를 만족해야 하며, 초고밀도의 대용량 네트워크가 구현되어야 한다. 동시에 먼 거리까지 커버할 수 있어야 하며, 이 모든 것을 만족하는 아키텍처 기술도 필요하다. 단순히 무선 이동통신 기술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전반에 대한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네트워크가 어떤 곳에 사용되는지, 무엇에 필요한지 파악해 자유롭게 변화할 수 있는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모든 사물을 네트워크에 연결한다

그의 말처럼, 5G는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혹자는 이를 가르켜, 초연결시대 네트워크라고 말한다. 요즘 이런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IoT, internet of thing, 사물인터넷. 생활 속 사물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이라는 뜻이다. 각 사물이 통신,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LG유플러스의 ▲열림감지센서 ▲가스락 ▲도어락 ▲플러그 ▲스위치 ▲홈CCTV 맘카 등 홈 IoT 서비스를 이용하면 긴 연휴기간에도 집안의 가전제품 및 각종 기기들을 집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정하고,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유용하다.

창문이 열리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열림감지센서, 깜빡 가스밸브를 안 잠그고 나와도 밖에서 손쉽게 잠글 수 있는 가스락, 대기전력을 차단하여 전기료를 절감해주는 플러그, 장시간 집을 비울 때 집에 누가 있는 것처럼 조명을 켜놓을 수 있는 스위치 등의 서비스로 안전, 비용절감은 물론 편리함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또 LG유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 제어 기능이 포함된 IoT 서비스를 구현, 예를 들어 앱 실행 후 '불꺼', '가스 잠궈', '문열어' 등의 다양한 음성명령이 가능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홈 IoT 서비스
LG유플러스 홈 IoT 서비스

위 내용은 지난 1월 27일, LG유플러스가 보낸 '홈 IoT 서비스' 보도자료 내용이다. 사실 LG유플러스뿐만 아니라, SK텔레콤, KT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일반인 또는 기업을 위한 IoT 서비스를 시행 또는 준비 중이다. 비닐하우스 내 온도를 자동으로 관리하고, 꺼져 있는 가로등이 지나가는 사람을 감지해 자동으로 켜지는 등 다양한 IoT 서비스는 지금, 현실 속에서 우리 옆에 대기 중이다. 창문 감지 센서, 가스밸브 감지 센서, 대기전력 절감 플러그 내 센서 등. 하지만, 이 같은 센서가 앞서 예상한 것처럼 전세계에서 500억 개 이상으로 증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장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LTE 기술로는 이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없다.

SK텔레콤 스마트팜
SK텔레콤 스마트팜

5G는 이러한 수많은 사물의 네트워크 연결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서 급증하는 트래픽으로 인해 통화 연결이 어려운 것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연말 연시에 몰리는 안부 전화로 통화, 문자 등이 지연되는 현상처럼 수많은 통신 네트워크의 연결은 다양한 문제점을 양산한다.

또한, 각 사물에 필요한 통신 네트워크는 상황에 따라 필요조건이 달라진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달 사용하는 전기와 수도 등에 대해서 사용한만큼 세금을 낸다. 사용한 양은 검침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각 검침기에 통신할 수 있는 센서를 달아 필요할 때마다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면, 굳이 검침기를 확인하지 않아도 무선으로 이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검침기는 매번 통신에 연결되어 있을 필요가 없다. 한달에 한번만 확인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때문에 배터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한달에 한번, 필요할 때만 확인할 수 있으면 끝이기에 계속 전력을 공급하는 냉장고나 TV처럼 계속 전원에 연결할 필요가 없다.. 작은 건전지 등을 통해 소량의 전력만 수급하면 되는데, 지금의 통신 센서는 생각보다 전력 소모량이 크다. 보다 적은 전력으로 아주 작은 용량의 데이터를 오래 통신할 수 있는 이동통신 기술이 필요한 셈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응답시간, 응답속도다. 빠른 전송속도, 대용량 서버 등도 중요하지만, 5G는 빠른 응답시간 역시 필수 요소다. 현재 사람들은 음성통화할 때 100ms 미만의 응답시간을 만족해야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수용한다. 이보다 늦어지면 '왜 이렇게 말을 안해?'라고 인식한다. 해외에 나가 있는 리포터와 생방송으로 방송을 연결할 때, 서로 상대의 음성을 듣기 위해 지연되는 시간을 떠올리면 된다.

음성이 아닌 영상일 경우에 이 응답시간은 더욱 중요하다. 자꾸 끊기는 영상 정보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마련. 보통 끊김 없는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10ms 미만으로 응답시간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IoT, 가상현실, 스마트카 등 더 많은 정보를 담고, 더 빠른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정보는 응답시간을 1ms 이하로 낮춰야 한다. 응답시간이 늦은 네비게이션을 상상해보라. 당장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뒤늦게 알려준다며? 그건 의미 없는 기술일 뿐이다.

5G는 아직 표준화 준비 중, 2020년을 기다린다

지난 2015년 10월 11일, 부다페스트 ITU Telecom World 2015에 하루 앞서 개최한 '7차 CTO 회합'에서 5G, IoT 등 유무선 하이브리드 네트워크 하의 서비스 호환설, 러스트 기반 정보 인프라 및 오픈소스 솔루션에 관한 전략적 우선 순위 등을 구체화했다. 당시 회합에 각국 통신사업자 및 연구소 기술 임원들과 ITU표준화총국(ITU-T) 담당자를 포함한 총 14인이 참석해 'ITU 표준화 수요'와 'ICT 산업의 최근 트렌드에 관한 성명서(communiqu)'를 발표했지만, 아직 방향성에 대해서 의견을 모았을 뿐이다.

사실 이동통신 세대(5G)를 구분하기 위한 근거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 얘기하는 대략적인 조건만 있을 뿐이다. 데이터 전송속도는 저속 이동 시 10Gbps, 고속 이동 시 100Mbps이고, 응답시간은 1ms 이하여야 한다는 것. 아직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전세계 관련 업계 관계자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 5G를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5G는 단순히 데이터 전송속도만 빠른 이동통신이 아니다. 다양한 차세대 서비스를 위한 한가지 조건일 뿐,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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