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늦은 만큼 확 달라진 손목 스틸러, 삼성 기어 S2 밴드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기어 S, 기어 핏, 기어 네오, 기어 라이브 등등 삼성전자의 스마트 시계를 돌아보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사실 어떻게 보면 시계라는 이름보다 첨단 IT 액세서리의 느낌을 주고자 '워치(Watch)'가 아닌 '기어(Gear)'라는 단어를 택했겠지만 일단 화면에 그럴듯한 시계가 나오고 손목에 차는 제품치고 형상이 대중의 호감을 살 요소가 부족했던 것이 패인의 원인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이후 스마트 시계 시장은 크게 변화했고 또 성장했다. LG 워치 어베인(Urbane)이 그럴듯한 시계의 형상으로 놀라움을 주었고, 애플워치(Apple Watch)는 큰 주목을 받았다. 그 이전에는 모토 360이나 여러 스마트 시계들이 시장에 출시되기도 했다.

이런 타사의 약진에 자극을 받았을까? 삼성전자의 새 손목 스틸러 '기어 S2'는 과거와 완전히 상반된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섰다. 외모는 이제 고급 시계까지 아니더라도 제법 괜찮은 스포츠 전자시계의 형상이고, 그에 맞는 조작체계와 액세서리가 준비되어 있다. 취향을 고려하겠다는 듯 제품도 스포츠 성향의 기어 S2와 시계의 향을 가미한 기어 S2 클래식으로 나누는 대범함도 보여주고 있다.

'기어 S2 밴드' 3G 통신을 활용한 기능성의 확장

앞서 설명했듯 기어 S2는 일반형과 클래식으로 다른 길을 걷는다. 뿐만 아니라 일반 기어 S2라도 3G통신이 가능한 '기어 S2 밴드(Band)'와 블루투스 연동만 되는 제품으로 또 갈린다. 기어 S2 밴드의 특징은 바로 3G 데이터를 활용한 가능성의 확장에 있다. 통화는 물론이고 데이터 통신을 통해 날씨 정보를 받고, 대중교통 정보 확인,메신저 내용 등을 주고 받는다. 스마트 시계이기에 가능한 것이 통신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름처럼 SKT를 통해서만 구매 가능하다.

3G 모델은 SKT 통신망을 쓴다.
3G 모델은 SKT 통신망을 쓴다.

< 기어 S2 밴드는 3G 단말기로 SKT를 통해서만 개통 가능하다. >

출고가는 39만 500원(T월드 다이렉트 기준)이다. 기기를 약정 구매(기본 24개월)할 때, 공시지원금 10만 원에 대리점(또는 온라인)추가 지원금 15%(1만 5,000원)이 더해져 총 11만 5,000원 할인이 더해진다.

SKT는 기어 S2 밴드를 위한 요금제 'T아웃도어'를 운영하고 있다. 공유와 단독 두 가지가 있으며, 모두 월 1만 1,000원의 비용(부가세 포함)을 지불하면 된다. 공유는 기존 SKT 가입자의 번호와 기어 S2 밴드를 연결하는 구조이고, 단독은 기어 S2 자체에 별도의 번호를 부과하는 구조다. 사용자 목적에 따라 운영하면 된다.

확인해 보니 두 요금제 모두 데이터와 문자는 무제한 제공된다. 음성은 단독이 50분 제공되고 공유는 처음 기어 S2로 통화 50분을 소진하면 이후 통화는 기성 번호의 음성 시간을 공유하는 식이다. 호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통신사가 SKT라면 둘 중 하나를 고민해 선택하면 되고, 타사 요금제라면 단독만 선택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자,다시 정리해 보자. 출고가 39만 500원에 약정 최대 지원금 11만 5,000원을 빼면 27만 5,500원이다. T 아웃도어 요금제는 월 1만 1,000원인데, 기기 할부 24개월 기준 할부 이자를 고려하면 1개월마다 실제 지불할 비용은 2만 3,000원 남짓이 된다. 어떤 방법으로 구매하는게 나을지는 역시 소비자 선택의 여지로 남겨 놓겠다.

기어 S2 밴드의 존재는 단일 기기가 품고 있는 다양한 기능을 온라인 연동해 쓸 수 있다는 것이겠다. 그것이 전화가 되었건 대중교통 시간 확인이 되었건 말이다. 독립된 개체가 주는 자유로움이 장점이라고 느껴진다면 한 번은 고민해 볼 사안이라 하겠다.

원형 디스플레이와 다이얼,교체 가능한 밴드

기어 S2 밴드를 보면 시계이긴 한데 스포티한 느낌이 강하다. 흔히 고급진 시계는 가죽 밴드나 메탈 밴드를 떠올릴 법 하다. 스포티한 성향의 예를 들어 전자시계는 실리콘이나 고무 등의 가죽을 제외한 비금속 재질을 채택한다. 기어 S2 클래식은 가죽 밴드를 써 시계의 느낌을 강조했지만 기어 S2 밴드나 일반 S2는 전자시계의 느낌이 든다.

