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인터넷 시대에 발맞춰 태어난 멀티미디어 파일 규격 - MP4

김영우 pengo@itdonga.com

[용어로 보는 IT 2015 개정판] 윈도우(Windows)나 도스(Dos)와 같은 컴퓨터 운영체제에서는 파일명 뒤에 붙는 확장자(Filename extension)로 해당 파일의 쓰임새를 구분하곤 한다. 예를 들어 같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파일 이라도 그 뒤에 .jpg가 붙어있다면 그림 파일, .txt가 붙어있다면 문서 파일이다. 이런 파일 규격을 정하는 것은 해당 파일의 규격을 처음 개발한 개발사나 개발자다.

특히 동영상이나 음성과 같은 멀티미디어 관련 파일 규격을 많이 개발한 대표적인 곳이 바로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 엠펙)이라는 단체다. MPEG는 동영상 기술 연구를 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1988년에 설립했으며, 여기서 개발한 MPEG-1(1993년), MPEG-2(1995년)와 같은 동영상 표준 규격은 전세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MPEG-1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멀티미디어 파일 포맷은 확장자 기준으로 MPG(동영상), MP2(음성), 그리고 MP3(음성) 등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MP3는 음성 파일의 대명사처럼 널리 쓰이면서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기의 보급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MPEG-2 기술의 경우, DVD 비디오와 지상파 디지털 방송의 영상 압축 방식으로 쓰이면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M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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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의 고성능화, 네트워크화를 맞아 태어난 MPEG-4 기술

다만, MPEG-1와 MPEG-2 기술은 시간이 지나고 컴퓨터 사용환경이 바뀌면서 점차 한계를 드러냈다. 낮은 성능의 구형 컴퓨터 기준으로 개발된 탓에 데이터 압축률이 낮아서 파일 용량을 줄이는데 불리했고, 네트워크를 통한 실시간 감상을 원활히 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제한된 인터넷 대역폭(데이터를 전송하는 통로)에서 고품질의 멀티미디어를 즐기기 위해서는 보다 데이터 압축률이 높은 새로운 멀티미디어 기술 규격이 필요했다.

이러한 이유로 MPEG는 1999년, 새로운 컴퓨터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멀티미디어 기술인 ‘MPEG-4’를 발표한다. MPEG-4 기술이 적용된 멀티미디어 데이터는 MPEG-1와 MPEG-2에 비해 적은 용량으로도 고품질의 영상 및 음성을 구현할 수 있다. 덕분에 인터넷 상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동영상을 원활히 감상할 수 있으며, 데이터 파일이 차지하는 용량이 적어 저장 공간이 협소한 휴대용 기기에 사용하기에도 적합하다. MPEG-1나 MPEG-2에 비해 고성능의 컴퓨터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 단점이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컴퓨팅 기기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MPEG-2의 뒤를 이어 발표된 기술이기 때문에 MPEG-3라는 이름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지만 실제로 개발되던 MPEG-3 기술은 도중에 지상파 디지털 방송용 MPEG-2 규격으로 흡수되어 나오지 않게 되었다.

MPEG-4 기술은 일반 PC뿐 아니라 매킨토시, PMP, 휴대용 게임기, 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한 컴퓨팅 기기에 대응이 가능하도록 여러 종류의 세부 규정을 제시했다. 또한 동영상 및 음성 압축 기술은 물론, 저작권 보호나 편집 등에 관련된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포함하고 있다.

M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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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4는 MP3의 후속 규격?

