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콘텐츠로 승부한다, 1인 창작자 KD키드와 플레르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과거에는 방송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장비나 스튜디오, 전문적인 촬영/편집 기술이 필요했다.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수단도 사실상 전무했다. 대표적인 방송 매체는 TV 정도인데, 일반인이 자신의 콘텐츠를 TV를 통해 전국에 내보내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PC와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블로그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손쉽게 동영상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의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자신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1인 콘텐츠 창작이라는 문화도 자리잡아가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등으로 촬영한 동영상에 자막이나 음성을 넣어 편집하는 것은 물론, 웹캠이나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여기에 겜방(게임을 소재로 한 방송), 쿡방(요리를 소재로 한 방송), 먹방(음식을 소재로 한 방송) 등 기존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롭고 신선한 소재를 통해 콘텐츠 구독자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개인 방송 콘텐츠
개인 방송 콘텐츠

이러한 1인 창작물의 가능성을 보고 이들을 지원하는 기업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MCN이라 불리는 이 회사는 1인 창작자에 대한 기술 및 장비 지원은 물론, 콘텐츠 관리, 저작권 등 법적 분쟁 해결, 수익 모델 확보 등 다양한 지원을 해준다. 샌드박스네트워크(http://sandboxnetwork.net/) 역시 이러한 MCN 중 하나로, 기존 MCN과 달리 1인 창작자가 직접 설립한 MCN이다.

1인 창작자는 과연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 그리고 MCN 회사는 1인 창작자를 어떻게 지원할까? 오늘은 샌드박스네트워크 소속 창작자인 'KD키드'와 '플레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샌드박스네트워크
샌드박스네트워크

두 사람은 모두 이전까지 방송이나 콘텐츠 제작과는 전혀 관계 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키드는 호텔 제빵을, 플레르는 수학교육과 화학교육을 전공했다.

키드: 호텔 제빵을 배우다 1인 창작 일에 관심이 생겨 푸드 방송과 게임 방송을 하게 됐어요. 이전까지 1인 창작자라는 일을 전혀 몰랐고, 개인 방송도 고등학생때 처음 접했죠. 처음에는 요리 하는 모습이나 게임 등을 저장하는 공간으로 유튜브를 활용했었는데,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고, 표본이 되고 싶은 마음에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플레르: 처음에는 단순히 교사가 되려고 공부를 했지만, 교사가 되고 싶다는 열망보다는 나만의 비전을 세워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1인 창작자로 돌아섰습니다. 평소 즐겨하던 모바일 게임 쿠키런을 녹화해 유튜브에 올려봤더니 반응이 좋았고, 나중에는 목소리를 넣어 편집하다 보니 이 일이 재미있어 졌고요.

KD키드와 플레르
KD키드와 플레르

그들이 만드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대부분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있어 하는 분야다. 키드는 게임과 함께 자신의 특기 분야인 베이킹을 살려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종종 게임속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케이크나 쿠키로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해 업로드 하기도 한다. 플레르는 자신이 좋아하는 모바일 게임 리뷰나 다른 창작자와 함께 마인크래프트 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종종 자작곡이나 커버곡을 피아노로 연주해 올리기도 한다.

개인 방송 콘텐츠
개인 방송 콘텐츠

샌드박스네트워크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혼자서 방송을 만들던 때와 달라진 점도 있다고 한다.

키드: 이전까지는 누구에게 콘텐츠를 보여주는지에 관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모든 사람에게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생각이 강했죠. 하지만 MCN 회사와 함께 하면서 콘텐츠 제작에 명확한 목표가 생겼고, 그들이 무엇인가 얻어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플레르: 저도 콘텐츠 기획에 관한 부분이 바뀌었어요. 평소에는 게임을 하는 모습을 올리는 것이 끝이었다면, 지금은 다른 1인 창작자들도 알게 됐고, 이들과 콘텐츠 기획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새로운 경험입니다. 게다가 샌드박스네트워크는 1인 창작자가 만든 회사인 만큼 콘텐츠 창작에 관해서 잘 알고 있고요. 최근에는 어도비 오디션 같은 편집 소프트웨어도 배우고 있어요.

KD키드와 플레르
KD키드와 플레르

이들은 최근 게임덕이라는 커뮤니티를 통해 독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개인 채널을 만들어 운영하고, 유튜브에서는 어려웠던 메시지 기능으로 독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도 하고있다.

키드: 저는 원래 마인크래프트 콘텐츠를 주로 해왔어요. 게임덕 커뮤니티는 모바일 게임 위주의 공략이 많긴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 형태의 커뮤니티인 만큼 다양한 장르의 영상도 여러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어요. 스토리 위주의 마인크래프트 영상도 반응이 좋고, 제가 재미있게 했었던 모바일 게임도 손쉽게 캡쳐해서 공유할 수도 있고요. 영상 플랫폼의 부족한 점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채웠다는 느낌입니다. 사용자들의 공감사항을 들을 수 있고 이런 피드백을 콘텐츠에 반영할 수도 있으니까요.

플레르: 저도 영상과 글을 모두 활용해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소셜 미디어처럼 처럼 간단히 글을 올릴 수 있는 점도 좋았고요. 또, 다른 사람을 팔로우 하면서 여러 소스도 얻고 있어요. 연령이나 사용자 층에 따라서 어떤 콘텐츠를 원하는지, 그리고 어떤 표현을 쓰는지, 유행하는 게임은 어떤 것인지도 알수 있고요.

게임덕
게임덕

그들은 1인 창작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입을 모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플레르: 모두가 아는 것처럼 처음 시작할 때는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어요. 사람들이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은 조급해지죠. 이 때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애정이 있어야 계속 할 수 있어요. 초반에는 수익도 안나기 때문에 좌절하는 사람도 많아요. 그래서 '내가 이 일을 꾸준히 애정을 쏟으며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먼저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저도 편집이나 제작 같은 것을 아주 늦게 배웠지만, 꾸준히 하다보니 익숙해 졌어요.

키드: 도전하는 것은 좋아요. 하지만 1인 창작자를 쉽게만 생각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게임처럼 좋아하는 걸 하는 것만으로는 잘되기 어렵다고 느껴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고, 애정을 가지고 많은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이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플레르: 콘텐츠를 고민하는 사람도 많을 텐데, 사실 콘텐츠는 모두의 고민이죠. 신선하고 새로우면서 지루하지 않은 콘텐츠를 원하니까요. 번뜩이는 아이디어 보다는 카페 같은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유행어나 트렌드를 빠르게 접하고, 뉴스를 통해 최근 이슈가 되는 이야기도 소재로 만들 수 있어요.

개인 방송 콘텐츠
개인 방송 콘텐츠

키드: 저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알아야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지를요.

플레르: 콘텐츠 제작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는 기계치고, 아무 것도 할 줄 몰랐지만,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어요. 배우려는 마음만 있으면(물론 그 과정은 힘들 겠지만) 가능하죠.

키드: 저도 빵을 만드는 사람이었지 영상을 만드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냥 의지 하나로 시작했는데 처음 2년 정도는 영상 제작을 혼자 배워서 조금씩 실력을 키웠어요. 책도 보고 모르는 것은 물어도 보고… 그만큼 콘텐츠 질도 확실히 높아진 졌다고 생각해요.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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