삼성 기어 S2 밴드
삼성 기어 S2 밴드

< 밴드의 재질 때문에 고급 시계보다 전자시계 같은 인상을 준다. >

패키지 자체에는 손목에 따라 작거나(S) 큰(L) 밴드가 함께 제공된다. 아무래도 남성 또는 여성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배려라 생각된다. 이는 곧 기어 S2도 밴드 교체가 가능함을 의미한다.

기존 기어 시리즈와 달라진 점이 바로 밴드 교체 여부가 아닐까 싶다. 향후 이 규격에 맞는 다양한 밴드가 나올 것이므로 한층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기어 S2 클래식과는 연결 방식이 다르므로 참고하자.

밴드를 제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닥 쪽 기어 S2 본체와 밴드가 맞닿는 곳의 스위치를 당기면서 아래로 밀면 된다. 처음에 조금 적응 안되지만 몇 번 해보면 밴드 교체 정도는 우습게 해낸다.

기어 S2 밴드는 하단의 스위치를 눌러 당기면
된다.
기어 S2 밴드는 하단의 스위치를 눌러 당기면 된다.

< 밴드 하단을 보면 여기구나 싶은 곳이 있다. 눌러 당기면 밴드가 분리된다. >

기어 S2 밴드는 3G 통신이 가능하기에 일반 기어 S2 보다는 조금 두껍다고 한다. 확인해 보니 블루투스만 되는 기어 S2는 11.4mm, 기어 S2 밴드는 13.4mm로 2mm 두껍다. 온 몸으로 체감할 수준은 아니다. 대신 무게가 블루투스 47g, 3G가 65.5g으로 차이가 조금 있다. 두께는 몰라도 손목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의 차이는 있겠다.

본체 재질은 316L 스테인리스가 쓰인다. 부식에 강한 점이 특징. 아무래도 항시 손목에 착용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견뎌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해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제일 두꺼운 3G 모델이지만 그렇게 두껍다는 느낌은
없다.
제일 두꺼운 3G 모델이지만 그렇게 두껍다는 느낌은 없다.

< 그 동안 봐왔던 시계와 비교하면 제법 슬림하다. 이 때문에 더 시계 같은 인상을 준다. >

제품에는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센서가 다수 탑재되어 있다. 가속센서나 중력센서는 기본이고 심박 측정, 조도 센서, 기압계 등이 쓰였다. 기본적으로 운동량을 측정(만보기)하고 사용자의 심장박동을 측정해 활용하는 등의 기능은 간단히 구현되어 있다. 중력센서나 조도센서는 주변 환경이나 움직임을 인지해 화면을 켜고 끄거나 밝기를 조절하는 등의 절전 기능으로 이어진다. 센서들은 향후 개발자 의도에 따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

액정은 원형 디스플레이로 크기는 1.2인치, 해상도는 360 x 360이다. 시인성은 무난하고 애니메이션 표현이나 색감 등도 자연스럽다. 밝기는 10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액정 주변에 있는 원형 다이얼을 돌려가며 쓰는 구조이기에 그에 맞는 인터페이스도 잘 꾸며져 있고 아이콘 시인성도 좋다. 시계 화면에서 다이얼을 돌리면 구성한 화면이 페이지 구성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기어 S2 측면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메뉴 화면이 나오는데, 다이얼을 돌리면 그에 맞춰 반응하는 식이다. 터치도 가능하지만 원형 다이얼을 돌려가며 쓰는 조작도 가능하다.

삼성 기어 S2의 인터페이스
삼성 기어 S2의 인터페이스

< 원형 다이얼은 만지는 재미와 함께 조작의 편의성도 제공한다. >

버튼은 2개가 있는데, 하나는 뒤로 가기(상단), 하나는 메뉴 버튼(하단)이다. 터치나 다이얼로는 세밀한 조작에 한계가 있어 버튼을 탑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2개 뿐이어서 직관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시계를 쓰는 듯한 느낌,제법 오래가는 배터리

기어 S2 밴드를 손에 차보니 착용감은 여느 스마트 시계와 큰 차이가 없다. 착용감이 특별히 더 좋다거나 나쁜 것이 없다. 그냥 평범한 전자시계를 손목에 차는 기분이 든다. 65.5g 가량의 무게지만 손목에 큰 부담이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기어 S2는 안드로이드 기기에 연결해야 한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안드로이드 4.3 버전과 주 메모리 1.5GB 이상의 삼성 스마트폰이나 안드로이드 4.4 버전과 주 메모리 1.5GB 이상의 타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호환이 가능하다고 한다. 때문에 오래된 버전의 기기는 지원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를 충족함에도 지원되지 않는 기기가 보인다. 태블릿도 갤럭시 W를 제외하면 지원하지 않고 갤럭시 그랜드 맥스도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다. LG G3나 일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연결이 되는 것이 확인 됐지만 다른 타사 제품도 원활하게 연결 지원이 가능한지는 구매 전에 알기 어렵다.

