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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데스크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CG

권명관

[IT동아 권명관 기자] 2015년 11월 13일, 오토데스크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센터에서 '오토데스크 유니버시티(AU, Autodesk University)' 행사를 열었다. AU는 오토데스크가 주최하는 글로벌 컨퍼런스 행사 및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 오토데스크 소프트웨어 사용자, 파트너, 업계 전문가들에게 자사가 생각하는 미래의 디자인 및 설계 솔루션 등을 공유하는 이벤트다. 참고로, 오토데스크가 국내에서 AU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AU 코리아에는 오토데스크 아태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패트릭 윌리엄스(Patrick Williams) 수석 부사장과 글로벌 고객 지원 및 오퍼레이션을 담당하고 있는 문희 친(Moonhie Chin) 수석 부사장 등이 참석해 오토데스크의 3D 디자인 및 설계 제품을 비롯해 리얼리티 컴퓨팅(Reality Computing), 3D 프린팅 솔루션을 소개했다. 또한, 내년부터 시행하는 서브스크립션 기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계획도 공유했다.

오토데스크 유니버시티 코리아

또한, 딜로이트 센터 포 더 엣지(Deloitte Center for the Edge)의 두리샤 쿠라수리야 수석 전략가, 텍사스 A&M대학교의 강호영 교수, 경북대학교의 이환용 교수 등 업계 인사들이 참석해 설계, 제조, 건축/건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교육 업계에서 3D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향후 전망은 어떻게 전망하는지 등에 대해 연설했다. 이외에도 쌍용자동차, 해안건축, 픽사, 모팩 앤 알프레드(Mofac & Alfred) 등 오토데스크의 기술을 이용하는 다양한 업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에 IT동아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산제이 바크시(Sanjay Bakshi) 기술 책임자(Supervising Technical Director)와 오토데스크의 마크 해커머(Marc Hamaker) 시니어 인더스트리 마케팅 매니저, 오토데스크 코리아 미디어&엔터테인먼트의 정종호 이사, 모팩엔알프레드의 우경민 감독 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오토데스크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CG

IT동아: 이렇게 만나서 반갑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분씩 따로 만나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오늘 세 분 모두 AU 코리아에서 각각의 주제로 발표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간략하게나마 어떤 내용의 발표였는지 듣고 싶다.

마크 해커머(이하 마크): 오토데스크의 다양한 3D 기술 및 솔루션이 현재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소개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흔히 CG라고 말하는 콘텐츠 산업은 다양한 '혁신'이 도입되고 있다. 이에 오토데스크는 향후 우리의 고객들을 위해 어떤 기술을 지원할지, 사업 현장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한다. 지금은 연결성의 시대다. 게임 개발, 3D 그래픽을 작업하는데 혼자서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양한 팀원들과 협업해야만 한다. 그래서 오토데스크는 이 '연결'을 고민 중이다.

오토데스크의 마크 해커머(Marc Hamaker) 시니어 인더스트리 마케팅 매니저

산제이 바크시(이하 산제이): 지난 7월 개봉했던 굿 다이노소어를 어떻게 제작했고, 어떤 CG 기술을 사용했는지 등을 소개했다. 굿 다이노소어는 픽사가 기존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과는 다르게 작업한 애니메이션이다. 픽사가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캐릭터의 특성을 살린, 캐리커처형 애니메이션이다. 실사 애니메이션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굿 다이노소어는 보다 현실과 가까운 풍경을 애니메이션 속에 담기 위해 노력한 작품이다.

우리는 굿 다이노소어의 장소와 배경을 보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모습을 담았다. 미국의 실제 지역이다. 과학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조사되어 있는 미국의 지질학조사 데이터를 활용했다. 또한, 사실적인 배경과 함께 나무나 초목과 같은 것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같은 CG작업을 위해 오토데스크의 마야를 주로 사용했으며, 이를 통해 카메라 움직임을 더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었고, 광범위한 풍경을 담아낼 수 있었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산제이 바크시(Sanjay Bakshi) 기술 책임자(Supervising Technical Director)

우경민 감독(이하 우 감독): 단편 애니메이션 '자니 익스프레스'의 제작기를 소개했다. 제작 과정 전반에 대한 내용과 함께 제작 이전 단계인 기획 과정에서 어떻게 '3D 프로그램'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보통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는 - 만화를 그리기 전에 스케치북에 먼저 간단하게 연필로 스케치하듯 - 기획 과정에는 3D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니 익스프레스는 스케치북이 아닌 PC로 스케치한 작품이다. 또한, 아트웍도 그림 그리듯 그리지 않고, 3D로 만들어 작업했다.

자니 익스프레스

또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데 있어, 꼭 실사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이 아닌, 스토리와 캐릭터에 집중해, 가벼운 3D 작업물을 만든 과정에 대해서 공유했다. 자니 익스프레스는 이야기에 충실한 작품으로, 컬러와 디자인에 재미 요소를 담았다. 이를 통해 실사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의 경우 약 1시간 가까이 랜더링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자니 익스프레스는 15분 정도에 끝낼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애니메이션 결과물로 완성할 수 있었다.

모팩엔알프레드의 우경민 감독

IT동아: 오토데스크의 솔루션이 CG 제작 과정에서 어떻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좀더 자세하게 듣고 싶다.

산제이: 굿 다이노소어를 작업할 때 주로 사용한 프로그램은 오토데스크의 마야였다. 셋트, 그러니까 애니메이션의 배경을 제작하는데 말이다. 물론, 이전 애니메이션도 대부분 마야로 제작한 작품이다. 마야의 장점은, 풍부한 플러그인과 다양한 아키텍처다. 아니, 플러그인을 활용해 아키텍처를 더욱 다양하게 보강할 수도 있다.