MPEG-4 기술의 다양한 세부 규정 중 PC 사용자들에게 가장 주목 받은 것은 MPEG-4 기술 기반으로 만들어진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저장하는 파일의 표준 규격, ‘MPEG-4 파트 14’였다. 이 규격 하에서 만들어진 파일은 ‘.mp4’ 라는 확장자를 가지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발표 당시 음성 파일의 표준 규격으로 널리 쓰이며 유명세를 떨친 MP3 파일의 후속 규격인 것처럼 인식되었다. 다만, MP3 파일은 MPEG-1 기술에서 기반하고 있었고 음성 파일을 저장할 때만 쓰이는 반면, MP4 파일은 이보다 훨씬 발전된 MPEG-4 기술 기반인데다 음성뿐 아니라 동영상이나 정지화상, 문서 파일을 저장할 때도 쓰이므로 MP3의 후속 규격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더욱이, MP3 파일은 음질이나 용량이 다르더라도 동일한 MPEG-1 Audio Layer-3 코덱(codec: 데이터압축기술)을 사용해 파일을 생성하므로 기기간에 호환성 문제를 겪는 일이 거의 없지만 MP4 파일은 그렇지 않다. MPEG-4 기술은 매우 방대한 개념이라 각기 다른 환경에서 쓰이는 다양한 기기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가지 MPEG-4 기반 코덱이 존재하고 있다. 동영상의 경우 윈도우 기반 PC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MS-MPEG4 V3, 캠코더나 휴대전화 등에 많이 쓰이는 MPEG-4 AVC(H.264), 저용량 영화 파일을 위한 DivX, Xvid 등이 대표적이며, 음성의 경우, 높은 압축률이 특징인 AAC(Advanced Audio Coding), 무손실 압축 규격인 ALS(Audio Lossless Coding) 등의 코덱이 있다.

같은 MP4 파일이라도 코덱 구성, 기기 호환성 차이 있을 수 있어

일반적으로 MP4 파일이라고 한다면 MPEG-4 AVC(H.264) 코덱으로 압축된 영상과 AAC, 혹은 MP3 코덱으로 압축된 음성이 합쳐진 동영상 파일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각 제조사의 MP4 관련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따라 다른 코덱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서 같은 MP4 확장자를 가진 파일이라 해도 영상이나 음성 부분의 코덱 구성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같은 MP4 파일이라도 기기에 따라 재생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 멀티미디어 콘텐츠 감상용으로 쓰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PC는 코덱을 별도로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제약도 많이 사라졌다.

M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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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가장 널리 쓰이는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는 스마트폰으로, 대부분 MP4 파일을 기본 지원한다>

다만, 사양적으로 MPEG-4 AVC(H.264) 영상 코덱과 AAC 음성 코덱으로 구성된 MP4 파일을 지원하더라도, 해당 파일에 담긴 영상의 해상도나 파일 크기, 비트 전송률(bit rate: 초당 처리 데이터량) 등에 따라 파일을 재생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는 단순히 코덱 설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우며, 인코더 등을 통해 화질을 낮추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MP4’와 ‘MP4 플레이어’는 관계가 없다?

MP4라는 명칭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원래는 MPEG-4 기술 기반으로 압축된 멀티미디어 파일을 지칭하는 것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기를 가리킬 때 쓰이기도 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음악 재생 전용 MP3 플레이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일부 제조사들이 기존 MP3 플레이어에 음악뿐 아니라 동영상도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생긴 개념이다.

M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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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재생 기능을 가진 소형 멀티미디어 재생기를 ‘MP4 플레이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러한 제품들은 기존 MP3 플레이어보다 발전된 제품(MP3 + 1)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MP4 플레이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곤 했다. 이러한 소위 MP4 플레이어 제품들은 동영상 재생 전문 휴대용 기기인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와 개념이 유사하지만, PMP에 비해 화면이 작고(대개 3인치 이하) 가격이 저렴하며 제품 크기도 기존의 MP3 플레이어와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들 제품 중에는 MP4 플레이어를 자칭하면서도 정작 MP4 파일 재생을 지원하지 않는 제품도 있다. 따라서 MP4 플레이어라는 것은 동영상 기술 표준 단체인 MPEG이 개발한 MP4 파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일부 제조사들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태어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기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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