미지원 기기라면 기어 S2 초기화 이후에 본격적인 기기 해금이 불가능하다. 기어 S2 밴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긴급통화만 가능하다는 화면만 볼 수 있었다.

호환 기기가 있어 기어 S2와 연결에 문제 없다고 하면 활용 가치는 충분하다. 아직 관련 앱이 많지 않지만 지금 구성된 생태계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가지고 놀기에 좋다. 특히 삼성 기어 앱스(Samsung Gear Apps)에서는 골프 내비나 라인 캐릭터를 활용한 시계 스킨, 뉴스 브리핑(플립보드), 온라인 금융 앱 등을 내려 받을 수 있다. 단, 앱을 내려 받기 위해서는 삼성 앱스 가입이 되어 있어야 한다.

삼성 기어 앱스의 모습.
삼성 기어 앱스의 모습.

< 다양한 앱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다. 내려 받으려면 삼성 앱스 가입과 로그인은 필수다. >

기본 상태인 기어 S2 내에서 활용 빈도가 높아 보이는 앱은 S헬스나 T맵 대중교통, 나이키 플러스 러닝, 스케쥴, 내폰 찾기 정도다. 통화나 메시지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 이 외에 휴대폰과 연동해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을 보거나 간단한 회신 정도가 가능한 기어 포 카카오톡(Gear for Kakaotalk), 트위터 사용자에게 유용한 트위터 포 기어(Twitter for Gear) 역시 쓰임새 높아 보인다.

금융쪽 앱도 충실하다. 캐시비 웨어, 티머니 기어(Tmoney Gear), 우리은행 워치뱅킹, 시럽 월렛(Syrup Wallet)이 준비되어 있다.

기어 S2 밴드
기어 S2 밴드

< 제법 오래가는 배터리 시간은 인상적이었다. >

배터리 시간도 인상적이다. 사양으로는 250mA 용량으로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되지만 실제 사용 시에 배터리가 부족하다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시계가 늘 표시되고 액정 밝기를 7 정도로 설정한 상태에서 통화나 메시지 등을 확인하면 2일은 거뜬히 사용 가능했다. 절전에 초점을 두면 3일 이상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겠다.

충전도 사실 어려운게 아니다. 잠을 잘 때 충전하면 배터리 걱정은 접어두고 쓰기에 문제 없다. 손목에 시계를 차고 잠을 잔다면 할 말은 없다. 충전 방식은 직접 연결이 아닌 무선 충전방식을 쓴다. 충전대에 기어 S2 바닥을 놓으면 찰지게 붙으며 충전이 시작된다.

특유의 장점 품은 손목 스틸러

기어 S2를 가지고 LG 워치 어베인이나 애플워치와 비교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거다. 비교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가늠하기에는 각각의 영역이 다르다고 느껴진다. 아이폰 쓰는 사람이라면 애플워치가 당연히 나을거고, 안드로이드 사용자라면 자연스레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의 LG 워치 어베인이나 안드로이드와 삼성 스마트폰과 함께 가려는 기어 S2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대비 만족도다. 3G 모델이 39만 500원, 블루투스가 33만 4,000원이다. 가죽 스트랩으로 시계 향을 더한 기어 S2 클래식이라 하더라도 37만 4,000원이다. 50~60만 원 이상을 훌쩍 넘기는 다른 스마트 시계와 비교하면 절반에 가까운 가격이다.

기어 S2는 무선충전 방식을 쓴다.
기어 S2는 무선충전 방식을 쓴다.

아쉬운 점은 있다. 시계를 꾸미는 부분이 다른 스마트 시계와 비교하면 조금 제약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 몇몇 앱을 제외하면 쓸만한 앱이 많지 않다는 부분이다. 삼성 기어 앱스 스토어를 봐도 일부 앱들은 기존 사각 디스플레이 기반의 것들도 제법 눈에 보인다. 삼성전자가 기존 사각 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앱과 원형 디스플레이 앱을 어느 정도 분류해 줘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은 차차 업데이트와 앱 생태계가 꾸려지면서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다. 그렇다면 손목 스틸러로써 제 영역을 구축하고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구글과 IT동아가 함께하는 무료 강의, 구글로 똑똑해지는 방법 제 10강 '구글 계정 관리 및 안전한 인터넷'에 초대합니다 - http://onoffmix.com/event/55766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