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이폰6s 플러스가 다른 이유 '3D 터치'

[IT동아 권명관 기자]

'The only thing that's changed is everything.'

애플이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를 선보이며 공개한 문구다. '달라진 것은 단 하나, 전부입니다'라고 말하는 이 문구는, 짧지만 굵고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전 세대인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와 외형 디자인은 거의 같지만, 내부 설계와 추가된 기능, 강화한 성능 등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 실제로 1, 2차 출시 국가에서 먼저 선보인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에 대해 해외 매체들이 보인 반응은 대체로 호평 일색이다.

The only thing that's changed is
everything.
The only thing that's changed is everything.

판매량도 기록을 세웠다. 지난 9월 28일(현지시간) 애플은 이탈리아, 멕시코, 러시아, 스페인 및 대만을 포함한 40개국에서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의 추가 출시를 발표하며, 공식 출시 3일 만에 1,300만 대 이상 판매했다고 밝혔다. 애플 팀 쿡(Tim Cook) CEO가 전한 말을 살펴보자. 그는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의 첫 주말 판매량은 지난 애플의 모든 판매 기록을 넘어섰다. 소비자들이 보여준 반응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며, “10월 9일부터 더 많은 국가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애플은 9월 25일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뉴질랜드, 푸에르토리코, 싱가포르, 영국 및 미국 등 총 12개 국에서 먼저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를 선보였으며, 올해 안에 130개 국가 이상으로 판매 국가를 늘릴 예정이다.

아이폰6s 플러스
아이폰6s 플러스

정전식과 감압식. 잊혀졌던 스마트폰의 터치 스크린 입력 방식

잠시 시간을 5년, 아니 6년 전으로 돌려보자. 지금은 전국민 중 4,000만 명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불과 6년 전만 해도 우리네 주머니 속에는 피처폰(일반 휴대폰)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2009년 말. 애플 아이폰3Gs의 국내 출시가 결정되면서 한국 모바일 시장은 스마트폰 열풍 속에 빠졌다. 이제와서 다시 스마트폰이 바꿔 온 변화에 대해서 말하자는, 다락방 속 케케묵은 이야기를 하자는 뜻이 아니다. 딱 하나. 스마트폰이 가져 온 변화 중에서 딱 한 가지만 되새김하고 싶다. 바로 '터치 스크린'이다.

스마트폰 이전의 피처폰은 천편일률적인 입력방식을 택했다. 화면 아래 위치한 '1부터 9까지의 숫자 버튼'과 '*', '#' 버튼을 기억하는지. 여기에 음량 조절 버튼, 전원 버튼, 그리고 각종 특수 기능 버튼이 함께 자리했다. 이 물리적인 버튼은 피처폰에서 뺄 수 없는 입력방식이었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을 선보이면서 당연했던 입력방식에 변화가 생겨났다. 버튼이 사라진 것. 손가락으로 화면을 바로 누르는 터치 스크린 입력방식을 도입한 아이폰의 등장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라는 장점을 내세워 휴대폰 입력방식을 송두리째 바꿔 버렸다.

아이폰4와 아이패드
아이폰4와 아이패드

화면을 보고, 바로 누른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화면을 보고 버튼을 누르며 원하는 곳으로 찾아갈 필요가 없다. 중간 과정이 생략된 터치 스크린 입력방식은 지속적으로 커지는 화면 속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직관적인 입력방식으로 변화를 이끌었다. 그리고 이 두 단어가 등장한다. 바로 '정전식'과 '감압식'이다. 아마 많은 사람이 “아! 그거!”하며 무릎을 탁 치지 않을까 싶다. 2009년 당시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3Gs의 대항마로 내세웠던 옴니아의 입력방식이 바로 감압식 터치 스크린이었으니 말이다. 당시 작성했던 기사의 한 부분을 옮겨보겠다.

'터치 스크린 방식 중 감압식 입력방식은 말 그대로 압력을 인식해 동작하는 방식이다. 감압식 입력방식은 저렴하고, 펜처럼 끝이 뾰족한 입력 도구를 이용해 작은 칸을 입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압력을 이용한다는 점 때문에 그 반응 속도가 조금 느리다는 것이 단점이다.

정전식 입력방식은 전류 즉, 전기의 신호를 인식해 동작하는 방식이다. 전류가 흐르는 터치 스크린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전류가 사람의 몸 안으로 흐르게 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변화를 감지해 입력되는 것이다. 역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체로는 입력할 수가 없다. 감압식에 비해 조작감이나 반응 속도가 부드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며, 최근의 스마트폰은 대부분 이 정전식 입력방식의 터치 스크린을 채택하고 있다.'

아이폰6s 플러스
아이폰6s 플러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정전식 터치 스크린 입력방식이 시장을 장악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보다 빠르고, 보다 정밀하며, 보다 조작감이 우수했으니까. 정전식 터치 스크린의 대중화에 성공한 애플은 여기에 '멀티 터치' 기능을 더하며, '제스처'로 편의성을 담았다. 또한, 두 손가락, 세 손가락으로 화면을 밀고, 넓히고, 두드리는 여러 동작으로 다양한 입력방식을 구현했다. 그리고 이 같은 입력방식은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채택하며 주류에 이르렀다.

