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 프린터, "수익보단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우선"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브라더(Brother)는 한국 프린터 / 복합기 시장의 대표적인 이른바 '중고 신인' 중 하나다. 사실 브라더는 미싱(재봉틀) 사업의 역사까지 합치면 이미 설립 100년을 넘어섰으며, 프린터나 팩스와 같은 사무용 이미징 장치 사업을 한 지도 30년이 넘었다. 다만, 브라더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것은 불과 2009년이다. 당시 한국 시장에는 이미 삼성, HP, 캐논, 엡손과 같은 쟁쟁한 업체들이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브라더는 한국 시장에서 제법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아직 상위 업체들과 분명 격차가 있긴 하지만 계속 그 차이를 좁히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브라더인터내셔널코리아의 영업 및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최정규 부장의 입을 통해 지사 설립 7년을 맞이해 한국 시장에 임하는 브라더의 자세를 들어봤다.

미싱보다는 프린터 전문 브랜드에 더 가까워진 브라더

IT동아: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최정규: 저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HP코리아에, 2009년까지는 후지제록스프린터스에서 근무 한 바 있습니다. 이후 브라더에 합류해 지금에 이르고 있죠. 이전 회사에서 프린터 사업뿐 아니라 PC 사업을 겸하기도 했습니다.

브라더 코리아 최정규 부장
브라더 코리아 최정규 부장

IT동아: 한국에서는 브라더를 아직도 미싱 전문 브랜드라고 알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점이 프린터 사업을 하는데 장애가 되진 않나요?

최정규: 지금도 브라더는 미싱 사업을 하고 있지만, 현재 브라더의 글로벌 사업 현황을 보면 작년 기준, 프린터 관련 사업부가 전제 그룹의 60~7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싱 전문 브랜드라는 건 큰 오해죠. 물론, 브라더 미싱 특유의 정교함과 튼튼함의 이미지가 브라더 프린터 제품군에도 이어진다면 좋은 일입니다.

만만치 않은 한국 시장, 늦은 만큼 신중히 진출했다

IT동아: 브라더의 한국 지사 설립이 늦은 이유는?

최정규: 브라더는 본사가 있는 일본, 기존의 주요 활동 무대인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수십 년 넘게 기반을 다졌습니다. 한국 시장이 만만치 않은 곳인 만큼, 더욱 면밀한 분석 기간이 필요했다는 정도로 말씀 드리고 싶네요.

브라더인터내셔널코리아 최정규
부장
브라더인터내셔널코리아 최정규 부장

IT동아: 한국 시장이 만만치 않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최정규: 미국이나 호주 등의 국가는 땅이 넓기 때문인지, 서비스를 받기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든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이해해주는 편입니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그렇지 않아요. 상대적으로 좁은 땅에 12개가 넘는 프린터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요구하는 서비스 수준은 높습니다. 처리는 신속해야 하는데 서비스 청구 비용은 낮아야 한다는 의미죠. 이를 한국 시장의 특성이라고 생각하며 사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경제성과 내구성 우수하다는 이미지 정립이 목표

IT동아: 기존의 업체들은 이미 정립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HP 프린터는 수명이 길다, 엡손 프린터는 출력 품질이 우수하다, 삼성 프린터는 서비스가 충실하다, 이런 것 말이죠. 그런데 브라더는 아직 확실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최정규: 그 점은 저희도 고민입니다. 브라더 제품의 강점이라면 우수한 가격대 성능비와 경제성, 그리고 튼튼한 내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경제성의 경우, 한 번 설치로 수천 장 이상을 저렴하게 출력할 수 있는 정품 무한 리필 탱크를 갖춘 프린터를 판매 중이죠. 그리고 다른 회사와 달리 프린터 본체에 포함된 번들 잉크나 토너도 최대한 넉넉한 것을 넣어드리고 있습니다. 이런 ‘착한’ 회사라는 점이 브라더의 이미지가 되었으면 하네요.

기업 시장 겨냥한 '비포서비스'에 기대

IT동아: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최정규: 일단 분기별로 스타트업 기업 1군데씩을 정하고, 해당 기업의 특성을 분석, 적합한 제품을 무료 제공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 소모품도 제공하고요. 그리고 최근에는 기존의 애프터서비스의 개념을 뒤집은 '비포서비스'라는 기업 대상 프로그램도 운영을 하고 있지요.

IT동아: 브라더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포서비스에 대해 좀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최정규: 일단 기존의 애프터 서비스의 경우, 이슈(소모품 소진, 고장 등)가 발생한 이후, 사용자가 직접 서비스 센터에 연락을 하거나 소모품 대리점으로 방문을 해야 했죠. 하지만 비포서비스는 좀 다릅니다. 사용자 PC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잉크나 토너의 잔량이 얼마 남지 않거나 제품 이상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브라더 측이나 대리점에 해당 이슈가 보고가 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움직이기 전에 브라더나 브라더의 대리점 측에서 먼저 사용자에게 연락을 주어 문제 해결을 돕는 거죠.

브라더인터내셔널코리아 최정규
부장
브라더인터내셔널코리아 최정규 부장

IT동아: 비포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미리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둘 필요가 있을 텐데, 혹시 이 점이 문제가 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최정규: 해당 소프트웨어는 BR-Admin 이라고 하는데, 제품에 발생하는 130여가지 이슈를 실시간으로 분석, 보고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시스템 자원 점유율은 매우 낮으며,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으므로 문제가 될 건 없습니다.

IT동아: 프린터 시장은 기업용 시장이 상당히 큽니다. 기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특별한 전략은?

최정규: 최근 기업들은 프린터를 구매하기보단 렌탈(대여)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보증기간과 상관없이 꾸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경쟁사들의 렌탈 서비스와 차별화를 하기 위해 비포서비스와 렌탈서비스를 결합한 ‘비포서비스 정품 렌탈 프로그램’을 작년 말에 런칭하기도 했지요.

사용자의 '브라더'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IT동아: 한국 시장에 임하는 브라더의 향후 계획 및 목표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최정규: 브라더 프린터의 인지도는 아직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올라가가고 있습니다. 외국계 업체는 서비스가 부실하다는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전국 270여개의 서비스 지점도 구축했고요. 무한 리필 탱크 탑재 제품의 출시나 비포서비스의 실시 등도 사실 수익보단 브랜드 인지도 제고 면에서 더 기대가 큽니다. 이를 통해 브라더가 빠른 시일 내에 한국 시장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프린터 업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회사 이름대로 사용자의 '브라더(형제)' 같은 존재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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