굿 다이노소어의 배경은 정말 넓은 지역이다. 당시 해당 데이터를 가져왔을 때, 너무나 방대한 지역을 담은 정보여서 한번에 로딩할 수 없었다. 하지만, 플러그인 아키텍처를 활용해 카메라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카메라가 움직이면서 달라지는 실시간 영상 정보도 플러그인 아키텍처를 통해 보강할 수 있었다.

굿 다이노소어

이전 애니메이션은 배경을 넓힐 때 맵 페인팅 기법을 활용했다. 실제 배경이 되는 현장을 촬영한 다음에 페인팅 기법을 통해서 넓혔다(쉽게 말해 배경을 조금씩 이어 붙이는 형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굿 다이노소어는 맵 페인팅 기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모든 정보를 한번에 가져와 3D로 제작했다. 이에 각 장면을 촬영하는데 있어 배경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었고, 수정도 빠르게 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 애니메이션은 카메라의 움직임과 이에 따른 배경을 미리 생각하고, 그에 맞춰서 작업해야 했지만, 굿 다이노소어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미 완성된 배경과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반대로 배경을 미리 보면서 카메라 구도를 잡을 수 있었다.

IT동아: 얼마나 방대한 데이터를 담아낸 것인지 궁금하다.

산제이: 구름을 예로 들어 보자. 하늘에 떠 있는 구름 말이다.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은, 이 구름도 만들어내야 한다. 문제는 카메라의 거리에 따라서 구름이 어떻게 보이는지 개발해야 했다는 점이다. 하늘 위 구름이라도 조금 더 가까운 것과 먼 것이 있을 것 아닌가. 모든 구름을 컴퓨터를 이용해 처리(랜더링)해야 한다. 굿 다이노소어의 하늘 위 구름을 표현하기 위해서, 우리는 약 3만 제곱 킬로미터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내려 받아 실시간으로 처리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공룡을 타고 산에 올라가서 멀리 내다보는 장면도 있었는데, 내려다 보는 수 킬로미터의 풍경을 모두 담아야 했다. 또한, 주인공 알루가 빠르게 흐르는 물에 빠져서 휩쓸려서 떠내려오는 장면도 있었다. 주인공이 물에 가라앉았다가 다시 떠오르는 장면을 반복할 때, 수심이 깊은 곳과 낮은 곳의 유속이 다른 것을 표현해야 했다. 즉, 이 모든 것을 CG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산제이 바크시(Sanjay Bakshi) 기술 책임자(Supervising Technical Director)

오토데스크, "더 많은 지원을 약속한다"

IT동아: 사실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CG가 필요한 콘텐츠 산업에 오토데스크의 솔루션이 다양하게 사용되는 것은 그리 신기하지 않다. 대부분 마야나 3D맥스를 이용하는 것이 현실 아닌가(웃음). 이번 AU에서 오토데스크가 보다 많은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금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마크: 영화는 수 많은 사람이 동시에 작업해야 하며, 특히 CG 효과는 더 많은 사람이 연결되어 있어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영화에만 사용되는 것도 아니다. TV나 광고 등 CG는 많은 영상 효과에 꼭 필요한 작업이다. 이에 오토데스크는 1,000여 명 이상의 개발자,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 협업하고, 동시에 수정할 수 있는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중이다. 이를 통해 검토나 승인 과정 등을 보다 빠르게 처리할 수 있으며, 결국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번에 한국에서 AU를 처음 개최했다. AU는 오토데스크가 개최하는 이벤트 중 가장 큰 이벤트이다. 이러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어, 한국의 협력사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직접 듣고, 필요하다면 투자로 이어갈 것이다. 우리는 한국 협력사와 보다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 또한, 오토데스크의 각 제품에 대해서 국내 협력사를 위한 자문위원회도 있다. 이들은 직접 협력사에 방문해, 어떤 것이 더 필요하고, 어떤 것이 부족한지 등을 파악한다(웃음).

오토데스크 패트릭 윌리엄스 수석 부사장

정종호 이사: 지금까지 오토데스크가 공식적으로 국내에 지원하는 것은 새로운 솔루션이나 제품 발표 등에 그쳤다. 대부분 마야와 3D맥스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에 AU를 한국에서 열었다. 이는 곧, 국내에 대한 지원을 보다 더 강화하겠다고 생각해도 좋다는 뜻이다(웃음).

오토데스크 자문위원에 대해서 좀더 설명하면, 자문위원에게는 비밀을 약속받고 오토데스크의 제품 개발 로드맵을 미리 공개해드린다. 1년에 3번 정도 모임을 가지며, 국내에서 활동하는 자문위원은 10~20명 정도이다. 자문위원의 의견은 그대로 다음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 현장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현장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 교육용으로 사용되는 오토데스크 제품은 무상으로 라이선스를 지원한다. 학교나 선생님 등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전에 초등학교 5곳과 함께 뽀로로를 학생들이 직접 모델링하고,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과정을 진행한 적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PCCA), 영화진흥위원회 등과 협력해 국내에 있는 작은 스튜디오에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지 등도 항상 논의 중이다. CG 제작에 필요한 오토데스크의 마야 제품이나 모셜 빌더, 모션 스튜디오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제품 구매 비용을 할인해서 지원하기도 하니… 앞으로 좋은 소식을 더 자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관심 부탁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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