'터치'에 '압력'을 더해 가져온 변화 – 3D 터치

그리고 이제, 애플은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에 잊혀진 '압력'을 가져왔다. 기술명은 '3D 터치'. 스스로 '멀티 터치'의 다음 세대라고 말한다. 평면적인 2차원 화면에 화면을 누르는 압력을 담아 축 하나를 더했다는 뜻. 애플 워치, 새로운 맥북과 2015년형 맥북 프로의 트랙패드에 담은 '포스 터치'와 유사하지만, 기술적인 매커니즘은 다르다. 기존 멀티 터치에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압력을 담았다. 화면의 밝기를 조절하는 백라이트 패널에 감압 센서를 담은 것.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서는 이 센서를 통해 화면을 누르는 위치, 압력 세기, 방향, 속도 등을 빠르게 감지한다.

너무 어렵다고? 그냥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화면을 쓸고, 넘기고, 넓히고, 줄이는 등 손가락으로 표현했던 다양한 제스처에 '누르는' 동작 하나만 추가했다고. 그런데, 이 새로운 입력 방식, 새로운 UI(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가져온 변화가 생각보다 크다. 단순히 동작 하나 추가됐다? 아니다. 그렇게 설명하기엔 어딘가 부족하다. 사용할수록, 만져볼수록 '어어어…'하는 느낌. 애플이 그토록 강조했던, 사용자 경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아이폰6s 플러스
아이폰6s 플러스

그리고 애플은 3D 터치를 발표하며 애플은 크게 2가지 제스처를 공개했다. 바로 '픽앤팝(Peek & Pop)'과 '퀵액션(Quick Action)'이다.

살짝 엿보는 'Peek' 그리고 들여다 보는 'Pop'

픽은 의미 그대로 살짝 엿보는 제스처다. 방식은 간단하다. 화면을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면 0.1초의 진동과 함께 팝업창처럼 해당 내용이 화면 위로 올라온다. 이 상태에서 다시 손가락을 떼면 원래 보던 화면으로 돌아온다. 자, 예를 들어 보자. 아래 왼쪽 사진은 어제 하루 동안 주고받은 메시지 목록이다. 이 목록에서 손가락으로 이름을 살짝 누르면 오른쪽 사진처럼 주고받은 메시지가 팝업창으로 올라온다. 그리고 손을 떼면 팝업창은 다시 사라지고 원래 화면으로 돌아온다. 즉, 현재 화면을 떠나지 않고, 내부 내용을 살짝 엿본 뒤, 다시 현재 화면으로 돌아오는 동작이 픽이다.

아이폰6s 플러스
아이폰6s 플러스

그리고 팝은 픽에서 한단계 더 들어가는 제스처다. 아래 왼쪽 사진처럼 메시지를 주고 받은 픽 화면에서 꾸욱 눌러보면(아래 왼쪽 사진), 아예 그 목록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아래 오른쪽 사진).

아이폰6s 플러스
아이폰6s 플러스

또한, 이 픽앤팝 제스처는 아이폰으로 할 수 있는 여러 작업에 그대로 녹아 들어 있다. 아래 왼쪽 사진은 여러 명(그룹)과 메시지로 사진과 인터넷 URL, 그리고 주소를 주고받은 화면이다. 여기서 사진을 픽으로 누르면 조금 더 크게 팝업으로 뜨고, 팝으로 들어가면 다음 단계로 들어간다.

아이폰6s 플러스 3D 터치
아이폰6s 플러스 3D 터치

인터넷 URL 역시 마찬가지. 픽으로 누르면 팝업으로 뜨고, 팝으로 누르면 사파리에서 해당 사이트가 열린다. 그리고 한 가지 기능이 더 추가됐다. 왼쪽 위를 보면 '메시지(으)로 돌아가기'라는 문구나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을 누르면 바로 이전에 보고 있던 메시지 화면으로 돌아온다. 원래 있었던 위치로 빠르게 돌아올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것.

아이폰6s 플러스 3D 터치
아이폰6s 플러스 3D 터치

주소도 똑같다. 주소를 픽으로 누르면 팝업창으로 뜨고, 다시 팝으로 누르면 애플 기본 지도가 열린다. 또한, 이전 메시지로 돌아갈 수 있는 메뉴도 똑같이 나타난다.

아이폰6s 플러스
아이폰6s 플러스

'픽(팝업으로 엿보고) 앤 팝(해당 작업으로 전환)'이 추구하는 것은 사용자 편의성이다. 현재 있는 화면에서 '누르는' 동작을 통해 사용자가 보다 빠르게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셈. 또한, 앞서 언급했던 0.1초의 진동은 꼭 느껴보길 바란다. 애플이 새롭게 설계한 탭틱 엔진이 알려주는 진동은 손가락 끝의 촉각을 통해 즉각적으로 알려줄 테니 말이다.

메시지를 활용한 예시 이외에도 픽앱판 제스처는 더 많은 곳에 적용된다. 이메일 목록에서 해당 내용을 픽으로 확인해 팝으로 들어가거나, 캘린더에 등록한 일정을 픽으로 확인해 팝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문자 메시지에서 사진, URL, 주소를 확인한 것처럼 이메일에 포함된 사진, URL, 주소 등도 같은 방식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글쎄. 차라리 이렇게 해보자. 요즘 기자는 아이폰6s 플러스를 사용하면서 눈에 보이는 화면 속 메뉴를 계속, 보이는대로 한번씩 누르고 있다. 어떤 픽앤팝 메뉴가 있는지 확인 차원에서 말이다.

아이폰6s 플러스
아이폰6s 플러스

개인적으로 가장 유용했던 픽앤팝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할 때다. 왕복 3시간 정도 걸리는 출퇴근 길은 기자에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시간이다. 캘린더로 하루의 일정을 정리하고, 수많은 이메일을 정리하며, 메시지 또는 통화로 필요한 업무를 처리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정보 습득이다. 비단 기자뿐만 아니라 이 정보 습득은 다른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일 테다. 최소한 오늘 날씨라도 어떤지를 확인해야 하지 않겠는가.

기자는 주로 포털 사이트에서 정보를 습득하는데, 픽앤팝은 여기에도 적용된다. 요즘 즐겨보고 있는 KBO 소식을 픽으로 미리 엿보고, 필요 없는 정보라고 판단되면 빠르게 다른 소식을 눌러본다. 유용한 정보라고 판단되면 그대로 팝으로 들어가면 그만. 괜히 쓸데없이 같은 내용의 기사를 계속 누르며 읽을 필요가 없어 상당히 유용하더라. 재미있는 점은 픽앤팝으로 URL을 눌러서 인터넷 사이트를 열면 조회 수가 각각 올라가니 참고하자(픽앤팝으로 열었을 경우 총 조회수는 2회다).

아이폰6s 플러스
아이폰6s 플러스

조금 더 빠르게 작업을, 'Quick Action'

퀵 액션은 사용자가 원하는 작업을 조금 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이 역시 예를 들어 보자. 만약 사용자가 셀카를 촬영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전에는 카메라 앱을 실행하고, 후면 카메라로 되어 있는 설정을 전면으로 바꿔야만 했다. 하지만, 퀵 액션 기능을 이용하면, 카메라를 후면에서 전면으로 바꿔야 하는 과정이 생략된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카메라 앱을 꾸욱 눌러주면 된다. 그럼 픽이나 팝을 실행했을 때처럼 0.1초의 짧은 진동이 울리고, 아래 사진처럼 하단에 새로운 메뉴가 나타난다. 여기서 '셀카 찍기'를 선택하면 처음부터 전면 카메라가 실행된다.

아이폰6s 플러스
아이폰6s 플러스

카메라 이외에도 퀵 액션은 더욱 많은 앱을 지원한다. 기자가 테스트한대로 적어보면, 메시지, 캘린더, 사진, 카메라, 시계, 지도, 동영상, 월렛, 메모, 미리 알림, 아아튠즈 스토어, 앱스토어, 전화, 사파리, 메일, 음악, 팟캐스트, 게임센터, 아이무비 등이 이미 지원을 시작했다.

한가지 더. 퀵 액션은 픽 다음에 이어질 수도 있다. 다시 한번 메시지를 예로 들어 보자. 메시지 목록에서 사진을 픽한 상태로 화면을 위로 올려보면, 사진 하단에 '복사', '저장', '전달'이라는,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담은 메뉴가 나타난다. 또한, URL을 픽으로 눌러 위로 올리면 '링크 열기'. '읽기 목록에 추가', '복사하기' 등도 나타난다. 참고로 화면 위로 올라간 메뉴는 경우에 따라서 다시 내릴 수도 있다.

아이폰6s 플러스
아이폰6s 플러스

3D 터치를 지원하는 다양한 앱

픽앤팝, 퀵 액션 등과 상관 없는 '해당 위치를 누르는 동작에 최적화한' 3D 터치도 있다. 아이폰 화면 중 아래 사진처럼 왼쪽 끝부분을 누르면 홈 버튼을 2번 연속으로 눌러야 나타나는 멀티 태스킹 화면이 나타나고, 이번에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메모 앱에서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면 누르는 압력에 따라 선의 굵기와 선명도가 달라지는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폰6s 플러스
아이폰6s 플러스

또한, 애플은 3D 터치의 API를 이미 개발자들에게 공유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곧 3D 터치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며, 3D 터치 및 아이폰6s, 아이폰6s 플러스에 최적화된 다양한 앱을 앱스토어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글쎄. 이런 상상도 할 수 있다. 아스팔트와 같은 레이싱 게임에서 속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동작을 화면을 누르는 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을테다. 더구나 게임은 아직도 다양한 입력방식에 대해서 해법을 찾고 있기 때문에 절대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확실히 3D 터치는 멀티 터치와 차별성을 두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빠르게 작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애플의 흔적도 느꼈다. 변화는, 언제나 작은 것부터 시작되는 법이다.

  • 이 리뷰는 연재 기사로 다음 주제는 '라이브 포토' 입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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